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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원작 |

역자 | 크로센

사상미로의 오카린티나 6-1화



『크리스와는 만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

어젯밤 그리 말한 내 말에 아무래도 납득할 수 없었다고, 마유리는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일찍부터 아키하바라를 돌아, 크리스를 찾고 있었다는 것 같다.

그리고 마유리는, 오전 내내 부터 정오를 조금 넘은 시간에 걸쳐 크리스를 찾아내, 크리스를 데리고 랩까지 왔다고 했다.

『하지만 있지, 어제 오카린의 모습을 보고 크리스 쨩을 랩 안에 들여보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역까지 마중 나오라는 메일을 내게 보내 그 사이에 두 명이서 랩으로 잠입했다고, 전화 너머의 마유리가 가르쳐 주었다.

역에서 랩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마음속으로 악담을 퍼붓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마유리는!』

무심코 방금 전까지 내가 있던 랩에는, 지금 마유리와 크리스가 있다. 그 일에, 어쩔 도리 없이 당황한다.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좋은 거지!?』

판단할 수 없었다. 다만, 상상하는 일은 또렷해서──

『랩 멤 배지만으로, 그토록 반응했다. 만약 랩 같은 데에 들어가면──』

크리스가 모든 것을 생각해 내 버릴지도 모른다. 그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되었다. 그러니까, 이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


──생각나게 해 버려도, 괜찮은 건가?


만약 크리스가, 그 3주간의 추억을 되찾았다면. 그것은 분명, 나의 마음이 보답 받을 때. 중요한 동료들의 마음을 유린해 온, 그런 나만의 마음이 해피엔딩을 본떠 보답 받을 때.
만약 그렇게 되었다 쳐도, 나는 그걸로 괜찮은 건가? 많은 마음의 희생을 알고 있으면서, 그런데도 나는 그런 엔딩을, 기뻐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가?

모르겠다. 그러니까 서두른다. 조금이라도 빨리 랩에 도착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양손과 양다리를 휘두른다.
큰 길을 빠져나와 모퉁이를 돌자 보여 오는 브라운관 공방의 간판.

『늦지 않길!』

뭐가 어떻게 되면, 늦지 않게 되는지 모른다. 하지만, 간절하게 그렇게 바라, 계단을 뛰어 오른다. 그렇게 해서 겨우 도착한, 우리 영광과 좌절의 연구소. 마음먹어, 값싼 도어노브에 손을 뻗는다.

“여, 열리지 않아!?”

마유리 녀석, 안에서 열쇠를!?

당황해서 언제나 열쇠를 숨기고 있는 장소를 찾아보지만, 거기에 열쇠는 없고──

“오카린, 열쇠는 안에 있어~.”

마치 있지도 않은 열쇠를 보기 흉하게 찾는, 그런 내 모습을 비웃는 것 같은 마유리의 목소리가 얇은 현관문 저편에서 울렸다.

“마유리! 안에 크리스가 있는 건가!?”

나는 큰 소리를 지른다. 그런 내 질문에 대답한 것은, 마유리가 아니고──

“아, 저기. 실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 천재 소녀의 소리. 그 소리에 초조해한다. 단지 초조함을 느껴, 그리고 소리 지른다.

“마유리, 여길 열어!”

밀어닥치는 초조함에, 현관문을 난폭하게 두드린다. 그런 내 모습에, 문 저편의 마유리가 놀란 듯 소리를 높였다.

“오카린, 그렇게 두드리면 망가져버려! 부수면 혼나!”

“아래에 있는, 아날로그・DEAD 헤어한테냐!?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아! 어쨌든 열어! 지금 당장!”

“알았어! 알았으니까 두드리지 마, 오카린!”

문 저편에서 울리는 마유리의 대답을 받아, 나는 문을 두드리는 손을 멈췄다. 주먹을 그러쥔 손이 미미하게 아프다.

“빨리 열어 줘, 마유리…….”

조용히, 그렇게 중얼거렸다. 정신 차리면 양 무릎이 떨리고 있었다. 몸에서 대량의 땀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것은, 역에서 여기까지 전력질주 한 탓인가, 그렇지 않으면──

문 저편에서, 차분한 마유리의 목소리가 작게 울렸다.

“오카린. 문 열기 전에, 저기 있지. 하나 약속했으면 하는 일이 있어.”

