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화 친구가 되고 싶어.
“무, 무슨 짓 하는거니! 저 애들!”
관제실에 뛰쳐 들어옴과 함께 에이미 씨의 비명 같은 소리가 들린다. 모니터에 비치고 있는 건 광란하는 바다 위에서 분투하는 페이트의 모습.
용오름같이 솟아오르는 수류와 줄기줄기 빛나는 번개의 섬광.
우와아, 이거 대단하네. 태풍도 별것 아니겠어.
“주얼 시드의 반응은 6개!”
바닷속에 있을 것 같은 주얼 시드를 찾기 위해서 바다에 뇌격을 쳐박아 주얼 시드를 강제로 발동시킨다. 바다에 잠긴 주얼 시드를 찾아내는 데 있어 그 방법은 올바른 방법이다.
설령 바다에 마법으로 잠수해 들어간다 해도, 돌맹이 정도의 크기밖에 없는 주얼 시드를 찾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는 남은 주얼 시드가 여러 개 있는 점. 하나하나라면 몰라도, 6개의 주얼 시드를 동시에 봉인하는 묘기는 페이트의 역량으로도 불가능하다.
더욱이 강제 발동을 위해서 이 넓은 바다 전역에 강력한 뇌격을 처박느라 마력의 태반을 써 버렸을 터.
그 증거로써 페이트는 봉인은커녕 주얼 시드의 폭주로 생겨난 번개나 돌풍, 감아올라오는 수류에 일방적으로 농락당하고 있었다.
“정말 기막힐 정도로 무모한 짓을 하는 애구나.”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일심이니까요. 무모도 한계도 생각 범위 밖이겠죠.”
린디 씨가 기가 막혀 하는 것도 지당하지만, 페이트 입장에서 보면 어떤 무모한 짓이건 무리한 짓이건 어머니가 바란다면 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적어도 지금의 페이트에게 있어선, 어머니를 위해서 살아가는 게 전부나 다름없으니까.
“……그렇구나. 네가 했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 애는 어떤 무모한 일이라도 도전해 버리겠지.”
한 아이의 어머니로써, 프레시아의 페이트에 대한 취급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겠지. 언제나 밝았던 린디 씨의 목소리는 전에 없이 무겁다.
“그래도 저래선 틀림없이 자멸해요. 저건 개인이 다룰 수 있는 마력의 한계를 넘었어.”
실제로 크로노가 말하는 대로 바디시에서 나오는 마력 칼날의 빛도 깜빡거려 지금 당장에라도 꺼져 버릴 것 같다.
알프가 서포트 하고 있다고는 해도 주얼 시드의 봉인은커녕 10분을 버텨낼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럽다.
“페이트!”
거기에 숨을 헐떡거리는 나노하가 뛰쳐 들어온다. 비상호출을 듣고 급하게 뛰어들어왔을 텐데 제일 처음 하는 소린가 그거냐.
“저기, 저, 급히 현장으로!”
“그럴 필요는 없어. 내버려 두면 그 애는 자멸해.”
“엣?”
“설령 자멸하지 않는다 해도 힘이 바닥났을 때 두드리면 돼.”
“그, 그래도……!”
“이때 사로잡을 준비를.”
크로노의 말에 나노하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한다. 크로노가 말하고 있는 건 옳다. 어부지리라고 말해 버리면 듣기는 나쁠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의 문제로써 최소한의 리스크로 최대의 성과를 내기에는 그게 제일이다.
허울 좋은 이야기나 감정론만으로는 통하지 않는게 어른의 세계인 거다.
“우리들은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고르지 않으면 안돼. 잔혹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현실.”
“그래도…….”
그렇다고는 해도, 단순한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애일 뿐인 나노하가 그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다.
나노하에게 있어서 페이트는 단순한 적이 아니다. 전하고 싶은 마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 상대.
