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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시리즈 요시노편

マリみて 祐麒シリーズ


원작 |

역자 | 淸風

패럴렐?!


 아침 햇살이 커튼 틈새로 찔러 들어와, 오늘도 역시 좋은 날씨임을 당당히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방의 주인은 침대 위에서 코를 골며 숙면하고 있었다. 원래 자명종이 세트 되었던 시간은 진작에 지났고, 아무래도 다시 잠이 든 것처럼 보인다.
 행복한 듯한 표정으로 꿈나라의 생활을 구가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걸 버텨 서서 내려다보는 사람이 한 명.
 허리에 손을 대고 눈썹을 치켜세우고 있는 모습은 귀여운 이목구비와 더해져, 미스매치면서도 또 다른 귀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단지,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지금도 아직 이불을 안은 채로 풀려있는 표정으로 잠든 채다.
 소녀는 눈을 감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일어나, ​유​키​―​―​―​―​―​―​!​!​!​!​”​

 폐활량을 최대한으로 살려 큰 소리를 내며, 그와 동시에 침대에 뛰어올라 힘찬 기세로 배 위에 올라탄다.
“쿠학!”
 묘한 신음 소리가 난다.
 하지만 거기서 봐주진 않는다.
“이봣! 언제까지 자고 있을 거니, 빨리 일어나. 지각해 지각!”
 올라탄 채로 팔을 휘둘러 내리며 투닥투닥 두드린다.
 아래에 깔려있는 사람이 간신히 눈이 뜨였는지 공격에서 피하려 하지만,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혀 있기에 피할 수도 없다.
“우와, 그만, 그만! ……이제 일어났으니까!”
“진짜?”
“진짜, 진짜.”
“정말, 어쩔 수 없다니까.”
 안되겠네 하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과 태도로 소녀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대로 창가로 걸어가서 한순간에 커튼을 열어젖힌다. 아침 햇살이 방 안을 비추고, 거슴푸레한 밤의 분위기를 띠고 있던 방이 한순간에 생기를 띠고 빛을 낸다.
“정말로 유키는 손이 많이 간다니까.”
 창에서 들어오는 아침 해를 등에 맞으며 소녀는 자랑스레 미소짓는다.
“차암, 그러니까 멋대로 들어오지 말라고 말했잖아, 요시노.”
“뭐야, 내가 안 왔으면 못 일어났던 주제에.”

 오늘 역시 평소대로의 아침이었다.


 바로 얼굴을 씻고, 아침 식사인 빵과 요구르트를 위에 담고, 이를 닦는다. 그 사이에도 요시노와 어머니가 사이 좋은 듯 이야기를 하는 게 신경 쓰이는 유키. 교복 상의에 팔을 넣고, 가방을 집어 당기며 거실로 뛰어든다.
“정말로, 매일 고마워. 요시노 쨩. 언제나 도움받네.”
“아뇨, 역시 제가 없으면 유키는 어쩔 수 없으니까요.”
“멋대로 남 이야기로 신나하지 마.”
 요시노가 뒤를 돌아보자, 땋은 머리가 흔들린다.
“뭐야, 내가 없으면 매일 지각해 버리는 주제에.”
“시끄럽네, 이상한 참견 하지 마.”
 둘이서 서로 노려보고 있자, 엄마가 즐거운 듯 사이에 끼어든다.
“정말로 둘은 사이가 좋네. 나도 안심이야. 요시노 쨩이 유키에게 시집와 준다면.”
 그러자 둘은 입을 맞춰서
““우리들은 그런 게 ​아​니​야​(​에​요​)​!​!​”​”​
 하고 소리치면서 집을 빠져나가는 거였다.

