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미로의 오카린티나 9화
──독선적인 일 따위, 있을 수 없어──
그때부터 줄곧, 그렇게 생각해서 선택하고, 행동해 왔다. 그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믿어 왔다.
그 때문에 과거를 계속 개변한 자신의 죄를 이해해, 그 죄에 알맞을 만한 패널티를, 스스로에게 부과해왔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잘못되어 있었다.
『계속 그렇게 해서 잘못해 버린 결과가, 이 꼴인가!』
아키하바라의 거리를 전력으로 달려 나가면서, 이를 악문다.
다루가 가르쳐 주었다. 마유리가 보여 주었다. 그러니까 자신의 생각이 어리석었던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더 빠르게, 더 힘차게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해서든지 구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잘못된 나를 바로잡아 준, 둘도 없는 동료들을 위해서. 계속 잘못해 왔던, 나 자신을 위해서. 내 실수가 상처 입혀버린, 그 녀석을 위해서.
입원하고 있었던 1개월간. 병원의 침대에서, 크리스가 살아 있는 일에 기뻐하고, 나에 대해 잊어버려 없었던 것으로 해, 미국으로 돌아가 버렸을 크리스를 어떻게 해도 잊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하고 싶은데, 어떻게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딜레마에 괴로워하면서 내가 냈던, 잘못된 결론. 그것이──
──내게 그런 자격은 없다──
그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만 하면, 조금이나마 크리스가 없는 생활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그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내 안에서 룰이 되어, 그렇게 생각하기만 하면, 자신은 독선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어디가 그렇냐, 바보 자식!』
독선적인 자신을 계속 거부한 결과, 다다른 장소.
거기에서 손에 넣은 것은, 어둡게 굳어진 눈동자. 너무나도 독선적이었던 내게, 되찾은 마음을 유린되어버린 마키세 크리스의 눈동자.
『그런 눈을 해대다니!』
크리스가 떠날 때 보인 눈동자가, 무서운 것처럼 떨고 있던 가녀린 신체가, 선명하고 강렬한 인상이 되어 머릿속에서 불타고 있었다.
그런 영상에 몸부림칠 듯이 되는 신체를 쥐어짜, 짜증을 씹어 없애듯이 어금니를 단단히 악문다.
『제길, 방해라고!』
내 길을 막는, 어중이떠중이 같은 통행인이 괜히 귀찮게 느껴졌다.
언젠가와 같이 모두 사라져 버리면, 얼마나 달리기 쉬울까. 그러나 지금의 내게 그런 힘은 없다. 전화 렌지(가칭)도, D 메일도 내게는 없다. 이제 내게, 과거를 바꾸는 힘은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지금 부터 뻗어나갈 내 인생과 마키세 크리스의 인생을, 한 번만 더 잇기 위해, 나는 혼잡한 아키하바라 한 가운데에서 통행인을 밀어 헤쳐 나아간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턱 끝까지 차오를 듯이 거칠어진 호흡을 쥐어짜, 외친다.
“비켜! 방해된단 말이다, 너희들!”
인파의 틈을 파고들며 외친다. 많은 시선이 날아들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 같은 건 없다. 그러니까, 큰 소리로 외치면서 생각한다.
내게 “잊지 마”라고 한 크리스. 랩을 “기분 좋아”라고 했던 크리스. 그런 그녀에게, “이제, 잊어도 괜찮으니까” 같은 소릴 말하게 해 버렸다. 그 손에서, 랩 멤 배지를 뺏어버렸다.
그리고 그 모두는, 『독선은 있을 수 없다』라는, 너무나도 독선적인 내 멋 대로인 믿음이 초래한 결과.
『이런 결과에, 납득할 수 있을까보냐!』
그러니까, 달린다. 그런 자기 자신을, 힘껏 눌러줄 생각으로, 당장 무너질 것 같은 두 다리를, 입으로 뛰쳐나와 버릴 것 같은 심장을, 한껏 몰아 부친다.
──마키세 크리스가 기억을 되찾았다는 건, 내 망상이 보여준 희망적인 관측이 아닐까?
『알까보냐! 기억을 되찾든 아니든,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어!』
──마키세 크리스의 말은 본심으로, 그녀는 마음속으로부터, 나와의 인연을 끊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까?
『그게 어쨌다고! 나는 그런 거, 인정할 생각 없어!』
──이제 와서 내가 크리스를 원한다고 해도, 이제 크리스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게 아닐까?
『그러니까 어쨌다고! 저 녀석의 의사 따위, 이제 상관없어!』
──어쨌든 간에, 데리고 돌아와 준다──
지금까지 없었을 정도로 독선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마음을 억누르기는커녕, 한층 더 부추기듯, 머릿속에서 부풀린다.