정론으로 감정을 억누르기에는 순진하고 상냥하며, 거기다 너무 어리다. 그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놓아둬도 유노와 공모해서 뛰쳐나가 버리겠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도움을 내 볼까.
“그렇다곤 해도…….”
“페이트의 배후에는 프레시아 테스타로사가 기다리고 있어.”
도움을 내려고 했더니 린디 씨의 말을 막는 꼴이 되어 버렸소이다. 어라?
주변의 눈길이 이쪽에 모여 좀 거북하다. 린디 씨도 시선으로 내가 말을 잇기를 재촉하고 있다.
곤란해, 뭔가 안 밟아도 괜찮은 지뢰 밟아 버렸나? 속마음은 초조한 상태로 평정을 가정하며 말을 잇는다.
“프레시아가 이쪽에 공세를 취하기 전에 선수를 취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요?”
“프레시아 테스타로사가 아스라에 공격을 해 온다고?”
“십중팔구. 차원공격을 할 기회를 노리고 있지 않을까요.”
설령 페이트의 자멸을 기다렸다고 해도, 차원간섭공격에 직격을 받으면 아스라라 해도 대미지는 받는다.
그렇게 되었을 때, 페이트 일행이 도주하거나 프레시아에게 전송받았을 때의 추적은 굉장히 곤란해 질 터.
프레시아의 정보를 제대로 쥐지 못하고 있었던 원작에서도 일시적으로 기능정지 상황에 몰려, 보기 좋게 당해버렸었다.
“차원간섭공격? 그런 걸……아니, 프레시아 정도의 대마도사라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닌가.”
“제 이야기를 믿는다면 페이트 테스타로사는 보호대상이잖아요? 이쪽에서 확실히 보호하며 이야기를 들어야 하지 않나요?”
페이트가 실행범이라는 것에 변화는 없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오직 어머니의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 그녀의 사정을 감안하면 피해자라고도 할 수 있다.
페이트의 배후에 프레시아가 있다고 하는 자신의 이야기에 확증이 없는 이상, 관리국같은 공적 기관같은게 그걸 그대로 받아들여 판단해선 안 되겠지만, 거기는 린디 씨의 모성인지 인정인지에 기대를. 현장의 판단으로 어떻게든 해 줬으면 한다. 알프의 협력이 있으면 어느 정도의 증거는 확보할 수 있을 텐데 과연 어떨까.
……아니, 차라리 이 상황에서 알프를 끌어들일 순 없을까?
“에? 에? 에, 저기, 무슨……이야기?”
이야기에 따라가지 못한 채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노하. 나노하에게는 페이트의 사정을 이야기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이 애의 경우, 아는게 많으면 고민에 잠기느라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버릴지도 모르니까 전해두지 않았다.
나노하도 유노도 페이트도 이러니저러니 해도 고민을 혼자 안아버리는 버릇이 있어서 귀찮다니까~. 좀 더 유들유들해도 좋을텐데.
“꼬맹이들에게는 비밀인 이야기야.”
“아니, 유토 군도 같은 나이잖아!”
“유감. 나는 9살. 나노하는 아직 8살. 내가 한 살 연상이야.”
“그래도 한 살 밖에 차이 안나잖아! 겨우 몇 개월밖에 차이 안나잖아!”
“흐응. 그래도 내 쪽이 연상이라는 게 바뀌진 않아.”
“나노하, 진정해.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니까!”
“앗, 마, 맞아. 페이트가!”
유노가 달래는 말을 듣고 간신히 지금의 상황을 떠올렸는지, 다시금 허둥지둥 거리기 시작하는 나노하.
조급한 녀석이구먼.
“너도야. 지금은 놀고 있을 상황이 아니잖아.”
머리를 딱콩하고 얻어맞았다. 예, 지당하게도 말씀 대로이옵니다.
“나노하 때문에 혼났잖아.”
“에엣, 나?!”
불만을 담아 나노하를 보고 있자, 까다로운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던 린디 씨가 고개를 들고 나노하와 유노를 부른다.
