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영주 시점/페이탈 시점
스와지크·볼프·고딘.
맹주국인 크류스노이에 제국의 네 가문인 선제후 중 하나, 볼프가의 피를 잇는 그 자는 단언하건대 우리 나라의 암이다.
내 정실은 볼프가의 11녀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불쾌한 여자로, 뭔가 말하면 선제후의 직함으로 억지를 부리는 고집은 국내 주장(州長)들에게도 악평이다.
그런 여자에게 자라 아비 무서운 줄 모르는 딸이 제멋대로가 아닐 리가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녀를 죽이고, 볼품없는 집이라고 막대한 국가 예산을 낭비해 맹주국의 궁전풍으로 개축하거나.
그 자의 방약무인한 행동에 대체 몆 사람의 국민이 인내를 강요당했는가.
악명만으로 말하자면, 스와지크는 내 아내의 수 배 이상이다.
그런 억지를 강요당하고, 거기에 만족하며 따르지 안 되는 이유는, 우리 나라가 제국의 비호, 아니 볼프가의 비호 없이는 살아나갈 수 없기 때문.
그러니까, 이전의 낙수 사고 때는 가슴이 엄청나게 내려앉았다.
저런 탐욕스런 여자라도, 볼프가와의 인척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없어서 안 되는 요인이다.
소생했다고 들었을 때는 넋을 잃을 정도로 안도한 것이다.
「아버님, 부르셔서 왔습니다」
「오오, 페이탈인가. 잘 왔다. 그래서, 그 여자의 상태는 어땠지?」
내 방에 들어 온 것은, 제 3왕자 페이탈이다.
만행 공주가 유일하게 마음을 허락하고 있는 존재. 근위인 레오가 말하기로는 페이탈을 연모하고 있다던가.
그러니까 그 여자의 동향을 탐색할 수 있도록 문병하러 보낸 것이다.
「네. 상당히 건강을 되찾은 것 같고, 점심도 제대로 먹었다고 합니다. 닥터 게로의 말로는 늑골에 다소 금이 가 있는 것과, 기억의 혼란이 보이는 것 외엔 대체로 양호하답니다」
「호, 기억의 혼란이라. 그래서인가, 이쪽에 고함치지 않는 것은」
「네. 아마도 떨어진 경위조차 잘 모르는 모습이었습니다」
페이탈의 그 이야기에, 나는 무심코 회심의 미소를 띠워 버린다.
그런 나를 보고 페이탈도 쓴웃음짓고 있었다.
「그런가 그런가. 그러면 문제의 시녀는 어쨌지」
「그것도 실수 없게 했습니다. 일단 녀석의 하인을 떼어내고, 레오의 저택에서 숨기고 있습니다. 상황을 보고 나서입니다만, 진정하면 귀향시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언니를 살해당하고 복수심을 품지 말라는 편이 무리한 이야기니까 말이지. 이후는 하인의 신변 조사를 꼼꼼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솔직히 저도 간담이 서늘했습니다만, 그 대신 위산 과다증이 가라앉은 것도 확실합니다」
왕족의 혈연에게 손을 대면 죽을 죄는 당연하지만, 뭐. 그 여자라면 법을 어겨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거기에 본인은 살해당할 뻔 했던 것조차 자각하지 않다고 하고 있다.
웃지 말라는 편이 무리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볼프가에의 사자는 어쩌지?」
「그건 레오와 내대신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본인이 기억하고 있지 않으므로, 자신의 과실에 의한 낙수라고 보고합니다만 괜찮을까요?」
「그런가. 잘 조처해라」
듣고 싶은 건 전부 들었으므로, 물러가도 좋다고 눈으로 지시한다.
하지만, 페이탈은 조금 생각하는 듯한 행동을 하며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뭔가 있었나?」
「아뇨......네. 녀석이 저에게,『고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바보같은. 그 녀석이 타인에게 감사를 한다니」
「저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거기에 뭐라고 하면 좋을까, 태도가 표변한 것 처럼 보입니다」
스스로 말하는 것을 확인하듯이 천천히 말하는 페이탈.
