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 7화
본디, 하야나기 카이쥰은 약했다.
그는 한계강도라는 벽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에 막혀 발전하지 못하는 영력을 가지고 있었다.
지닌바 재주라고는 검을 휘두르는 것 뿐으로, 육체를 움직이는 것이 그가 가진 한계에서 가장 높은 가능성을 가진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전투는 그 누구보다도 『효율』을 따지게 된다.
한정된 영력이라는 자원을 이용해 가장 큰 승리라는 발전으로 향하기 위해서, 그는 고찰했고 연습했으며 단련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필살기』를 고심했던 그당시라고 다르지 않았다.
우르키오라 쉬퍼가 되기전, 한계강도가 깨지기 전의 그였기에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너무나도 좁았던 것이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그가 고심한 『필살기』는 자신이 생각하는 극한의 효율을 의미했다.
사실상 그는 의미 그대로 『필살기』라는 것을 쓴적이 있었다.
시해를 했을 당시, 자신보다 수십 수백배나 강한 디에즈와 그 부하들을 죽였던 것이다.
그것은 정보를 습득했기에 가능한 묘기였지만, 그것을 실현시킨것은 바로 그.
그리고ㅡ 시해 상태에서 알았던 것을 만해와 합일을 이룬 그가 모를리 없다.
그렇다.
그는 자신의 참백도에게 아이젠 소스케를 타도하는 법을 물었고, 그에 따라서 행동했고 선택했으며, 이제 이것이 최후다.
어찌보면 그의 인생은 이 순간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스스로는 타도 아이젠을 부리짖지만 생각해보면 그의 인생은 전부 이 순간을 위해서 차곡차곡 축적되었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원작에서도 우르키오라 쉬퍼가 되기위한 존재.
그리고 어쩌면 현재에도 아이젠을 타도하기 위한 존재로서만 가치가 있는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인생에 가치란 존재하는 것인가?
불현듯 그러한 생각이 들었지만, 하야나기 카이쥰은 바로 부정했다.
이러한 고찰이라면 그동안 실컷했다.
좌절했을 때에도, 포기했을 때에도, 죽을뻔할 때에도, 그리고 다시 일어설 때에도, 그는 언제나 고뇌해왔다.
그는 언제나 쓰러졌지만 언제나 일어났다.
스스로 일어난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누군가가 그 손을 잡아 이끌어 줬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자신의 강함이 자신 홀로 이룬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그였기에 그는 아이젠 소스케를 타도하는 것에 망설이지 않았다.
불현듯 찾아온 이 고뇌는 이제 그에게 있어서는 생각할 필요도 없는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애시당초 그는 말했다.
자신은 지키기 위해서 검을 들고 강해져왔다고.
그렇다면,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이들을 위협하는 아이젠 소스케를 타도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리고 그러기 위한 인생이었다 한들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없기에 상관없지 않은가.
그는 궁극을 추구하는 효율적인 필살기를 쓴다.
이 필살기는 한계가 있던 당시에 고려했던 것으로 그당시에도 속은것을 깨닫고 중도에 고찰을 멈췄던 것이다.
그것을 지금와서 쓴다는 것은 급하게 완성해 허술해 보일지도 모르지만ㅡ 애당초 그의 필살기는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약했다.
그리고 그의 적은 언제나 자신보다 훨씬 강했다.
그렇기에 『효율』을 따졌고, 그랬기에 그는 한가지 동작을 자신의 특기이자 비장의 카드로 삼았었다.
그렇다, 그의 필살기.
그것은 바로 『찌르기』다.
◆
그의 찌르기는 극한의 효율이 담겨있다.
베기는 선이고 찌르기는 점이기에 담기는 힘의 효율이 다르다.
그의 검 천타는 영력이 극한적으로 부족했던 그에게 있어서 상당한 무기였다.
