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인생은 모름지기 미션이다.
「하으, 지쳤다아」
침대 위에 납작 업드려서, 전신의 힘을 빼 늘어진다.
오늘 하루 이상하게 신경을 쓰며 보낸 탓에, 어쩐지 어깨가 뻐근한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려나.
바깥 사람을 모르기 때문에 정말로 왕도적인 공주를 연기했지만, 괜찮은건가, 하고 지금와서 걱정한다.
뭐, 최악의 경우에는「기억 상실이에요, 오호호호홋」하고 얼버무리면 대체로 속일 수 있을지도.
「라고 할까, 바깥 사람의 지위를 모르겠는데?」
소리를 내서 불평해도 내 호소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행동거지는 어느 정도 얌전하게 하는 걸로 클리어 할 수 있어도, 지식까지는 아무래도 어렵다.
평소 뭘 하고 있었는지.
어떤 취미가 있었는지.
좋아하는 색은?
개를 좋아하는지?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친구 관계는?
좋아하는 남성 타입은?
좋아하는 식사는?
공무라던가, 하다 만 일이 있거나 하면 어쩌지.
누군가에게 묻는다고 해도, 누구한테 물으면 좋을지 모르고.
메이드씨들은 의외로 쌀쌀맞고.
「나한테 바깥 사람을 흉내낸다니 무리야. 실제로, 모르는 것 투성이고 말야」
난폭하게 흐트러진 머리를 박박 휘젓는다.
날뛰는 것도 지친 나는, 방의 천장에 매달려져 있는 샹들리에를 바라보며 무심하게 되려고 노력했다.
아군을 만들지 않으면.
내 처지를 이해해 주고, 거기서 보살펴 줄 것 같은 사람.
역시 후보로써는 미샤나 페이 오빠 정도의 선택지밖에 없다.
다른 메이드씨, 시선도 맞춰주지 않고.
그게 말야, 치트 기능이라던가 가지고 있지 않은걸.
개인적으로는 사이코 메트리라던가,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녀석.
이 세계에 마법은 없는걸까아.
구질구질 생각하는 동안,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의식이 멀어진다.
그리고 내 TS빙의 첫날은 막을 닫았다.
「라니, 아직 자면 안 돼! 있고 있었어, 바깥 사람 사유물 체크!!」
어째서 지금까지 그걸 깨닫지 못한거야!
일기라던가 있으면 엄청 좋은 정보원이 되겠지.
하지만 이 방에는 침대와 촛대, 저녁에 옮겨져 온 부엌 세트 정도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성 어딘가에 바깥 사람의 개인실이라던가 있는게 아닐까?
굉장해, 나!
똑똑해, 나!
낮에 눈을 떴더니 메이드씨가 있어서 좀처럼 생각하는 대로 행동할 수 없었으니까, 지금이 베스트 타이밍이다.
밤도 꽤나 깊어졌겠고, 어쩌면 모두 자고 있을지도 모른다.
「후후후, 나도 운수가 트였다고오오오오오오오!!」
정말로 운수가 트였는지 어떤지는 둘째치고, 일단 행동 지침을 정할 수 있었던 건 순수하게 기뻤다.
다만, 이대로 밖에 나가서는 누군가에게 당장 발견되어 버린다.
방 구석에 있던 벽장에 달려들어, 뭔가 사용할 수 있는건 없을지 찾아댄다.
나온 건 외출용 유카타. 두꺼운 버전.
이건 지금 입고 있는 비단보다는 두껍고, 색도 상당히 어두운 갈색이다.
어슴푸레한 밤의 성 안에서는 분명 장막이 되어 줄 것이다.
하는 김에 촛대 받침대에 걸려 있던 먼지막이 커버.
조금 머리를 굴리면 머리를 가리는 데에도 딱 좋은 느낌.
밤이라고는 해도 바깥 사람의 이 은빛 머리카락은 너무 눈에 띈다고 생각하니까, 이거 안에 머리카락을 죄다 넣어버리자.
머리카락이 많아서 전부 넣으면 목 근처에서 묶을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인중 근처에서 묶어 보았다.
마음은 루팡 3세지만, 외형은 한옛날 전의 도둑이다.
