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블리치] Murcielago(黑翼大魔)


원작 |

마(魔) 2화




 본래의 역사.

 ​원​작​이​라​ 불리우는 시간.

 ​그​곳​에​서​ 하야나기 카이쥰이라는 인물은 단 한줌의 가치조차 없었다.

 본래의 역사대로라면 하야나기 카이쥰은 우르키오라로서 살고, 우르키오라로서 죽는다.

 ​쿠​로​사​키​ 이치고에게 베여 소멸해야 하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그는 그러한 말로를 걷지 않았다.

 본래의 역사대로 우르키오라가 되고 일이 진행되었지만, 이후에는 자신의 참백도의 진정한 힘ㅡ 만해를 터득하며, 아카식 레코드에 소멸했던 자신을 기록해 부활했던 것이다.

 ​그​랬​다​.​

 ​우​르​키​오​라​ 쉬퍼로서 소멸을 당했던 그때에, 하야나기 카이쥰으로 부활 할 수 있었던 것은 3개의 인격이 하나가 되면서 터득한 만해 덕분에 아카식 레코드에 자신의 부활을 새겨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는 과거에 자신에게 접촉하는 기록도 새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록에 새기는 조건이 있었던 것이다.

 첫째, 『자신 외에는 수정이 불가능하다』

 둘째, 『수정을 하되, 직접적인 간섭은 불가능하다』

 셋째, 『위의 두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한 절대 기록에 관여 할 수 없다.』

 그 외에도 자잘한 제한 사항이 있었지만 하야나기 카이쥰은 그것을 행했다.

 인격이 합쳐지면서 무의식적으로 행한 수정.

 그는 분명 자신의 만해를 깨달은 것이 인격이 합쳐지고 난 뒤였지만, 그의 참백도는 『자기 멋대로』만해를 사용하여 레코드를 수정한 것.

 위의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 그는 『과거의 자신'만'』만났던 것이다.

 구더기 소굴이라고 여겨졌던 환상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그 환상에서 현실의 존재는 과거의 자신 뿐으로 다른 어떠한 이도 관여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 미쳐있었을때 방벽을 해제한 것도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과거의 자신과 관계가 없다면 기록을 행사 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과거의 자신을 직접 수정해서 갑자기 변화시킨다던가는 할 수 없었기에 그는 참백도의 이끌림대로 과거의 자신을 가르쳤던 것이다.

 그것이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해 과거를 수정한 일에 진상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본제로 돌아가보자.

 처음 말했듯, 원작에서의 하야나기 카이쥰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 가치를 가진, 어디까지나 우르키오라로서의 가치만 지닌 존재였다.

 지금에 와서는 쿄라쿠 ㅤㅅㅠㄴ스이등을 만나고 스승과 선생을 만났으며, 아이젠 소스케의 계락에 희생되었다지만 본래의 그라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본래의 하야나기 카이쥰도 시작은 같았다.

 재능이 없었기에 영술원에는 들어가보지조차 못했고, 대신 흠씬 두들겨맞아 길거리에 버려져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이후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망​신​창​이​가​된​ 몸으로 버려진 하야나기는 이윽고 정신을 차린 뒤 망가진 몸을 이끌고 루콘가를 전전한다.

 다른 영술원을 알아보려던 것이다.

 하지만 재능이 없기에 불가능하다고 단언되어진 남자가 어떻게 다른 곳에 갈 수 있겠는가?

 그는 이곳저곳 사정사정하며 매달렸으나 결국 언제나 흠씬 두들겨 맞았다.

 그 시점에서 그는 마음의 기둥이 일부 금이 갔을 것이다.

 곳곳에 성한곳이 없었고, 자신의 재능이 모자람에 울부짖으며 길거리에 널부러져 있었다.

 결국 다른 방법이 없어 스스로 단련을 했다지만, 배운것 하나 없는 무지렁이가 검을 쓰면 얼마나 쓰겠는가?

