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미로의 오카린티나 6-2화
“어째서야, 오카린!”
마유리의 큰 목소리가 울린다.
“어째서든.”
나의 작은 목소리가 울린다.
“모르겠어! 어째서 안 되는 거야!?”
안쪽의 문 너머에서, 마유리의 “어째서”라고 연호하는 목소리가 비통하게 들린다. 나는 그런 마유리에게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그건, 거기의 천재 소녀가 대답을 잘못했기 때문이야. 마키세 크리스는, 내 이름을 잘못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 랩에 맞아들일 수는 없어.”
“잘못하지 않았어! 왜냐면 오카린은 언제나, 스스로를 무슨인 아무개라고 말하고 있었잖아! 크리스 쨩의 대답, 잘못되지 않았잖아!”
그래, 사실은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나는 확실히, 스스로 크리스 앞에서 호오인 쿄우마라고 자칭했다. 그러니까, 이 세계선에 한해 말한다면, 방금 전 크리스의 대답은 잘못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바란 마키세 크리스는, 나를 그 이름으로는 부르지 않았다. 아니, 가끔씩은 야유를 담아 말한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기억에 남아 있는 말과 지금 들은 말은, 거기 담긴 의미가 다르다. 그것은 완전히 별개의 것이다.
그러니까──
이 문 저편에는 내가 알고 있는 마키세 크리스는 없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분명 거기에 있는 것은, 지나가던 내게 생명을 구해져, 그 일에 조금 감사하고 있을 뿐인 낯선 소녀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의 낯선, 한 소녀.
그러니까, 마키세 크리스를 랩 멤으로 맞이하는 일을, 용인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해라. 무리여도 뭐여도, 그렇게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얼굴을 문에 꽉 눌러, 좀 더 힘을 더해 누른다. 그러자,
“마유리 씨. 이제 됐으니까, 요. 나도, 그 뭐죠? 래버러토리 멤버? 딱히 간절히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거기에 여기 덥고 해서, 이제 나가고 싶다고 할까……”
“그런, 크리스 쨩……”
“그 마음은 기쁘지만, 어쩐지 내가 있으면, 호오인 씨에게 폐가 되는 것 같고”
그런 크리스의 말을 듣고, 내 심장이 무너질 듯이 된다.
폐가 될 리 있겠냐!
폐를 끼친 건 내 쪽이야!
내 시시한 호기심 때문에, 나는 너에게 터무니없이 계속 폐를 끼쳤어!
힘껏 그렇게 생각하지만, 말로는 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 지금 여기에서, “폐가 아니야”라고는, 죽어도 말 할 수 없다. 그러면 아무 의미도 없이, 이야기를 혼란스럽게 해 버릴 뿐이다. 그러니까──
“아아, 귀찮아.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에, 평범한 조수 따위 필요하지 않아.”
그렇게 말했다.
“너무해, 오카린! 그런 말투, 너무해!”
“괜찮아요, 마유리 상. 나는 다만, 한 마디 제대로, 인사를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요. 어제는 왠지 이상한 방법이어서, 마유리 씨의 제안을 따랐지만──”
크리스는 한 번 말을 끊고, 조금 사이를 두어 말을 이었다.
“호오인 씨, 전에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주어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감정이 보이지 않는, 어딘지 차갑게 잘라낸 듯한 감사의 말. 하지만 그런 것조차, 지금의 내게는 지나칠 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해서──
그래서 나는, 크리스의 명색뿐인 인사에 어떤 말도 돌려줄 수 없었다. 다만 입 다물어, 금속제 문에서 전해지는 서늘한 감촉을, 꽉 누르고 있는 얼굴로 느끼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런 내 머리에, 크리스의 말이 울린다.
“하지만, 조금 쇼크네요. 이 정도로 미움 받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미움 받고 있어.
그런 크리스의 쓸쓸한 듯한 말이, 내 전신을 재기불능으로 만들었다.
싫어할 리 없다. 싫어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내가 크리스를 싫어하는 일 따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나도 모르게, 크리스의 말을 부정할 듯이 된다. 큰 소리를 질러, 그런 일이 있을까보냐 하고 마구 고함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것도 말로 하지 못하고──
“그래. 나는 네 녀석을 싫어하고 있어. 그러니까, 당장이라도 이 신성한 장소를 떠나는 게 좋아.”
정신 차리자,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오카린!”
“괜찮아요, 마유리 씨”
나를 나무라는 마유리의 말을, 크리스가 말렸다. 그리고 어딘가 불안한 듯한 음색으로 말을 이었다.
