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러고 보니 나는 늑골에 금이 가 있었지.
「전치 1주간, 이려나요」
찬장 위에 놓여진 그릇 안에서, 정중히 손을 씻은 닥터·게로.
이곳은 평소의 내 침실이고, 나는 침대 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사실 일어나고 싶지만, 호흡할 때 마다 날카로운 아픔이 있으므로 긴중을 기해 누워 있다.
「......공주님, 뭔가 격렬한 운동같은 것을 하셨습니까? 예를 들자면 댄스 연습 등입니다만」
「아, 아뇨. 격렬한 운동은 딱히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러신가요. 일단 뼈는 부러지지 않았으므로, 일상 생활에 특히 지장이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환부에 부담이 가는 행위는 엄하게 신경쓰는 편이 좋을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뽀직, 하고 뼈가 부러져 버립니다?」
「(히이이, 그건 싫어)」
뼈가 부러지는 걸 상상해 일그러지는 얼굴을, 어떻게든 미소로 얼버무린다.
어제 그 정도로 무리했으니까 당연한가.
기합이 들어간 때는 그다지 아프지 않았지만, 아침 일어났더니 무~지 아팠는걸.
어쩔 수 없다. 당분간 얌전하게 있자.
그렇다고는 해도, 큰 움직임이나 심호흡을 하지 않는 이상 괜찮은 것 같지만.
홀로 응응, 하며 수긍하고 있는 나를 방치하고, 닥터 게로는 재빨리 복도로 나갔다.
그와 엇갈려서, 이번은 페이 오빠와 샌드릭씨가 들어온다.
「괜찮니? 너무 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네. 고맙습니다, 페이 오라버니」
「잠시 방 안이라고 할까, 창 근처를 조사하게 해 줘」
「......ㄴ, 네. 부디」
그래. 어제의 도둑 침입 사건이 아직 미해결인 것이다.
범인이 눈 앞에 있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말야.
그러니까 그 창문에 집착하지 않아도 괜찮은게 아닐까.
이거 수치 플레이?
원래 남자니까 부끄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이지 이제 진짜로 죽을 정도로 부끄럽습니다만!!
「어제 제가 베란다에 나갔을 때, 마침 창문이 닫혀지는 걸 봤어요. 그래서 황급히 이쪽 방에 들어갔더니, 닫혔을 것인 창분히 다시 열려 있었습니다」
「과연. 도둑이 한 번 이곳에 들어갔지만, 샌드릭이 눈치챘으므로 황급히 도망쳤나」
「아마도. 그리고 그 물증으로써 남겨진 것이 이 창문에 붙은 점액의 흔적입니다」
「(샌드릭씨, 그거 물증 아니야! 내......애......라니, 말할 수 있겠냐아아아아아!!)」
내 마음속의 태클에도 굴하지 않고, 물끄러미 창틀을 바라보는 남자가 둘.
그 때, 나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목격해 버렸다!!
페이 오빠가 말라버린 그것을 손톱으로 긁어내, 손가락에 붙여 입에 문 것이다.
순간, 내 안의 가속장치가 풀 가동.
침대 위의 베개를 한 손으로 잡고, 힘껏 페이 오빠의 머리를 때렸다.
「~~~!!」
겨드랑이에 달리는 격통에 무심코 주저앉는 나.
죽을 것 같은 부끄러움에 충동적으로 움직여 버렸지만, 이거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지.
얻어맞은 페이 오빠는 이상한 듯한 얼굴을 하고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격통에 허덕이면서도, 나는 일단 이 변태에게 주의를 주었다.
「페이 오라버니, 그, 그런 걸 핥으시다니......」
「독인지 어떤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삼킬 생각은 없었지만, 네가 갑자기 때리니까 삼켜 버렸잖니」
「흐에?!」
「뭐, 독이라고 해도 즉효성의 것은 아닌 것 같으므로 일단 나도 안심했지만 말야」
「과연. 확실히 자극은 없군요」
라니, 샌드릭씨까지 뭐 하는거야!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웅크린 나를 이상한 듯이 바라보는 둘.
페이 오빠가 탁, 하고 손을 치고, 어쩐지 감동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혹시, 내 사랑스러운 리틀 프린세스는 내 몸을 염려해 준 건가」
「(아니라고, 이 로리콘 변태)」
대답할 기력도 없어서, 머리를 풀썩 늘어뜨린다.
그걸 무언의 긍정이라고 받아들였는지, 더더욱 틀린 방향으로 이해되어 버렸다.
「고마워, 스와지크. 네가 그렇게나 나를 걱정해 주고 있었다니, 정말 기뻐」
그렇게 말하고 나를 가볍게 껴안고 뺨에 상냥하게 키스했다.
서양인이라면 이건 순수한 인사같은 것이다.
서양인이라면 이건 인사야.
이 키스는 악수같은 것.
소름이 돋은 손을 필사적으로 매만지며 현실 도피하는 나.
분한 눈물을 흘리면서, 으으~ 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노려본다.
「전하, 이것을!!」
바보같은 짓을 하고 있자, 어느샌가 샌드릭씨가 내 침대 머릿맡의 뭔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페이 오빠도 그것에 흥미를 나타내고 침대에 달려간다.
그리고 나는 홀로, 내가 해 버린 실패에 아연해했다.
그들이 내 침대에서 찾아낸 것. 그건 어제 고생해서 손에 넣은 바깥 사람의 일기.
「이건 뭐지?」
그렇게 말하고 페이 오빠가 자물쇠 없는 일기를 들고 펄럭펄럭 읽기 시작했다.
