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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지크 공주 이야기

スワジク姫物語


Translator | 청심환

36화. 엇갈리는 마음


왕도의 아침 공기는, 내가 있던 세계의 어떤 아침보다도 맑았다.


왕궁 안에 틀어박히는 일이 많은 나에겐, 모두와 외출한 그 날 이래 첫 마을 풍경이다.


목적한 장소까지의 길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 방에서 보인 건물을 향해가면 될 터.


우선 성의 북쪽을 향해 거리의 골목을 적당히 걸었다.


사람과 극력 만나지 않도록, 특히 위사씨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이동했다.


반시간 정도 걷자, 간신히 목표하던 집합주택이 보여왔다.


담장의 그림자에서 얼굴만을 빼, 주위 상황을 확인했다.


주택 입구에 두툼한 체격의 오빠가 둘, 집 주위를 경계하고 있는 사람이 2인 1조가 되어 빙글빙글 돌아다니고 있다.





「보먼, 경계받고 ​있​어​.​.​.​.​.​.​.​」​





그거야 여장한 이상한 사람이 갑자기 자기 집 지붕에 매일 깃발 꽂으러 오면 화내겠지.


어쩔까 싶어 생각하고 있자, 다른 골목에서 주택을 엿보고 있는 변태, 즉 보먼을 발견했다.


오늘은 그 붉은 리본은 붙이지 않은 것 같다.


그 대신이라고 하듯이, 보먼의 짧은 머리를 세 가닥으로 땋았고, 작은 리본이 달려있었다.


뭘까. 저 기발한 헤어스타일.


저건 보먼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까, 분명 누군가가 나쁜 마음으로 놀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하지만, 저걸로 돌아다니는 보먼도 강하다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보먼은 조금 주저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결심했는지 경계하던 남자들의 틈을 찔러 단숨에 집합주택의 입구에 뛰어들려고 했다.


하지만, 적도 사람. 틈을 보였다고 생각한 건 아무래도 보먼을 꼬여내려 한 것 같아서, 뛰어들려고 한 입구에서 두 명의 남자가 더 나왔다.


네 명이나 입구 앞에 막아서고 있으면, 역시나 보먼도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


나는 말을 거는것도 잊고 보먼을 지켜보았다.


힘내, 보먼!





「잠깐, 아가씨」


「헤읏」





갑자기 등 뒤에서 말을 걸려, 꼴불견인 대답을 돌려줘 버리는 나.


황급히 뒤돌아보자, 빨간 얼굴의 할아버지가 몇 명의 마을사람을 데리고 서 있었다.


할아버지는 모자를 거꾸로 쓰고 있었고, 그 안에 동전이 꽤나 많이 들어있는게 보였다.


내가 당황하고 있자, 할아머지는 씨익 웃고 모자를 내 앞에 내밀었다.





「한판 어떤고?」


「내기하는 건가요?」


「오, 그렇다마다. 저 여장 소승이 지붕에 올라가서 몇 분 버티는지, 그걸로 내가하고 있지」





손에 지폐같은걸 든 살찐 중년남이, 할아버지를 밀치고 최근 결과 속보를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가르쳐줬다.


그거구나, 모두 ​한​가​하​구​나​.​.​.​.​.​.​.​





「어제는 모래시계 3회전 반. 그저께는 5회전에 깃발꽂기.. 4일전은 2회전 반입니다. 아, 깃발꽂기라는 건, 지붕 위에 깃발을 꽂았는지 어떤지로 배율이 바뀌니까 말이죠」


「자, 아가씨는 몇 회전에 걸거지? 물론 깃발꽂기만 하는 배팅도 있다고」





아직도 현관문에서 악전고투하는 보먼을 어깨 너머로 뒤돌아보며 생각했다.


나를 격려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보먼.


그런 그의 필사적인 마음을, 엉망을 하면 안 되겠지.


나는 할아버지에게 짧게 단언했다.








「3회전 깃발꽂기 없이, 은화 2개」


「아가씨 겜블러구만!」


「칭찬해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고요?」








좋은 미소로 꾹 악수를 주고받는 나와 할아버지.


