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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Original |

Translator | 크로센

사상미로의 오카린티나 7화



기울어져가는 석양이 랩 창에 비친다.

나는 소파에 앉아 침울하게 얼굴을 찌푸리며 테이블에 내던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애용하는 휴대폰은 전자음과 램프의 점멸로 착신을 알리고 있지만──

『또, 마유리인가.』

수신 창에 표시된 이름에 시선을 돌려, 휴대폰에 손을 뻗지 않고 다만 말없이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있자 전자음이 그쳐, 랩 안에 정적이 찾아왔다. 그리고 나는 머리를 숙인다.

실은 벌써, 줄곧 이 동작의 반복이었다. 그리고,

“오카린. 지금 것도, 마유 씨 아님? 받지 않아도 좋삼?”

PC 앞을 차지하고 있던 다루가, 귀에서 헤드폰을 비껴놓고 이쪽을 보았다.

“상관없어.”

내가 짧게 대답하자, 다루는 조금 곤란한 듯한 표정을 하고, 망설이며 말했다.

“오카린. 이 에로게, 상당히 좋은 작품인데……해보지 않을 래여?”

오른팔의 그런 제안을 숙인 고개를 저어 거부한다. 솔직히 지금은 그런 기분이 아니고, 원래 나는 에로게를 하지 않는다.

내가 보인 반응에 다루는 “아…… 그래”하고 중얼거리며 헤드폰을 제 자리로 돌리고, 시선을 PC 모니터로 향했다.

그런 다루의 등을 곁눈질로 보면서, 나는 홀로 외로움에 발버둥 친다.

뇌리에 남아 떨어지지 않는 광경. 바로 방금 전 눈앞에서 보았던 광경. 그것을 머릿속에서 없애려고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다. 그러나──잊을 수 없다.


『나라는 남자는, 어디까지 미련이 넘치는 거냐──?』


슬픔으로 굳어진 것 같은, 그 눈동자를 잊을 수 없다.
공포로 떨리고 있던, 그 가는 몸을 잊을 수 없다.
되돌아보지도 못하고 랩을 떠난, 그 뒷모습을 잊을 수 없다


잃었을 터인 기억을 되찾은 것처럼 느껴진 크리스의 말을, 어떻게 해도 잊을 수 없다──


“잊어버리고 싶어”라고 말하게 했다. “잊어도 괜찮아” 라고 들었다. 그러니까, 잊으려고 했다.
그럴 터다. 그렇다는데──

“젠장…….”

어디까지나 각오를 정할 수 없는 자신. 그 칠칠치 못함이 견딜 수 없어, 내뱉는다. 그러자,

“있지, 오카린 말야.”

다시 다루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자, 모니터에서 눈을 떼서 내 쪽을 향하고 있었다.

“……뭐야.”

퉁명스럽게 대답한 내게, 다루는 어딘가 말하기 힘든 것 같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뭐라고 할까~? 이제 슬슬, 이쪽도 힘들다고 해야 할까.”

“……뭐가.”

“뭐가, 가 아님여~. 랄까, 뭣 때문에 그렇게 어둡삼? 어제부터 줄곧이잖음.”

“딱히 아무것도 아냐.”

다루에게 이야기 했다고 해서,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어떤 것도 이야기 할 생각은 없다.

“아니, 나도 오카린의 중2병 설정 고민은,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말여. 그치만, 이제 슬슬 적당히 해줬으면 함여, 응.”

“무슨 뜻이야?”

다루의 의미심장한 표현에, 나는 조용히 신음을 흘려 소리를 높인다.

“모름여? 긍까, 평소의 오카린 같이, 바보 같은 말을 하면서 분위기와 기세만으로 요렇~게 날뛰어 주는 편이, 여기도 맘이 편하달까.”


다루의 말이, 묘하게 비위에 거슬렸다.


“날뛰라고? 그걸 바란다면, 날뛰어 줄까? 전력으로 날뛰어 줘볼까?”

가시를 드러낸 말을 다루에게 내던진다. 무심코 진심으로, 눈앞의 테이블을 잡아 내던져버릴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오카린, 그거, 엉뚱한 화풀이라고 하는 거, 알고 있삼?”

그런 냉정한 다루의 말이, 솟구친 충동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아맞혀 버렸다.


