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미샤 시점.
어제 내가 시중을 들고 있던 공주가 성벽에서 떨어져 호수에 빠져, 물을 먹은 것 같다.
정말이지 내가 비번이었을 때라 다행이라고 마음 속에서 안도한다.
그 공주다. 눈을 뜨면 그야말로 시녀 셋이나 둘은 목을 잘리겠지.
물리적인 의미로.
그런 생명의 걱정도 있어서 시녀들은 쓰러져서 울 뿐이라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일단 책임을 추궁받지 않을 내가 화살 앞에 섰다.
「정말이지, 엉뚱하게 내 목이 달아나면 어떻게 책임 져 주려나」
투덜투덜 동료들에게의 불평을 작은 목소리로 하며, 나는 북쪽 탑사 안을 걷는다.
이곳은 그『만행공주』가 영주에게 강요해 세운 소궁전.
제국의 수도에 있는 베르엘에 궁전을 본뜬 구조가 되어 있고, 외장도 내장도 이 이상 없을 정도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내 친가의 공물이 이딴 것에 낭비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침을 뱉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뭐, 그런 충동에도 이미 익숙해졌지만.
스와지크님의 침실이 보여오자, 마침 문 앞에 눈이 새빨간 동료가 서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아니스.
어제 공주님에게 따르고 있던 시녀 중 한 사람이며, 내 친구다.
내가 다가가자 훌쩍, 하고 코를 울리면서 안경을 밀어올려, 눈초리의 눈물을 닦고 있다.
응. 어쩐지 굉장히 소동물같아서 지켜주고 싶다.
무심코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려 버린다.
「미안해, 미샤쨩. 나, 좀 더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괜찮아 아니스. 그 공주 취급에는 익숙해져 있고 괜찮다고 생각해. 그래서, 아직도 일어나지 않았어?」
「아니, 조금 전 일어난 것 같아. 어쩐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고」
「......그래서, 뭔가 했어?」
「기다리고 있었어. 미샤쨩이 오는거」
조심조심 나를 올려다보는 아니스.
무심코 설탕을 토할 정도의 파괴력이지만, 눈 앞에 있는 위기를 위해 이제와서 모에할 수는 없다.
눈을 뜨자마자 아침 준비를 시작하지 않으면 그 공주는 날뛰는 것이다.
이건 혹이나 멍 하나 정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려나.
깊은 한숨을 쉬고 나는 아니스를 옆으로 밀어내, 조용히 문을 노크해 만행공주의 말을 기다린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 바스락거리며 움직이고 있던 기척이 없어져, 방 안이 쥐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노성을 각오했던 만큼, 조금 맥이 빠진다.
잠시 기다려도 상황에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으니까 한번 더 노크한다.
「에, 부디?」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노크의 대답은 욕설이 아니라 뭔가 두려워하는 듯한 가련한 소녀의 목소리다.
이건 완전한 상정외.
하지만, 여기서 당황해서 공주의 미움을 살 수는 없다.
여기서 혼란한다면, 그거야말로 24시간 조교 풀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뭐, 살해당하지 않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지만.
마음을 바로잡고, 나는 살짝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어간다.
「실례합니다, 공주님」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방 안에 한 걸음 나아간다.
눈 앞에 있는 것은 새하얀 벽의 방에 자리잡아진 특대 사이즈의 침대.
그 침대 위에, 공주가 웅크리고 이쪽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뭐라고 할까, 꽃의 꿀에 이끌리는 벌같은 느낌으로 눈 앞의 소녀에게 끌어당겨진다.
뭘까 이 공주. 이렇게 귀여웠나?
그런 바보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내 나쁜 버릇이 나와 버렸다.
마치 지골로처럼 소녀를 바라보고, 뺨을 상냥하게 어루만지며 턱을 들어올린다.
그 사이에, 내 눈동자는 눈 앞의 소녀에게 못박혔다.
흔들흔들 흔들리는 속눈썹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는지, 천천히 소녀의 눈꺼풀이 내려진다.
뺨은 희미하게 복숭아색으로 물들어, 가볍게 열린 생기있는 입술에서는 달콤한 한숨이 내쉬어졌다.
뭐야 이거, 먹어버려도 돼?
그런 글러먹은 사고에 빠져 있던 나를 친구인 아니스가 문 저편에서 필사적으로 말을 걸어 제지해 줬다.
「미샤쨩! 제정신으로 돌아와! 그거 여러가지 의미로 안 되니까!」
그 목소리에 제정신을 되찾은 나는 새삼스럽게 내가 저지르려 한 일에 공포를 느꼈다.
이 내가 만행공주에게 마음을 사로잡히다니, 있을 수 없다!
등을 척 펴고, 공주에게서 한 걸음을 둔다.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있던 공주를 내려다보자, 시트를 꽉 잡은 손이 보였다.
큿, 얼마나 귀여운거야.
만행 공주라고 얕보고 있었어.
그렇지. 닥치고 있으면 이 공주는 초 미소녀다.
하지만, 여기서 본능에 흘러가면 시합 종료다. 내 인생적으로.
또 날아갈 것 같아지는 이성을 간신히 이으며, 깊게 심호흡을 한다.
눈 앞의 소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실망의 목소리에도, 이제 뒷걸음치지 않는다.
「앗.......」
「? 무슨 일이신지요, 공주님」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딘지 유감스러운 얼굴을 하고 이쪽을 보는 공주.
무슨 함정이냐.
시녀를 놀리거나 나락에 빠뜨리는 새로운 방법이라도 개발한 건가, 이 공주는.
한때는 위험했지만, 이제 속지 않습니다.
「그런가요. 상당히 상태가 좋아지신 것 같은 용태십니다만, 만일을 위해 의사를 불러 두겠습니다. 잠시 그대로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나는 상기된 얼굴을 숨기려는 의미로, 재빠르게 공주에게 등을 돌려 이 방을 뒤로 했다.
복도로 나오자, 뿌우, 하고 뺨을 부풀린 아니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미샤쨩, 바람피면 싫어. 아니, 바람은 미샤쨩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포기했지만, 저 사람만은 절대로 싫어」
「아, 아하하. 바보구나아, 아니스는. 공주가 어쩐지 새로운 괴롭힘 방법을 개발한 것 같았으니까, 조금 시험해 본 것 뿐이잖아」
「무슨 소리야, 미샤쨩. 볼이 붉어」
「아니아니아니. 이건 뭐라고 할까 공포를 참은 결과라고 할까」
「거짓말만 하네」
삐지는 친구의 비위를 맞추며 나는 닥터 게로의 대기실로 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