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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컬 브레이커

リリカルブレイカー


원작 |

역자 | 淸風

제 41화 이게 승리의 열쇠데이!


 금빛 섬광이 치솟았다.

“뭣.”

 한 순간이었다.
 스타라이트 브레이커를 쳐날린 펠릭스가 제 2파를 내쏘고자 자세를 취했던 오른팔이 하늘에 떠올라, 천천히 사라져 간다.
 그 자리에 있던 그 누구도 인식할 수 없었던, 고속을 넘은 신속.
 나노하도, 하야테도, 그리고 펠릭스마저도 페이트의 움직임을 인식하긴 커녕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잔바 폼인 바디시를 양손으로 쳐내리곤, 소닉 폼이 된 페이트의 모습은 펠릭스보다 한참 뒤쪽.
 양 팔, 양 다리, 그리고 등에 빛나는 ​날​개​―​―​고​속​기​동​마​법​ 소닉 세일은 절반까지 페이트의 마력광인 금색, 그리고 남은 절반이 유토의 마력광인 감색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혼자 남겨진 유토의 몸이 그 자리서 기운다.
 순간적으로 유토는 다크 브레이커를 반대 손으로 옮겨쥐고, 땅에 찌르는 걸로 자세를 바로잡는다.
 남은 힘을 쥐어짜내, 숙이던 고개를 들고 소리친다.

“가! 페이트으!”

 얼어붙었던 시간이 다시금 움직인다.
 굉음.
 순식간에 거리를 메운 페이트는 다시금 바디시를 쳐내렸고, 펠릭스는 남은 왼팔과 등의 날개로 방어해서 그걸 막아냈다.
 격돌은 한순간. 펠릭스의 어둠 날개에 빛의 균열이 생겨났다.
 페이트는 바로 칼날을 당기곤, 몸을 돌렸다. 횡베기를 날려서 처음 일격으로 금이 가 있던 펠릭스의 날개를 똑바로 잘라낸다.
 겹겹히 펼쳐졌을 물리와 마력의 복합 필드는, 페이트의 칼날 앞에서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못했다.
 펠릭스는 그 사이에 재생된 오른팔을 이용해서 포격했지만, 그 쪽에 페이트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서, 페이트는 펠릭스의 등 뒤로 이동해 있었다.
 쳐내린 칼날은 펠릭스의 등을 날개째로 찢어발기고, 내쏘인 포격은 허공을 가른다.
 이어서 내쏜 포격도 페이트의 그림자마저 건드리지 못했다.

​“​플​라​즈​마​…​…​스​매​셔​어​어​어​어​어​!​”​

 펠릭스의 머리 위에서 내쏜 포격. 페이트가 홀로 쐈을 때완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의 위력.
 무시무시한 굉음과 펠릭스의 몸을 통째로 삼키고도 남을 정도의 우레.
 펠릭스의 방어를 뚫고, 그 몸을 바닥에 쳐박는다.
 그 여파는 반경 수 미터에 크레이터를 만들 정도였다.

“페이트, 굉장해!”

 다른 동료들이 한데 힘을 모아도 시합조차 되지 않았던 펠릭스를 상대로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펠릭스에게 떨궈진 크로노와 유노 등을 구조한 나노하가, 저도 모르게 손을 멈춰버릴 정도로 그 위력은 대단했다.

『아아, 확실히 굉장한 ​힘​이​다​…​…​하​지​만​.​』​

 리인포스도 나노하의 말에 동의하지만,

“페이트, 괴로워 보인데이…….”
“학, 하악……하악, 윽.”

