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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지크 공주 이야기

スワジク姫物語


역자 | 청심환

32화. 네. 구급차가 지나갑니다아~


새의 정원의 뒷문에서 물건 구매용의 짐마차를 손질하고 있자, 가게의 대장이 얼굴을 내밀어 두리번거리는 것이 보였다.


체격이 굉장히 좋은 사람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그림이라고 하는 것도, 어쩐지 뒤숭숭한 느낌이 든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어딘가의 병사가 숨어들어 왔나 싶을 것이다.


잠시 모습을 보고 있었지만 전혀 안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나는 슬금슬금 마차 안에서 나와 대장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되었나요, 대장?」


「오, 보먼. 거기에 있었냐. 갑자기 미안하지만, 변두리의 헤인즈씨에게 가서 토마토를 한 상자 받아와 줬으면 한다. 부탁할 수 있나?」


「네, 괜찮아요. 마침 짐마차 정비도 끝났으니까, 서둘려 달려갔다 올게요」


「오, 부탁한다고. 대금은 평소대로 부탁한다고 전해 줘」





대장은 그것만을 말하고 용건은 끝났다는 듯이 안으로 들어갔다.


필요없는 이야기를 지루하게 끌기보다는 훨씬 산뜻해서 나로서는 사귀기 쉬운 사람이다.


반대로 니나같은 반응은 의외로 서투를지도 모른다.


저 녀석, 말을 걸지 않으면 금세 기분이 나빠지고, 질문받아서 솔직하게 대답했는데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곧장 씹어대서 말싸움이 된다.


정말이지 여자라는 녀석은 영문을 모르겠다.


자아,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둘째치고, 대장에게 부탁받은 쇼핑을 하지 않으면.


나는 헛간 옆에 있는 마굿간에서 평소처럼 노새를 한 마리 끌어온다.


그 녀석을 짐마차에 연결하고, 헤인즈씨의 농장을 향해 출발했다.








헤인즈씨의 농장으로 가는 길은 이미 몆 번이나 다녔으므로, 헤메는 일도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안방 앞에 놓여져 있던 토마토를 짐마차에 실어, 그 외에 헤인즈씨가 이쪽에 팔고 싶은 야채를 몆 개 받는다.


대장의 마음에 들면, 다음 주문 때 발주하게 되는 것 같다.


짐을 다 싣자 나는 붙임성 좋은 헤인즈씨 부부에게 인사를 하고, 그대로 서쪽 지구의 새의 정원으로 향했다.


지금부터라면 저녁밤 시간을 조금 지난 정도엔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마차 위에서 멍하니 생각하며 석양에 비춰진 도로를 나아간다.


이런 평범한 매일을 보내고 있지만, 기사가 된다는 꿈을 버린 건 아니다.


단지, 고딘 왕국에서 달성하긴 어려워졌다.


그러면 근처 나라에 눈을 돌리면 되지 않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친가가 고딘 왕국의 한 지방을 맡은 영주인 이상, 타국에 흘러들어가면 친가의 입장이 곤란해진다.


해고되었다고 집에 울며 달라붙는 것도 내 있을까 말까 한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고, 사실 답답한 느낌을 느끼고 있다.


지금은 아직 니나가 자립할 때까지라는 임시방편의 목적이 있으니까 괜찮지만, 그것도 없어지면 나는 단순한 자택 경비원이라고 생각한다.





「제기랄. 그 똥와르스키 녀석, 다음에 만나면 후려갈겨주지」





쓸데도 없는 걸 홀로 중얼거리며, 정말 장래에 어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나였다.


노새에 끌리는 대로 마차를 달리게 하고 있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떨어져 주위가 어슴푸레해진다.


나는 준비해 온 랜턴과 받침대를 꺼내, 마차의 짐받이에 고정하고 불을 켰다.


불과 수 미터 앞이지만 어떻게든 길이 보이므로, 마차의 속도를 떨어뜨려 사고를 내지 않도록 조심한다.


애초에 이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알고 있었으니까, 딱히 당황할 필요도 없다.


거리에 들어가면 집에서 나오는 빛도 있고, 길도 돌로 포장되어 있으므로 늦은 만큼은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응?」





간신히 서쪽 지구에 들어가 여인숙 근처를 달리고 있자, 어쩐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뭘까 싶어 마차를 천천히 달리게 하자, 갑자기 길가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





「으와아, 머, 멈춰!」





노새와 뛰쳐나온 사람 양쪽을 향해 외치며, 고삐를 힘껏 당기고 바퀴를 멈추게 했다.


관성에 이끌린 마차가 앞으로 나아갔지만, 노새도 바퀴를 멈추려 힘껏 노력한 덕에 어떻게든 뛰쳐나온 사람을 치지 않고 끝났다.


