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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원작 |

격탁양청(激濁揚淸) 4화




 그날 부터인가…….

 ​'​그​남​자​'​의​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육체를 억지로 움직여가며, 순수하게 정신력으로만 검을 휘두르는 사내.

 달빛이 조금 새어들어와 희미한 빛을 머금고서, 역동적인 움직임에 땀이 흩뿌려져 그 희미한 빛을 반사시켜 반짝거리는 모습.

 그것은 매우 몽환적이면서도 슬프고, 겸허했다.

 ​엉​성​하​기​ 짝이없는 검로에 단순히 많이 휘두를 뿐인 그 움직임이, 이렇듯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이유는 그 남자의 표정 때문이었다.

 너무 즐거워서, 너무 기뻐서ㅡ 그리고 너무 괴로워서, 너무 슬퍼서ㅡ

 웃는 얼굴인 것 같았지만, 그것은 우는 얼굴 같았고, 우는 얼굴 같았지만, 웃는 얼굴 같았던ㅡ 솔직히 말해서 괴상하기 이를데 없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한계에 다다라 무너지듯이 바닥에 쓰러지며 희멀건 위액을 토해내는 장면은 더럽다기보다는 경외로웠다.

 어째서 '그남자'가 그토록 검을 휘두르는지 모른다.

 어째서 '그남자'가 그 노력에도 엉성한 검술을 가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남자는 자신과 동료들이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 해서인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그리고 자신에게는 없고 그 남자에게는 있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른채로, 나는 그날 이후로 그 남자를 문득문득 떠올리곤 했다.

 ​아​름​다​운​ 여성도 아닌, 남자를ㅡ 그것도 미형이라 하기는 무리인 사내를 자신은 이토록 오래 생각하는 것이다.

 ​'​소​름​끼​치​는​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어느새 내 발은 『묘지 숲』을 향하고 있었다.



 나와 친구는 천타를 새로 맞추기 위해서 『묘지 숲』을 지나다가 '그 남자'를 우연히 본 이후로, 때때로 남자의 수련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곤 한다.

 난 그에게 커다란 감명과 흥미를 가지고 있다.

 여자도 아닌 남자에게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 소름끼친다고 말하면서도, 그리고 특유의 나른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나를 따라서 남자의 수련 모습을 보고자 오는 친구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것이 거의 한달 가까이 지났다.

 ​그​럼​에​도​ 남자가 우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처​음​에​는​ 단순히 무시한다고 생각했지만, 후에 남자가 『단 한번도 영력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는 알아챘다.

 ​ㅡ​남​자​는​ 영력이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적었던 것이다.

 그것이 신경쓰여, 완성된 천타를 받는 김에 『시바 우에슌』님에게 넌지시 남자에 대해서 물어본적이 있다.

 그런 내 질문에 우에슌님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으셨다.

 힘이 없어서 비참하게 죽은 남자의 강해지겠다는 열망.

 때문에 사신이 되어 강해지겠다는 결심을 한 남자였으나, 재능이라는 현실의 벽에 의해서 조롱과 비웃음, 그리고 욕설을 받으며 길거리로 내던져진 남자는 좌절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과거에는 더더욱 사신이란 귀족들만이 할 수 있는 직위다.

 영력의 고하를 따지기 이전에, 영력을 다루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사신으로서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귀족들처럼 『유재모임』과 같은 방법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콘가 출신의 사람들은 그러한 모임이 없기에 배움의 기회가 없었다.

 때문에 사신이란 귀족들만이 되는 것이었으며, 간혹 루콘가 출신의 사신이 등장한다면, 그것은 루콘가 출신의 아이에게서 엄청난 재능을 엿본 귀족이 데릴사위던, 양자던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고자 가르침을 배푼 경우일 뿐이었다.

 때문에 루콘가 출신으로 사회의 상위계층인 사신이 되기란 무리.

 그런 와중에 『총대장님』의 주도하에 영술원이 '설립'되었으며, 그 영술원들은 루콘가 출신의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게 된 것이다.

 때문에 한동안 루콘가 사람들이 영술원에 들고자 했다.

 그러나 대부분 재능의 부재로 거부 되었고, 또한 들어오더라도 자신들의 자리에 끼어들기 시작한 루콘가 사람들을 싫어하는 귀족들의 텃세에 밀려서 지금 이상태까지 와있었다.