자, 문지기 넷을 어느샌가 따돌린 보먼은, 기세 좋게 현관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도중의 계단같은 곳에서, 아줌마 무리에게 여러가지로 물건을 던져지는 모습이 보였다.


매일 이런 고생을 하며 지붕에 올라가고 있었나 싶자, 어쩐지 조금 눈물이 나왔다.


힘내 보먼. 어쩐지 불쌍해졌지만, 일단 내 은화를 위해 힘껏 힘내!


잠시 바깥에서 멍ㅡ하니 주택을 바라보고 있자, 간신히 보먼이 다락방 창문에서 기어나온게 보였다.


만신창이라는 말이 딱 맞는 보먼에게, 다락방에 사는 주인같은 여성이 인정사정없이 빗자루로 보먼의 등을 때리고 있었다.


잠을 깨운 침입에 화난 것 같다.


격렬한 공격을 받으면서도, 보먼은 내 방이 보일 위치까지 이동해 등에 짊어진 짐에서 깃발을 꺼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걸 조립해가는 보먼의 등 뒤에서, 같은 젊은 여성의 방에서 추격자들이 지붕으로 기어나왔다.


제각각의 얼굴에 단풍 자국이나 찢어진 상처가 보이는 바로 보자면, 아마도 보먼처럼 방 안에서 다른 싸움이 있었던 것 같다.


뭐, 여담은 둘째치고 보먼이 어떻게든 깃발을 완성했을 때, 추격자가 그를 둘러쌌다.


나는 무심코 손을 꽉 쥐고, 이 다음 전개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내 옆에서 조용히 회전하는 모래시계.


이걸로 딱 2회전 반이다.


그리고 또 한번 이 모래시계가 회전할 때 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줬으면 한다.


지붕 위에서는 평소대로의 난투가 일어나고 있다.


사람 수에 맡겨서 밀어내려 하는 거주자측과, 버티면서 깃발을 무기로 다가오게 하지 않는 보먼.


그런 그들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자기들이 건 시간이 되자「변태, 지금이야. ​떨​어​져​라​」​라​던​가​,​「​주​인​의​ 근성을 보여보라고」라는 아유가 들렸다.


당사자들은 그걸 신경쓰고 있을 여유도 없는 것 같지만 말야.


드디어 3회전째 모래시계가 돌았다.





「보먼!!」





나는 주위의 야유에 지지 않도록 지붕 위를 향해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처음은 눈치채주지 못했다.


그러니까 나는 두번, 세번 보먼의 이름을 불렀다.


내 목소리가 간신히 들렸는지, 난투하던 보먼이 살짝 내가 있는 방향에 시선을 돌렸다.


여기가 마지막 대국이라는 참에, 나는 보먼에게 손을 크게 흔들며 소리쳤다.





「보먼! ​떨​어​져​어​어​어​어​어​어​!​」​


​「​어​째​서​어​어​어​어​어​어​?​!​」​





나를 보고 놀란 보먼의 틈을 거주자들이 놓칠 리도 없어서, 헹가레처럼 안아진 채 지면에 던져졌다.


떨어뜨리는 장소에는 다발로 묶은 짚이 쌓아올려져 있어, 거기에 떨어뜨린다는 약속이 되어 있던 것 같다.


한 순간 놀라버렸지만, 터무니없는 짓을 하는데 제대로 룰이 있는 것 같아서 안심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내 옆에, 할아버지가 다가왔다.





「지인이었나?」


「지금와서 비겁하다던가 말하지 않겠죠?」


「뭐, 딱히 부정을 저지른 것도 아니니까 트집잡을 생각은 없어」


「배짱좋네요」


「그래, 저 소승 덕에 벌었으니 말이지. 이게 내기금인 은화 16매다」


「고맙습니다」





할아버지는 씨익 웃고, 그대로 모여든 사람들을 데리고 마을 안으로 사라졌다.


그걸 지켜보고 있짜, 간신히 꼴 안에서 기어나온 보먼이 내 쪽에 다가왔다.





「고, ​공​주​님​.​.​.​어​째​서​「​떨​어​져​라​」​입​니​까​?​」​





울 듯한 표정으로 내 앞에 기어오는 보먼.


