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미아의 오카린티나 25화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나와 크리스의 마음을 실은 타임머신. 그 은빛 홀쭉한 기계가, 우리들에게 있어서의 올바른 시간에 도착했을 때──세계선은, 다시 이동했다.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
그것이 한 번은 손에 넣었지만 잃어버렸던, 슈타인즈 게이트로 불리는 세계선인지는, 솔직히 지금에 와서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데도──
“과연이군, 크리스는.”
랩 소파에 몸을 젖히고 앉아,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 1개월 동안, 내 몸에 죽음을 예감하는 트러블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마유리도 마찬가지로, 실제로 지금도 바로 저기에서 애용하는 미싱과 격투 중이다.
물론, 다루나 루카코, 페이리스 그리고 모에카네도 별다른 변화는 보이지 않고, 그러니까 분명, 미래의 스즈하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크리스도──
“이제, 도착하고 있는 걸까?”
크리스에게 보낸 소포를 떠올린다.
행선지는 미국이었다.
대단한 일도 아니다. 과거에서 돌아왔더니, 나와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 분명한 크리스는, *도라 쨩¹도 깜짝 놀랄 기세로, 해외로 순간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도 당연하다──
이것은, 크리스의 귀국이 예정대로 거해졌다는 결과였다.
그리고 역시, 그 며칠간의 기억은, 크리스 안에는 남지 못하고──
『알고 있었을, 작정이었지만…….』
알고 있어도, 쇼크는 컸다.
그렇다고 해도, 1개월 전에 크리스가 되찾은, 랩 멤으로 보낸 추억. 그것만큼은, 그녀의 기억 속에 계속 변함없이 머물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란 건가.』
독선적인 자신을 내걸고 라디관 옥상으로 뛰어들어, 크리스를 랩 멤으로 되돌렸던, 이 세계선에 있어서 과거의 자신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생각한다.
“미국인가…….”
크리스가 있는 곳. 그 먼 거리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만나고 싶다. 당장이라도, 만나러 가고 싶었다.
그러나 세계선이 바뀌어도, 역시 나는 파일럿도, 비즈니스맨도, 스포츠 선수도 아니고, 거기에 돈도 없어서──
어디까지나, 나는 오카베 린타로라는 이름의, 단순한 중2병 대학생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런 내게는, 크리스가 있는 곳이 너무 멀다고 깨달은 끝에──
『옆집……이라고 할 수는 없나.』
체념과도 같은 기분으로 한숨을 내쉰다.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그 크리스의 마음.
붙잡을 수 없었던, 형태가 없는 마음. 그것이 어쩔 수 없어서, 분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니까, 한 번은 진심으로 만나러 가려고, 패스포트를 준비한 적이 있었다. 『지금부터 만나러 갈게』하고, 크리스에게 사전연락을 넣은 적까지 있었다. 그러나──
『당신은 대학생이잖아.』
전화 너머로 들은 크리스의 말이, 기염을 토하던 내 기개를, 놀랄 만큼 어이없을 정도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했다.
조바심 내지 말라며, 학생의 본분을 잊지 말라고, 또 시간을 내서 일본에 갈 테니까 라며──
그렇게 전해들은 크리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연상인 나보다도 훨씬 어른스러워서.
무엇 하나 잊을 수 없는 나보다, 매우 냉정하고.
그러니까 거기에서, 어찌 할 수 없을 정도의 온도차를 보고──
『결국, 쓸모없게 되어버렸군…….』
사용할 예정이 없는 감색 패스포트.
그것을 랩 어딘가에 방치해, 어느덧 나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게 아니야. 사별하는 것도 아니야』하며 솟아오르는 쓸쓸함을 억지로 안아, 어떻게든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되었다.
그래. 가고자 하면 갈 수 없는 정소가 아닐 지도 모른다. 그럴 마음이 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데도, 잠시 산책 가듯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장소도 아닌 것이다.