마치 자신의 발언을 의심하고 있는 듯한 모습에 조금 불안해진다.
「어쩌면, 살해당할 뻔 했던 걸로 태도를 고친건가?」
「그럴까요? 그렇다면 고치기는 커녕, 숙청을 시작하는 것이 그 여자입니다. 조금 더 상태를 보겠습니다만, 만일 이 변화가 바람직한 것이라면 저는 그것을 늘려 가려고 생각합니다」
「미안하군. 너에게는 싫은 일만을 강요해 버려서」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버님. 저런 계집에게 저희 나라를 좋을대로 시켜서는 참을 수 없으니까요. 이것도 제 일 중 하나입니다」
「고생하겠지만, 만행공주를 잘 부탁한다」
「네. 목숨에 걸어서라도」
사실을 나와, 나는 만행 공주의 시녀들의 대기실로 향했다.
시간적으로 말하면 식사가 끝났을 무렵일까.
방금 있었던 보고에서는 방에서 식사를 하는 것 같았지만, 거기에 휘둘린 급사나 시녀들에게 가벼운 동정을 느꼈다.
그런 걸 생각하며 걷고 있자, 복도 한가운데에서 새파란 얼굴을 하고 있는 아니스와 스비타가 있었다.
어쩐지 핍박받은 것 같은 모습에 불길함을 느낀다.
빠른 걸음으로 둘에게 다가가, 놀래키지 않도록 말을 걸었다.
「아니스, 스비타. 뭔가 있었나?」
「아, 전하. 보기 흉한 곳을」
「신경쓰지 않는다. 뭔가 있었나?」
당황해서 경례를 취하려 하는 스비타를 말려, 지금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니스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아니스는 조금 혼란하고 있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스비타에게 시선을 되돌린다.
「식사 급사 중 아니스가 접시를 떨어뜨려, 공주의 나이트 드레스에 방울을 튀겨 버렸습니다」
「위험하군. 그래서, 녀석은 화냈나?」
「그, 그게......특히 화내지 않고 오히려 아니스를 걱정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가. 알았다. 뒷일은 맡겨라」
그렇게 말하고 만행 공주의 방에 들어가려 하는 나에게, 스비타가 매달리듯이 말을 이었다.
「전하, 저희들의 처벌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니스도 그게 신경이 쓰여서, 거기에 덧칠을 하는 듯한 실패를 해 버렸습니다. 솔직히, 저희들이 언제 처형되는지가 불안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미안하군. 하지만, 그런 일은 내버려두지 않아. 안심해 줘라」
분한 듯이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숙이는 스비타.
그 황갈색 머리카락에 살짝 손을 얹고 쓰다듬으며, 위안의 말을 거는 것 외에 지금의 나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자신의 무력함에 답답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나는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전, 하, 죄, 송합, 니, 다......훌쩍」
「아니스, 오늘은 이만 물러가라. 그렇게 울면 윤기가 없어진다고?」
「죄숑합니댜......」
상냥하게 말을 걸자, 아니스는 울음을 멈추기는 커녕 한층 더 수십되지 않는 상황에 빠졌다.
스비타의 가슴에 얼굴을 묻어 억지로 소리를 죽이고는 있지만, 그다지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다.
시녀들의 불안도 아슬아슬한 곳까지 와 있는 건가.
깨닫지 못한 건 아니지만, 그녀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없었던 것이 후회된다.
그러면 필요없는 불안감을 안게 할 일도 없었는데.
라고는 해도, 수풀을 찔러 뱀이 나와서는 본말전도다.
답답한 마음을 씹어죽이고, 문 밖에서 떼지어 모인 급사들을 밀어헤치고 녀석의 거성으로 발을 디뎌넣었다.
마음은 마치 절망적인 전장으로 향하는 기사와도 같았다.
이건 나밖에 할 수 없는 싸움.
기다리고 있어라, 만행 공주. 언제나 반드시 나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으로 해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