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結末) 1화
'우리들은 귀족이다!'
과거, 정령정의 이름이 영원정이었으며, 4대귀족가문이 5대귀족가문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기, 5대귀족가문 중에는 『시바』가문이 소속되어 있었다.
5대귀족가문이란 소울소사이어티의 수많은 가계 중에서도 가장 높은 5개의 대귀족가문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 구성원들은 역사, 재능, 실적, 힘, 재력 등 어느것도 다른 가문이나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역사깊은 귀족가문들은 당연하게도 『혈족』중심의 독자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를 지녔던 것이다.
그렇기에 필요로 했고, 만들었던 것이다.
『가문의 일원들』의 수발을 들어줄 『도구』들이ㅡ
그래, 대부분의 귀족가문이 그러하듯, 시바 가문도 예외없이 그러한 존재가 있었다.
ㅡ바로 『방계』라는 존재들이 말이다.
◆
직계던 방계던 모두가 『시바』라는 성을 쓴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다 시바가의 피를 이었으며, 가문의 일원인 것도 같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직계란 혈족의 피를 진하게 물려받으며, 이 가문을 이어서 이끌어갈 자들.
방계란 보통 외부의 일원이 가문으로 소속되거나, 죄를 지었던 혈족이 강등되어 만들어진 존재들이다.
그래, 방계란 직계라는 가문의 중심을 위해서 자신들을 희생하며 손과 발이 되어주고, 온갓 더러운 일을 대신 행하며, 심지어 그 목숨마저도 도구마냥 내던져지는 존재.
왜 우리가 그래야만 하는가?
이러한 의문을 가진 방계가 없던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자들은 곧바로 숙청되어졌으며, 또한 방계는 어릴적부터 자신이 도구라는 교육을 은연중에 받아왔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그러한 방식의 사고를 하게 되어있었다.
때문에 수많은 방계의 일원들은 가문을 위해서라면, 직계를 위해서라면 이라는 명목하에 죽어나갔고, 이용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시바 시즈카의 할아버지이자, 하야나기 카이쥰의 스승인 『시바 우에슌』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그의 경우는 오히려 더욱 심한 꼴을 당했다.
『시바 우에슌』, 그의 재능은 심상치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방계의ㅡ 아니, 시바 가문을 통틀어서 가장 재능이 있는 자였다.
어떠한 것이라도 단숨에 익혔으며, 그러한 자신의 천재성에 자만하지 않고 노력하며, 또한 비뚫어지지 않고 자신의 처지를 잘 이해하여 겸손하며 대범하고 처세술이 뛰어났다.
그야말로 천재.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천재성을 십분 발휘하여 참권주귀 모든 것을 익혀 갔으며, 누구보다 빠르게 참백도를 해방하여, 석관ㅡ 그리고 대장이 되었다.
그러나 그때에는 영술원이라는 것이 거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을 때였으며, 유재모임이라는 귀족들간의 사적 교육이 활발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유재모임은 각 가문의 후계자가 될 자들이 속하는 모임.
그래, 시바 우에슌은 방계 출신이었기에 유재모임에 속하지 못했고, 때문에 그는 『독학』으로 그 자리에 올랐던 것이다.
자신들의 도구가 그러한 엄청난 것이었다.
그에 반해서 자신들의 후계자는 이제 간신히 석관이 되었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된 시바 가문은 우에슌을 뭐라고 생각하고 판단했단 말인가?
그거야 당연히 『위협적인 존재』로 판단 했다.
◆
직계의 일원들은 젋은 나이에 독학으로 대장이 된 시바 우에슌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방계는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었다.
아무리 자신들이 도구라고 교육받던 그들이었다지만, 불만이 없을리가 없다.
그러던 차에 시바 우에슌이라는 방계 출신의 대장이 탄생한 것이다.
이것에 방계는 열광했다.
그리고 동경했다.
그러한 방계 출신의 사람들 중에는ㅡ 노인, 시바 가문을 멸망시킨 『시바 카쿠지』또한 포함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