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 5화
아이젠 소스케는 강하다.
그의 전투력은 수많은 대장급 사신과 바이자드들이 협공을 했는데도 압도할 만큼 강하며, 그의 참백도 경화수월의 최면 효과는 절대적이었다.
붕옥에 의한 각성이 아니라도 그는 충분히 강했고 위험했다.
그런 그가 붕옥을 얻음으로서 한계를 깨고, 그러다 죽음의 공포에 의한 각성으로 존재차원마저 상승한 지금에 와서는 그는 더이상 어찌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하야나기 카이쥰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건 친숙한 일상과도 같았던 것이다.
재능, 실력, 힘 어떤것이라도 좋다.
그는 약했으며 언제나 시련을 받아왔고 그럼에도 어찌어찌 일어나서 계속 그것을 넘어섰던 것이다.
원작의 그처럼 포기하고 다른 인생을 살아도 좋았을 것이다.
그도 아니면 도전하는 한계를 낮게 잡아서 이룰수 있는 한도내에서 안주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하야나기 카이쥰은 요령이 없는 남자였다.
그는 배운바 지식이 적었고, 무뚝뚝했으며, 우직했다.
그런 그가 선택한 길은 아무리 높은 벽이라도 계속해서 오르는 것.
돌아가는것도, 포기하는것도 없었다.
올라가다 떨어져서 다쳐도 다시 일어나서 계속 오른다.
벽을 넘어섰냐 넘어서지 않았냐는 중요치 않았다.
솔직히 따지면, 그는 자신의 앞에 닥친 벽을 넘어선적이 별로 없었기에 무의미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올랐다.
그래, 그것이 중요하다.
하야나기 카이쥰은ㅡ 포기를 모르는 남자였던 것이다.
그랬기에 그는 존재차원이라는 거대한 벽에서도 절망을 이겨내고 올랐다.
한번에 뛰어넘는다는 것은 그간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있었기에 그는 차례차례 오르기 시작했다.
시작은 자신이 강해지는 것 부터였다.
2차해방 호로화, 천타와 코트, 만해, 그리고 귀도술과 참술, 백타 등을 이용한 최대한의 전투력.
이 모든것이 첫걸음이었다.
그 다음은 상대의 무기를 차례차례 빼앗는 것이었다.
그 첫번째 행동이 바로 경화수월의 무효화였다.
솔직히, 세계와 링크되어 아카식 레코드와 접해있는 하야나기 카이쥰으로서는 경화수월이라는 존재는 있으나 마나였다.
그리고 그것은 존재차원이 상승한 아이젠 소스케도 마찬가지였기에 경화수월의 무효화는 별 의미가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있는것 보다는 없는게 낫다.
아이젠 소스케와 하야나기 카이쥰의 능력으로 봐서는 경화수월이라는 가치는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으나 그것이라도 빼앗을수 있는게 중요한 것이었다.
거기에 경화수월을 무효화 시킨건 다음을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젠 소스케는 존재차원이 상승해서 모든 간섭이 무효화된다.
죽지도 않고 상처를 입지도 않는다.
하지만ㅡ 다른 이들은 몰라도 하야나기 카이쥰은 그런 그를 타도할 수 있는 수단이 『두가지나』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에 하나를 실험하기 위해 그는 경화수월을 무효화 시켰다.
"이 몸에 상처를 입히다니!"
베어들어간 두자루의 검.
두자루 모두 힘 없이 튕겨져 나갔지만 그 중에 한자루는 아이젠 소스케의 피부에 생체기를 냈다.
존재 차원이 상승한 아이젠 소스케를 상처입힌 것이다!
그 의미를 깨달은 것은 하야나기 카이쥰 뿐이었다.
아이젠 소스케로서는 하야나기의 검이 자신을 상처입힌것에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는 생각보다는 그의 모든 힘이 쏟아진데다가 자신이 경화수월이 없어진것에 동요했기 때문이라고 멋대로 해석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 아이젠 소스케는 방심을 한다.
그리고 너무나도 이론에 심취한 나머지 멋대로 생각하고 멋대로 인식한다.
그것이 진리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이젠 소스케는 자신이 착각한걸 수정하기 전까지는 그것을 계속해서 진실이라 믿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러한 아이젠 소스케의 믿음을 얻기위해 하야나기 카이쥰은 『쇼』를 했던 것이다.
2차 해방.
만해.
그리고 참권주귀의 최대화.
이 모든 것은 하야나기 카이쥰 스스로의 힘을 상승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그의 전력』은 아니다.
세계 그 자체의 영력이라고 아이젠에게 암시한 것도, 귀도술 등을 모조리 쓸 수 있다는 것도, 순홍을 쓰는 것 마저도 모두 아이젠 소스케에게 자신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한 사전 행동이었다.
아무리 강해져도 존재차원이라는 벽은 넘을 수 없다.
하야나기 카이쥰이라는 존재가 세계급의 영력을 무한히 쓸 수 있기에 그의 전력이라면 가능할지 모른다고 아이젠 소스케는 착각했지만, 정작 본인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만해를 터득하며 아이젠 소스케를 타도할 방법을 얻었다.
그리고 그 안에 얻은 답은 자신이 있던 모옥에 호로를 침입시켜 기생시킨 것이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호로의 특수능력을 얻은 것은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에게 호로가 기생하면서 얻은 것은 단 한가지ㅡ 참백도의 해방이 가능해졌다는 것이었다.
정답은 거기에 있었다.
참백도의 해방.
참백도의 인격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해방한 것.
이후로도 그렇다.
그것을 계기로 우르키오라 쉬퍼가 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호로의 인격을 얻었다.
기억하고있는가?
하야나기 카이쥰은 원작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렇다면, 하야나기 카이쥰이 『원작에서 아이젠 소스케를 타도한 방법』을 모를리가 없지 않는가.
원작에서 아이젠 소스케를 타도한 방법.
쿠로사키 이치고가 아이젠 소스케를 타도했을 때에 쓴 방법.
ㅡ무월
그리고 그 힘은 단한가지로 귀결된다.
ㅡ자신이 월아천충이 되는 것.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을 아는가?
지금까지 수없이 반복되었던 단 하나의 문장이 그것을 의미한다.
『하야나기 카이쥰은 만해를 각성하면서, 호로의 인격과 참백도의 인격을 흡수해 융화하였다.』
그래, 원작의 이치고가 쓴 무월은 자신이 참백도가 되는 것이었다.
심상의 세계에서 그의 참백도의 인격과 호로의 인격은 하나로 합쳐졌었고, 그것을 이치고는 최후의 월아를 얻기위해 싸워서 흡수했다.
그것은 하나의 영혼이 3개의 인격으로 나눠 가지던 힘을 본래의 하나로 합친 행위.
그리고 우르키오라 쉬퍼의 인격과 원명의 인격을 흡수한 하야나기 카이쥰은ㅡ 쿠로사키 이치고의 무월과 같은 상태인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그것이 그의 참백도가 아카식 레코드와 접촉해 내려준, 아이젠 소스케를 타도하는 방법의 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