 집을 나서자마자 달리는 두 사람. 학교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의 거리지만,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다.
 아침밥을 막 먹은 유키는 아직 움직임이 둔해서, 요시노가 가냘픈 몸을 휘날리며 앞을 달려간다.
“유키! 그렇게 천천히 달리면 늦어!”
 돌아보면서 바로 입을 빼쭉여 온다.
 요시노는 기운은 있지만 발은 빠르지 않아서, 얼마간 몸이 깨 있지 않아도 따라가는 건 어렵지 않다.
 유키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소꿉친구의 흔들리는 땋은 머리를 눈에 넣은 채로 기계적으로 발을 번갈아 옮긴다.
“……저기, 요시노.”
“뭐야, 배가 땡긴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
“아니, 그런게 아니라.”
 치마에서 빠져나온 가는 다리.
 그리고.
“그렇게 척척 걸으면, 팬티 보여.”
 갈색과 빨간색이 섞인 체크무늬 치마는 학교 지정 치마보다 길이가 굉장히 짧아서, 그 때문에 격렬하게 움직이면 금단의 성역이 보여버릴 위험성도 높다. 그렇다고 할까, 슬쩍 보인 건 하양과 물색의 줄무늬.
 그 한마디를 들은 요시노는 발끈해서
“……이, 짐승!!”
“우에엑?!”
 달려온 유키에게 카운터로 가방의 무거운 일격을 먹인 거였다.


 교실에 도착한 건 지각 직전의 타이밍이었다. 아침부터 체력을 쓰고, 첫 시간째 고전 수업을 마치고, 간신히 첫 쉬는시간이 되었다.
 수업중에 기운이 없었던 사람도 이 시간이 되면 순식간에 활력을 되찾게 되기에, 그런 인물이 유키에게 다가온다.
“여, 유키치. 오늘도 사이 좋게 부부끼리 등교입니까.”
“누, 누가 부부야!!”
 코바야시의 말에 반응 한 건 평소처럼 유키가 아니라 요시노 쪽이었다. 이골이 나 있기에 유키는 이야기를 흘릴 수 있지만, 천성적으로 성급한데다 어느 의미 솔직한 요시노는 매번 놀리는데 바로 반응해 버리는 거다.
“정말로, 너희는 언제나 사이 좋네.”
 덥네 더워 하며, 손으로 부채질하는 듯한 모습으로 장난기 있는 미소를 띄워 오는 건, 반 친구이자 요시노랑 친하기도 한 츠타코였다.
 내비두면 되는데도 반론하지 않곤 참을 수 없는 게 요시노고, 화를 내면 낼수록 악순환에 빠지는 게 특기다.
“그만둬, 우연히 집이 가까워서 소꿉친구가 된 것뿐이니까! 유키가 칠칠맞으니까 어쩔 수 없이 내가 깨워주고 있는 것뿐이니까!”
“잠을 깨우는 건, 굿모닝 키스야?”
“그, 그, 그런 걸 할 리 없잖아! 어, 어째서 내가 유키 같은 거랑!”
 발끈하고 있는 건지 부끄러워하고 있는 건지, 얼굴을 붉히며 팔을 흔든다. 그런 모습이 재밌어서 매번 놀림 받고 있는데 그건 깨닫지 못한다.
 유키 역시 시원스런 표정을 지으려 하고 있었지만, 오는 말이 있으면 가는 말이 있는 법. 그만 요시노의 말에 계속 말대답해 버린다.
“이쪽이야말로, 요시노 같은 거랑은 사양하고 싶다니까. 애초에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매일 아침.”
“뭐, 뭐라고? 혼자서는 일어나지도 못하는 주제에!”
“일어날 수 있다니까. 그보다, 일으키는 방법이 이상해. 배 위에 올라타서 때리는 건 말도 안되잖아?”
“그치만, 그쯤 하지 않으면 유키는 안 일어나잖아. 오늘도 몇 번이나 잡고 흔들었는데 전혀 일어날 기미도 없었고.”
 하고 둘이서 평소 같은 푸닥거리를 하고 있자.
“아―, 두 분, 두 분. 부부 싸움은 적당히 해 줬으면 하는데.”
“그보다, 여전히 부러운 생활 보내고 있구나.
 어이가 없다는 듯 츠타코는 한숨을 내쉬고, 코바야시는 미묘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고 있다.
 한편 그런 네 사람의 모습을 약간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인물도.
“하우우……유키 군을 아침에 깨우러……역시 못 이기겠어.”
“마미 쨩, 포기하면 안 된다니까. 둘이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한 찬스는 있다니까.
“그래도, 가츠라…….

 미묘한 인간관계는 점심시간이 되면 더더욱 복잡해진다.


 수업이 끝나, 점심을 맞이하자 모두의 기분도 개방적이 된다. 도시락을 꺼내거나 학생식당에 달려가거나, 제각기 움직이는 학생들.
 한편 유키 일행은 어떤가 하면.