「탐색 에리어는 이 방이 있는 층을 이 잡듯이 뒤지기로 할까. 라고는 해도 문 밖에 누군가 있는걸까?」
살금살금 걷는 도둑걸음으로 이 방의 유일한 문에 달라붙는다.
귀를 붙이고, 가만히 바깥 모습을 엿본다.
조용하다.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자, 탁, 하고 딱딱한 게 맞닿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문 앞에 서 있는 것 같다.
뭐, 이건 솔직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낙담하지 않는다.
나는 그대로 천천히 창가에 이동했다.
낮에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을 때, 이쪽에서 옆 방의 베란다가 보였던 것이다.
거기에 의외로 가깝다.
나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창문을 살짝 열어, 천천히 창틀에 발을 걸친다.
팬티 입지 않았으니까 돌의 차가움이 직접 고간에 전해지는게 뭐라 할 수 없는 미묘한 느낌.
뭐라고 할까, 닿는 느낌이라던가, 딱 맞는 느낌?
아, 조금 앞으로 구부리는 편이 좋을 것 같다.
.......
............아응.
「하, 안 돼, 안 돼. 이런 곳에서 이상한 짓 하고 있으면 진심으로 머리 내용물이 걱정된다고」
마음을 바로잡고 베란다까지의 거리를 눈어림한다.
바깥 사람 보폭으론 딱 아슬아슬하려나.
이 정도의 거리라면 뛰어서 이동하면 어떻게든 될까?
그렇게 생각하고 아래를 보았다.
보지 않는 편이 나았다.
「무셔어어어」
3층 정도 높이는 있으려나.
아래를 걷고 있던 순찰 병사가 상당히 작게 보인다.
쓸데없는 소리는 낼 수 없지.
다시 한 번 베란다를 보자, 조금 전 보다도 상당히 멀게 느껴진다.
떠, 떨어지면 역시나 죽겠지?
부들거리며 몸을 떨고, 그래도 각오를 다져 창틀 밖으로 몸을 내민다.
창 아래에 있는 돌출부분에 가까스로 발을 걸쳐, 창틀에 양 손으로 제대로 잡아 다리를 하나만 뻗는다.
「다, 닿지 않아.......」
응. 미안, 헤타레야.
흐우우, 하고 심호흡을 하고 한 손을 뗀다.
몸 반쪽으로 다리를 내밀면, 어떻게든 다리가 저쪽에 닿는다.
챵을 잡는 손과 뻗어져 있는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며, 떨어지는 걸 어떻게든 참고 있는 상황.
거기서 중요한 걸 깨닫는다.
「다리가 닿아도, 이 자세로는 저쪽으로 갈 수 없잖아」
나는 허겁지겁 방 안에 돌아와, 이번은 창틀에 다리를 대고 일어선다.
이걸로 저쪽에 이동할 수 있으면 미션 컴플리트.
이동할 수 없으면 미션 페일. 덤으로 배드 엔드 그 1이다.
눈을 감고 정신 통일. 뛸 수 없는 거리가 아니다.
괜찮아. 나라면 할 수 있어.
나는 마음 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아이, 캔, 플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이!!!)」
마음껏 창틀을 박차, 허공으로 날개짓치는 나.
부웅, 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싶자, 곧장 강한 충격을 양 다리에 받았다.
그 충격을 무리하게 받지 않고 앞구르기 자세로 어떻게든 견뎠다.
다행이다. 중학교 때 한 유도 수업이 이런 곳에서 도움된다니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어.
고마워, 뇌근육 타나베 선생님.
식은땀을 소매로 닦고 베란다에서 일어선다.
뒤를 돌아보자, 뛰쳐나온 창은 바람 탓인지 자연스레 닫혀 있었다.
이래서는 돌아갈 때 이 루트를 고를 수 없다.
끈이나 뭔가로 고정해 두지 않았던 내 어리석음을 저주한다.
그 때, 베란다 저편에서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거기 있어?」
「(히이이이이이이!!)」
위험해, 발견되어 버린다!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아니, 나온 상대를 때려눕힐까?
아니면 장식물로 둔갑할까!!
어쩌지? 어떡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