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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Original |

Translator | 크로센

귀향미아의 오카린티나 3화



저물어 가는 태양을 등에 지고 황금빛으로 물드는 아키하바라를 걷는다.
길게 늘어진 자신의 그림자를 눈으로 쫓으며, 나는 라디관을 뒤로 했다.

딱히 뭔가 목적이 있어 이 장소에 온 것은 아니다. 단지──

『크리스가 랩에 올 때까지, 조금이라도 머릿속을 정리해두고 싶어.』

그렇게 생각해 홀로 거리에 나왔을 뿐이다.
그리고 어딘가 공허한 사고를 공전시키며 목적지도 없이 휘청휘청 방황하고 있자, 정신 차리고 보니 라디관 옥상까지 와 있었다. 단지, 그 만큼의 일이다.

주위의 경치를 흘려보내며, 어딘가 못미더운 발걸음으로 걸으며 생각한다.

오늘이 되서야 갑자기, 그때의 일을 이야기 해달라고 한 크리스.
설명에 주관이 없다고 하며, 얼굴을 붉게 물들인 크리스.
지금 당장이라도 듣고 싶다고 한, 크리스.

처음에는, 어째서 그렇게 서두르는지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크리스가 초조해보였던 이유도 지금이라면 알 것 같다.

귀국 전 날이 될 때까지, 내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런 크리스의 심정을 멋대로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었다──라는 건가.』

자의식 과잉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고.

좀 더 빨리 말했어야 했어──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중얼거려 사과하는 크리스의 모습이 그렇게 보였다.

그러니까 나는 랩으로 돌아가는 길을 걸으며 각오를 다진다.

『이제 곧 크리스도 랩으로 오겠지. 거기에서 크리스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 하자.』

몇 십 억이나 되는 사람들과 마키세 크리스라는 소녀 한 명을 저울질 한 의사.
나카바치의 흉기에서 크리스를 구하려다 잘못해서 크리스를 상처 입혀버린 실패.
그렇게 수렴하는 세계선을 앞에 두고, 한 번 무너졌는데도 전부 단념하지 못하고, 1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념만으로 살아남았다고 하는, 지금은 없는 내 미래의 삶.
세계를 속이고, 과거의 자신을 속이기 위해, 모든 것을 무릅쓰고 크리스의 아버지에게 찔렸다. 그리고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해 범했던, 결사적인 무모한 행동.

그 모든 것들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크리스에게 전할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스스로의 마음을 보다 깊게 새기기 위해 한 번 더 강하게, 각오를 다진다.



──모든 것을 이야기 한 후, 크리스를 만류하자──



내 이야기를 들은 크리스가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는 모른다. 화를 낼까? 기막혀 할까? 슬퍼할까? 그렇지 않으면, 기뻐할까?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크리스가 어떤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나는 만류한다. 그것은 『작정』이 아니라, 『확실』한 결의.

만류하면 곤란하다며 미소 지은 크리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웃는 얼굴을 나는 힘껏 부정해, 그 귀국을 방해한다.

크리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을, 그녀의 가족.
크리스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녀의 지인들.
크리스의 연구 복귀를 바라는 동료들에, 크리스에 기대를 걸고 있는, 과학 관련의 어중이떠중이들.

그런 모든 소망을 무시해, 나는 나만을 위해, 크리스를 만류한다. 만류해 보인다.

나는 라디관 옥상에서, 그 각오를 했던 것이다.

『그걸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독선적이니까.』

마유리에게 질타 받지 않았던가. 다루에게 배웠지 않았던가. 일주일 전에 라디관에서, 산소결핍이 되면서 까지도 크리스를 향해 외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런 때야말로──

『나는 오카베 린타로로서 어디까지나 독선적이지 않으면 안 돼.』

그런 생각을 가슴에 품고, 『각오해라, 크리스』 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 때였다.





“!?”

땅이 흔들린다.
시야가 삐뚤어진다.
의식이 멀어져 간다.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하지만 확실히, 뭔가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최초로 머리에 떠올린 것은, ​『​산​소​결​핍​』​이​었​다​.​

비슷하다. 일주일 전, 라디관 옥상으로 뛰어들었을 때에 느낀, 그 저항할 수 없는 감각과. 그리고 그 감각은 『산소결핍』과 동시에, 그──

『어이…… 농담이지?』

혼란한 내 사고는 톱니바퀴를 잃은 기계처럼 표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도, 이것이 『산소결핍』이 아닌 것만큼은 이상할 정도로 확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등골이 얼어붙는다. 이해 따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런 이해할 수 없는 나 따위는 내버려두고, 시야가 계속 일그러진다. 그리고──

“크으으으으!?”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압력에, 크게 신음하며 눈을 감아 땅에 무릎을 꿇는다.

다음 순간, 지금까지 밀어닥치고 있던 무언가가 마치 그 자체가 거짓이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같……아…….”