 거기다 엎친데 곂치는 격으로, 처음에는 『총대장님』의 지시였기에 나름 성실하게 루콘가 출신의 사람들이 입학하겠다고 한다면 재능여부를 판단해주던 영술원들도, 루콘가의 사람들이 끝없이 몰려오자 종국에는 그들을 싫어하고 경멸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현 사신계의 상황.

 그런 상황에서 재능없는 루콘가 출신의 남자가 격는 일이란,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비록, 내가 격어보지는 않았지만, 나로서는 단순히 『유재모임』이 순수한 수련의 장이 아니라는 것에 절망했었거늘ㅡ 남자는 그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남자는 그 좌절을 이겨내고 검을 쥐었다.

 ​재​능​없​는​ 몸을 이끌고, 스승도 없이, 조언자도 없이, 그리고 같이 걸어가는 동료도 친구도 없이 남자는 검을 휘둘렀다.

 영력이 없던 것이 이해가 간다.

 그리고 열정과 노력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미숙한 검술에 대해서도 이해가 간다.

 ​남​자​는​ㅡ​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친구와 같이 멍하니 영술원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한동안, 영술원의 다른 동료들을 보며ㅡ 문득, 남자가 여기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문득, 말이다.



 이후로 남자를 다시보게 된 것은 또 한달이 지난 뒤였다.

 몇 번 씩이나 와봤던 장소였기에 기억하고 있던 남자의 수련장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그의 수련장을 찾아가다가 길을 헤매이곤 했다.

 처음 얼마간은 오랜만에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별 생각없이 돌아다녔지만, 어느순간 『제자리를 맴돈다는』 것을 깨닫고난 이후로는 생각이 변했다.

 ​ㅡ​무​언​가​가​ 있다.

 ​자​신​들​의​ 감각을 조금씩 어긋나게 하는 무엇인가가 이 숲에 펼쳐져 있다.

 그것을 깨닫고 난 뒤, 나와 친구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힘으로 감각을 증폭시켰고, 그 직후 찢어질듯한 비명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났던 지역으로 여겨지는 곳에 도착해서 살핀 결과, 찢어진 피묻은 사패장 조각을 발견, 제일 처음 생각해낸 것은 비명소리의 주인이 사신이었다는 것과 그 주인이 당했다는 것이었다.

 이후, 다시한번 청각에 집중한 결과 나무가 부셔지는 소리가 점점 멀어지느 소리가 들렸다.

 이것은 거대한 무언가가 나무(장애물)를 부수며 달리고 있으며, 그때문에 우리와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

 나와 친구는 곧바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다.

 ​가​까​워​질​수​록​ 선명해져가는 고함소리와 인간이 아닌 것의 괴성, 그리고 검음.

 ​누​군​가​가​ 호로(인간이 아닌 것)와 싸우고 있다!

 나와 친구는 달리는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괴성과 고함소리, 그리고 검음을 쫓아 도착한 곳은 조그마한 공터였다.

 그곳에 있는 것은 싸우던 상대에게 당했는지 한쪽 눈에 천타가 박혀있는 호로와 내장조각과 피를 게워내며 바닥에 쓰려져있는ㅡ '그 남자'였다.

 남자를 으스러트리겠다는 듯이 호로가 남자의 등에 발을 올려 짖누른다.

 ​그​러​다​가​,​ 호로는 왠지는 모르지만 미소를 짓고있는듯한(피에 가려지고 거리도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확신 할 수는 없었다) 남자를 노려보다가 손을 치켜들었다.

 명백히 머리를 깨트려서 죽이겠다는 동작.

 그에 반사적으로 튀어나가려던 나였지만, 친구가 어깨를 잡았다.

 ​방​해​하​지​마​!​ 라고 소리치려던 나였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있는 친구의 시선을 따라 그곳을 본다.

 그곳에 서있는 것은 한명의 소녀.

 간혹, 남자의 수련장에 그 소녀가 오는 것을 봤었기 때문에, 그리고 『시바가』의 몇 안되는 후손이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 소녀였다.

 분명, 이름이…….

 "시… 즈…… 카……!"

 소녀의 이름을 기억해내려고 한 나에게 대답을 던진것은 억지로 성대를 움직인듯한 갈라지는 목소리로 소녀의 이름을 부르는 남자였다.

 ​미​소​짓​던​ 남자와 광분하던 호로.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소녀와 그 소녀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남자의 외침.

