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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시리즈 요시노편

マリみて 祐麒シリーズ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흉칙한 감정


 골든위크 다음 날.
 긴 연휴가 끝나, 학교에선 약간 께느른한 분위기가 여기저기 보인다. 연휴중에 하도 놀아서 학교가 귀찮은 애, 낯선 고교생활에 무기력증을 앓기 시작하는 듯한 신입생 등, 아가씨 학교라곤 해도 그런 학생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 요시노도 또한 평소대로라 하긴 힘들었다. 원인은 알고 있다. 연휴중에 유키와 데이트했을 때의 장면이 머리 구석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 거다.
 그 때의 말은 어떤 진의가 담겨 있었을까.

‘흉내가 아니라, 진짜로서 옆에 서고 싶어.’

 진짜라는 건, 진짜 애인으로서 요시노의 옆에 있고 싶다는 걸까? 아니, 상황이나 전후의 대사를 생각하면 그 외의 해석은 불가능하겠지만, 여하튼 연애경험 같은 게 전혀 없는 요시노인 만큼 확신이 없다. 이럴 거였으면 올곧게 고백받는 쪽이 차라리 나았을 것 같지만, 설령 정면에서 “좋아해”같은 말을 들었다고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는 또 별개겠지.
 그런 걸 생각하고 있다보니 더더욱 쓸데없는 것까지 떠올라 버린다. 그건 언제였더라. 유미네 집에 1박 2일로 놀러 간 날 밤에, 유키의 방에서 들려온 유키의 목소리.
 듣지 않았던 걸로 하고 봉인했던 기억.

‘요시노 양을 좋아하게 된 거구나.’