 하야테가 말하는 대로, 페이트는 폭포처럼 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체력 소모가 예상보다도 심해――!’
 유토와의 싱크로 드라이브는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도 페이트의 체력을 크게 뺏고 있었다.
 그리고 힘을 쓸 때 마다, 페이트의 온몸을 격렬한 고통이 덮쳐간다.
 그 너무나 커다란 힘은 페이트의 기량으로도 세세한 제어가 불가능해, 움직임조차 조잡해져 버린다.
 처음 공격을 먹였을 때, 쓸데없이 펠릭스와 거리를 더 벌려 버린 게 그 예중 하나다.
 평소의 페이트였다면 쓸데없이 거리를 벌리지 않고 바로 다음 공격을 먹였을 상황인 거다.
 그런 만큼 페이트의 몸을 들볶아, 링커 코어 역시 예외 없이 대미지가 쌓여간다.
‘너무 오래 버틸 순 없어……한 번에 끝내자!’
 극도의 피로와 전신을 덮치는 고통으로 인해 움직임을 멈춘 한순간은, 페이트에게서 틈을 만들었다.

“!”

 눈에 들어온 광경은, 탄막이라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수를 헤아리려 하는 것도 무모할 정도의 마력구에서 수많은 마력탄이 내쏘여, 벽이 되어 육박해 왔다.
 몸을 뒤덮는 고통으로 움직임이 늦었던 페이트에게 회피할 수단은 없다.

“윽!”

 순간적으로 실드를 전개.
 금색의 마법진이 벽이 되어, 덮쳐오는 수많은 마력탄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펠릭스의 무차별 사격은 멈출줄을 모른다. 끊임없이 내쏘이는 탄막에 페이트는 움직임을 완전히 빼앗겨 버렸다.

“그 힘이 그리 오래 유지될 리 없지……이걸로 체크메이트군.”

 양손을 들며 마력탄을 쏘는 펠릭스는 나직히 끝을 고한다.
 찢겨나갔던 팔도, 잘려나간 어둠의 날개도 아까 페이트에게 받았던 대미지에서 완전히 회복되어 있었다.
 페이트의 표정을 보면, 그 한계가 가까운 건 한 눈에 보인다.
 이렇게 발만 잡아두고 있으면 머잖아 페이트는 자멸하게 되겠지.
 실제로, 지금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페이트는 고통으로 얼굴을 찌푸리고, 마법진의 빛에도 요동이 생기고 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으드득 이를 가는 유토.
 유토가 있는 곳에선 거리가 너무 멀어서, 페이트의 표정까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링커 코어의 영향때문인지 페이트의 체력이 극도로 깎여나가고, 고통에 습격당하고 있다는 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다크 브레이커의 손잡이를 잡는 손이 희게 변할 정도까지 손잡이를 꽉 쥔다.
 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페이트가 받고 있는 고통을 대신 받아주고 싶다.
 어른인 자신이 자신보다 한참 연하인데다 자그만 여자애에게 대가를 받고 있다.
 이 사실에, 이런 상황으로 만들어 버린 자신의 한심스러움, 경솔함에 대한 분노로 가슴이 찢겨나갈것만 같다.
 페이트에게 마력을 보내는 것 말곤 이를 갈면서 지켜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

 ​―​―​―​―​젠​장​젠​장​젠​장​할​!​

 분하다.
 너무나도 무력한 자신이.
 원래 지켜야할 상대일, 자그만 여자애에게 고통을 부담시키는 자신이.

 ――――힘이.

 한때 프레시아 테스타로사 사건 때도 품었던 소망이.
 지금 다시 되살아난다.

 ――――힘을 원해!

 다크 브레이커를 통해 쏟아붓는 마력과 함께.
 유토의 그 소망은 페이트에게 흘러들어간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흘러들어오는 마력과 뜨거운 마음에 응하듯.
 페이트의 몸에도 한계 없이 힘이 솟구쳐 오른다.
 실드를 펼치는 손과는 다른 손으로 바디시를 뒤쪽으로 당겨, 힘을 쏟는다.

​“​하​아​아​아​아​앗​!​!​”​
“뭣?!”