“나노하 양, 유노 군.”
“예, 예!”
“지금 바로 현장으로 날아가 주세요. 페이트 테스타로사와 함께 주얼 시드를 봉인한 뒤에 그녀의 신병을 확보. 할 수 있죠?”
한순간 린디 씨의 말이 무슨 소린지 이해하지 못해 나노하가 눈을 동그라니 떴지만, 바로 미소를 지으며 기세 좋게 응답한다.
“예! 유노 군!”
“으, 응!”
대답한 나노하는 유노의 손을 잡아 당기고 힘차게 전송 포트로 달려간다.
“유토 군!”
나를 향한 말에 대답은 돌려주지 않는다. 오직 엄지만을 들어올린 주먹으로 대답해, 나노하는 그걸 보고 힘차게 끄덕인다.
힘내, 주인공.
“크로노는 언제라도 출격할 수 있도록 대기. 알렉스, 랜디는 아스라의 대마력방어를. 에이미는 그녀의 도주를 추적할 준비를.”
“예!”
나노하 일행이 전송될 때 그 옆에서 린디 씨는 시원시원 쿨하게 지시를 내려, 모두들 그 말에 따른다.
에이미 씨 등은 둘째치고, 크로노까지도 아무런 반론 없이 따르는 건 조금 의외. 린디 씨의 지시에 거스르지는 않겠지만, 뭔가 불만같은 걸 꺼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걸로 만족했니?”
“……혹시,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어요?”
빙긋 미소를 짓는 린디 씨를 보고 등골이 서늘해 진 건 기분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상상에 맡길게. 적어도 페이트 테스타로사의 배후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면, 아까 전의 말 대로 행동하는 건 실수가 아니었을 거고.”
“그래도, 프레시아가 배후에 있다는 증거는 잡히지 않은 거죠?”
내 이야기 중에 근거를 찾을 수 있는 건 프레시아가 인조생명의 연구를 하며 모습을 감췄다는 것 정도겠지.
지금 단계에서는 페이트의 뒤에 프레시아가 있다고 하는 증거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을 거다.
“관리국 제독으로써는 잘못된 판단이었을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네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하면 그 애는 조금이라도 빨리 보호해 주고 싶어. 설령 어머니와 갈라놓는 형태가 된다고 해도.”
내키지 않는다는 듯 말하는 린디 씨의 옆모습은 끝없이 상냥하고, 그러면서도 무언가 마음이 복잡한 듯한 표정이었다.
모니터에 눈을 돌려보면, 딱 나노하가 페이트에게 마력을 나눠주고 있었다.
둘이서 딱 절반씩, 인가.
“나노하 양의 마음, 저 애에게 전해지면 좋겠네.”
중얼거리는 듯한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가급적 나도 그 자리에 가서 힘이 되어주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하늘도 날지 못해서야 별 도리가 없다.
나는 그 외에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잠시 통신하고 싶은 녀석이 있는데 괜찮을까요?”
“아ー, 마이크 테스트, 알프 씨 들리나요~?”
제대로 린디 씨에게 허가를 받아서 페이트에게 들리지 않도록 알프에게 통신을 보낸다.
개그를 해 볼까 생각하면서도, 바로 좋은 소재가 떠오르지 않는 자신의 수준 부족이 슬프다.
『아? 너 누구?』
나노하에게 날아가려다 유노에게 막힌 알프 씨는 심기가 편찮으셨다.
“아, 저번에 페이트와 함께 밥을 먹고, 저번에 붉은 눈인 용이 되어버렸던 지나가는 초등학생이에요.”
“……대체 넌 뭘 하고 있는 거야?”
크로노가 기가 막힌 듯한 소리로 태클을 걸지만, 나도 잘 모르는 새 그렇게 되어 버렸던 거니까 대답할 수단이 없다.
그건 됐다 치고.
『지금 바빠! 이야기라면 나중에 해!』
“프레시아에게서 페이트를 갈라놓는데 협력하지 않을래?”