나는 그의 머리에 살짝 손을 두고, 나는 내가 지을 수 있는 최고의 미소를 보냈다.





「덕분에 벌었어」





손바닥 안의 은화를 보여주자, 보먼은 한 ​마​디​,​「​불​행​해​」​라​고​ 하고 그 자리에서 뻗어버렸다.











조금 전의 집합주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북쪽 거리 마켓 광장이라는 게 있어서, 보먼과 나는 오픈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보먼, 건강해서 다행이야」


「고맙습니다. 이제 왕궁을 섬기지 않는 저 따위에게, 만나러 와 주신 것 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그만큼이나 매일 지붕 위에서 날뛰고 있으면, 신경쓰이는걸. 후후후」


「저, 그것 말입니다만. 저 공주님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어​서​.​.​.​.​.​.​.​」​





컵 안의 자신의 얼굴을 보며, 가볍게 수긍하고 알고 있다고 무언으로 보먼에게 말했다.


보먼도 내용이 내용인만큼, 내 의도를 알았는지 눈치빠르게 목소리를 내지 않아주었다.





「살아있다고 안 것 만으로도 충분해. 고마워, 보먼」


「아, 아뇨. 사실 저는 마차를 몰았을 뿐입니다.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죠」


「아뇨. 이렇게 저에게 알려줬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눈물이 나올 정도로 기뻤어」


「아뇨, 그런」





내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고 미소짓자, 뺨을 붉힌 보먼은 갑자기 맘을 더듬으며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나는 홍차를 조금 머금어 목을 축였다.


응. 묘하게 긴장하고 있는걸 자각하고 있다.





「저기, 보먼. 내 탓에 해고되어서 미안해. 해고되었다고 듣고 나서, 줄곧 만나서 사과하고 싶었어」


「아뇨, 그건 신경쓰지 마십시오! 저, 공주님 탓이라던가 조금도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아으ㅡ 보먼. 공주님이라고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마」





흥분해서 큰 소리를 낸 보먼을 질책하며, 일단 내 신분이 들키지 않도록 주의를 줬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는지, 보먼은 의기소침해져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죄, 죄송합니다. 저, 머리에 피가 오르면 주위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뭐라 불러야 하는지요?」


「이전 외출했을 때엔, 아가씨라고 불렸어. 그러니까 그리 불러주면 알기 쉬울지도」


「네, 알겠습니다. 아가씨」





자아, 첫 용건을 꺼낼까.


나는 주머니에 넣고 있던 작은 보석상자를, 보먼 앞에 내밀었다.


멍해하는 보먼에게, 나는 상자의 내용물을 설명했다.





「저기, 이 안에는 반지가 들어가 있어. 이걸 가지고 있었으면 해」


「네? 반지? 아, 아, 아가씨가, 저, 저, 저, 저에게, 반지???」


「아, 아냐 아냐. 이건 그 옷의 주인에게 건네줬으면 해. 아마도 지금부터는 여러가지로 들여와질 거고, 친가에도 쉽게 돌아갈 수 없을거고」


「아, 아아. ​과​연​.​.​.​.​.​.​.​」​





어째선지 낙담해하는 보먼에게, 나는 내가 배려없었다고 깨달았다.


황급히 여러가지 몸을 더듬었지만, 저 반지만큼 비싸 보이는 건 가지고 있지 않았다.


고작 이 귀고리 정도인가.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좋을지도 모르니까, 황급히 귀걸이를 벗어 보먼 앞에 두었다.





「미, 미안. 신경쓰지 못해서. 지금 가진게 이것밖에 없네. 이런 거라도 괜찮다면 받아줬으면 기쁘려나」





보먼은 내밀어진 귀걸이를 가만히 보고, 한 쪽만을 손에 쥐고 다른 한 쪽을 나에게 돌려주었다.


아니, 귀걸이 한쪽만 돌려줘도 어쩔 수도 없는데?





「그다지 상을 받고싶어서 이런 짓을 한 게 아닙니다. 저는 당신의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에? 고, ​고​마​워​.​.​.​.​.​.​.​」​


「그래도 모처럼이니 하나만 받겠습니다. 이, 이, 이후의 한 개는, 고, 공주, 아, 아니. 아가씨가 소중히 해 주신다면 기쁘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떠신지?」





익은 것 처럼 새빨간 얼굴을 한 보먼.