 솟구쳐 오르는 마음을 칼날로 바꿔서.
 수십배나 커진 거대한 도신이 펠릭시의 몸과 함께 탄막을 베어낸다.

“――나는, 우리는 절대로 안 지니까.”

 유토의 마음을 미묘하게 착각하면서도, 페이트는 바디시를 꾹 잡는다.
 흙덩이와 함께 하늘을 나는 펠릭스가 자세를 고쳐잡기 전에.
 페이트는 한 줄기 섬광이 되었다.
 한 방.
 섬광이 된 페이트의 일격에 튀겨 날아가는 펠릭스.
 한 방.
 펠릭스가 반응할 틈조차 주지 않는다.
 한 방.
 펠릭스의 재생을 뛰어넘는 속도로 대미지를 주어간다.
 한 방.
 한 방.
 한 방.
 한 방.

“하아아아아앗!”

 마무리라는 것처럼 도신으로 펠릭스의 몸을 드높이 쳐올린다.
 그 윗쪽에는 미리 설치해 뒀던 설치형 포획마법 “라이트닝 바인드”가 펼쳐져 있어, 보이지 않는 마법진에 닿은 펠릭스의 양 손목, 양 발목이 금색 고리에 구속당한다.

“윽!”

 페이트의 공격으로 받은 대미지를 재생중이었던 펠릭스에게, 순간적으로 그 구속에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유토!”
“아아!”

 앞을 보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응하는 유토.
 그 이상 말을 나누지 않아도, 페이트가 하고자 하는 걸 이해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페이트는 바디시를 양손으로 가슴 앞쪽에 들고, 유토는 다크 브레이커를 통해 남은 마력 모두를 페이트에게 붓는다.

​『​아​르​커​스​·​쿨​타​스​·​에​이​기​어​스​!​』​

 페이트와 유토, 둘의 목소리가 겹친다.
 펠릭스의 주위에 차례차례 일미터 좀 안되는 마력구가 만들어진다.

“질풍의 천신이여,”
“지금 인도에 따라 쳐라!”

 페이트의 말을 이어 유토가 소리친다.
 링커 코어만이 아니라, 둘의 소망과 마음이 서로의 디바이스를 통해 하나가 된다.

“윽?!”

 펠릭스를 에워싸듯 배치된 마력수는 총 12개. 그 하나하나가 거대한 마력을 담고 있는 건 빤히 보였다.
 펠릭스는 바인드를 필사적으로 풀어내려 했지만, 그 사지를 구속하는 번갯빛 고리는 움찔거리지도 않는다.

“바르엘 자르엘 브라우젤. 뇌광폭렬! 플라스마 잔바 팰렁스 시프트!”

 흘러넘치는 마력을 풀어내는 순간을 애태우듯, 마력구와 바디시의 도신에 수 줄기의 번개가 흐른다.
 바디시를 하늘 높이 들어올린다.
 이 싸움을 끝낼 첫 일격을 내쏘기 위해서.

“이게에에에에에! 잘도 우리 들을 이런 꼴로 ​만​들​었​구​나​아​아​아​아​!​”​

 구속되어 있던 머티리얼들이 간신히 그 구속을 깨부숴, 크리스탈 케이지에서 탈출한다.
 하지만, 그녀들은 조금 늦었다.

““깨부숴라! 스파크 ​파​이​어​어​어​어​어​어​어​!​”​”​

 페이트와 유토, 둘의 목소리가 겹친다.
 전개한 마력구, 쳐내린 바디시의 도신에서 뇌광이 솟구친다.
 총 13개의 동시 포격. 펠릭스를 둘러싼 동시포격의 위력은 그 방어를 종잇장처럼 꿰뚫어, 그 몸을 유린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단말마의 외침과도 같은 절규.
 그 절규조차도, 포격의 굉음 앞에선 들리지 않는다.
 비살상설정이긴 하지만, 순수 마력 생명체가 된 펠릭스에게는 마력 대미지가 그대로 존재 그 자체에 대한 대미지가 된다.
 그리고 그 막강한 마력은 어둠의 서 시스템 그 자체인 펠릭스를 통해, 머티리얼들에게마저 대미지를 준다.