『……?!』
다시금 유노에게 날아가려고 했던 알프의 움직임이 딱 멈춘다.
“페이트가 프레시아의 명령어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학대받고 있는 것도 알고 있어. 이대로 프레시아 아래 있어도 페이트는 행복해질 수 없어. 알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
알프에게서 대답은 없다. 늑대 형태니까 표정은 읽을 수 없지만, 망설이고 있을 것은 틀림 없을 터.
“나는 페이트를 구하고 싶어. 평범한 여자애로서 친구와 웃고, 놀고,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걸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돼.”
거짓 없는 진정한 속마음. 페이트가 얼마나 좋은 애고, 지금까지, 아니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페이트가 제대로 웃을 수 있는 미래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걸 일분 일초라도 빨리 실현시키고 싶다.
『……어째서 너는 페이트를 그렇게나 걱정해 주는 거야? 대체 무슨 득이 있어서?』
“어째서냐니…….”
어째서지? 페이트가 좋은 애니까? 불쌍하니까? 장래 유망한 귀여운 애니까? 미래를 알고 있으니까?
전부 맞는 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뭔가 좀 느낌이 안온다. 으음~ 그렇구나.
“친구……니까?”
『……네가? 페이트의?』
우와아. 전혀 믿지 않네.
“뭐, 페이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겠지만. 나는 멋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함께 밥을 먹으면 친구가 될 이유로는 충분해. 그보다, 귀여운 애를 구하는데 이유는 필요 없어!”
아참, 여기까지 말하고 생각났는데 딱히 누군가를 구하는데 이유 같은 거 필요 없지 않아? 어느 쪽이냐 하면 조건반사적으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행동한 것 뿐이고.
애초에 고금동서, 귀여운 여자애를 구하는 건 당연한 거니까!
“뭐어, 그건 됐다 치고, 지금의 프레시아는 정신이 나갔어. 이대로 페이트가 마음을 다 바쳐도 그리 멀지 않은 때 반드시 버려질거야. 관리국에 협력해서 이러저런 증언을 해 주면 페이트의 잘못이 없다는 건 증명할 수 있어.”
『그거, 정말이야?』
“옆에 있는 크로노 집무관님에게 확인받았으니 괜찮아. 재판이든지 뭐든지로 반년쯤 걸리겠지만.”
그 부분은 만일을 위해 사전에 크로노나 린디에게 확인을 마쳤다. 어디까지나 내가 말한 게 전부 사실이라면, 이라는 전제지만.
“어디까지나 페이트 테스타로사가 프레시아 테스타로사의 목적을 모른 채로,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전제지만.”
『우리들은 주얼 시드를 뭐를 위해서 쓸 건지도 듣지 못했고, 그냥 모아 오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야. 그 여자의 목적 같은 거 알 턱이 없어.』
크로노가 덧댄 이야기에 대답하는 알프는 씁쓸한 듯 대답한다. 필사적으로 주얼 시드를 가져 간 결과가 페이트의 학대였으니 당연하다.
아ー, 생각했더니 나까지 열이 오른다. 프레시아의 처지에는 동정하지만, 하고 있는 짓에는 전혀 공감할 수 없다. 절대로 프레시아의 생각대로는 둘 수 없응께.
『너희들을 믿어도 괜찮아?』
알프의 물음에 나는 힘차게 동의하며, 자신만만하게 대답한다.
“응, 맡겨라. 이 크로노 집무관님이 전부 해결해 줄거야!”
“남한테 죄 맡기기냐! 어이!”
“어, 그래도 나 집무관이 아니고. 괜찮아, 괜찮아. 크로노 군은 붙임성은 없지만 사실은 상냥하니까.”
“제멋대로 이야기 하지 마!”
“아하하,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해서 부끄러워 하지 마♪”
“시끄러!”
크로노 군은 에이미 씨에게 고함을 쳤지만, 그 얼굴이 새빨개져 있어서 전혀 위험이 없었다.