 점심방학이 시작되고 3분쯤 지나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교실 앞문으로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오는, 키 큰 사람.
“기다렸지, 요시노, 유키 군.
“으―, 배고파― 레이 쨩.
“예이예이, 바로 준비할 테니 기다려―.”
 손에 든 가방에서 도시락통을 꺼내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책상 위에 늘어놓는다. 순식간에 책상 위에 각양각색의, 보기에도 화려한, 식욕을 돋우는 도시락으로 장식된다.
“오늘은 유키 군이 좋아하는 라이스 고로케 치즈 맛이야.”
 한 학년 상급생인 레이가 상급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도시락을 유키에게 내민다. 여자 검도부의 에이스이자 여자 교복을 몸에 두르지 않으면 미소년으로 착각될 법한 용모를 가진, 실제로 여자에게 인기 넘치는 레이.
 평소에는 늠름한 레이의 여자다운 미소를 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시간이 이 점심시간이다.
“오늘은 자신작이야.”
“레이 쨩의 음식은 언제나 맛있잖아.
“에, 저, 정말? 헤헤, 기쁜데.”
“아, 그 계란말이 내꺼―.”
 사이좋게 식사를 하는 세 사람을 뱀눈을 하고 바라보는 코바야시와 츠타코. 같은 책상에 앉으면서도, 언제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소녀 두 사람과 소꿉친구라니, 같은 남자로써 이 환경 차이는 대체 뭘까.”
“대체, 어느쪽이 정실이 되려나?”
 같은 이야기를.