다루에게 지적된 말을 생각해 내 자각한다.
분명 나는 뭘 어떻게 해도, 어떻게 생각해도, 어떻게 하든 간에 독선적일 수밖에 없겠지.
독선적일 수 없는 자신 따위, 분명 어디의 세계선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독선적이 되어 주마!』
그렇게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다리에, 팔에, 몸에, 머리에, 힘이 가득 찬다. 그러니까 더욱 생각한다. 좀 더 힘을 갖고 싶으니까, 좀 더 크리스에게 가까워지고 싶으니까, 여태까지 했던 것 중에 가장 강한 마음을 담는다.
『독선적인 게 나쁘냐!? 인내 따위 빌어먹어 버려! 호오인 쿄우마가 아니고, 오카베 린타로로서 어디까지나 독선적으로 되어 주마!!!』
자격 운운 하면서 크리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할 뿐인 룰은, 벌써 버렸다.
그런 것 때문에 지금의 크리스의 마음까지 쓸데없이 해버린다면, 그런 것 따위는 이제 필요 없다. 만약 내가 독선적이 되어 크리스의 마음만이라도 지킬 수 있다면, 얼마든지!
온 힘을 다해, 아키하바라를 달려 나간다. 향해야 할 장소는 알고 있다. 힘껏 땅을 차, 크게 숨을 들이마셔 토해낸다.
“이 오카베 린타로로부터! 도망갈 생각하지 마라, 마키세 크리스!!!”
시야 한 가운데에 보이는 라디관에 거의 다다라, 나는 아키하바라 한 가운데에서 표호를 내질렀다.
그리고 그 기세로, 라디관으로 돌입한다. 역시 여기에서도, 날아드는 시선을 느끼긴 했지만, 지금까지처럼, 모두 무시해 옥상으로 연결되는 계단을 달려 오른다.
다른 층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목표로 하는 장소까지 발을 멈추지 않는다.
계단 층의 모퉁이에 몸을 부딪치면서 서두른다. 느긋하게 돌아갈 수 없다. 전력으로 벽에 격돌하면서, 힘껏 계단 층을 통과해, 뛰어 오른다.
그리고 보이는 옥상으로 통하는 문. 출입 금지 플레이트가 걸려 있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문의 저편.
문에 몸 전체를 부딪친다. 온 몸에 격렬한 충격을 느끼지만, 알 바 아니다. 도어 노브에 손을 뻗어 돌려, 날려버릴 작정으로 열어젖힌다.
그리고 들리는 소리.
“사라져!!!”
있었다. 역시, 여기에 있었다.
사라지라고? 이 내게, 사라지라고? 그렇게는 되지 않아, 크리스!
그러니까 외쳤다. 열어젖힌 문 저편에서, 하늘로 이어지는 라디관의 옥상에서, 나는 내 안에 있던 모든 것을 담아, 여태껏 살아온 인생 중 제일의 생각을 담아, 지금까지의 마음 모두를 담아, 외쳤다.
“““허나 거절한다아아아아!!!”””
그리고 크리스의 모습을 본다.
무릎을 움켜쥐고 작게 움츠러들어 떨고 있는, 내가 아는 마키세 크리스에 크리스티나에 좀비에 갑칠이에 @채널러에, 그리고 이 나의 조수인 소녀의 모습을, 눈에 넣고──
『뭐, 뭐야?』
갑자기, 시야가 삐뚤어지기 시작한다.
대지가 흔들린다.
의식이 혼탁하기 시작한다.
『이건, 설마──』
이 기묘한 감각에는,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감각의 정체에 전율한다.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데도, 나의 시야 안에 있던 크리스가 삐뚤어진다. 또 그 때처럼, 엔터키에 손가락을 내려쳤을 때처럼, 삐뚤어지기 시작한다.
『웃기지 마! 겨우, 겨우 도착했다고!? 마유리의, 다루의, 그 외에도 많은 희생을 부수어, 그런데도 나는, 도착했다고!?』
납득할 수 없다. 이런 엔딩 방법은, 절대로 납득할 수 없다. 세계선이 뭐냐! 다이버젠스가 뭐냐! 리딩 슈타이너가 뭐냐!
나는 온 몸을 경직시켜, 어금니를 부술 정도로 악물고, 손바닥에 손톱을 파고들게 하면서, 자신의 신체에 맹렬한 기세로 퍼지는 감각에 달려든다.
『제길! 제길! 크리스!』
말로 표한 할 수 없는 분노를 쥐어짠다.
그렇다는데, 그런데도──
내 의식은, 밀어닥치는 거센 파도에, 어이없이 흘러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