다행이라고 안심하자, 갑자기 분노가 솟아올라 눈 앞의 남자를 매도했다.





「너 바보냐! 마차 앞에 뛰쳐나오다니 죽을 생각이냐?!」


「음? 네놈은 ​확​실​히​.​.​.​.​.​.​.​」​





호리호리한 할아버지가 내 쪽을 노려보듯이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쪽은 그런 할아버지의 시선보다도,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전신이 피투성이다.


조금 전까지 길거리 한곳에 모여있던 인파는, 이번엔 나와 할아버지를 반원으로 둘러싸듯이 일을 지켜보고 있다.


나는 만일을 위해, 손을 더듬어 허리에 찬 목검 자루를 잡았다.





「마침 좋구만. 네놈은 여기 와서 날 도와라!」


「하아? 뭘 얼빠진 소리 하는거야. 피투성이에 의심스러운 인물에게 들을 말 아니라고」





내가 그렇게 상대의 말을 완전부정하자, 굉장히 뜻밖인 듯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할까, 주위의 시선도 묘하게 차갑게 느껴지지만, 기분 ​탓​이​려​나​.​.​.​.​.​.​.​





「원래 근위였던 꼬맹이는 상당히 사람을 돕기 싫어하듯이 보이는구만. 공주님도 터무니없이 잘못 보셨군. 저런」


「?!」





머리를 좌우로 가로저으며 인파 안에 들어가려 하는 할아버지.


공주님이라는 단어에 사고가 경직되어 있던 나는 한순간 멍해져 버렸지만, 스스로도 모르는 뭔가에 충동질되어 떠나가려 하는 할아버지의 등을 향해 황급히 말을 걸었다.





「기다려! 공주님이라니 뭐야! 어째서!」


「시끄럽다! 공주님을 울리고 싶지 않다면, 서둘러 날 도와라, 꼬맹아!」


「뭣...」





의미를 모르겠다.


왜 눈 앞의 할아버지는 내가 공주님을 동경하는 걸 아는 것인가.


왜 공주님이 우는 것인가.


모르는 일 투성이다.


그렇다면, 이 할아버지의 뒤를 쫒아가면 뭔가를 알게 될 것이다.


설령 뭔가의 함정이라고 해도, 무기도 있으니 어떻게든 된다.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고, 피투성이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갔다.





「선생님! 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깨끗한 옷도 함께」


「미안하군. 물통은 환자 옆에 두고, 옷은 더러워지지 않도록 들고 있어 주게나」


「네」





환자? 부상자가 있나?


앞에 가는 할아버지가 주위의 사람들에게 일일이 지시를 내리며 가는 것을 보고, 괜시리 알 수 없게 되었다.


인파를 빠져나가자, 그곳은 피바다였다.





​「​뭐​.​.​.​.​.​.​.​」​


「서, 선생님. 간신히 피가 멈췄습니다」


「그런가. 그러면 자네와 자네, 그리고 거기의 꼬맹이. 환자를 가능한 한 흔들지 않도록 그곳에 펼친 옷감 위에 옮겨라」


「그, 그래. 알았어」





눈 앞에 쓰러진 여성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중상이다.


도저히 살아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모습이다.


가리켜진 남자들이 그 여성에게 다가가 팔과 다리를 잡는다.


나는 허리 근처를 들고, 상처가 흔들리지 않도록 천천히 들어올렸다.





「좋아. 피를 만진 녀석은 이쪽 통에 와라. 깨끗이 씻어내라」


「네, 선생님」


「그리고, 거기의 꼬맹이와 네놈들은 환자를 저 마차에 싫어라. 그리고, 너희들은 사람을 끈 듯한 흔적을 다른 방향에 남겨둬라」


「네」





할아버지의 지시에 온순히 따라 움직이는 거리 사람들.


더더욱 의미를 모르게 되어서, 어쩐지 위장 공작을 시작한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나.


거기에 할아버지의 질타가 날아왔다.





「꼬맹이! 환자를 죽게 하고 싶냐! 빨리 옮겨라!」


「네, 네에!」





이곳의 분위기에 흘러가 솔직히 대답을 해 버린 것을 후회하면서도, 모포 위의 여성을 살짝 마차의 짐칸에 올렸다.


모르는 사이에 마차 위엔 부드러워 보이는 침상이 놓여져 있어, 방해되는 것은 전부 마차에서 내려져 있다.


한순간 망설였지만, 인명과는 바꿀 수 없으니 토마토는 포기하기로 했다.


대장이 화내는 얼굴이 떠올랐지만, 이건 어쩔 수 없지?


고민하고 있자, 조금 전의 할아버지가 마차의 짐칸에 탔다.