의외로 로맨티스트한 점이 있는 녀석인걸, 하고 조금 미소지으며 생각했다.


나도 중학생 시절은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고백할 때, 이런 느낌으로 새빨갰겠지.





「알겠어. 그러면, 나머지 한 쪽은 내가 소중히 가지고 있을게. 그리고 그쪽 반지도 제대로 그 사람에게 건네줘」


「그건 물론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 사람에게 전언을 부탁하고 싶어」


「네, 무엇인지요」





긴장해서 혀가 잘 돌아가지 않아, 나는 조금 차를 마시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런 싫은 전언을 보먼에게 부탁하는 건 굉장히 거리꼈다. 하지만 역시 이것만큼은 제대로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되니까.


아무리 미움받아도, 그게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니까.





「저기, 그 반지를 건네줄 때,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다고 전해줬으면 해. 그리고, 이제 왕도에는 다가오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것도. 그 반지를 팔면, 아마도 10년 정도는 놀면서 지낼 수 있을 돈은 될 거니까 어딘가 한적한 마을이라도 찾아서 조용히 살아 줬으면 한다고」


「.......」


「사실은 여러가지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나에겐 어쩌면 좋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가장 좋은 방법은 두번 다시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러니까, 작별이야, 라고」





보먼은 가만히 자기 앞에 놓여진 커피를 노려보며 조용히 어깨를 떨고 있었다.


응. 아마도 내 말에 화내고 있겠지.


너무한 내 이야기에, 거기에 그걸 내가 직접 말하지 않고 타인에게 말하게 하는 비열한 행동.


보먼은 한결같은 점이 있으니까, 이런 비겁한 나에게 정이 떨어져 어디론가 가 버릴지도 모른다.


뭐, 그렇게 되면 그 나름대로 그를 상처입히지 않고 끝나니까, 개인적으론 조금 마음이 편해진다.


나는 가만히 그가 폭발하기를 기다렸다.


그래도, 아무리 지나도 보먼은 화내지도, 내려다보는 눈으로 이쪽을 보지도 않았다.


단지 고개를 숙인 채, 나를 향해 중얼거렸다.





「알겠습니다. 그 전언, 제가 책임지고 그녀에게 전하겠습니다」


「저, ​저​어​.​.​.​.​.​.​.​」​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열심히 생각해서 낸 대답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건 제 판단으로 듣지 않았던 걸로 해도 좋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 고마워. 보먼」





미동도 하지 않는 보먼에게 조금 불안을 느끼면서도, 그가 돌려준 대답은 내가 바라던 그대로의 것.


그것에 대해 내가 불평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어쩐지 그의 태도에 위화감을 느꼈다.


바랐던 대답인데, 보먼답지 않다.


그래도 그 보먼답지 않은 대답을 강요하던 건, 다름아닌 자기 자신.


나는 대체 그에게 뭘 바라고 있는걸까?





「그, 그리고 말이지. 그, 보먼도, 이제 나와 관계되는건 그만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이​유​를​ 물어도 좋습니까?」


「조금 전 말했던 것과 같은 이유. 나와 관련되면, 아마도, 보먼에게 폐를 끼친까. 그것도 생명과 관련되는, 말이지. 그러니까 친구는 골라 사귀지 않으면 오래 살 수 없을까 싶어서」


「전, 당신을 친구라고는 한 순간도 생각한 적 없습니다」


「아, 으, 응. 그렇지. 미안」


​「​아​뇨​.​.​.​.​.​.​.​」​





거북한 분위기가 둘 사이를 채웠다.


조금 쇼크받았으려나.


보먼과는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확실히 부정받으면 생각보다 힘든걸.





「당신의 마음이나 생각은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빨리 그 사람에게 다녀오겠습니다」


「응. 고마워. 보먼에겐 여러가지로 폐를 끼쳤을 뿐이지만 말이지」


「아뇨, 신경쓰지 마시길. 그러면」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등을 휙 돌리고 떠나가려는 보먼.