그것이, 단순한 대학생인 내게 있어서, 바꾸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소파에 몸을 깊이 가라앉힌다. 그러자──
“오카린. 그러고 보니, 마키세 씨에게 보낸 녀석, 이제 닿지 않았슴?”
PC 앞을 점거하고 있던 다루기 이야기 해 왔다.
떠오른 화제가, 미국에 있는 크리스 앞으로 보낸 소포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헤아려, 나는 “그럴지도”하고 적당한 맞장구를 돌려준다.
“아~! 그거지? 오카린이 1개월에 걸쳐 만든 대작! 거기엔 마유시도 멋지게 나오니, 크리스 쨩의 반응도 기다려지는 거예요!”
마유리가 미싱을 움직이는 손을 멈추고 대화에 끼어들어 왔다.
“메탈 우-파를 들어, 『오카린, 이것이 타임 트래블러다』라든지, 우캬~!”
왠지 모르게 내용과 다른 연출을 자작하는 마유리에, 나는 무심코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그런 나와는 대조적으로, 눈부시게 떠드는 소녀에게 원망스러운 듯한 시선을 향하는 다루가, 불만스러운 소리를 낸다.
“좋겠네, 마유 씨. 오카린, 나도, 좀 더 인기남으로 해주면──”
“거짓말은 안 되잖아, 거짓말은.”
단적으로 이의를 뒤집자, 다루가 그 거구를 흔들었다.
“거짓말이라니 무례함여. 아니 실제로 그렇지만 말이져, 어차피 픽션이니까, 그런 융통성을 살려줘도 괜찮지 않음?”
“알았다 알았어. 다음이 있다면 생각해 두지.”
다음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임시방면의 거짓말을 한다.
다음 같은 건 없다. 나는 1개월에 걸쳐, 모든 것을 끝까지 썼다. 그러니까, 다음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미안하다, 다루여.』
그렇게 말로 하지 않는 사과를 다루에게 보내며, 떠올린다.
──과거에 있었던 일도, 지금까지 있었던 일도, 전부, 내게 이야기 했으면 좋겠어──
타임머신 안에서 크리스가 말해, 걸었던 약속. 전부 잊어버리는 크리스가 바랐던, 단 하나의 소원.
그 크리스의 소원을, 나는 말이 아닌, 쓸 수 있지도 않은 문장이라는 것에 의지해 보았다.
이 방법에는 경험이 없어서, 당연히 그 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부족한 어휘를 생각해 내, 아득해질 것만 같은 긴 작업에, 키보드를 치는 손가락을 비튼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마유리에게 듣고 마루에게 딴죽 받으며, 1개월이나 걸려 어떻게든 형태로 만들어 내, 보내버렸다. 그것은──
──적어도.
그런 생각에 마음이 움직였던 건지도 모른다.
전부 잊는다니 싫다며──
그런 것 너무 심하다며──
그렇게 말하며 몸을 떨던 크리스. 하지만 그런데도, 전부 잊지 않으면 안 되었던, 크리스.
나는. 나만은, 그런 크리스를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을. 크리스가 잊어버린 모든 것을. 그, 내가 죽어버린다는 세계선에서의 사건. 거기에서 겪은 모든 마음을, 크리스를 향해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게, 크리스와의 약속이야.』
그러니까, 바란다.
이로써, 크리스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내가 글로 쓴 서투르고 변변치 않은 것으로 사라져버린 크리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보답 받는 것을, 마음 속 깊이 바란다.
이제 누를게, 라고──
자―, 돌아가자, 라고──
그렇게 말하며 버튼을 누른 크리스의 미소 진 얼굴. 그것이 지금도, 선명하고 강렬한 기억으로 내 뇌리 안에 남아 있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에 빠져 있자, 내 휴대폰이 착신음을 울렸다.
“아~! 혹시 크리스 쨩일지도~! 벌써 읽은 걸까나? 감상일까나?”
마유리가 올린 기대로 가득 찬 소리에,
“그렇게 빠를 리가 없잖아. 1개월이나 걸렸다고.”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손에 들어 그 착신자명을 들여다본다.