나는 눈을 뜨지 못하고 공포에 몰려, 완전히 무뎌진 사고를 억지로 돌린다.

『있을 수 없어. 이제 이 세계에는 전화 렌지(가칭)도, 타임리프머신도 존재하고 있지 않아. 그렇기에 있을 수 없어. 모순되어 있어. 이런 일, 이치에 맞지 않아.』

하지만 그런데도 조금 전 느꼈던 그 감각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기억에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 감각이 『그것』 이외의 무언가였다──라는 답을 갈망한다.

천천히, 닫고 있던 눈을 뜬다. 눈에 들어오는 경치를 확인한다. 그 광경에 뭔가 다른 것이 느껴지는지, 식별한다.

『딱히, 두드러진 변화는…….』

아키하바라의 거리는 있다. 황혼에 물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그 모두를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도 눈에 띄는 다른 부분은 느껴지지 않는다.

모에 문화를 답습해 온 역사. 그것을 느끼게 하는 거리 풍경. 가전제품 매장이나 애니메이션 관련 서점에 상품 판매점, 그 외에도 다양하게 여러 문화가 섞여 있는 풍경. 그 어느 종류 독특한 거리의 풍경은, 아직도 건재하다.

하지만 그런데도 안심할 수 없다.

『뭔가, 내가 모르는 곳에서?』 

어떻게 해도, 그 공포심을 지울 수 없다. 어쨌든 나는 이 감각을 계기로, 너무나도 많은 고뇌를, 자신과 중요한 존재들에게──

“……!?”

갑자기 무서운 상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단번에 전신의 피가 거꾸로 치솟는다.

“크, 크리스는!?”

당황해서 백의 주머니에서, 애용하는 휴대폰을 난폭하게 빼낸다. 그리고 재빨리 조작해, 전화를 귀에 댄다.

조용히 고막을 울리는 전화음. 단 몇 차례의 그 호출 시간이 공연히 영원처럼 느껴졌다.

『받아라, 받아!』

심장이 경종을 울리고, 온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올 것 같은 감각을 느낀다. 그리고 몇 차례의 전화음 후에, 전화가 연결된다.

“크리스! 무사해!?”

두 말할 것 없이 외친다.

“오, 오카베? 뭐? 무사해라니, 무슨 일이야?”

수화기 저편에서 크리스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 거기에 조금이나마 안심한다. 손을 떠났던 냉정한 사고가 겨우 손 안에 돌아온다.

“무사……한 거지?”

“아니, 딱히 별일 없는데…….”

“그런가. ……크리스, 하나 묻고 싶은데.”

“……뭔데?”

“지금부터 너는, 랩에 온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 예정인 거 맞지?”

“그렇지만……어쩐 일이야? 무슨 일이 있었어?”

수화기 저편에서, 조금 불안한 듯한 크리스의 말이 들렸다. 나는 그 크리스의 질문에 애매한 대답을 한다.

“아니, 그렇다면 됐어.”

“될 리 없잖아. 무슨 일인가 있었던 거야?”

“아니, 대단한 일은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나는 어쩔 수 없이 커다란 거짓말을 해서, 캐묻는 어조의 크리스를 따돌렸다.

“랩에…… 가도 괜찮은 거야?”

어딘가, 이쪽을 살피는 듯한 어조의 크리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평정을 유지한 채 대답한다.

“당연하지. 기다리고 있을게.”

그리고 휴대폰을 귀에서 떼고 전화를 끊었다.
그대로 휴대폰의 키패드를 눌러 다시 귓가에 댄다.

잠시, 기다려서──

“여보세요, 오카린? 무슨 일이야?”

그 목소리에 『다행이다. 마유리도, 무사하군』 하고 또 다시 안도한다. 그리고,

“마유리, 미안. 조작 미스야. 잘못 눌렀어.”

또, 거짓말 한다.

“뭐~어~? 잘못 눌러? 아, 그런가. 오카린, 크리스 쨩에게 걸려고 했던 거지? 똑똑한 마유시에게는, 그 정도는 뻔히 보인답니다.”

마지막으로 랩에서 본 굵은 눈물을 흘리던 마유리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평소의 덜렁이 같은 마유리의 소리에 크게 한숨을 내쉰다.

“오카린? 있잖아, 크리스 쨩에게 제대로 말해주도록 해.”

나와 크리스에 대해 걱정한 거겠지. 마유리의 말에, 나는 『그래, 알고 있어』 하고 짧게 대답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α세계선에서는 마유리가, β세계선에는 크리스가, 시간의 의지라고도 부를 수 있을 무언가에 의해 희생 되었다. 그러나 현재 이 두 명에게, 큰 변화가 있던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세계선은, 변함없나?』

변화가 보이지 않는 현상.
나는 조금 전 느낀 감각이, 정말로 단순한 착각이었던 건 아닐까 하고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도 사라지지 않는 불안감을 적막한 가슴에 품으며, 랩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낯익을 터인 아키하바라의 거리 풍경이, 어째서인지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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