“호오인 씨. 적어도, 어째서 내가 미움 받고 있는 건지……. 그 이유만이라도 가르쳐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내가 크리스를 싫어하는 이유. 크리스는 그것을 가르쳐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내게 그런 이유는 없고, 그러니까 돌려줘야 할 말은 눈에 띄지 않고──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말문이 막혔다.
“이유, 있겠죠? 저, 당신에게 무슨 일인가 했나요? 어째서 저, 이렇게나 미움 받는 거죠?”
대답할 수 없다. 대답 같은 건 처음부터 없으니까. 대답 하는 것 따위 할 수 없다. 그러나 무언을 고수하는 나를, 크리스는 더욱 물고 늘어졌다.
“……가르쳐 주세요.”
크리스의 목소리에 섞이기 시작하는 울림.
“그것만 들으면, 이제 갈 테니까. 이제, 두 번 다시 여기에 오지 않을 테니까…….”
어딘가 쓸쓸한 듯, 어딘가 슬픈 듯이,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하게 흔들린다. 그렇게 침통한 울림이 계속된다.
“저, 옛날에 제가 모르는 사이에, 사람을 상처 입히는 일이 많아서……. 그러니까, 당신에게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 입혀 버리지 않았습니까?
당장이라도 울기 시작해 버리는 게 아닐까하고 생각되는, 크리스의 통절한 소리. 그것은 조용한 진동이 되어 내 고막을 흔들고, 뇌를 흔들고, 기억을 흔들고──그것이 내게 생각나게 한다.
아버지에게 미움 받고 있다며, 고개를 숙인 크리스.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를 상처 입혀버렸다고, 후회로 얼굴을 일그러뜨린 크리스.
아버지와 다시 한 번 시작하고 싶다며, 힘없이 웃은 크리스.
그런 크리스의 모습이, 내 안에서 선명하게 떠오른다. 동시에, 자신이 한 말과 취한 행동이 크리스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잔혹한 일인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바보냐!? 어째서 몰랐던 거지!? 어째서 깨닫지 못했던 거야!?』
마음속으로, 격렬하게 자신을 매도한다.
『알아차릴 수 있었잖아! 내가 독선적이지 않았으면, 깨달을 수 있었을 거다! 독선적이지 않았다고!? 웃기지 마! 이런 짓을 하는 내, 어디가 독선적이지 않다는 거야!?』
알아차리고 싶었다. 알아차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크리스에게 있어, 아버지와의 사이에 안고 있던 문제는, 절실한 것이 틀림없어서──
어릴 때 저지른 잘못은,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커다란 트라우마임이 틀림없어서──
그리고 지금, 나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괴로워하는 크리스 안에, 보다 더 새로운 트라우마를 심으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스스로가 저지른 잘못에 앞서, 격한 조바심을 느낀다.
『이대로 크리스를 돌려보낼 수는 없어.』
마음속으로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입을 움직인다.
뭐라고 하면 좋을지 모른다. 말을 선택하고 있을 여유도 없다. 하지만, 뭔가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언가를 크리스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마음만으로, 입을 움직인다.
“이유 같은 건…… 없어.”
다만 그 말을, 겨우 짜낸다.
내 소리는, 크리스에게 들리고 있을까? 눈앞의 문을 넘어, 크리스에게까지 도착할 수 있는 걸까?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데도,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더 큰 소리로 말했다.
“너를 싫어하는 이유 같은 건, 내게는 없어! 너는 미움 받을 일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
크리스는 아무도 상처 입히고 있지 않다. 적어도, 그 일을 전할 수만 있다면, 하고 필사적으로 생각해 외친다. 그러자──
“그건…… 무슨 소리? 이유가 없다니…….”
문 저편에서, 당황한 듯한 크리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러면, 나는…… 이유도 없는데 미움 받는 거야?”
계속되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상상을 초월하는 해석에, 나의 사고는 얼어붙었다.
“당신은 나를, 이유도 없는데 미워하고 있는 거야……?”
『뭐야? 어떻게 해서 그렇게 돼?』
온 몸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땀이 차가워지고 있었다. 머리에서, 입술에서 핏기가 없어진다. 말을 걸고 싶은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올바른 의미를 전하고 싶은데, 그것을 어떻게 전하면 좋을지 모른다.