『오오―, 정말로 크리스잖아…….』
당황해서 옆방으로 이동한다.
등 뒤에서 “아, 역시 크리스 쨩이야~”라는 마유리의 소리와 “오카린! 낙담하기엔 아직 이르다구!”라는 다루의 야유를 흘려들으며 전화를 받는다.
“나…… 나다.”
“나다가 아니야. 뭐야, 이거?”
전화 저편에서, 크리스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설마…… 벌써 읽었나?”
반신반의 하며 물어본다.
“읽었어. 그러니까 전화하고 있지. 말하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있어.”
그 날카로운 목소리에 수치심이 끓어올라, 무심코 머리를 움켜쥐고 싶어진다.
『아아 역시, 그런 느낌의 반응이라고는 상상하고 있었지만…….』
일단 조금 다친 마음을 숨기고 억지로 텐션을 올려서 말한다.
“어때, 꽤나 대작이지. 아무래도 나는, 문장의 재능도 풍부한 것 같아! 후우―하하하!”
“뭐가 풍부하다는 거야! 치졸한 어구. 이상한 표현. 리얼리티 부족한 설정. 이 어디에 눈곱만큼이라도 재능을 느끼라는 거야? 그렇다고 할까, 적어도 데이터로 보내. 이런 종이다발, 보통으로 생각하면 귀찮잖아.”
“그…… 그렇게까지 말하는 거냐, 조수 주제에…….”
아아, 차라리 이 폭언을 그때의 크리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하지만──그것도 이루어지지는 않고.
들려오는 크리스의 쓴 소리에, 내 귀만 아플 따름이다.
“대체로, 오카베. 내가 『믿을 수 없는 과학』이라는 단어를 말할 거라고 생각해?”
“아니…… 그건…….”
“거기에. 후반엔 뭔가…… 내가 전면적으로 당신에게 반하고 있는 듯한 설정은, 솔직히 말해서 불쾌하네. 어떤 사고회로가, 그런 상황을 이끌어냈는지, 부디 캐묻고 싶은 심경이야.”
“아니 아무튼, 그거야. 표현의 자유라고 할까…….”
“어째서 내가, 당신과 수갑을 차고 있는 거야? 이해하기 어렵네, 정말로.”
그로기였다.
1개월의 노고도, 마지막 약속도, 말을 먼저 꺼낸 장본인에 의해 흔적도 없이 분쇄되어 버렸다.
그러니까 나는, 허둥지둥하면서 말한다.
“그…… 그런가. 천재는 어느 때라도 세상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는 건가. 앞서가는 자는 미움 받기 마련이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나는 붓을 꺾도록 하지.”
“아니,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전화 너머의 크리스의 소리가, 미미하게 떨린 것 같았다.
“아니, 됐어. 애초에 심심풀이 같은 것이었고, 잊어 줘.”
“아니, 나도 말이 심했어. 그러네. 만약 이게 전부, 논픽션이라고 한다면──아무튼, 조금정도는 평가해 줄게.”
그런 크리스의 말에, 조금 웃음이 솟아올랐다.
전부 논픽션. 전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크리스에게 이야기 해, 그리고 납득시킬 수 있는 방법을 나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전부를 잊은 크리스에게 있어, 지금, 이 세계가 사실. 이 역사가, 논픽션이다. 그러니까──
그 때의 말도──
그 때의 떨림도──
그 때의 마음도──
전부 내가 꾸며낸, 변변치 않은 모조품.
『그걸로, 됐어.』
나는 그렇게 생각해, 가벼운 말투로 대답한다.
“논픽션이라고? 그럴 리 있겠냐. 그게 전부 사실이라면, 그건 이제 너, 터무니없는 이야기잖아.”
“그래. 그러네. 하지만 오카베──”
──전부, 사실이지?──
전화 너머로 들은 말에, 무심코 뿜었다.