「좋아, 꼬맹이. 여기서 역뱡향으로 달려 브론 지구의 내 저택으로 가라」


「네 저택따윈 모른다고」


「써먹을 데 없는 꼬맹이구만. 내가 지시를 내릴테니, 그대로 달리게 해라. 그리고 가능한 한 조용하고 빠르게 달려라」


「뭐야, 그 엉망진창인 요구는」


「공주님이 운다고?」


「그게 왜 공주님이 운다는 이야기가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말대답하자, 굉장히 이상하단 표정으로 이쪽을 보는 할아버지.


미묘하게 동정이 포함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할아버지는 앉는 위치를 바꿔, 누워 있는 여성의 얼굴에 걸쳐진 피투성이의 머리카락을 헤쳐낸다.


어딘지 모르게 본 적이 있는 듯한 얼굴이지만, 아무리 해도 떠올릴 수가 없다.


그런 나를, 한층 더 깊이 한심하게 보는 할아버지.


제기랄. 왠지 화난다.





「이 아가씨는 공주님 전속 시녀다. 너도 한번 본 적 있지 않나?」


「...!! 그러고 보면 비슷한 ​듯​한​.​.​.​.​.​.​.​」​


「시간이 아깝다. 빨리 가!」





무언으로 수긍하고 마차를 출발시키려 할 때, 한 명의 남자가 마차에 달라붙었다.





「선생님! 이 후에 우리들은 어쩌면 되나요?」


「빨리 집에 돌아가 이 일에는 입을 다물어 둬라. 그렇지 않으면 귀찮은 일에 휘말려든다. 위병들이 올 지도 모르지만, 우리들에 대한 건 일절 입 밖에 내지 말아라」


「ㄴ, 네, 선생님! 그건 절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요시 할망구에겐 당분간 만날 수 없으니, 약이 필요하면 시종을 저택에 보내도록 말해 둬라. 그리고 급한 환자도 말이다」


「네. 알겠습니다」


「뒷일은 아무쪼록 부탁하지」


「네, 선생님! 맡겨주세요」





할아버지가 나에게 짧게 가라고 지시를 내린다.


거기에 솔직히 따라, 들은 대로 마차를 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를 빠져나와, 나무들이 울창하게 무성한 브론 지구에 들어갔다.


몆 개의 길을 돌아 더욱 깊은 숲으로 들어가자, 눈 앞에 갑자기 트인 토지가 나타나, 그 끝에 한 채의 낡아빠진 저택이 보였다.





「저게 내 저택이다. 대문은 이미 열어 두었으니, 신경쓰지 말고 돌진해라」





그 지시에 혀를 차며, 나는 마차를 가능한 한 조용하고 빠르게 달리게 했다.


할아버지가 말하는 대로 커다란 철제 격자 대문은, 우리들을 환영하듯이 크게 팔(八)자로 열려 있었다.


그러자 현관이 기세 좋게 열려, 세 명의 시녀가 나타나 마차에 달려왔다.





「이 환자를 수술실로」


「네, 닥터」


「그리고, 쥬크는 어디에 있나?」


「네. 닥터에게 사자가 와서, 곧장 술식 준비에 들어가 있습니다」





나에겐 의미 모를 회화를 펼치면서도, 누워 있는 여성을 마차에서 내려 들것에 실어 옮겨간다.


솔직히 영문을 모르겠어서, 홀로 남겨진 느낌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의미를 모르겠어! 대체 뭐가 어째서 이렇게 된 거야, 할아버지!」


「바보가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 낭비다. 그것보다 빨리 가라,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네. 알겠습니다, 닥터」


「할아범! 제대로 나중에 설명하라고」


「기분이 내키면 해 주지. 오늘은 이제 돌아가도 된다. 그리고, 이곳과 시녀에 대한 일은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공주님을 지키고 싶으면 말야」





퇴장 대사같은 한마디를 남기고, 눈 앞에서 현관이 닫혔다.


철두철미. 상황에 휘둘린 결과, 의미도 모르는 채 돌아가도 된다던가, 웃기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대상이 없다.


어쩔 수 없어서 마차로 돌아가자 짐받이에 못 보던 짐이 있었다.


아무래도 거리 사람들이 시녀씨의 짐의 일부를 들고 와 실어 준 것 같다.


뒤돌아보고 건네주려 갈까 싶었지만, 어쩐지 화나므로 그만뒀다.


아무래도 갈아입을 옷 같으므로, 없어도 문제 없겠지.


이렇게 큰 저택이고 말이지.


아, 레벨 낮은 짓 하고 있는 건 자~알 알고 있지만, 이 정도의 보복은 용서해 주라고.


그렇게 자신에게 말하며, 밤길을 새의 정원를 향해 돌아가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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