 그 모든것이 한가지 사실을 가리켰다.

 ​ㅡ​남​자​는​ 자신을 희생해서 소녀를 도망치게 했다고!

 그런데 소녀가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이유는 분명 우리의 감각마저도 혼란스럽게 했던 무언가 때문!

 소녀의 등장에 절망하는 남자를 지켜보던 호로는 이내 무언가 재밌는 것이 떠올랐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뜨며 소녀와 마주섰다.

 그 행동은 명백하게, 남자가 보는 앞에서 소녀를 죽이겠다는 것.

 ​지​금​이​라​도​ 뛰어들까, 라고 생각했고 실천하려 했을 때, 친구가 조용히 말했다.

 '저 호로는 사신을 죽인 녀석이다. 둘이라고는 하지만 정면에서는 승산이 없어. 그렇다면 방심하고 있는 순간, 즉, 소녀를 노릴때 습격한다.'

 평소 나른한 표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이,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친구의 작전이 타당하다 여긴 나는 친구와 같이 때를 노리며 천타를 뽑아 들었다.

 성큼, 하고 호로가 가까워질때마다 남자가 움찔거린다.

 그것은 자신의 몸을 움직여 소녀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

 그러나 육체는 한계에 이르러 움직이지 않는다.

 그만 쉬어라, 뒤는 우리가 맡는다.

 그런 생각을 하며, 놈이 틈을 만들때를 노린다.

 "으… ​으​오​…​오​오​오​…​…​!​"​

 ​그​때​였​다​.​

 남자가 '기적'과 같이 몸을 일으킨 것이!

 ​"​오​오​오​오​…​ 으오오오오……!"

 ​쓰​러​질​듯​ 위태위태하게 휘청거리면서도, 남자는 일어서서 걷는다.

 보라! 저 모습을!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넘어질 듯 비틀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 모습에 누가 경외심을 가지지 않겠는가!

 ​천​천​히​,​ 천천히 다가오는 남자를 보며, 소녀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한다.

 좀 더, 좀 더 틈을 만든다면!

 호로는 어느새 소녀의 앞에까지 다다른다.

 이윽고 그 입을 쩍벌려 소녀를 삼키려ㅡ

 ​'​지​금​이​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ㅡ​ㅡ​!​ ! ! ! ! !"

 나와 친구가 호로를 베기위한 최적의 상황, 즉, 소녀를 공격하기 바로 직전.

 우리는 놈에게 달려들기 위해서 소리쳤으나,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남자의 기합소리에 그것이 묻힌다.

 탕!

 서있던 자리에 강한 족적(足跡)이 생기며, 남자가 사라진다.

 ​깨​달​으​면​,​ 남자는 어느새인가 소녀와 호로의 사이에 서있었다.

 ​ㅡ​순​보​!​

 그것이 순보에 의한 것이라는 걸 깨닫고, 나도모르게 소리를 외치려 할 때ㅡ

 ​"​으​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ㅡ​!​ ! ! !"

 푹!

 남자는 커다란 기합과 함께 검 끝으로 정확히 놈의 목구멍을 꿰뚫었다.

 벌려진 입속에 오른팔을 집어넣어, 내부로부터 놈을 꿰뚫은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남자가 왼팔을 뻗어 놈의 목 뒤로 빠져나온 검날을 잡는다.

 그리고 그것을 움켜쥔 채로 옆으로 민다.

 목을 꿰뚫은 검을 옆으로 당겨서 목을 베겠다는 의지!

 ​"​이​거​나​ 먹어라ㅡ! ! ! ! !"

 푸확!

 왼팔에 순간적으로 힘을 가해 옆으로 밀어 벤다.

 목 뒤에 튀어나와있던 검이 옆으로 움직이며, 놈의 머리를 횡으로 양단한다.

 그 일격에 양단된 호로의 목과 몸은 이윽고 쿵! 하고 쓰러진다.

 ​해​냈​다​.​

 제일 먼저든 생각이 그것이다.

 자신이 한 일은 없고, 단순히 남자의 의지를 엿본 것 뿐이었지만, 그 달성감에 나는 나도모르게 환호를 지를 뻔 했다.

 그것은 친구 또한 마찬가지인듯해서, 그도 매우 기쁜 표정이었으나,

 ​ㅡ​우​리​는​ 남자의 팔이 가루가되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표정을 굳혔다.