 혼자서 검을 휘둘렀으나 그 검은 엉망진창으로 엉터리 검술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휘두르기를 수년, 적어도 끈임없는 단련 때문에 힘 하나는 강해졌던 그는 자신이 어느정도 강해졌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ㅡ​ 홀로 여행을 하려다가 도적을 만나 팔을 잃었다.

 별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저 나무를 깎아 만든 조잡한 목검을 들고 루콘가의 지부 사이를 넘어가던 와중에 치안이 나쁜 루콘가를 통과하는 도중 도적때를 만난 것이다.

 아무리 체계적으로 배우지는 못했다지만 수년을 죽기살기로 검만 휘둘러왔기에 그는 어느정도 강했다.

 하지만 상대는 도적'때'였던 것이다.

 이쪽은 목검, 저쪽은 낡아빠졌지만 진검.

 이쪽은 혼자, 저쪽은 여러명.

 그의 목검에 맞아 기절한 도적들은 많았지만, 결국 수의 폭력에 이기지 못한 그는 도적들에게 다리를 베이며 쓰러지는 바람에 당하고 말았다.

 ​도​적​들​은​ 그를 죽이려고 성냈으나, 이내 한 녀석이 더 재미있는 일을 하자며 가학적인 미소를 띄고ㅡ 그의 오른손을 베어버렸다.

 ​외​팔​이​된​ 카이쥰은 고통과 외팔이라는 충격에 비명과 악을 질러댔으나 도적들은 그저 비웃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후 어찌어찌 살아난 카이쥰은 외팔에 절름발이가 되었다.

 ​도​적​들​과​ 싸울때 베인 다리가 신경을 베였는지 절름발이 된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났다.

 ​재​기​하​려​ 했지만, 다리도 팔도 성하지 않았다.

 ​루​콘​가​에​ 온 뒤로 인간관계를 쌓아올린것도 전혀 없었기에 그를 지탱해줄 이도 없었다.

 그렇게 카이쥰은 버려진채, 자신의 인생이 끝났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그는 이대로 죽기를 바랬으나 살아나버렸다.

 팔 하나와 다리, 그리고 몸 곳곳의 자잘한 상처에서 나오는 피는 분명 치사량이었으나, 지나가던 루콘가의 한 주민이 그를 발견하고 살린 것이다.

 자신을 살린 소녀.

 그는 자신을 왜 살렸냐며 악을 질렀다.

 ​차​라​리​,​ 차라리 죽었으면 편해졌으리라.

 하지만 그는 곧 흠칫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살린 소녀가 울기 시작한 것이었다.

 나중에 자초지종을 알고보니, 소녀의 부모님은 도적때가 마을을 습격할때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자신의 부모처럼 도적때에게 습격당해 죽을 위기에 처한 남자를 발견하고는 필사적으로 살리려고 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모님이 떠올랐던 것임이 분명했기에 그는 결국 고개를 떨구었다.

 생전, 기억이 있고부터 할머니와 살았었기에 부모님에 대한건 전혀 몰랐고 마음 한구석에는 그것이 멍애로 남아 아련했던 것을 기억한 것이다.

 결국 그는 차라리 죽길 바랬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단지, 절름거리는 발과 외팔을 이용해 마을 일을 돕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외지인에 흉칙한 외형을 한 남자를 경계했던 마을 사람들도, 이내 그가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를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 들였다.

 그렇게 남자는 마을의 주민이 되었다.

 그 뒤로 수십년이 지났다.

 마을에 완전히 정착한 카이쥰은 자신을 살려준 소녀랑 살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수양 딸로 삼았으며, 그에 마을사람들은 축하를 건냈고, 소녀는 기쁜듯이 웃어주었다.

 딸과의 생활은 보람찼다.

 ​처​음​에​는​ 어색해했던 아빠라는 말도 지금은 곧잘 했고, 여느 딸과 아버지의 관계 그대로의 삶이었다.

 몸은 불편했지만 마을 일을 최선을 다해 했으며, 마을 사람들은 그를 신뢰하고 더불어 살아갔다.