『확실히, 이건 엉뚱한 화풀이군.』


나는 “미안해”하고 짧게 말해, 일으켰던 몸을 다시 소파에 앉혔다. 그런 나를 향해, 다루는 “그렇지만 말야, 오카린”하고 말을 이었다.

“자기중심적인 것도 적당히 해두지 않으면, 진심으로 친구가 없어진다고 생각함여, 나적으로는.”

다루의 퇴장 대사¹ 같은 말에, 사그라졌었던 충동이 벌떡 얼굴을 들어올린다. 나도 모르게 어투가 험해진다.

“내가 ​자​기​중​심​적​이​라​고​…​…​?​”​

그러나 나의 모습 같은 건 상관없다는 듯이, 다루는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이제 와서 무슨 말 함여? 기본적으로, 오카린은 반은 망상주에, 나머지 반은 자기중심적. 그걸로 파이널 앤서 아님?”

그런 다루의 말에, 무심코 소파에서 일어선다.

“안다는 듯이 말하지 마!”

“뭔 말 함여? 설마, 오카린 자기중심설에 이의제기라도 한다는 겅미?”

“당연하다!”

으르렁 거린다. 오른팔이라고 생각하는 남자에게서 뜻밖의 비판을 받아, 머리에 피가 쏠리는 것을 느꼈다.

“평소의 나는 확실히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만큼은…….”

“아니, 지금도 훌륭하게 자기중심적임여, 이거 레알.”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는다는 게 이런 건가. 간단히 내 이의를 각하한 다루의 말에, 나도 모르게 말이 막힌다.

내가 자기중심적이라고? 지금의 내가, 자기중심적이라고? 독선적인 일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중요한 것까지 희생해 온, 이 내가 자기중심적이라고?

창자가 뒤집힐 것 같았다. 진지하게 고민해, 진심으로 택했던 여러 선택사항들. 독선적인 자신을 배척해, 지금 이렇게 해서까지 스스로의 죄를 인정하고 있는 나를, 그런데도 다루는 자기중심적이라고 하는 건가?


그러쥔 주먹이 분노로 미미하게 떨린다.


그러나 그런 내 모습 같은 건 신경 쓰지도 않고, 다루는 말을 계속 잇는다.

“오카린이 어쩔 셈인지는 모르는데…….”

모르면, 불필요한 말 하지 마.

“그렇지만 말여,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함여. 잘 생각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겅미.”

더 이상 내게, 뭘 보라는 거냐! 더 이상 내게, 뭘 생각하라는 거냐, 다루는!?

“어제 오늘 말이야. 오카린이 본 모두의 얼굴, 오카린에게는 어떻게 보이고 있음?”



모두의 얼굴──?



다루의 말에, 내 어깨가 미미하게 꿈틀댄다.

“모두, 즐거운 듯이 보였어? 마유 씨나 나도, 그리고 오카린도. 모두 즐거운 듯 해 보였어?”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그리고 머리에 떠오른다.

슬픈 듯 얼굴을 일그러뜨린, 마유리의 표정이──
불만스런 시선을 내게 향하는, 다루의 표정이──
거울 너머로 본, 어금니를 부술 듯이 꽉 악문, 내 표정이──
그리고 내 눈앞에서, 빛나고 있어야 할 눈동자를 새까맣게 물들인, 그 크리스의 표정이, 플래시백을 수반해, 머릿속에 떠오른다.


“어때? 모두 완전, 기운 없지 않아?”


확실히 다루의 말 대로였다. 떠오르는, 여러 얼굴들. 그 어디에도 웃는 얼굴도, 티끌만큼의 미소도 없었다. 단지 거기에 있는 것은──

『이 놈도 저 놈도, 어째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

가슴 속에서 떠오르는 의문. 거기에 다루가 대답한다.

“전부, 오카린이 원인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해.”

그 말에, 머리 꼭대기에서 냉수가 쏟아지는 것 같은 감각을 느낀다. 그리고──



──지금의 오카린은, 모두의 얼굴을 어둡게 하고 있음여──



다루가 한 말이, 내 머리를 때려 날렸다.
내가 크리스에게 미움 받자, 그것은 싫다며 필사적인 표정으로 호소하던 마유리의 모습을──
심한 말을 해버렸다고, 몸을 떨면서까지 내게 사과한 크리스의 모습을──
날려진 내 머리가, 분명하게 생각해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무슨 짓을 해온 거지──?』

그런 말로 할 수 없는 질문에, 또다시 다루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지금의 오카린은 훌륭한 자기중심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함여. 자기중심적인 놈은 주위를 불쾌하게 한다. 이거 상식.”