소리가 나오지 않지만 말하고 싶어서, 감각이 둔한 입을 필사적으로 움직이려는 내게,
“……너무해. 그런 거, 단순한 괴롭힘이잖아. ……단순히 자기중심적인 거잖아.”
경멸과 모멸을 담은 말이, 문 너머의 내 몸을 때렸다.
아니라고 하고 싶다. 그렇지 않다고 하고 싶다. 그러니까, 멈춘 사고에, 붕괴될 것 같은 몸에, 말을 듣지 않는 입술에, 필사적으로 힘을 준다. 그러나──
“아……아니…….”
온전히 말하지 못했다. 나는 자신의 한심함과 칠칠치 못함에, 차라리 이 장소에서 도망치고 싶어졌다.
그런 나를 향해 내리 쏟아지는, 크리스의 말은 멈추지 않는다.
“처음 봤을 때, 조금 별난 사람이라고, 조금 재미있을 것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처음 보는 나를 구해 준, 상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그랬는데…….”
크리스의 말에 담긴 실망감. 그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무게를 수반해, 나의 몸을 짓누르려 한다.
“의미를 모르겠어. 이해할 수 없어. 정말로…… 정말로, 단순한 자기중심적 전파인 거야?”
들려오는 것은, 당장이라도 끊어져버릴 것 같이 약한, 크리스의 소리. 그 통절한 소리에, 내 안의 무언가가 소리를 냈다. 마음 저편에 밀어 넣어 두었을 터인 뭔가가, 장렬한 비명을 지른다.
크리스가 내게 보내는 감정을, 어떻게 해도 견딜 수 없었다.
그러니까, 크게 숨을 들이마셔,
“그건──!”
그건 아니야!!!
외치려고 했다. 터져 나오는 감정대로 “그건 아니야”라고 “나는 그런 남자가 아니야”고, 크리스에게 전하려 했다. 하지만 그래도, 뛰쳐나올 듯한 그 말을, 나는 삼킨다.
──전할 수 없다.
크리스가 가진, 내게로의 오해. 그것을 바로잡아 버리면, 그런 말을 한 번 해 버리면, 더 이상 억제하는 것 따위 할 수 없다. 크리스와 함께 걷는 그런 세계를, 바라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그러니까, 전하는 일은 할 수 없다.
크리스를 향해 터져 나오는 격렬한 감정. 그러나 그 결의는, 그것을 쉽사리 막아버린다. 나열된 이니셜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제동력이 되어, 나의 마음을 만류한다.
그리고 나는 입을 천천히 연다. 천천히, 크리스가 내게 물은 말에, 대답한다.
“……자기중심적 전파가 어디가 나쁘냐.”
그 말에, 문 저편에서, 크리스의 감정이 흔들리는 것을 본 것 같았다.
“거짓말……. 그럼 나를…….”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하는 소리. 큰 흔들이 섞인 목소리가 계속되었다.
“나를 도왔던 것도,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든가 하는 중2병 설정의 연장이야……?”
“……그 외에, 뭐가 있다는 거야.”
나는, 즉답한다.
“그럼 당신은, 정말로 그것만을 위해서, 나의 인생에 개입해 왔다는 거야?”
“……그게 어쨌다고? 네 녀석의 인생 따위, 알까보냐.”
냉철하게, 단언한다. 그런 나의 대답에,
“……우……웃기…….”
문 저편에서 크리스의 목소리가 떨린다. 그리고 한 순간의 사이를 두고──
“웃기지 마아아아!!!”
문 너머로 토해진 노성이, 내 귀를 꿰뚫었다. 목소리가 충격이 되어 고막을 강타한다. 아프다. 무심코 양 손으로 귀를 누르고 싶어진다.
그러나 올라갈 것 같은 팔을 억지로 눌러, 나는 크리스의 말에 계속 귀를 기울인다.
“아아 정말, 최악이야! 전부 최악이야! 이 녀석도 최악이지만, 이런 녀석에게 도움 받은 나도 최악이야!”
계속 울려 퍼지는, 나를 향한 크리스의 비난은 멈추지 않는다. 그 떨림도 멈추지 않는다.
“아아, 어째서 이런 것 따위에 도움 받은 거야, 나는! 인사 하러 왔을 뿐인데, 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돼! 당신 같은 것과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어! 당신 같은 것이 구해주지 않았으면 좋았어! 아아, 이제 생각해 내는 것도 싫어! 이런──”
“““이런 기억,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어!”””
어딘가 슬픔에 물든 크리스의 절규가, 좁은 통로에 메아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