 잊으려고 하고, 실제로 잘 되어 갔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 빠질 때까지 떠오르거나 하지 않았다. 적어도, 기억의 표층에 나오는 일은 없었다. 제대로 억누르고 있었다.
 같이 이야기를 하거나 놀러 가거나 할 때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즐겁게 보낼 수 있었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게 날아가 버렸다.
 떠올려 버렸다.
 애초에, 완전히 잊고 있었던 게 아니다.
 어떡하면 좋을지.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정식으로 고백받거나 한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사귀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뭘 할 필요는 없는 걸까. 하지만 혹시나 노는데 불리면, 아니 애초에 학교 행사로 얼굴을 마주치면,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은 건지.
 루프하는 고민의 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 채로, 어느샌가 오전중의 수업이 끝나 있었다.
 점심 즈음엔 교실에서 먹을 예정이었지만 왠지 장미관으로 변경되었는데, 그래도 그게 딱히 드문 일도 아니니 수상하다고 생각지도 않고 들어가서 도시락통을 꺼냈다.
 유미, 시마코, 츠타코, 마미 등, 오늘은 같은 학년의 친구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온화했던 점심시간이 그 모습을 바꾼 건, 그 뒤 10분쯤 지났을 때였다.
“그래서?”
​“​―​―​―​―​그​래​서​?​”​
 계란말이를 집은 채로 갑자기 한마디 말로 추궁을 해온 츠타코를 마주본다. 렌즈 아래서 흥미진진한 듯이 눈동자가 빛나고 있다. 일단 그대로 계란말이를 입으로 옮겨 먹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자, 다른 셋도 요시노를 보고 있었다.
“뭐야?”
 아침부터 어쩐지 모르게 느껴졌던 거지만, 친구들이 접해오는 태도가 미묘하게 평소랑 다른 것 같았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요시노 본인은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지를 모른다. 화내고 있다거나, 심기가 불편하다거나, 그런 모습은 아닌데.
“또 그러긴, 시치미 떼고. 그치, 마미 양?”
“맞아 맞아, 그렇지요, 츠타코 양.”
“뭐야, 그 분위기.”
 분위기가 고조되는 거야 평소에도 있는 일이지만, 지금까지 본 적 없어 보이는 분위기다.
“요는, 그거예요. 자, 마미 양.”
“아뇨아뇨, 여기는 츠타코 양 부터.”
“그렇게 말하지 말고, 부디 마미 양께서.”
“나 같은 것 보다, 츠타코 양부터 하는 쪽이.”
“에에, 그럼 나부터…….”
““부디 부디.””
 둘의 대화에 조바심이 난 건지, 지금까지 조용히 입다물고 도시락을 먹고 있던 시마코가 입을 열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츠타코와 마미가 시마코에게 뭔가를 넘겨주는 듯한 손동작을 한다.
 콩튼가. 아니, 미묘하게 다른 기분이 드는데.
 한 순간 시마코는 눈을 크게 떴지만, 바로 싱글거리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들 유키 군과 데이트 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야.”
“풉?!”
 저도 모르게 숨을 내뿜어 버린 요시노. 계란말이를 다 먹은 뒤라 다행이라 생각한다. 다행히도, 입에는 씹고 있는 건 없었다.
“무슨, 이야기?”
 가급적 침착을 가장하며 대답한다.
“또 또 시치미 떼곤. 골든위크 중에 유키 군과 데이트 했다는 증거는 나와 있으니까.”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려다, 번뜩 깨닫는다.
 지금까지 한 마디도 말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걸 눈치채고, 눈길을 향한다.
“………….”
“……왜 눈을 피하는 거니, 유미 양?”
“에, 아니, 아하하.”
 유미가 곤란한 듯이 웃는 걸 보고, 요시노는 이해했다.
“그, 그 남자, 말했구나……!”
 젓가락을 꾹 쥔 채로 테이블에 엎어진다.
 확실히 딱히 비밀로 하자거나, 절대로 말하지 말라거나, 그런 약속을 했던 건 아니지만, 자기 누나의 친구랑 데이트했다는 걸 그 누나 본인에게 말하나 보통. 유키의 성격을 생각하면 절대로 그런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잘못 본건가.