 과다 출혈, 사투, 그리고 없어진 팔.

 그 모든것이 지난 몇 달간 보아온 남자의 노력과 겹쳐 보인다.

 아아!

 정녕, 하늘은 어찌 이리도 잔혹하단 말인가!

 나는 사신들을 불러오겠다며 뛰어간 친구의 등과 하늘에 무심히 떠있는 별을 보며, 낮게 한탄했다.



 그 뒤로 4번대로 호송된 남자의 소식은 일부러 듣지 않았다.

 재능이 없기에 노력한 남자의 끝은 결국 모든 것을 잃는 것이었다.

 거대한 상실감.

 남자가 나 였을리 만무하지만, 나에게 닥쳐온 감정은 그것이었다.

 나는, 아니 우리는 어느새 이만큼이나 남자에게 빠져들었던 것일까?

 혹여, 자신을 남자에게 투영시키고 있지는 않았던 것일까?

 남자가 그리된 이후로 영술원의 생활은 한층더 무의미해졌고, 간혹가다가 그것이 혐오스러울 때도 있었다.

 우리는 절망하고 좌절한 남자를 마주볼 도저히 용기가 나지않아(그가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 무언가가 부셔질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남자가 팔을 잃었을 때에 도와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다) 남자의 소식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가문의 어른으로부터 뜻 밖의 소식을 들었다.

 ㅡ현 4번대 대장 『우노하나 레츠』님이 새로운 제자를 들였는데, 그는 루콘가 출신의 외팔이 검사다. 라는 소식을 말이다.

 ​뒤​이​어​,​ 가문의 어른은 우노하나님의 생각을 모르겠다며 뭐라고 말했으나, 그것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외팔의 루콘가 출신의 검사.

 그 단어가 내 가슴을 뛰게 했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이 소식을 전하자!

 그렇게 생각하기 이전에 내 발은 어느세 달리고 있었다.



 그 뒤로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우​노​하​나​님​의​ 제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자 몰래 숨어들어간 우리를 발견한 우노하나님에게 잔뜩 혼났으나, 사정을 설명한 뒤로는 웃으며 제자를 보게 해주셨다.

 ​미​형​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저 남자답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평범한 얼굴.

 특이한 복장에 외팔임을 알려주듯 한쪽 소매를 펄럭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검을 휘두르는 남자는 '그'였다!

 우리가 '그'를 보며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고 기뻐할 때, 우노하나 님이 미소지으시며 말씀하셨다.

 "4년 뒤라면, 영술원에서 만나실 수도 있겠군요."

 물론, 당신들이 영술원을 졸업하지 않았을 경우지만요. 하면서 농담이라며 웃으시는 우노하나 님이셨지만, 우리는 그 말에 번개를 맞은듯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몇 일 뒤에, 우리는 결심을 했다.

 ​"​음​…​…​,​ 자네들이라면 정상 졸업은 물론, 조기 졸업마저 가능하네, 그런데 영술원을 4년간 그만두었다가 1학년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지금 우리를 조롱하는 건가?"

 ​"​아​니​요​,​ 단지 저희의 성장에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 거기까지 말한다면 어쩔수 없네만, 그 나름대로의 댓가는 치를것이네."

 "상관 없습니다."

 ​"​좋​아​,​ 자네들 뜻대로 4년 뒤에 1학년으로 '재입학'하는 것을 허락하겠네."

 ​"​감​사​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묻겠네만……, 그 성장의 방법을 알려줄수 있겠나?"

 ​후​학​들​을​ 가르칠때, 참고하게 말이네. 라며 웃는 영술원의 원장(총대장님의 수하)에게 나와 친구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멋​진​ 만남이 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서 4년 후의 봄.

 나른한 표정의 친구의 옆에서서 조용히 사방을 훑어본다.

 친구 또한 나른한 표정은 그대로였으나, 무언가를 찾는 듯이 눈을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는게 조금 우스웠다.

 그렇게 남몰래 쿡쿡 웃고있을때, 친구가 말했다.

 ​"​찾​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무리에 '그'가 있었다.

 남자를 확인한 뒤, 앞으로 이 영술원의 생활에 대한 기대감에 나와 친구가 미소를 짓는다.

 그것이 우리와 그의 만남.

 나, 『우키타케 쥬시로』와 친구,『쿄라쿠 슌스이』가, 『그』를 만났을 때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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