 방과 후, 청소당번으로 화학실을 청소하고 있는 도중 츠타코가 자루걸레에 턱을 올린 채로 요시노에게 눈을 돌린다.
“그래서, 실제로 유키 군하고는 어떤 거야?”
“어, 어떻고도 저떻고도 없어. 왜 다들 나랑 그 녀석을 들러 붙이고 싶어하는 거야. 소꿉친구인 것뿐이고, 아무것도.”
 화난 태도를 보이면서도 얼굴이 발그레 붉어진 데 대해 츠타코는 쓴웃음을 지어 버린다.
“그래도, 적어도 우리 학교에서는 다들 안다고. 요시노는,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는데도 유키 군이 있으니까 다들 고백 못 하는 거야.”
“그런 거, 내가 알 바 아닌 걸.”
 뺨을 부풀리면서도 걸레로 탁자를 쓱쓱 닦는다.
“그런 소리 해도 좋은 거야? 요시노 만이 아니야.”
“에? 뭐가?”
 거기서 거드름 피우듯 츠타코는 안경 위치를 가운뎃손가락으로 조정한다. 렌즈를 넘어 보이는 눈은 마치 마녀의 눈동자처럼 수상하다.
“유키 군도, 여자한테 인기가 있어.”
“엣―, 거짓말. 어째서 그 녀석이? 그럴 리 없잖아.”
 껄껄대며 요시노가 웃는다.
 전혀 믿지 못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정말이라니까. 봐, 유키 군은 굉장히 잘생겼!   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귀엽게 생겼고 남들하고 잘 어울리고, 거기에다 상냥하잖아.”
“뭐, 뭐어, 확실히. 잘 어울리는게 유일한 장점 같은 거니까. 상냥하다고 하는 건, 그거야. 어수룩하니까.”
“뭐,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유키 팬이 많아. 그래도 요시노라는 상대가 있으니까 아무도 고백하지 못하는 거야.”
“그러……니까, 아니라고 하는―데―.”
“계속 그런 소리를 하고 있으면, 정말로 머지않아 남한테 뺏겨 버릴거야……아아, 그래도 그렇게 되면, 레이 선배가 있나.”
“어쩨서 레이 쨩이 나오는 거야.”
“요시노도 알고 있잖아?   레이 선배 쪽이 훨씬 더 유키 군 앞에서 솔직하잖아. 평소에는 늠름하고 남자다운 여자 검도부의 에이스도, 유키 군 앞에서는 단순한 귀여운 한 명의 여자애. 그래도 정말 좋아하는 사촌동생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어프로치는 할 수 없고……응―, 아가씨네.”
 요시노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레이가 유키를 좋아하는 건 일목요연했다. 그런데도 요시노와 유키 사이를 생각해서 언제나 한 발짝 물러나 있는 거다.
“둘이서 견제하고 있다간, 그야말로 다른 어느 분이 가로채 갈 거야……아아, 그래, 봐보도록 해.”
 창 너머에 휙 눈길을 향하는 츠타코.
 요시노도 다가가서 밖으로 눈을 향해 보자.
 교사의 옆, 학원에 있는 화단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나란히 웅크려 앉아있다. 한 명은 요시노가 잘못 볼 리 없는, 유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옆반의 토도 시마코. 어울리고 있다고 하기 힘든 체육복 차림으로, 흙투성이가 되면서 뭘 하고 있는 걸까.
“몰랐니? 저 두 사람, 같은 위원회야.”
“위원회라니?”
 유키가 어느 위원에 속해 있었는지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방과후가 되었을 때 간간히 어디로 사라질 때가 있었다.
​“​환​경​정​비​위​원​회​야​.​”​
 굉장히 수수한 위원이라고 생각했지만, 유키답다고도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도.
 창문 너머로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본다.
“사이 좋아 보이네.”
“………….”
 역시 체육복 차림을 한 유키는, 시마코의 옆에 앉아서 화단의 흙과 싸우고 있었다.
 때때로 둘이서 뭔가를 이야기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다.
 요시노가 그리 본 적 없는 미소였다.
“위원회 활동이라는 공동 작업, 화단이라고 하는 다른 학생이 잘 오지 않는 비밀스러운 곳에서 둘 만의 작업. 그야 친해지기도 하겠지.”
 이미 하복으로 갈아입을 정도로 굉장히 날씨가 무덥다. 그 탓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 건지 유키는 뺨이나 이마를 손으로 닦는다.
 하지만 흙투성이가 된 목장갑으로 닦았기 때문인지, 얼굴이 진흙으로 더러워져 버린 모양이다. 시마코가 유키의 얼굴을 보고 웃기다는 듯 대굴대굴 웃고, 지적당한 유키는 낯을 붂히고 있다.
 한바탕 웃은 뒤, 시마코는 체육복에 넣어 두었던 타올을 손에 잡고 부끄러운 듯이 거절하려고 하는 유키의 반대를 찍어눌러, 그 타올로 유키의 얼굴을 닦아주고 있다.
“아, 아, 앗―――――!! 뭐, 뭐야 저 녀석, 수줍어하고선!!”
“뭐어, 상대가 학원 1·2를 다투는 미소녀인 토도 시마코 양이니, 유키 군이 끔뻑 넘어가는 것도 이상할 거 없어.”
“뭐, 뭐…….”
 걸레를 움켜쥐는 요시노.
“그래도 시마코 양은 어딘가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런 얼굴로 웃을 수도 있었구나……처음 봤어.”
 요시노도 중학교 때부터 그녀에 대해 알고 있다. 굉장한 미소녀긴 하지만 어딘가 속세에서 떨어진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남자도 여자도 선선히 말을 걸기 힘들었다. 그런 미소녀임에도 누구에게서 고백받았다거나 누가 고백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전혀 들려오지 않았다.
 이야기한 적도 몇 번 있었지만, 어딘가 만들어낸 것 같은 미소였지 저렇게 자연스러운 표정을 본 기억은 없었다.
“이거, 어쩌면 그런 걸지도.”
“자, 잠깐. 무슨 소리야, 그거?!”
 조바심을 내며 츠타코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있을 때.
“어머, 이번에는 무슨 일일까.”
“에?”
 다시금 창밖을 향한다.
 덧붙여서 두 사람은 기둥에 숨는 듯한 위치에서 밖을 훔쳐 보고 있었는데, 사이 좋게 작업을 하는 유키와 시마코의 곁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응? 누구야, 저거. 어딘가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바보구나. 학생회장이잖아.”
“아아……그런가. 그래도, 왜 학생회장이?”
“그러고 보면 유키 군, 중학교 때 학생회에서 활동하지 않았었나?”
“하고 있었는데, 중학교 때야? 왜 지금.”
“무슨 소리 하고 있는거야. 미즈노 선배, 중학교 때도 ​학​생​회​장​이​었​잖​아​.​”​
“……아아!”
 간신히 요시노도 떠올렸다.
 그녀의 이름은 미즈노 요코. 성적도 좋아서 언제나 학년 수석. 미목 수려하고, 교사나 선배에게 경의를 잊지 않고, 하급생에게는 엄하면서도 상냥하게 대하며 지도하는, 학원이 자랑하는 우등생님이다.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학생회장을 한다니, 정말 특이한 사람이라고 요시노는 생각하거나 했었지만.
 하지만 그런 그녀가 어째서 유키와 사이 좋게 이야기하고 있는 걸까.
“그러고 보면, 저번에 유키 군이 학생회의 일을 돕고 있는 거 봤어. 미즈노 선배와 함께 즐거운 듯이 서류를 옮기고 있었어.”
“뭐, 뭐라고, 저 년……”
“잠깐, 요시노, 저 년이라니. 일단, 학생회 관련 일인 모양이네……아, 미즈노 선배와 함께 가는 모양이야. 시마코 양에게 한 마디 사과하고…….”
 츠타코가 말하는 대로 유키는 시마코에게 향해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요코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시마코 양, 웃고 있지만 쓸쓸해 보여……아~, 계속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 있어……아니, 노려보고 있는 걸까? 우와, 수라장이네.”
 그런 시마코의 모습은 조금도 모르고, 유키와 요시노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휘감으며 걸어간다.
“헤에에, 완전무결한 학생회장님, 강철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미즈노 선배도 저런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는구나~.”
“뭐, 뭐, 뭐야 대체?!”
“봐, 유키 군 연상도 괜찮으니까. 귀엽고 솔직하니까.”
 요시노의 몸은 분노 때문인지 경악 때문인지,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저· 난봉꾼!!   아니, 내가 있으니까 아무도 안 다가온다니, 완전 거짓말이잖아!”
“아니……하하, 나도 지금, 이 눈으로 보고 처음으로 알았다니까. 의외로 다들 요시노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고 있구나, 하고.”
“웃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어, 어떡 할거야!”
​“​어​떡​한​다​니​…​…​어​머​어​머​,​ 요시노, 유키 군하고는 아무런 사이도 아닌 거 아니었니?”
 흥분하는 요시노에게 심술궂은 질문을 한다.
 갑자기 요시노는 허둥지둥한다.
“그, 그렇지만……유, 유키가 이상한 여자에게 잡히지 않도록 해 주지 않으면.”
“시마코 양도 미즈노 선배도, 이상한 여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 그런 건 모르는 거잖아, 둘과 친한 것도 아니고. 뒤에서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자, 가자.”
“에, 어디로?”
“당연하잖아, 유키와 저 여자의 뒤를 쫓을 거야. 혹시나 약점 같은 걸 잡혀서 혹사당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결정적인 증거를 잡을 거야.”
“그런 일 있을 리 없잖아……아니 아아, 알고 있으니까 당기지 말아줘.”
“자, 자, 빨리 안 가면 놓쳐 버려!”
“왜 날 끌어들이는 걸까―. 부부간의 일은 부부끼리 해결해야지.”
“그, 그러니까, 나랑 유키는 그런 게 아――――냣!!”