 살아 생전,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한 일이 농사였던 탓에 카이쥰은 별 어려움 없이 불편한 몸으로 잘 살아갔다.

 딸과의 시간은 행복했고, 매일같이 충실한 나날이었다.

 ​강​해​지​겠​다​는​ 의지는 그 시점에서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재능이 없었고, 외팔에 절름발이라는 조건마저 달아버린 순간 그는 모든것을 잃었고 포기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비어진 자리를 딸과 마을 사람들이 채워줬다.

 허전한 마음이 가끔 느껴졌으나 그것은 큰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또 수십년이 지났다.

 죽은지 약 400년을 바라봤을때 쯔음인가.

 ​카​이​쥰​은​ 딸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청년 하나를 데려오는 것을 보았다.

 청년은 매우 성실해보이는 이로, 잘생겼다기 보다는 순박한 인상의 평범한 남자였다.

 그 청년이 사실은 마을의 촌장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고, 그가 마을 생활을 하며 보아온 청년들 중에서 제일 성실하고 착한이라는 것도 잘 알고있었다.

 ​카​이​쥰​은​ 그의 딸과 딸이 데려온 청년을 보았다.

 둘은 행복해 보였고,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그​렇​기​에​ 카이쥰은 흔쾌히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둘의 사이를 허락하고 축복했다.

 그렇게 둘은 결혼을 했고 가정을 꾸렸다.

 딸의 신혼집은 촌장님과 그의 집 정 가운데에 있는 공터에다가 지어주었다.

 마을의 경사였기에 그 해는 매우 좋았다.

 ​매​년​마​다​ 닥쳐오는 도적때도, 분위기를 읽었다고 생각할만큼 그 해에는 찾아오지 않았다.

 행복한 나날이었다.

 또 수십년이 지났다.

 딸이 자식을 낳았다.

 ​손​자​였​다​.​

 ​카​이​쥰​은​ 딸이 데려온 손자를 안아들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 시점에서 그는 외형적으로도 이미 늙은 노인이 되었다.

 영력을 단련하는 수련을 하지 않았기에 늙은 것이었나?

 그가 생각하기에 저승에서 나이를 먹는것은 10배는 느린것 같았다.

 마을에 정착한게 400년이었지만 실제 나이를 먹은건 40년 정도라고 생각됐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사신들은 남들에 비해서 늦게 늙는다고 하는데 그것이 영력의 단련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이제 전형적인 촌의 노인이었기에 그러한 것은 몰랐다.

 마을에 정착한지 4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시점이었기에 그는 어느새 촌장이 되어 있었다.

 외팔에 절름발이 노인이었지만, 마을에서는 그 누구보다 나이가 많았고 그 세월간 익혀온 지혜는 깊었던 것이었다.

 마을의 촌장이 된 카이쥰은 마을의 대소사를 지켜보고 지도하며, 손자가 부리는 재롱을 보는 낙으로 살았다.

 그렇게 또 수십년이 흘렀다.

 그동안 있었던 가뭄과 도적때에 많은 이들이 죽었다.

 마을의 주민은 처음 그가 정착했을 무렵부터 있던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졌다.

 마을의 크기는 여전했지만 새로온 이들은 마을의 불화를 낳았다.

 하지만 결국 그들도 마을에 융화되며 마을은 평화로웠다.

 작년의 도적때의 습격때, 슬프게도 딸이 죽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카이쥰은 매일을 눈물로 지새우며 촌장의 자리를 점찍어 뒀던 이에게 넘기고 조용히 어느새 장성한 손자의 방문을 기대하며, 새로운 촌장과 함께 마을을 관리하는 사위의 목소리를 들으며 살았다.

 그리고 어느날 손자가 결혼할 거라면서 찾아왔다.

 상대는 역시나 마을의 처녀였다.

 손자는 이미 마음을 결정한 상태였고, 사위의 허락도 받았다고 했다.