“어이어이어이어이, 조수여, 괜찮아? 머리 괜찮은 거냐?”
크리스를 바보 취급한 내 발언. 그러나 크리스로부터 돌려받은 말은 요점에서 빗나간 말로──
“내 안에서, 줄곧 이상했던 사건이 있었어…….”
크리스가 무슨 말을 하기 시작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어째서 그렇게 목소리를 떨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내 혼란을 뒤로 하고, 크리스의 말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이야기 한 적 없었어. 줄곧 잊고 있었어. 왜냐면, 그렇게 부탁받았으니까……. 이 일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할 수 있으면 잊어달라고……. 잊지 않으면, 안된다고…….”
“무……무슨 말을 하는…….”
당황을 숨기지 못하는 나를 무시하고, 크리스는 계속 말했다.
“당신이 나를 구해줬던, 그 날. 내가, 떨어져 있던 인형을 주운 즉시──”
──나 있지. 누군가에게 불러 세워졌어──
“그 때, 파파의 발표회가 있는 강의실로 들어가기 직전, 갑자기 말을 걸어졌어. 뒤돌아보지 말라고…….”
크리스는 말한다.
그 목소리는 여성으로, 그리고 자신의 등 뒤에 서서, 말을 걸어 왔다고.
“그리고 있지…… 이런 말을 했어…….”
지금부터 당신에게는,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긴다고──
당신을, 누구보다 필사적으로 지켜주는, 한 남성이 나타난다고──
그러니까,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아무 말 하지 말고 내가 하는 소리를, 들어줬으면 한다고──
“너는…… 그런 정체 모를 상대의 말을…… 믿었다는 건가?”
“그 사람은, 내가 가지고 있던 종이봉투 내용을 알아 맞혔어.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은, 비밀로 만든 내 논문을, 구두로 재현해 보였어. 그리고 『나는 당신을 믿어. 그러니까, 당신도 나를 믿어』라고 들었어. 그리고──”
──당신이 소중히 생각하는, 단 한 사람을 구할 거야. 그 때문에, 나는 이런 바보 같은 일을 하고 있어. 과학자로서 가장 어리석은 흉내를 내고 있어──
“그런 말을 했어. 그래서, 나는 믿었어. 근거는 없었지만,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들은 대로, 주운 인형을, 그 자리에 두었어.”
말을 계속 잇는 크리스의 목소리가, 크게 떨리기 시작한다.
“왜냐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불쌍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무서울 정도로,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했었으니까!”
그런 크리스의 말을 들어, 나는 떠올린다.
──오카베가 그렇게 말해준 나를, 나는 믿어──
무전기의 거친 음성으로 들은, 크리스의 말. 자신이 천재인지, 자신이 상냥한지, 내게그런 의문을 던졌던 크리스의 말을, 생각해 냈다.
그리하여, 그 7월 28일에, 크리스가 내 생명을 구한 방법. 그것이, 지금 여기에 와서야 간신히 떠오른다.
『그 녀석……은…….』
그것은 분명, 시간여행에 의한, 자신과의 접촉.
한 걸음만 잘못하면, 타임 패러독스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만행.
과학자로서의, 최저의 선택.
그야말로, 크리스가 이끌어낸 해결방법. 그야말로, 크리스가 취했던, 나를 구하기 위한 방법.
그 사실에, 전화를 잡는 손이, 격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바보가……. 대체 뭘……생각하고…….』
어금니를 악물어, 눈을 크게 떠, 마음속에서 외친다.
『아아아아아!!!』
마음과 함께 사라져버렸던 소녀. 그런, 영리하고 상냥한 한 소녀와 주고받은 교환조건. 그것을 생각해, 소리 없는 절규를 지른다.
그런 내 머리에, 전화 너머로 들리는 크리스의 절규가 뒤섞인다.
“그러니까! 나는, 봉투에서 인형을 꺼내, 아래에 두었어! 들었던 대로 잠시 기다려서! 대신 놓여 있던, 아주 닮은 인형을 봉투에 넣었어!!”