“잠깐, 뭘 찍고 있는 거야, 어이!”
“아, 물론 재밌어 보이니까. 나중에 나노하랑 유노한테도 보여 주려고 생각해서. 후히히.”
이럴 때를 위해서 디지털 카메라는 미리 준비해 두었다. 에이미 씨와 공모해서 은밀히 녹화도 제대로 하고 있는 건 비밀이다.
“왜 너는 이런 쓸데 없는 일에 이리 공을 들이는데!”
“재능?”
“그런 재능은 당장 버려!”
『……너희들을 믿어도 정말 괜찮아?』
자그맣게 중얼거리는 알프는 정말로 불안해 보였다.
이런 바보스런 짓을 하는 동안에, 저쪽도 클라이맥스인 모양이다.
유노와 알프가 바인드로 말려오르는 수류를 억누르고, 나노하와 페이트 두 사람의 디바이스가 실링 모드로 변형해간다.
레이징 하트가.
바디시가.
각자가 분홍색과 금색의 마법진을 형성해, 강하고 격렬하게 빛을 늘려간다.
『하나ー둘!』
『선더어어어어어어어어어!』
『디바이이이이이이이이인!』
두 사람이 자아내는 그 광경에, 무의식중에 주먹을 강하게 거머쥔다. 아ー, 젠장, 둘 다 멋있어.
이 광경을 알고 있었음에도 흥분을 억누를 수 없다.
그냥 보고 있는 것만이 아니다. 나도 저 녀석들과 같은 곳에 서고 싶다. 좀더……좀더 강해지고 싶다.
『레이지이이이이이!!』
『버스터어어어어어!!』
나노하의 디바인 버스터 풀 파워와 페이트의 선더 레이지가 동시에 작렬한다.
분홍색 섬광이 용솟음치고, 무수한 벼락이 떨어져 내려, 모니터가 섬광의 빛에 감싸인다.
“주얼 시드 6개 모두의 봉인을 확인했습니다!”
“무, 뭔 엉터리……!”
“그래도 대단해.”
겨우 한 번의 공격으로 주얼 시드 6개 모두를 봉인. 그리도 미쳐 날뛰고 있던 폭풍이 거짓말처럼 잠잠해져, 구름의 틈새에서 태양의 빛이 내쬐인다.
뭐ー, 확실히 지금 공격은 압권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공격의 여파로 치솟았던 바닷물이 비처럼 방울져 떨어지는 동안, 나노하가 천천히 페이트에게 다가간다.
『친구가 되고 싶어.』
배경과 어울려서 어느 의미, 감동적인 광경이긴 한데.
“어라, 유토 군, 왠지 안색 나쁘지 않아? 괜찮아?”
“아니, 조금 트라우마가……아하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무심코 눈시울을 눌러 버린다.
나, 저것보다 대단한 걸 저번에 그대로 쳐먹었었구나. 주얼 시드의 폭주에 말려 들어갔다곤 해도, 잘도 무사했었는걸. 새삼스럽게 소름이 끼친다.
그리고 절실히 느낀다. 어떻게 나 살아 있는 거지?
그런 걸 생각한 다음 순간, 아스라의 모니터가 경고를 고하는 새빨간 화면으로 바뀌고 경보가 울려 퍼진다.
“차원간섭! 본함 및 전투구역을 향해 마력 공격이 옵니다!”
“왔나!”
“아스라 대마력방어를 전력전개!”
“나노하! 페이트! 알프! 유노! 상공에서 마력공격이 와! 전력으로 막아!”
“착탄까지 앞으로 6초!”
프레시아의 차원도약공격이 아스라, 그리고 나노하 일행을 덮친다.
에이미 씨의 보고에 바로 린디 씨가 지시를 내려, 나는 나노하 일행에게 경고를 전한다.
