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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드


2장 비극은 싹을 틔우고 (1)


스몰렌스크를 떠나, 1월 5일 저녁, 모스크바의 콜로멘스코예에 있는 아프락신 가문의 저택에 도착했다. 공식적으로 아직 제국의 대공들은 모스크바에 온 것이 아니어서 차리나가 사는 크렘린에 들어갈 수 없었다.

"저는 차리나의 시중을 드는 예브게니야 세묘노브나 곤차로바입니다. 편하게 제냐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내일 아침, 이 곳에 올 니키타 엘리모비치 메쉬체르스키 공이 이후 일정에 대해 설명해 줄 것이고, 그를 따라 크렘린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크렘린으로 돌아가는 곤차로바 공녀가 탄 마차를 보며, 그녀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읊는 유창한 프랑스어는 나이팅게일이 지저귀는 소리같았다.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찬양받는 마리 아드리엔 드 스코라이유 양도, 곤차로바 공녀에 비하면 까마귀 울음소리 같았다.


두꺼운 털옷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문득 군중 속의 고독을 느꼈다. 오랫동안 이어진 내전은 이 붉고 아름다운 광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가 흘렀을지 생각하면, 힘을 가진 귀족들의 목에 항상 날카로운 칼을 겨누고 있던 이반 바실리예비치는 어쩌면 고단수에 뱃속에 구렁이가 또아리를 틀고 앉은 노련한 정치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걸어갔다.

"밀랍으로 만든 양초는 매우 귀해서 몇몇 중요한 행사에만 쓰입니다. 보통은 남쪽의 아르항겔스크에서 잡히는 향유고래에서 기름을 짜 쓰지요. 고래 기름은 냄새가 심히 역하고, 양초는 빨리 꺼진다는 게 단점이지만, 그렇다고 횃불을 켜 둘 수는 없잖습니까."

성큼성큼 걷는 거구의 남자들을 따라가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이반 대제의 종탑에서 차리나와 그 여동생을 만나기로 했다. 종탑의 기단부에 있는 방들 중, 가장 안쪽으로 향했다. 월계수와 올리브가 새겨진 문을 열자, 은색 의자에 앉아 머리를 길게 땋은 뒤 코코쉬닉을 써서 머리에 고정시킨 소녀와, 여러 갈래로 땋은 머리를 리본으로 고정시킨 소녀가 있었다.

"차리나, 신 보리스 블라디미로비치 아프락신, 돌아왔습니다."

보리스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은색 의자에 앉은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어섰다.

"나의 충실한 신하인 보리스 블라디미로비치, 무사히 돌아왔구나. 제국에서 온 그대들이여, 나, 올가 콘스탄티노브나의 궁전에서 편히 쉬시게. 내 여동생은 수줍음을 많이 타 말을 잘 하지 않소."

어디까지나 정중한 말투로 인사를 한 차리나는 프란츠 요제프를 유심히 쳐다보았고, 그의 옆을 지나가면서 무엇인가 속삭였다.
그나마 모든 시기를 골고루 판 서유럽에 비해서, 특정 국가의 특정 인물이나 시대[ex. 바텐베르크의 앨리스, 그리스의 올가 왕비]에 꽂히면 그것만 죽어라 팠던 동유럽, 그리고 훑어보는 수준이었던 유럽의 듣보잡 국가들을 쓰려니 저는 울고 있어요.

검색 또 검색을 외치면서 쓰고 있고, 최대한 안 어렵게 쓰려고 노력중이란 겁니다.
...어렵다고 해버리면 마음의 상처를 입고 깊은 굴 속으로 은둔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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