다루가 내놓은 말이, 지금가지 필사적으로 지지해 온 내 안의 지주에, 커다란 균열을 일으켰다.

그렇게 해서, 겨우 깨닫는다. 다루의 말에 꿰뚫린 덕으로, 여태까지의 자신의 사고나 행동의 원점이 대체 무엇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나​는​…​…​바​보​냐​?​』​



모든 출발점을, 잘못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하면 좋았던 거지?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행동하면, 나는 독선적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거냐──?』

모른다. 어떻게 해도 대답할 수 없다.

대죄를 범해 온 내가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행동. 대체 그것이 무엇이었는가?
이런 결과론을 늘어뜨린 질문에, 명확한 대답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대답이 없어야 할 의문에조차, 다루는 대답을 내놓는다.

“어쨌든 오카린은, 어떻게 해도 자기중심적이삼. 그렇다면, 평소의 망상 자기중심적인 게, 지금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 즉──”


──모두 즐거우면, 오카린의 자기중심적인 것도, 간단히 없어진다고 말하는 겅미──


그리고 그런 다루의 대답은,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던 응어리를 흔적도 없이 날려버린다. 지금까지 쭉 걸려왔던 뭔가를, 흔적도 없이 지워 없앴다.

다루는 말한다.

“결국, 어떻게 해도, 오카린은 자기중심적인 망상병임여? 이제 와서 노선 변경 같은 소릴 해봤자, 솔까 여기는 곤란한 뿐이삼.”

보통으로 생각하면, 완전히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말. 하지만 그래도, 그 말은 지금의 내게 있어서는, 봉인을 풀기 위한 열쇠였다. 그러니까 다루에게 말했다.

“아아……. 그대로야…….”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할 수 있는 한 평정을 유지해 그것만을 짧게 말한다.

“알아준다면 그걸로 좋지만 서도. 뭐랄까~? 역시 그거겠져. 『생각하지 마, 느끼는 거야!』정신? 그거, 의외로 진실하고 생각함여.”

그런 다루의 말을 긍정하듯,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면​서​─​─​그​리​고​ 각오를 다진다.

창밖으로 눈을 돌리자, 서쪽 하늘에 가라앉아가는 태양이, 저녁을 알리고 있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근거는 없다. 그러나 확신은 있다.

테이블 위에서 애용하는 휴대폰을 잡아, 익숙한 손놀림으로 플립을 연다. 거기에 보이는 것은, 거듭된 마유리로부터의 부재중 착신.
나는 곧바로 마유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카린!?”

즉각 전화가 연결되었다.

“오카린, 어쩌지! 크리스 쨩이 발견되지 않아! 어떻게 해도 발견되지 않아!』

전화 저편에서 당장이라도 울기 시작할 듯한 마유리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런 마유리에게 말한다.

“마유리. 지금 당장 랩으로 돌아와”

“싫어! 그런 거 절대로 안 돼!”

마유리의 강한 부정. 그러나 나는, 보다 강한 어조로 말한다.

“돌아와. 뒤는 이 호오인──아니.”

거기까지 말하고 생각을 고쳐, 다시 한 번 말한다.

“이, 오카베 린타로에게 맡겨. 반드시 마키세 크리스를 랩으로 데려올 테니까.”

그것만을 전해, 나는 전화를 끊어, 휴대폰을 백의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랩 출구로 걸어가며, 등 뒤의 다루에게 이야기 한다.

“미안. 덕분에 살았어, 다루.”

그런 말에, 다루는 한 순간 불가사의한 소리를 올렸지만, 곧──

“후. 인사는,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다구. 나는 다만, 조용히 에로게를 즐기고 싶었던 것뿐이니까 말야.”

그렇게 대답했다.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슈퍼 하카(츤데레?)의 말을 등 뒤로 받으며, 나는 랩 문을 힘차게 열어 밖으로 나온다.

향해야 할 장소는, 이미 알고 있었다.
퇴장대사¹ : 원문은 捨て台詞. 무대에서 퇴장할 때 하는 대사. 대표적으로 두고 보자!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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