“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펠릭스에게서 피드백된 대미지에 비명을 지르며, 다시금 행동불능 상태에 이른 머티리얼들.

“스파아아아아아크 엔드!”

 번개가 한층 강해진 빛을 내뿜으며, 한점에 모인다.
 전력을 쥐어짜낸 마지막 일격.
 수많은 뇌광이 폭발의 연쇄를 일으켜, 펠릭스를 뒤덮는다.

“학……하악! 하악하아……!”

 전력을 다 써낸 페이트의 눈은, 펠릭스의 몸이 형태도 없이 사라진 걸 확인했다.

“헥……꼴, 좋……다.”

 그걸 지켜본 유토는, 이번에야말로 마력과 기력을 모두 다 써내고 정신을 잃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모든 힘을 다 쓴 건 페이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뒤는……부……탁, 해.”

 싱크로 드라이브로 혹사당한 몸과 링커 코어는 한참 옛날에 한계를 뛰어넘었다.
 의식을 잃고 추락하려 하는 페이트를 알프가 받아든다.

“수고했어, 페이트.”

 상냥하게 미소지으면서, 한계를 넘어 전력을 써낸 주인을 진심으로 자랑스레 생각하는 알프.


『――――하지만, 말했을 터다. 모든 건 무의미하다고.』


 그 소리는 모두의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잘못 들을 리가 없다. 유토를 뺀 전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소리의 발신원은 펠릭스의 몸이 소멸한 곳.
 거기에서 어둠빛의 자그만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어둠의 서 시스템의 핵이라고도 할만한 존재.
 설령, 어떠한 공격으로 육체가 소멸된다 해도, 어둠의 서 시스템은 무에서부터 재생하는 것 조차 가능하다.
 긴 시간에 거쳐, 수많은 사람을 고통에 빠트렸던 성가신 기능이 그거였으니까.

 『나는 몇번이고 되살아난다.』

 펠릭스의 몸이 순식간에 재생되어간다.
 상처 하나 없는, 완전한 상태로.

『――천만의 말씀을. 그리 맘대론 못한데이.』
“――――윽!”

 페이트의 등 뒤에서 나타난 건 리인포스.
 완전소멸에서 재생되는 정말 한 순간의 틈을 노려 내뻗은 손이, 펠릭스의 가슴을 꿰뚫는다.
 펠릭스의 눈을 경악이 뒤덮는다.
 아무리 재생중인 틈을 노렸다 해도, 자신에게 힘을 빼앗겼을 리인포스에게 이런 곡예를 펼칠만한 힘이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
 간신히 돌아봐 눈에 담은 리인포스의 모습은, 등에 세 쌍의 흑익을 펼치고 기사갑주를 걸쳐, 전성기 그대로의 힘을 되찾은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펠릭스가 그 동요에서 벗어나기 전에 리인포스는 다음 행동을 일으켰다.
 
“유니존 인.”
“뭣?!”

 리힌포스의 모습이 사라진다.
 유니존 인이라는 말 그대로, 펠릭스와 강제적으로 유니존한 거다.
 어둠의 서 시스템 그 자체가 된 펠릭스와 그 관제인격인 리인포스.
 조건이 갖춰지기만 하면, 유니존 하는 그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게 무슨……! 힘을 빼앗긴 자네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리……!”