하지만 아스라를 향한 공격은 이쪽이 읽었던 대로. 린디 씨의 지시를 기다릴 것까지도 없이, 경계태세에 들어가 있었던 아스라의 대마력 실드가 발동해 그 공격을 막는다.
하지만 그 충격 모두를 흡수하진 못해서 브릿지도 진동으로 크게 흔들려, 나도 자세가 무너져서 무릎을 꿇는다.
“으앗, 차?! ……잠깐, 페이트!”
아스라가 진동에 흔들리는 중 모니터에 비치고 있는 광경에 무심코 소리를 지른다.
『어머니……?』
페이트를 뺀 사람들은 내 경고와 하늘에서 나타난 이변에 바로 방어마법을 발동시켰지만 페이트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아무런 반응도 일으키지 못했다.
머리 위에 생겨난 보랏빛 뇌광에 단지 당황하고 있을 뿐.
다음 순간에는 자줏빛 전광이 내달려, 나노하 일행을 내려치려 하고 있다. 페이트나 알프도 타겟으로 삼아서.
『페이트ー!』
알프가 페이트가 있는 곳으로 날아가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다. 때를 맞추지 못했다.
『페이트!』
『?!』
페이트를 향해 내려치는 전격을 보고 상황을 이해한 나노하가 날아든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노하!”
스스로 전격에 뛰어든 꼴이 된 나노하가 페이트 대신에 번개를 그 몸으로 받는다.
저 바보……!
전격의 쇼크로 의식을 잃었는지 나노하는 그대로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는다.
디바이스인지 배리어 재킷인지의 안전장치 중 하나인 자동부유기능 덕분에 추락은 하지 않았지만, 위기임은 변함없다.
유노와 알프는 자신을 방어하느라 몸을 움직일 수 없다.
“크로노!”
“알고있어! 그래도 지금의 공격을 받은 여파로 전송에 약간 랙이 생겼어!”
돌아온 말은 그리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위험해. 왠지 내가 알고 있던 전개와 뭔가 달라져왔어.
『자아, 페이트……그 애의 지팡이째 주얼 시드를 뺏으렴.』
“이 목소리는…….”
아스라가 주운 페이트를 향한 염화. 목소리의 주인은 틀림없이
“프레시아 테스타로사……!”
위험해. 이대로는 모든 주얼시드를 뺏겨버려. 어떡하지. 어떡하면 좋지.
『어, 어머니! 그래도!』
페이트는 프레시아에게 명령받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항이 있는 모양인지 바로는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단지 당혹하는 표정을 허공에 향하고 있을 뿐이다.
이 타이밍이라면……맞출 수 있나?
『나노하!』
『페이트!』
페이트가 주저하고 있는 틈에 유노와 알프가 두 사람의 아래로 달려든다.
『…………페이트, 너는 정말로 쓸모 없네. 이제 됐어.』
『어머니……?』
『페이트!』
페이트의 중얼거림에 대한 대답은 자줏빛 전광.
수없는 뇌광이 한 대 모여, 페이트를 내려친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알프가 페이트를 감싸듯 실드를 펴지만, 프레시아의 뇌격은 그것마저 뚫고서 두사람에게 내려친다.
‘윽!’
유노는 기절한 나노하를 감싸는 것만으로 힘이 벅찼다.
바디시는 깨져 흩어지듯 대기상태로 돌아가, 페이트도 정신을 잃는다.
알프 쪽은 다행히도 의식이 있는 모양이어서 페이트를 조심조심 껴안고 있다.
“잠깐, 주얼 시드가?!”
아까 전에 막 봉인한 6개의 주얼 시드가 공중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져 간다.
프레시아의 물질 전송 마법인가.
“괜찮아! 제대로 포착했어!”
역시나. 이럴 때의 에이미 씨는 너무 믿음직스럽다.
주얼 시드의 물질전송을 역탐지해, 프레시아의 본거지 좌표를 즉석으로 산출하고 있다.
“무장국원. 전송 포트에서 출격! 임무는 프레시아 테스타로사의 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