줄곧 고개를 숙인 채였으므로,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뭘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 뒷모습을 보고, 나는 무언가에 재촉받은듯이 말을 걸어버렸다.





「보먼!」





그의 발이 딱 멈췄지만, 돌아보진 않았다.


나는 이 세계에 와서 생긴, 자기만의 일방통행이지만, 친구에게 온갖 생각을 담아 작별의 말을 건넸다.








「고마워. 나, 미샤와 보먼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뻤어」














나는 홀로, 마켓 광장 안을 걸었다.


엇갈리는 사람들은 아침 시장에서 샀는지, 여러가지 과일이나 야채를 안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다니고 있다.


그 미소도 아침 공기처럼 굉장히 맑아서, 가라앉은 내 마음은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깨끗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사이 좋은 느낌인 가족이나 친구들과 엇갈리자, 굉장히 안타까워졌다.


페이 오빠나 미샤들과 함께 외출한 날이, 보먼들과 순수하게 차를 마시던 것이, 정말로 즐거운 추억으로서 머릿속에 있으니까 눈물이 나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한 그 물음에, 역시 나는 대답을 찾아낼 수 없었다.


나는 단지 모두와 함께 웃고 싶었을 뿐인데.


눈가에 떠오른 눈물을 살짝 소매로 닦고,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렇게 하면 눈물도 흘러넘치지 않을까 싶어서.





「언니, 무슨 일이야?」





시선을 내리자, 5살 정도의 예쁜 금발의 사랑스러운 아이가 손에 붉은 사과같은 과일을 들고 이상하다는 듯이 날 보고 있었따.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보이는 미소를 짓고, 나는 나무상자에서 내려와 여자아이 앞에 쪼그려 앉았다.





「무슨 일이니?」


「으응. 어쩐지 언니가 울고 있던 것 같아서, 왤까 싶어서」


「아, 아하하. 보기 흉한걸 보여버렸네」


「저기, 이거 줄게」





여자아이는 손에 들고있던 과일을 나에게 건네고, 뺨을 붉히며 수줍어하고 있었다.


한순간 왜 이렇게 되는지 몰라서 멍해하고 있자, 여자아이가 내 가슴에 과일을 갔다댔다.


어쩔 수 없이 그걸 받자, 여자아이는 기쁜 듯이 웃으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저기, 프렌다도 울보지만 이걸 먹으면 힘이 나. 그러니까 언니도 이거 먹고 힘내?」


​「​아​.​.​.​.​.​.​.​」​





작은 여자아이의 어떤 타산도 없는 상냥함에, 나는 고맙다는 말조차 입에서 꺼낼 수 없었다.


단지 과일을 가슴에 꾹 안고 고개를 숙였다.


소리를 내면, 앞을 보면, 여러가지로 안 될 것 같아서 나는 단지 흘러넘치는 오열을 견디느라 필사적이었다.


그런 내 등을, 작은 손이 천천하지만 어색하게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미, 미안. 언니 꼴불견이지」


「으응. 프렌다고 잘 우니까. 그러면 말이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언니가 쓰다듬어줘」


「그런가. 상냥한 언니구나」


「응. 무섭지만 무지 좋아」





나는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소매로 닦으며, 또 한쪽 손으로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왕래하는 길에서 통곡이라던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기습은 너무 효과적이었다.


길 저편에서 여자아이의 양친과 사람들이 이쪽을 보고 미소짓고 있다.


부끄러웠지만, 인사를 하고 여자아이를 부모님 곁에 보내주었다.





「자아, 엄마들이 기다리고 있잖아? 이제 가지 않으면 안 돼」


「응. 언니도 울고만 있으면 배가 아파져. 그러니까 이제 울면 안 돼?」


「응. 힘이 났어. 이거, 고마워」


「응. 바이바이, 언니」





여자아이가 부모님 곁에 돌아가는 걸 보고, 나는 부은 얼굴로 배웅했다.


그게 굉장히 부럽고, 안타까워서, 그러니까 또 눈가에서 뜨거운 것이 떨어졌다.
프렌다는 '어떤 금발과 위험한 동료들' 의 그 프렌다입니다.

캐릭터만 크로스된겁니다. 설정 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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