 무로부터의 재생――전생기능은 확실히 막대한 리소스를 필요로 하고, 어둠의 서 시스템의 가드 프로그램은 통상시에 비해 시큐리티 레벨이 낮아진다.
 하지만 자신의 마력 대부분을 빼앗긴 리인포스에게 그 가드 프로그램을 깨고 자신과 유니존 할 수 있을만한 힘이 있을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관리자 권한을 빼앗아, 어둠의 서 시스템에 간섭할 능력따윈.
 펠릭스와 유니존한 리인포스는, 그 모든 능력을 어둠의 서 프로그램의 개변에 쓰고 있었다.
 디바이스가 술자의 육체를 장악하여 술자의 의식에 반해 행동한다고 하는 융합사고와도 같은 현상을 일으켜, 어둠의 서의 전생기능 프로그램을 정지시킨 거다.

『확실히 나 하나의 힘으로는 무리였겠지.』
『하지만 지금은 내가 있다 안카나!』
“――――읏!”

 리인포스에 이어 들려온 소리――야가미 하야테의 소리에, 펠릭스는 모든 것을 깨닫는다.

“역 유니존인가?!”

 역 유니존. 그건 술자가 마스터 권한을 통해 일으키는, 유사 융합사고라 할만한 현상.
 숫자가 아닌, 디바이스가 주체가 되는 융합.
 리인포스가 하야테에게 유니존 하는 것이 아니라, 하야테가 리인포스에게 유니존 하는 것으로 리인포스는 기존의 힘을 되찾는데 성공했던 거다.

『이게 승리의 열쇠데이!』
“윽. 하지만, 각성한 직후에 그런 짓을 하면――!”

 역 유니존은, 일반 유니존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술자에게 부담을 준다.
 그 상태로 다른 사람과의 유니존을 더하면, 술자와 디바이스의 부담은 한층 치솟는다.
 오랫동안 어둠의 서에게 링커 코어를 침식당해 왔던 하야테에게 악영향이 나오지 않을 리 없다.

『유토 군이랑 페이트가 저만치 힘내준기다……그럼 나도 이 쯤은!』

 역 유니존이란 이야기를 꺼낸 건, 말할 것도 없이 하야테 자신.
 물론 리인포스나 수호기사들은 하야테의 몸을 우려해 반대했지만, 한 번 결의를 굳힌 하야테의 생각을 뒤집을 순 없었다.
 유토와 페이트가 한 일이 없었다 해도, 원래 책임강이 강한 소녀의 의사는 변하지 않았겠지.
 페이트가 펠릭스를 소멸시켜, 무에서 재생 프로그램을 기동시킨다.
 그 틈을 노려, 힘을 되찾은 리인포스가 유니존하여, 관리자권한을 장악해 전생기능을 정지시킨다.
 이게 유토가 번 시간을 통해 정한 계획이었다.

“윽……큭! 알고 있는가. 이런 짓을 하면 네년만이 아니라 리인포스 자신도 그냥 안 끝난다고?!”

 유니존 기능으로 어둠의 서의 프로그램에 간섭하는 건, 리인포스 자신의 프로그램에도 적잖은 대미지를 준다.
 아무리 리인포스라 해도 관리자 권한을 장악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 짧은 시간에 전생 기능만을 핀포인트로 바꿔쓰는 건 아무래도 불가능했다.
 전생기능을 정지하면서 리인포스의 기능이 얼마나 망가질지는 리인포스 자신에게조차 미지수.
 최악의 경우, 존재가 소멸할 수도 있다.
 물론, 당사자들은 그런 걸 충분히 잘 알고 있다.

『주인과 융합기는 일심동체.』
『나도 리인포스도 니같은 거한테 질만치……안 약하다!』
“윽!”

 펠릭스에겐 더이상 상황을 멈출 수단이 없다.
 몸의 제어를 빼앗기고, 시스템의 정지도 멈추는게 불가능하다.

​『​찾​아​냈​다​…​…​시​스​템​ U-D. 이게 전생기능의 원천……이 링크를 떼어내면.』
“……윽!”