 소란스럽게 떠들면서 둘은 짧은 치맛자락을 펄럭펄럭 나부끼며 달려간다.


 이건 그런, 어딘가 또 다른 세계에서의 이야기―――



 
~추신~
 어쩌다 보니 문득 떠올라 기세로 썼습니다. 에에, 그거군요. 만화라거나 게임에서 흔히 있는, 현실에서 있을 수 있을리 없는 소꿉친구 관계(게다가 상대는 미소녀)    그리고 왠지 인기 있는 미소녀 게임적 주인공.
 마리미테 세계에서 생각하면, 역시나 기가 드센 소꿉친구는 요시농이겠죠. 유키의 시리즈와는 약간 다를 것 같다고도 생각했지만, 일단 이쪽에 투고했습니다.

역자의 말 :
 안녕하세요. 淸風입니다.
 원래는 이 쪽이 원작이고 제가 별도로 올린 패럴렐!이 파생작에 해당합니다만, 여기서는 순서가 거꾸로 되어 버렸습니다.
 양쪽에 표현이 같은 부분은 그대로 쓰고, 다른 부분은 그 분위기에 맞게 다르게 쓰는 등 오히려 신경 쓸 곳이 많더라고요.

 이와 유사한 세계의 이야기가 패럴렐!에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니, 그쪽도 기대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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