 물론 카이쥰으로서는 반대할 생각도 이유도 없었기에 기뻐했다.

 손자가 결혼을 했다.

 하지만 증손은 태어나지 못했다.

 손자 며느리가 몇차례나 사산을 하면서 더이상 임신을 할 수 없게된 것이다.

 사위와 손자, 그리고 손녀는 슬퍼했다.

 그리고 카이쥰은 그들을 다독이며 이제는 잘 움직이지 않은 늙은 몸으로 위로했다.

 그렇게 또 수십년이 지났다.

 마을에 정착한지 대략적으로 700년쯤 되는것 같았다.

 그와 비슷한 나이였던 이들은 이미 모두 죽었다.

 ​사​위​마​저​도​ 노인이 되어 자신의 후계자를 들여 마을에는 또 새로운 촌장이 생겼던 시점이었다.

 ​사​람​들​은​ 말하지 않았지만 오래사는 카이쥰을 두고 쑥덕거리기 일수였다.

 자식을 가지지 못하는 손자와 손자 며느리는 사위를 가끔 찾아갈 뿐으로 카이쥰은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별로 섭섭하진 않았다.

 ​노​인​들​은​ 언제나 그런법이었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어 추억을 곱씹으며 살아온 삶.

 딸의 얼굴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했기에 후회는 없었다.

 언젠가 딸이 농담으로 장가가셔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던 기억이 떠올라 무심코 허허 웃고 말았다.

 그리고 어느날 마을에 도적때가 습격해왔다.

 ​평​소​와​는​ 다른 도적때로, 그들은 일정량의 상납재물을 받지 않았고 포악했으며 신속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마을사람들은 평소때와는 달리 모두 죽임을 당했다.

 자신의 눈 앞에 쓰러져있는 손자 부부와 사위를 보며 카이쥰은 도적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그런 그의 저주에도 도적들은 비웃음을 띄우며 조롱할 뿐이었다.

 ​카​이​쥰​은​ 문득 자신의 팔과 다리가 베였던 그날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때도 지금도 도적에게 비웃음 당하며 자신이 힘이 없다는 것을 통감해 스스로를 저주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무언가에 베이는 느낌과 함께 그는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 뒤, 죽임을 당한 카이쥰의 몸이 이변을 일으켰다.

 너무도 큰 증오와 실망감 그리고 저주 때문이었나, 카이쥰은 호로가 되었다.

 단지 현세의 호로와는 달리 이성이 없고 그저 본능으로만 움직였다.

 ​도​적​때​를​ 몰살시킨 후, 어찌어찌 살아남아있던 마을사람도 모조리 죽였다.

 ​도​적​들​에​게​ 베인 시점에서 이미 카이쥰이라는 존재는 죽어버렸기에 호로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 뒤, 그는 루콘가에서 날뛰었고 퇴치하기 위해 찾아온 사신 중 몇을 어찌어찌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것도 얼마 가지 못하고 그는 퇴치 당할 위기에 놓였다.

 그리고 그 순간, 그가 나타났다.

 "아직 쓸모가 있을듯하군."

 나타난 이는 아이젠 소스케였다.

 그는 호로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를 구해 웨코문드로 보냈다.

 그리고 웨코문드에 도착한 호로는 다른 호로를 잡아먹으며 성장해나갔고, 그것은 우르키오라 쉬퍼가 되었다.

 그 뒤, 우르키오라 쉬퍼는 무명의 에스파다로 존재하면서 살아가다 아이젠 소스케를 다시 만났다.

 ​웨​코​문​드​를​ 점령한 아이젠 소스케를 본 우르키오라는 그때의 사신임을 알아보고 별다른 저항감 없이 충성을 맹세했다.

 이미 그는 감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별 의미는 없었지만…….

 이후, 우르키오라 쉬퍼라는 이름을 하사받은 그는 움직였고, 결국 쿠로사키 이치고에게 퇴치당한다.

 ​그​것​이​ㅡ​ 원작의 우르키오라 쉬퍼였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