지나친 사태의 급전개(개인적으로)에 따라가지 못하고, 읽지 말라고 항의하는 것 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페이 오빠의 얼굴이 점점 심각하게 바뀌어간다.
아, 진지 모드다.
뭐가 써 있던걸까, 저 일기에.
호, 혹시 페이 오빠의 변태틱한 소행이 나열되어 있다던가.
응, 아마도 바깥 사람도 그 시스콘 녀석에게 질려서, 불평을 저거에 적고 있었던 것임에 틀림없다.
어쩌지!
「스와지크, 이것들은 네가 이곳에 가져왔니?」
그런 걸 인정하면 일련의 소동이 내 짓이라고 들켜 버린다.
그러니까 나는 조건 반사적으로, 힘껏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책의 내용물을 보거나 했니?」
「아, 아뇨」
「그런가. 다행이다. 샌드릭! 적의 목적을 알았다고. 서둘러 위사대 간부를 소집해라. 하는 김에 시녀장과 스와지크의 전용 시녀도 모아와라」
내 일기인데 무심코 내용물을 보지 않았다고 말해서 괜찮나 싶었지만, 의외로 거긴 패스인 것 같다.
라고 할까, 적이라니 뭐? 목적이라니 뭐? 적인 상황입니다만, 누가 가르쳐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터벅터벅 빠른 걸음으로 나가는 페이 오빠와 샌드릭씨.
후, 간신히 조용해졌나.
어질러진 베개를 원래대로 돌리려 일어서는 내 시야의 구석에 미샤의 모습이 보였다.
아무 의식도 하지 않고 그쪽에 눈을 돌리자, 미샤는 가만히 창틀에 붙은 내......를 바라보고 있다.
「에에, 미샤씨?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뇨, 딱히......크큭」
「(뭐뭐뭐뭐뭐뭔가요. 그 시커먼 웃음은! 서, 서, 설마, 들켰나? 잠깐 진정해, 나. 만일 저게 그거라고 들켰다고 해도, 저것의 주인이 나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괜찮아, 진정해!!)」
「저도 어쩐지 불려가는 것 같으므로, 잠시 물러나 있어도 괜찮을까요? 나중에 시녀를 보내겠습니다」
공손이 무릎을 구부리고 고개를 숙이는 미샤의 등에, 거대한 거미줄을 친 무당거미를 본 듯한 느낌이 나에게 들었다.
스러지는 듯한 내 대답을 듣고 미샤는 우아하게 방을 나갔다.
*****
그 무렵, 복도를 걷고 있던 페이탈 전하와 위사 샌드릭.
「스와지크 공주 말입니다만, 상당히 분위기나 소행이 바뀌었군요, 전하」
「그래. 내 몸을 염려해 울며 화내다니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지. 이건 의외로 빨리 함락시킬 수 있을 느낌이군」
「하지만 만행 공주라고 말해지신 그 분이, 설마하던 변화군요」
만족스럽게 끄덕이는 페이탈에게, 샌드릭이 쓴웃음을 지으며 의문을 던졌다.
그 물음에 페이탈도 조금 신음소리를 내며 생각한다.
너무나도 바뀐 스와지크의 성격.
차라리 다른 사람이라고 듣는 편이 납득이 갈 정도다.
「닥터 게로도 말했다만, 낙수 사고를 기인으로 한 기억의 결핍, 유아 퇴행, 불리한 기억의 봉인 등. 설명을 붙이자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다만 문제는 거기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 나라에게 있어서 그 자가 다루기 쉬운 인물인가, 그게 아닌가일 뿐이다. 내용물따윈 관계 없어」
「뭐, 확실히 그렇습니다만. 그렇지만 아랫것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죠」
턱을 잡아당기며 샌드릭이 근심스러운 듯이 중얼거린다.
페이탈도 그의 말에는 동의할 수 밖에 없고, 실제로 눈 앞에 있는 이 책의 존재가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시녀의 보고서와 극비 보고서를 공주의 머릿맡에 숨겨, 시녀들의 본심이 그녀의 눈에 띄도록 계획하다니」
「실로 확실하고 가증스러운 방법이군요」
「이걸 읽으면, 그 만행 공주가 격앙한다는 일을 도둑은 숙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니 말이지. 계획이 성공하면, 지금 있는 시녀들 전원의 목이 달아나도 이상하지 않아. 참수형이 아니더라고, 심한 벌이 주어지겠지. 그렇게 되면 누군가가 또다시 제2, 제 3의 낙수 사고를 계획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어. 아니, 높은 확률로 그리 되겠지」
「그리고 그건 위사에게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곳에서 실행되겠죠」
「실로 교활한 책략이군. 제기랄, 어느쪽이 진정한 적인가, 그 확증만 잡을 수 있다면」
「중원의 람자스인지, 제국인지. 앞쪽의 범, 뒤쪽의 늑대라는 것입니까」
「쥐를 좀 더 기어들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는걸」
「그건 저에게가 아니라, 미지리에게 말씀드려 주시죠」
「그렇군. 어쨌든 지금은 보이지 않은 적에 대해, 틈을 보이지 않도록 할 수 밖에 없는걸」
「정말로 진절머리 나는군요」
아무리 혐오스러운 인물이건, 스와지크라는 이 나라의 약점은 죽을 생각으로 지켜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게 이만저만한 일이 아닌 걸 둘은 숙지하고 있다.
어쨌든 국내외에 이 약점은 널리 알려져 있으니까.
『고딘 왕국을 부수는 데 군사는 필요 없다. 만행 공주를 살짝 자극하면 곧 멸망한다』
시녀나 병사 안에 잠복한 반 스와지크 세력을 어떻게 설득할지, 둘은 깊은 한숨을 쉬며 회의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