그 강도도 그렇거니와 영자를 분해하는 능력도 미미하지만 갖췄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그의 적은 영력은 신체에 전부 쓰였고, 그렇기에 그의 찌르기는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더이상 한계라는 제약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영력은 세계 그 자체.
생각해보라, 모든 힘을 집중할수있는 가장 효율적인 점이라는 면적에 모조리 쏟아부어지는 세계의 영력을.
그래, 그의 필살기는 과장할 필요가 없다.
모든 힘을 그저 찌르는데에 쓰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그의 필살기.
상대를 반드시 죽이는 기술.
하야나기 카이쥰의 몸에 영력이 모여 퍼진다.
그것은 빛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주위의 영력에 공명한다.
검자체에는 영력이 스며들지 않지만, 그 주변의 공간에는 영력이 넘실거린다.
극한의 효율.
그리고 그것을 위해 영력을 다루는것이 믿을 수 없을만큼 세밀한 하야나기 카이쥰이었기에 가능한 묘기였다.
그에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것일까 아이젠 소스케가 자리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거기서 그때, 하나의 빛이 아이젠 소스케의 공간을 막는다.
"단절하라, 단계(斷界)."
펼쳐진 것은 그의 소중한 가족의 시해.
메노스가 썼던 네가시온이라는 세계를 단절하는 빛을 차단했던, 외계와 내계를 차단하는 힘이었다.
그 빛은 박스와 같이 아이젠 소스케와 하야나기 카이쥰의 공간을 하나로 가뒀다.
아이젠 소스케가 그 공간에서 탈출하는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것을 행할 여유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ㅡ 하야나기 카이쥰의 검이 찔러들어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나의 섬광과도 같았다.
다른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연마한 그의 최고의 기술.
그 섬광은 아이젠 소스케조차도 놀랄만큼 빨랐고, 그 힘은 강대했다.
세계와 동화된 하야나기의 검은 일차적으로 아이젠 소스케라는 존재를 갈랐다.
그리고 그 검에 둘러쌓인 영력은 그의 피부를 갈랐다.
남은 것은 단 하나, 그리고 하야나기 카이쥰의 천타가 꿰뚫은 것은 바로 『아이젠 소스케의 내부에 있는 붕옥』이었다.
쩌적하고 붕옥이 갈라진다.
그것을 경악스럽게 바라보는 아이젠 소스케가 말한다.
"어떻게, 아무리 존재차원이 소용없다해도 그 검으로 영력이라는 존재로는 나는 몰라도 붕옥을 파괴할 수는 없다. 이것은 우리하라 키스케도 파괴하지 못한 물건이란 말이다."
"붕옥, 확실히 본래의 역사에서는 파괴가 불가능했다고하지. 그리고 그것과 동화된 너는 불사신이 되었고, 결국 소울소사이어티와 우리하라 키스케가 선택한 길은 봉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역사에서도 그것이 파괴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말도록. 붕옥정도는 쉽게 파괴할 수 있으니까."
"뭐… 라고?"
"너는 나에 대해서 조사해서 알겠지만 나의 천타는 영자를 분해한다. 오죽하면 세계의 영력을 다루는 내가 이 검에 영력을 담지 못하겠는가.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세상은 영자로 이루어져있지. 물론, 그 붕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럴수가……!"
"물론, 천타만으로는 이룰수 없지. 천타로 그것이 가능했다면 우리하라 키스케가 고생할 이유가 없으니까. 다만, 나는 세계의 영력을 다루고 정보를 다룬다. 그렇다면 그 영력과 정보를 붕옥에 때려박으면 될일."
서서히 가루가 되어 사라져가는 아이젠 소스케에게 하야나기 카이쥰이 말했다.
"먼저 가있어라. 나도 곧 따라가마."
아이젠 소스케가 사라진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하야나기 카이쥰의 몸 또한 점차 가루가 되어ㅡ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라버니!"
시바 시즈카의 비통한 외침만이 서로가 소멸한 빈 공간에 허무하게 울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