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원작 |

격탁양청(激濁揚淸) 1화




 ​강​하​고​,​ 고결하며, 도도하고, 완전하다.

 현재, 사신이란 고귀한 자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시대, 사신은 스스로가 선택된 자들이라 여기는 귀족들의 것이라는 사상이 팽배해져 있다.

 사신이 되는 길은 재능이 있는 누구나에게나 주어진다.

 그것은 귀족 출신이건 루콘가 출신이건 가려지지 않으며, 때문에 누구나 재능만 있다면 가능한 길.

 그러나 그 재능이라는 것은 죽어서 소울 소사이어티로 오는 루콘가 출신자들에 비해서, 본디 탄생의 순간부터 순수하게 이곳에서 존재한 귀족 출신자들이 뛰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기에 귀족들은 영술원 입학 전부터 영재 교육을 통한 기초 실력을 다지고 오기에 그 능률또한 말 할 것도 없이 훌륭하다.

 때문에 재능이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영술원의 문이지만, 그 문을 통과하는 자들은 귀족들이 압도적이다.

 ​초​창​기​,​ 사신이라는 것이 생겼을 때의 귀족들은 서양에서 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즉, 사회의 상위계층으로서 지녀야할 도덕적인 의무를 충실히 지녔었기에 사신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고인물은 썩어가기 마련이라고 했던가, 몇대에 걸쳐서 진행되어온 귀족 출신자들이 압도적인 사신은 결국, 귀족들이 그 권리에 따른 의무감이 헤이해져감에 따라서 타락하기 시작했다.

 ​사​신​이​라​는​ 것은 가진자들의 일종의 봉사라는 의식 또한, 어느새인가 있는자들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ㅡ 그리고 권리를 누리고자 얻는 직함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사신은 타락했다.

 그것은 현 사신의 정점이라 할 수 있으며, 현재는 몇 남지 않는 고귀한 시절의 사신인 그녀, 『우노하나 레츠』의 판단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바랬다.

 이 고여 썩어버린 물을 새로운 물길에 따라서 흐르게할 존재를ㅡ



 사신의 대부분은 귀족출신들이다.

 ​대​체​로​,​ 그런 귀족 출신들은 루콘가 출신을 업신여기거나, 깔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영술원에서도 나의 입장은 붕 떠있다.

 ​외​팔​이​인​데​다​가​ 처음보는 형식의 복장을 갖춘 루콘가 출신의 사내란, 스스로를 고귀하다 여기는 귀족나으리 들에게는 접근조차 하기싫은 오물덩어리인 것이다.

 때문에 입학식 이후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 주위에는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다.

 심지어 이곳의 선생들 마저도 나를 없는 인간 취급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이​라​고​ 해봐야 굉장한 것은 없다.

 그저 연무장에서 각자 수련을 하게 하던가(귀족 출신들은 그 나름의 검술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철저하게 루콘가 출신을 배려하지 않는 진행방식이다.), 귀도술을 연마시키는 수업 따위가 주다.

 지난 5년 동안, 선생님께서 나에게 가르침을 베푸시면서 누누이 강조하셨던게 있다.

 그것은 내가 영력이 『없는』것이 아닌 『적은』것이라는 것.

 영력 자체는 소량이나마 존재하기에 귀도술이나 기타 영력을 필요로 하는 것을 쓸 수 있다. 다만, 그 양이 너무 소량이라 귀도술로 예를 들자면 4번 파도술인 백뢰(白雷)를 사용한다면  그 횟수는 4~5번이 한계라는 것이다.

 때문에 귀도술을 발전시키려 하기보다는 참술과 보법에 치중하라고 하셨다.

 허나 여기에도 문제는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사신들(굳이 사신뿐만이 아닌, 영혼 모두를 포함)은 그 신체적 성능의 고하가 육체였을 때처럼 근육이라던가 뼈와 같은 것이 아닌, 영력이라는 것의 가호로서 판가름 된다.

 즉,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이라 할 지라도, 영력이 강하다면 나와 같은 영력이 약한자의 수십배의 힘과 신체적 강함을 지닌다는 것이다.

 ​(​물​론​,​ 이경우, 그 아이가 영력을 다룰수 있다는 전제하이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이곳 영술원의 다른 원생들에 비해서 영력이 적은 나로서는 귀도는 물론, 참술도 주법도 백타도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분명 내가 수십년을 노력해 근력을 단련한다 할지라도, 영력이 높은-재능이 뛰어난- 이의 단 한달의 수행의 결과에 못미칠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전부터 개념적으로는 이해했던 일이지만, 이곳 영술원에서 생활하면서ㅡ 그리고 우노하나 선생님과의 수련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깨닫게된 사실이다.

 그런 내가 연마로서 강해질수 있는것은 기교뿐이다.

 힘도 민첩성도 떨어지기에 결국에 할 수 있는 것은 남들보다 떨어지는 근력을 대체하고자 흘리는 것과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기교를 연마하고, 민첩이 떨어지기에 남들과 비슷한 시기에 움직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동작을 최대한 줄이는 기교를 연마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 검술은 반격술 위주의 방어검술이 되었다.

 또한 남들과는 달리 영력의 양이 적기에 적은 량으로도 효율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영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5년 전, 오른팔을 잃었을 때에 하급호로랑 싸우던 와중에 위기의 순간 자신도 모르게 사용법을 알게된 『순보』(이것으로 시즈카와 호로 사이를 가로막았다)와 『영력집중』(검 끝에 영력을 집중해서 호로의 입속으로 검을 꿰뚫어 넣었다)을 중점적으로 익히며 연마한다.



 비록 수업은 무시 일색이며, 불친절 그 자체였지만, 선생님께서 나의 발전을 위해 영술원에 들어오라고 한 이유를 점차 깨닫고 있다.

 단순히 타인의 검술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경험과 공부가 되는 것이다.

 같은 동작이지만 가문마다, 사람마다 그 방법은 미묘하게 가지각색이었으며, 그것이 연계되는 동작 또한 다르다.

 그리고 그 중에서 나는 가장 실전적으로 겉치례나 불필요한 동작이 없는 것을 참고로해, 선생님께서 가르쳐준 검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보완해 나간다.

 그것이 두달이다.

 이 영술원에 들어온지 두달.

 그 짧은 시간만으로도 나는 나름대로 성장해가고 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