 리인포스가 찾아낸 전생기능의 원천인 시스템 U-D.
 무한하다고도 할 수 있는 마력을 공급하는 이 시스템과의 접속이 끊기면, 전생기능 또한 그 기능이 멈춘다.
 시간이 아까운 리인포스는, 정식 정지 프로세스를 밟지 않고, 자신의 구성째로 그 접속회로의 파괴를 시작했다.
 펠릭스는 그걸 막고자 제어를 되찾는데 리소스를 쓰고 있긴 하지만, 제때 맞출 수 없다는 걸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깨닫는다.
 모든걸 꿰뚫는 분홍색 빛이 빛나는 모습을.


 그 직경은 5미터를 아득히 뛰어넘은 상태였다.
 나노하의 제어 능력 한계까지 모인 막대한 마력.
 그건 이 싸움에서 흩뿌려진 마력의 잔재.
 펠릭스와의 싸움에서 소모된 양쪽의 마력. 그리고 유토가 방출했던 거의 쓰이지 않은 마력.
 나노하 혼자선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의 마력량이 모여, 그 힘 모두가 펠릭스를 향해 내쏘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전생능력과 시스템 U-D의 링크를 파괴한 리인포스와 하야테가 펠릭스와의 유니존을 해제했다.

“나노하야……이 뒤는 잘, 부탁한데이.”

 역 유니존으로 한계를 뛰어넘은 하야테 또한, 힘을 다 써낸 끝에 의식을 잃었다.

“지금이야! 다카마치 나노하!”

 그런 하야테를 가슴에 안은 리인포스는, 얼마 남지 않은 힘을 쥐어짜내 탈출한다.

 펠릭스는 리인포스와 융합한 영향으로 아직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대기가 떨리고, 소리마저 뛰어넘어 빛이 솟구친다.

​“​그​으​으​으​으​으​으​으​으​윽​!​”​

 직격 직전에 몸의 제어를 되찾는다.
 회피할 틈은 없다.
 남은 마력을 모두 짜내 그걸 막고자 한다.
 리인포스의 손으로 전생기능과 시스템 U-D와의 링크는 확실히 파괴되었다.
 하지만 아직 어둠의 서에는 백업 기능이 남아있다. 그걸 이용하면 시스템 U-D와 파괴된 링크를 복구해, 전생기능 또한 부활시킬 수 있다.
 스타라이트 브레이커를 막으면서 시스템의 복구도 시작한다.
 시스템이 복구될 때까지의 시간은 1분 미만.
 이 일격만 막아낼 수 있으면, 상대가 자신을 어쩔 수단은 없다.
 
 ――이것만, 이 일격만 견며내면.

 그리고 펠릭스는 봤다.
 막은 포격 끝에서 빛나는 새로운 별의 빛을.

“모두에게 받은 소망과 힘, 그 모두를 ​담​아​서​…​…​전​력​전​개​!​”​

 주위에 흩뿌려졌던 마력은, 나노하의 힘으로도 한 번에 모을만한 양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가능한 스타라이트 브레이커의 연사.
 나노하는 자신에게 남겨진 모든 힘을 쏟아내, 레이징 하트를 들어올린다.
 연결된 희망, 맡은 소망 그 모두를 담은 전력전개의 일격을 내쏘기 위해서.

​“​스​타​아​아​라​이​트​으​으​!​ ​브​레​이​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어둠을 꿰뚫는 별빛이 다시 폭발한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받아내고 있던 첫 스타라이트 브레이커의 위에 포개진 일격.
 체념도.
 절망도.
 어둠마저도 사라지는 빛 속으로, 펠릭의 모습은 삼켜져갔다.



​“​하​아​…​…​하​아​…​…​해​낸​,​ 거야?”

 자신조차 놀랄정도로 굉장한 일격이었다. 말 그대로 나노하의 모든 걸 담은 전력전개.
 자신의 힘만으로는 이를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담은 스타브레이커를 두발.
 펠릭스가 있던 곳을 나노하는 지켜보려 했지만, 차츰차츰 그 눈동자가 천천히 감긴다.
 기력을 한계까지 써낸 탓에 정신을 잃은 거다.
 그 몸이 기울어져 추락을 시작했다.