“요시노 양, 화내지 마. 유키가 신나 있어서, 좀 물어봤더니 무심코 말실수를 한 모양이라.”
 유미가 유키를 편든다.
 그런가. 뭐, 무심코 이야기 할 것 같은 캐릭터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잠깐 기다려. 그걸, 어째서 다른 애들까지 알고 있는 거야?”
 벌떡 일어나서 넷을 노려보자,
“그치만, 조금 충격이었으니까, 그만 모두에게 연락을 돌려 버려서.”
“유미 양에게서 전화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었지―.”
“잠깐, 유미 양, ​너​였​어​―​―​―​―​?​!​”​
 유키가 무심코 말실수를 해 버린 건 어쩔 수 없다. 가족이고, 같이 있을 때도많으니 마음을 놓아 버린 거겠지. 하지만 알았다고 해서 그걸 다른 친구들한테까지 이야기해 버리는 건 뭐야. 친구로서 포인트 대폭 감점이다.
“유미 양을 너무 탓하지 말아줘. 애초에, 우리도 평소부터 요시노 양과 유키 군의 관계는 어떤 걸까―하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요. 오히려, 이제 와선가, 라는 느낌이에요.”
 츠타코와 마미가 다같이 말을 꺼냈는데, 그 내용이 더더욱 요시노를 동요시킨다.
“전에도 요시노 양과 유키 군, 둘이서 데이트 했었잖아.”
“그, 그건, 모두한테 속은 것 뿐이잖아?!”
 그건 봄방학에 있었던 일.
 릴리안과 하나데라의 학생들끼리 다같이 놀러가자는 계획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요시노와 유키는 모두에게 속아서 단둘이 놀러 가게 된 거다. 데이트라고 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상황이 상황이라 그렇게 된 것뿐이고, 명확히 의식하고 그랬던 게 아니었다.
“그래도 이번 데이트는 다르잖아?”
 츠타코의 공격에 말이 막힌다.
 유키와 놀러 간 건 유미를 통해 알려져 버렸으니, 시치미 떼는 것도 불가능. 그렇다고 해서 인정해 버리는 건 왠지 싫다.
“그런, 모두의 얘깃거리가 될만한 이야기는 거절이야.”
 그래서, 이렇게 피했다.
 황장미인 요시노가 하나데라의 학생회장과 데이트했다는 게 학교에 알려졌다간, 얼마나 큰 충격을 줄까. 미나코는 졸업해서 사라졌다곤 해도, ‘릴리안 학보’의 위력이 쇠락한 건 아니다. 자진해서 재밌는 사탕을 흩뿌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래 봬도 팬인 하급생도 있는 거고.
“요시노 양, 괜찮아요. 우리는 어디까지나 친구로서 묻고 있는 것뿐이니까요.”
“맞아. 봐, 나도 마미 양도, 카메라도 메모도 안 들고 있잖아.”
 츠카토와 마미 둘이 아무것도 안 들고 있다고 주장하듯 양손을 펼쳐보인다.
“허물없는 친구끼리 하는 걸즈 토크니까, 그런거 신경 쓸 필요 없어.”
“맞아요, 수다는 여자의 전매특허고요.”
“아니면 요시노 양은, 우리를 친구라곤 생각하지 않는 거니?”
“역시, 산백합회에 속해있지 않으니까.”
“그, 그럴 리 없잖아. 츠타코 양도 마미 양도, 친구인게 당연하잖아.”
“그럼, 조금쯤은 이야기 해 줘도 좋잖아. 어디에 갔는지, 정도는.”
“에, 에…….”
 둘이서 외출한 건 이미 들켰고, 뭔가를 내놓지 않으면 만족해 줄 것 같지도 않고, 어디에 갔는지 정도는 문제없겠지 싶어서 입을 연 게 실수였다. 마침 열렸던 디저트 페스타에 갔다고 이야기했더니, 그것만으로도 캐묻고 흥이 오르고 해서 큰일이었다.
“와, 그건 요시노 양을 즐겁게 해 주려고, 여자가 좋아할만한 곳을 고른 거네요!”
“그러고 보면 유키, 골든위크 전에 왠지 정보지를 이것저것 쓸데없이 열심히 읽고 있구나 싶었어.”
“어머, 귀엽네요, 유키 군.”
“그래서, 뭘 먹은 거니? 아, 혹시나 ‘앙―’같은 것도 했다거나?”
“그, 그런 부끄러운 걸 할 리 없잖아. 보통으로 먹었어. 육구 ​아​이​스​푸​딩​이​라​거​나​,​ 그런 거.”
 이야기하고 있으면 데이트때 있던 일이 떠올라 버린다. 귀엽고 맛있어 보이는 온갖 디저트를 보고, 먹고, 휴대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그러고 보면 휴대폰을 사기로 하면 같이 가자고 약속도 했었다.
“우와아, 좋네요 데이트. 남자랑 사귄다니, 전 아직 별로 상상이 안가요.”
 마미가 약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단순하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남자랑 사귀고 있는 사람은 나 말고 아무도 없고, 같이 생각하다가 당황해서 고개를 흔든다. 요시노도 딱히 유키랑 사귀고 있는 건 아닌 거다. 단지, 한두번, 데이트를 했던 사이일 뿐이다. 지금은.
“그래서, 디저트를 먹고 끝마친 건 아니지, 응?”