“약속? 뭐야? 딱히 화내거나 하지 않을 테니까, 빨리 열어 줘.”

“으으응, 그런 일이 아니고, 그러니까 말이야. 여기 문을 여는 대신에 있지.”


──크리스 쨩을 정식 랩 멤으로 하기를 원하는 거야──


마유리는 문 너머로 “있지, 괜찮지 오카린”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한 순간 헤맨다.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을 터인 결의가, 또 다시 어렴풋이 요동친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건…… 할 수 없어.”

나는 마유리의 부탁을, 단적으로 퇴짜 놓았다.

“에~, 어째서? 크리스 쨩 이래봬도 유명인인걸?”

“저기, 마유리 씨. 이렇게 보여도 라는 건, 뭔가 딱히 좋은 말로 들리지 않는 데요…….”

“어, 아냐 크리스 쨩. 방금은 좋은 의미로 말했어. 이렇게 귀여운데, 깜짝 놀랄 정도로 머리가 좋다는 뜻으로.”

나는, 힘없이 늘어뜨린 머리를 문에 꽉 누르듯이 기대, 다만 입 다물어 문 너머로 울리는 두 명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있지, 오카린. 크리스 쨩이 있으면, 반드시 랩도 굉장하게 될 거야. 마유시는 알 수 있는걸.”

그런 거, 나라도 알고 있다.
마키세 크리스. 그녀가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천재라는 것은, 분명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통감하고 있다.

“그러니까, 오카린. 크리스 쨩을 랩 멤에 넣자. 절대로 그 편이 좋아.”

마유리의 부탁. 나는 이걸 들어줘도 괜찮은 건가?

마유리의 소원이라면, 대부분의 일은 실현시켜 주고 싶다. 하지만 그래도, 그것과 동시에 나의 소원이──마음이 보답 받는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거지?

가슴 속에서 계속 흔들리는 결의. 그러쥔 주먹이, 신체를 받치고 있는 두 다리가, 당황스러움에 이리저리 흔들려 떨린다.

마유리의 제의를 단호히 거부해야 하는 건가,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크리스를 랩 멤으로 정하는 건가──
선택 사항은 2개. 하지만 그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대답을 낼 수 없다. 어느 쪽이든 한 쪽의 대답을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데도, 만약──

나는 떠올린다. 어제 낮, 랩 멤 배지가 크리스의 기억을 동요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배지는 분명 지금도 크리스의 손 안에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생각해 버린다.

만약, 이 문 저편에 있는 크리스가, 벌써 기억을 되찾고 있다면?
만약, 기억을 되찾은 크리스가, 스스로 원해 이 랩을 방문했다면?
만약 그렇다면, 이제 와서 내가 크리스를 랩 멤에 넣는다는 말은 할 필요 없는 게 아닌가?

그런 상상이 결의를 크게 뒤흔든다. 그것은 『만약』만으로 만들어진, 아무런 근거 없는 희망적인 관측. 바람에 날려질 것 같은 결의를 붙잡지만, 어떻게 해도 그 생각을 모두 버릴 수가 없다.


그만큼, 내 안에서 크리스의 존재는 커서──


그러니까 물어보기로 했다. 직접 본인에게, 크리스 본인의 말에 선택지를 택하기 위한 근거를 요구해, 문 저편의 크리스에게 물어본다.

“마키세 크리스, 아니, 크리스티나여.”

“뭐, 뭡니까…….”

크리스의 조금 불안한 듯한 목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내 이름을…… 말해봐라.”

“에? 또 그겁니까?”

내 말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크리스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울렸다.
확실히 나는, 어제 크리스를 만났을 때, 지금과 같은 것을 그녀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래도, 같은 질문이라도, 어제와 지금과는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그러니까, 한 번 더 묻는다.

“그래. 네가 알고 있는 내 이름을, 말해 봐라.”

잠시 침묵. 그리고 되돌아온 대답은──

“호오인 쿄우마……씨.”

그 대답을 들어, 내 안에서 하나의 선택사항을 놓쳤다. 어떻게 해도 선택할 수 없었던 양자택일의 선택사항. 그 하나를 잡는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잡았던 선택사항을 내걸었다.


“마유리, 미안해. 역시 크리스를 랩 멤으로 맞는 일은 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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