“나노하!!”

 그걸 샤말에게 간호받아 의식을 되찾았던 유노가 제대로 받아낸다.
 유노는 자신도 나는게 고작이었지만, 받아든 나노하가 규칙적으로 숨을 내쉬고 있는 걸 보고 안심했다.
 그리고 펠릭스가 있던 곳에 눈을 향한다.
 스타라이트 브레이커의 폭연으로, 펠릭스가 어떻게 됐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전조도 뭣도 없었다.

“내 승리다!”
“――――윽!”

 소리는 등 뒤에서. 만신창이. 상처 투성이인 펠릭스가 나노하의 등에 전이해 있었다.
 나노하의 의식은 없었고, 양 손이 찬 유노에게도 펠릭스의 일격을 막을 수단은 없었다.
 굉음.
 저도 모르게 유노는 눈을 감았지만, 아무리 지나도 둘을 덮쳤어야 할 충격은 없었다.
 조심조심 눈을 떠 보자, 펠릭스는 팔을 쳐내리려던 상태로 멈춰 있었다. 그 가슴에는 아까까진 없었던 바람구멍이 뚫려 있었고.

“확실히 어둠을 깨부수진 못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 소리는 나직히 고했다.

“어둠은 빛 속으로 사라지는 법이야.”

 시그넘은 보겐 포름――활 모양이 된 레바테인을 쳐내린다.
 펠릭스는 아연히 자신의 가슴에 뚫린 구멍을 내려보고 있었다.
 샤말이 전이좌표를 계산하고, 시그넘이 꿰뚫는다.
 코어를 뺏긴 것과 전생기능이 복구될 때 까지의 차이는 1.3초였다.

“――훌륭해. 내 완패인 모양이군.”

 자신의 패배를 깨달은 펠릭스는 조용히 웃는다.
 코어를 잃은 펠릭스는, 천천히 그 모습을 빛의 가루로 바꿔 소멸되어 간다.

“자네들이 이렇게나 해낼 줄은 계산 밖이었다. 정말 인간이라는 건 재미있는데.”
“너도 그 인간 중 하나잖아.”

 역시 의식을 되찾은 크로노가 반쯤 기막힌 표정으로 말한다.
 타이르듯 말하는 크로노의 말에 펠릭스는 자그맣게 웃는다.

“그랬지. 운명에 삼켜져 절망에 빠지는 게 사람이라면, 그에 저항해 절망을 타개하는 것 역시 사람의 업인가.”

 펠릭스는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지만, 그 또한 지나간 과거의 일. 그걸 이야기할 시간도 마음도 없다.
 져서, 사라져 가기만 하는 존재가 된 자신이지만, 이상하게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오랜 세월 들인 것치곤 시원스런 종언이지만, 이 마음 그대로 떠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잔뜩 남에게 폐를 끼쳐놓고 하는 소리가 그거야? 결국 넌 뭘 하고 싶었던 건데.”

 진짜 귀찮았다는 듯 비타가 독설을 토한다.
 자신들을――아니, 어둠의 서에 얽혀 불행에 빠진 사람들 모두에 대한 원흉이라고도 할만한 존재인 거다.
 사죄하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득의에 찬 표정으로 떠나가는 것도 불쾌했다.

“――아아, 하나 떠오른 게 있군.”

 비타의 말을 무시하고, 펠릭스는 쓰러진 째로 의식이 없는 유토를 가리킨다.

“그는 이 ​세​계​의​…​…​…​…​―​―​.​”​

 마지막까지 말을 마치지 못하고, 빛의 입자가 되어 소멸되었다.
 야전의 서를 어둠의 서로 바꿔서 수많은 불행을 초래한 원흉이라 할 존재의 최후는, 지독히도 시원스러웠다.