 몸을 내밀며 물어보는 츠타코. 시마코도 유미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요시노를 바라보고 있다. 부끄러워서 얼굴에 불이 날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그래도 역시 왠지 신나는 느낌이다. 어차피 이미 이야기해 버렸으니, 조금쯤 말하는 내용을 넓혀도 바뀔 건 없을 거라는 생각도 하고.
“별로, 대단한 일은 없었어. 윈도 쇼핑이라거나.”
 가급적 태연하게, 특별하지 않은 일임을 드러내듯 선선히 말한다.
“와아, 정석!”
“그래도 즐거울 것 같네요. 나란히 걸으며, 가게를 장난 반으로 살펴보고, 꺅꺅 떠들며 노는 거죠?”
“윈도 쇼핑에서 꺅꺅거릴일은 없잖아.”
 이상한 동물이나 재밌는 잡화를 보고 별것도 아닌데 왠지 즐겁다고 느끼긴 했지만, 입밖으론 내지 않는다.
“그래서 그래서, 그 뒤는?”
“그 뒤는, 별로…….”
 말하려다가 딱 멈추단.
 윈도 쇼핑의 뒤라고 하면 그 장면이다. 유키의 진지한 표정, 붙잡힌 어깨에 전해져온 열기, 고백인지 뭔지 잘 알 수 없는 이야기.
 화악, 하고 열기가 올라온다.
“에, 어, 요시노 양 새빨개?!”
“대체, 쇼핑 뒤에 뭐가?!”
“빨개질만한 일이 있었다는 소리……?”
“둘의 사이는 그렇게 진전됐어?”
“아아 아냐, 그런 건 안 했고! 아무것도 안 당했고!”
 얼버무리려 남은 도시락을 먹으려 했다가, 이미 텅 비어있는 걸 깨닫는다. 허무하게 허공을 가른 젓가락을 두고, 손수건으로 입을 닦는다.
“저, 저기 요시노 양, 가르쳐줘. 손은 잡거나 했어?”
“무슨 이야기를 해요? ​으​―​두​근​두​근​거​리​네​요​.​”​
“유키도 참, 어떤 걸?”
 아가씨 학교라곤 해도, 여고생. 연애 이야기는 정말 좋아하는 법이라, 그게 가까운 친구의 이야기라면 가만히 둘 수 없는 것도 당연한가.
 요시노도 부끄럽긴 하지만, 굉장히 싫은 거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은 복잡한 감정이다. 미묘하게 우월감도 느껴지거나 해서, 이야기해 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어온다. 이런 걸 생각하는 날이 올거라곤 몇년 전만 해도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그, 그러니까, 그냥 보통이라니까. 애초에 나랑 유키 군, 사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그래도, 같이 외출할 정도론 사이 좋은 거잖아.”
“우연이야, 우연.”
“굉장히 어울려 보이는데.”
“그런 거 아니라니까, 정말.”
 요시노도 어떻게 반응하는게 좋을지 모르게 되었다. 어쨌든 이 화제는 끝내야겠다 싶어서 노골적으로 시치미떼기로 했다.
“그럼, 요시노 양과 유키 군은 사귀고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어떠한 생각도 없는 거니?”
 그때까지 지켜보듯이 조용히 있던 시마코가 기습적으로 말을 꺼냈다. 그 흐름에, 애매한 느낌으로 수긍하는 요시노.
“그래.”
 다 먹은 도시락통을 품위있게 정리하는 시마코.
“다행이야. 사실은 나도 유키 군이 신경 쓰여서. 요시노 양과 사귀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아무것도 아니었다면 주저할 이유는 없는 거구나.”
 시마코의 급작스런 폭탄발언에 방 안의 시간이 멈춘다.
 아니, 잠깐.
 어차피 요시노를 부채질하려고 사전에 협의한 거겠지. 시마코가 말하게 한 건 츠타코나 마미가 말하는 것보다도 진실성이 높아 보여서겠지. 그런 술수에 간단히 낚이진 않겠다 결심하고, 다른 애들에게 눈길을 향한다.
 하지만 눈길이 향한 곳에는 요시노랑 마찬가지거나 더 심하게 놀란 친구들의 모습이 보였다.
“에, 에에에에――?! 시, 시마코 양, 그거 무슨 소리야?!”
“저, 저도 처음 들어요!”
 츠타코와 마미가 시마코를 추궁한다. 유미는 얼이 빠져 있다. 츠타코나 마미는 어쨌든 유미가 이런 연극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으니, 정말 놀라고 있는 모양이었다. 농담으론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에, 뭐야, 정말로 시마코 양이, 하는 마음에 요시노도 마음속으로 당황한다.
 혹시나 시마코가 진심인 거라면.
 사치코와 나란히 학교 최고 미소녀의 자리를 겨루고 있던 시마코. 얌전해 보이는 얼굴관 어울리지 않게, 몸쪽에는 흉폭한 걸 장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슴이다. 거기다 성적은 학년 톱을 다툴 정도. 요시노가 이기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아니, 운동신경 정도라면 어떻게든 겨룰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자, 잠깐 기다려.”