크리스의 소리가, 눈물에 젖어 있었다.
“있지 오카베…… 나, 틀리지 않았던 거지? 하라는 대로 한 나도, 바보 같은 일을 한 나도, 틀리지 않았던 거지!?”
전화 너머로, 종이다발이 마루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오카베를 구한거지?
그런 크리스의 마음이 귀에 들린다.
그러니까 나는, 크리스의 질문에, 작게 대답했다
“당연……하지.”
그리고, 생각한다.
내게 교환조건이라며, 약속을 했던 크리스.
내가 약속을 지키면, 우-파를 교환한 비밀을 가르쳐 준다고 한 크리스.
자신이 천재라며, 상냥하다며 말하고 웃은, 크리스.
그녀가 뿌린 씨앗이, 지금 여기에서, 내 눈앞에서, 그 싹을 틔워 보였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있잖아 오카베. 전부, 정말로 있었던 거지? 그런 거지?”
울음소리가 귀에 울린다. 그리고──
오카베…… 만나고 싶어…….
그 끊기기 십상인 소리가, 나를 격렬하게 일으켜 세운다.
지금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어…….
그 서투른 마음에, 다 눌러 참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니까──
“……알았다. 기다리고 있어.”
그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로부터 크리스의 목소리의 여운이 느껴졌다.
나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담아, 곧바로 옆방으로 돌아간다. 활기찬 랩 멤들이 기다릴 수 없다는 듯, 마중 나왔다.
“아~ 오카린! 크리스 쨩, 뭐라고 했어~?”
“아아, 절찬이야.”
“레알? 그 마키세 씨가 절찬? 상상할 수 없슴.”
“레알도 완전 레알이야.”
“그래서, 오카린? 뭘 하는 거야?”
“물건을 찾고 있어. ……음, 찾았다.”
“오카린? 어디 감? 벌써 돌아가는 겅미?”
“아니 뭐, 조금 근처에 산책을.”
“그렇지만, 그거 패스포트 아님? 산책은, 어디로 가능 겅미……?”
“미국이야. 잠깐 미국, 갔다 올게.”
““에에에에───!?””
다루와 마유리가 울리는 절규를 뒤로 하고, 나는 랩 문을 닫는다.
랩 밖은, 벌써 가을 향기로 가득 차, 지금부터 맞이하는 겨울 준비를 시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상쾌하고 기분 좋은 가을바람을 맞으며, 나는 아키하바라의 거리에 내디뎌, 그리고 떠올린다.
──외로워지면, 언제라도 말 해. 어쨌든 나는, 마유리를 구하기 위해, 지구 반대쪽까지 간 적도 있어──
──미국 같은 건, 옆집과도 다를 바 없어. 언제라도 가 줄게──
그것은, 귀국을 앞두고 낙담하던 크리스를 위로하기 위해 했던, 작은 거짓말. 그 거짓말을, 약속이라는 이름의 액자에 담아 생각한다.
『교환 조건은 지켜졌다. 그렇다면 나도, 그 때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렇지, 크리스?』
내디딘 걸음은 힘차고, 나를 만나고 싶다고 한 크리스의 말은 선명해서, 그러니까 나는 걷기 시작한다.
그 조수에게, 만나고 싶다고 들었던 것이다.
그 마키세 크리스에게, 지금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다고 들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무슨 헤매는 일 같은 게 있다는 건가.
나는 굳힌 마음을 간단한 선물로 해, 크리스에게 이어지는 길로 나아간다.
그 녀석의 옆에, 나란히 서기 위해──
그 녀석의 소원을 들어, 이번이야말로,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내가 걷지 않을 리는, 없다.
왜냐면, 그야말로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세계선이니까.
그러니까 반드시, 나의 세계선은, 언제라도 크리스를 향해 수렴해 나간다.
그런 식으로 되어 있다고 믿어, 나는 크리스를 향해 계속 걸어 나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