“저 녀석, 뭘 말하려 한 거야? 집무관, 들렸어?”

 펠릭스가 말하려 했던 말은 중간에 명료함을 잃어, 비타의 위치에선 끝까지 들을 수 없었다.
 펠릭스에게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던 크로노라면 들었을지도 모른다 싶어서 물어봤지만, 크로노는 언짢은 얼굴로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니. 일단 끝났나.”

 펠릭스의 소멸에 따라 결계가 사라져간다.
 펠릭스가 마지막에 남긴 말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일단 어둠의 서 사건은 끝을 고한――――것처럼 보였다.

“이게!! 우리를 잊지 마!”

 갑자기 울려퍼진 노성에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화내고 있는 레비, 분한듯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는 디아키. 그리고 홀로 평정을 지키는 슈테른의 모습이 보였다.

“““아.”””

 남은 사람들 모두가, 얼나간 소리를 냈다.

“잘도 해 줬구나! 지금부터 강하고 멋진 이 레비 더 ​슬​래​셔​가​…​…​어​라​?​”​

 레비는 위풍 당당히, 힘차게 말을 꺼내려 했지만, 기우뚱 그 몸이 기운다.

“무리예요, 레비. 우리 대미지도 적지 않아요. 여긴 한 번 물러날 수 밖에 없어요.”

 쓰러지려 한 레비를 잡아주며 말하는 슈테른.

“에엣―?!”
“여기서 무모한 짓을 해 봐야 남는건 없어요. 주, 괜찮나요.”

 레비와 마찬가지로, 디아키도 슈테른의 책에 불만을 드러내지만,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칫. 운이 좋았구나, 쓰레기들! 하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이번처럼 풀릴거라 생각하지 마!”
“다음엔 너희 전부 박살 내줄 테니까! 기억해둬!”
“그럼 여러분, 평안하시길.”

 머티리얼들은 삼인 삼색의 말을 남기고 멀리 날아간다.

“괜찮아, 크로노? 저 애들을 냅둬도.”
“……괜찮진 않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어. 우리들에게 그녀들을 쫓을만한 힘은 없고.”
“뭐, 그건 그렇네.”

 물어본 알프 자신도, 지금 당장에라도 쉬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크로노가 말한 대로,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만신창이. 아무래도 싸울 여력따윈 남지 않았다.

“지금은 일단 쉬자.”

 아스라에서 무장국원들이 여럿 내려오는 걸 보면서, 크로노는 말한다.
 마음에 걸리는 건 여럿 있다.
 도망간 머티리얼들에 대한 대처. 페이트나 하야테, 리인포스의 용태.
 그리고 펠릭스가 마지막에 남긴 말.
 그래도 지금은.
 전력을 다한 소녀들의 잠든 모습을 보며 생각한다.
 모든게 끝났을 때, 그녀들이 미소지을 수 있기를, 하고.
■PREVIEW NEXT EPISODE■

어둠의 서가 발단이 된 싸움은 일단 끝을 맞이했다.
하지만 페이트와 리인포스. 둘의 부상은 너무나도 깊었다.
그녀들이 지불한 크디큰 대가에, 유토는 무엇을 떠올렸는가.

리인포스 ‘이 여생 있는 한.’

역자의 말:
 평안하세요.
 리리컬매지컬한 기분으로 번역한 브레이커 41화입니다.

 드디어 어둠의 서 사건도 끝. 펠릭스가 남긴 말의 내용이라거나 하는 굼긍증들도 있지만, 일단 아이들은 평온을 찾았습니다.

 덧붙여서, 잘 보면 크로노가 유토와 유노 걱정은 하지도 않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못돼먹……. 흠흠.

 그럼, 언제일지 모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추신- 나, 린 시리즈의 공개가 13일에 종료되니, 혹시 보시던 분이 계시면 어서 끝까지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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