 큰 소리를 내며 의자에서 일어나, 시마코를 바라본다.
 츠타코, 마미, 그리고 유미가 요시노를 바라본다.
 요시노의 마음속은 브레이크를 걸려 하고 있다. 뭘 말하려 하고 있는 거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어차피 후회하게 될 거라고, 하고.
 하지만 몸은 멈춰주지 않았다.
“시마코 양이 유키 군을 좋아하게 되어도, 의미 없다고 생각해.”
“어머, 어째서니?”
 천천히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마코.
 왠지 열이 받는다.
 그래서,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말을 꺼낸 뒤였다.
“――그치만, 나, 유키 군한테, 고백 받았는 걸.”
 같은 폭탄 발언을.
 게다가, 왼손은 허리에 대고, 오른손을 뻗어 시마코를 가리키는 포즈까지 취하고선.
“엣, 그, 그랬어?!”
“요, 요시노 양, 정말―――?!”
 새로운 폭발에 다시금 놀라는 아이들.
“그래서, 요시노 양은 대답을 한 거예요?”
“역시 사귀고 있는 거 아냐?”
 소란이 일어나서서 체온이 올라가는게 느껴졌지만, 잘못 움직였다간 쓸데없이 얼굴이 더 붉어질 것만 같아서 참으며 자세를 지킨다.
“에, 그래도 그러면, 시마코 양은 라이벌이라는 게?”
“그런 걸까, 에, 하지만 유키 군이 요시노 양에게 고백했단 소리는.”
 혼란에 빠진 아이들은 관계없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가리켜진 시마코는 표정도 바꾸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왠지 기쁜 듯이 미소짓고 있다.
“어머, 차암, 그랬구나.”
“뭐……시, 시마코 양, 너, 속였구나?!”
“무슨 이야기니?”
 싱글벙글, 즐거운 듯이, 기쁜 듯이 웃고 있는 시마코. 설마 시마코가 단독으로 이런 속임수를 걸어올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지만, 간단히 걸린 요시노도 요시노다. 창피해서 한 순간에 얼굴이 빨개지는게 느껴진다.
“큭, 그렇게 천연스레,”
“요시노 양, 자세한 이야기를 꼭!”
“어떤 고백이었어요? 결정대사는 어떤 거였어요? 아, 그리고, 장소와 시간 같은 건.”
“아니, 그건, 아니 잠깐.”
 츠타코와 마미가 캐묻기 시작한다.
 그런데 마침 잘 됐는지 아닌지, 예비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봐, 안 돌아가면 늦겠어.”
“쳇―, 그래도 요시노 양, 자세한 이야기는 꼭 들을테니까.”
“맞아요, 여기까지 이야기 해 놓고, 비밀같은 건 없기니까요.”
 마지못해하며 츠타코와 마미가 요시노에게서 떨어져, 정리를 시작한다. 요시노도 마음속으로 식은땀을 닦는다. 정말로 지독한 꼴을 당했다. 이것도 전부 유키 탓이다.
 유의미한 화풀이를 하며 도시락통을 넣은 주머니를 손에 들고 흐트러진 의자를 제대로 놓는다. 츠타코, 마미, 유미가 방에서 나가는걸 따라 걸음을 옮긴다.
 그러자, 그 순간.
“……별로 속이거나 한 건 아닐지도 모르는데?”
 남아있던 시마코가 요시노의 옆을 지나가며 기습적으로 속삭였다.
 옆얼굴은, 시마코에겐 어울리지 않을 듯한 장난스런 미소.
“――에?”
 고개를 들었을 땐, 문에서 나가려 하는 시마코의 머리칼이 흩날리는게 눈에 들어왔다.
“자, 잠깐 시마코 양, 농담이지?”
“후후, 요시노 양, 빨리 안 하면 늦어버릴지도.”
“뭐, 뭘, 의미심장한 소릴 하는 거야―.”
 허둥지둥 발소리를 내며 따라간다.

 시마코의 진의는 잘 모르겠다. 아마 요시노의 속마음을 끌어내려 한, 자그만 장난이겠지.
 하지만, 깨달아 버렸다.
 시마코와 유키가 함께 있는 그림을 떠올려, 싫다고 느꼈다. 흉칙한 감정에 지배됐다.
 그건 즉, 질투.

“으아~~~~”

 이상한 비명을 지르며, 장미관을 나와 종종걸음으로 교사를 향한다.

 교실에 돌아갔을 때, 얼굴이 빨간 걸 달려온 탓이라고 얼버무릴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추신~
 유키는 안 나왔습니다만, 그래도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이지요. 에, 삼각관계로? 아니―, 그렇겐 안 가리라고 생각하지만, 어떠려나요? (웃음) 시마코의 그건 어디까지나 농담이고 진심은 아니리라 생각하……기에.

역자의 말:
 평안하세요. 淸風입니다.
 요시노가 요시노답게 절벽에서 스스로 뛰어내렸는데, 본편에서도 너무 자주 본 광경같아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런게 요시노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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