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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Original |

Translator | 크로센

무우기적의 오카린티나 4화



랩 문을 빠져 나가자, 희미하게 침착해지는 향기가 느껴졌다.

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손으로 문을 닫으며, 입구 옆에 비닐봉투를 내려놓는다. 그러자 그런 나를 알아차린 크리스가, 소파에 앉은 채로 되돌아보았다.

“아…… 어서와.”

매우 조그만 마중 인사가 귀를 흔들었다. 왠지 조금, 쌀쌀맞게 들린다.

“늦어버렸군. 미안.”

구두를 대충 벗어던지고 연구실에 발을 내딛어, 상당히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을 크리스에게 짧게 사과의 말을 했다. 그리고 옆에 둔 비닐봉투를 내버려둔 채로, 천천히 크리스에게 가까워진다.
문득, 테이블 위에 올려진 2잔의 찻잔에 눈길이 멎었다.

“홍차……인가?”

보이는 광경에, 짐작이 가는 단어를 그대로 말하자, 크리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밖, 춥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서.”

어딘지 부끄러운 듯한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려, 당황한 듯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크리스. 평소에 보이는 늠름한 모습과는 대조적인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꿀꺽 하고 침이 넘어갔다.

『뭐…… 뭐냐 이 분위기는…….』

솔직히,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아도 가녀린 두 어깨를 움츠린 채로 소파 위에서 몸을 작게 하고 있는 크리스.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서는, 머뭇머뭇 몸을 움직이고 있다. 그 모습은, 어딘가 연약하고 작은 동물을 연상시켰다.

『쥐……라고 하면, 맞을 것 같군.』

부질없는 일을 생각하면서도, 그 모습에 넋이 나간다.

방심해버리면 지금 당장이라도 얼굴을 빨갛게 물들여버릴 듯한, 눈에 띄게 난색한 분위기. 그 안에서, 의미 없이 침묵을 지키는 나와 크리스. 잠깐 동안 침묵 속에 노출되고 있자, 왠지 모르게 이상한 기분이 솟구칠 것 같았다.

『……으음.』

왠지 모르게 침착할 수 없어서, 나는 냉정함을 쥐어짜서 입을 열었다.

“그럼…… 받도록 할까.”

“받는다니!? 뭘!?”

“아니, 뭐라니 너. 홍차 외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그, 그런거네…….”

대체 뭘 줄 생각이었던 걸까──?

그런 결론이 보이지 않는 의문에 머리를 흔들고 있자, 크리스가 굳은 미소로 “아하하” 하고 조금 마른 웃음을 흘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슬며시 시선을 던지며, 테이블에서 찻잔을 들어 올린다.
천천히 입가에 가져가자, 침착한 향기가 코를 간질였다. 아무래도 랩 안에 두둥실 퍼져 있던 것의 정체는, 이것이었던 것 같다.

“좋은 향기야.”

솔직한 감상을 입에 댔다.

“응. 그, 티백밖에 없었으니까 맛은 보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로 충분해.”

나는 재빨리 그렇게 말하고, 컵 한 쪽에 입을 대고 가볍게 훌쩍였다.

“……어때?”

“응. 아무튼, 맛있는……데.”

조금 식은 느낌이라, 상당히 쓴 맛을 혀끝으로 느꼈지만, 왠지 맛있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크리스의 질문에 대답한 말은 본심이다.

그런 내 말에 크리스는 “다행이야”하고 긴장이 풀린 안심한 듯한 얼굴을 하고, 그리고 한 순간 말을 멈춘 뒤 조금 망설이는 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오카베. 조금 전의 전화…… 말인데…….”

그 말을 듣고 떠올린다. 뭐라 말 할 수 없는 이 분위기에 휘말려, 예의 화제를 꺼내는 것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아아, 그러고 보니 그렇군. 어,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할까──”

아키하바라 거리에서, 내 안에 예고 없이 솟구친 위화감.
한 번은 그것을 크리스에게 상담하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만약 그 행동이 크리스나 다른 랩 멤의 일상에 그림자를 늘어뜨리는 것 같은 일이 된다면──하는 두려움을 안아, 결국 지금은 그 생각을 보류하기로 했다.
내 안에 싹튼, 희미한 아지랑이 같은 의심. 그 정체를 알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무턱대고 의식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 신경 쓰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크리스의 미소를 보고 있고 싶으니까 말이지.』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 정답이다──라고, 지금 랩을 채우는 따뜻한 공기를 느끼며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는, 마치 사과하는 행동을 취해 고개를 숙여 말을 잇는다.

“미안. 그 이야기는 없던 걸로 해줘.”

“……하?”

크리스의 목소리가, 랩 안에 작게 울렸다. 그 목소리에 깃든 감정이 의외라서, 나는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뭔…….』

당황한다. 바로 방금 전까지, 솜털처럼 부드러웠던 크리스의 얼굴이, 어찌된 영문인지, 지금 눈앞에서 딱딱하게 굳어 있지 않은가.

“왜……왜 그래?”

주저하면서도 물어보자, 크리스가 쉬어버린 목소리를 짜내기 시작했다.

“없던 걸로 라니…… 뭐를?”

억양 없는, 평탄한 어조의 말. 그리고 본, 얼어붙은 듯한 눈동자에, 무심코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그……그러니까, 전화로 이야기 한 용건에 대해선데…….”

“즉, 그 용건이라는 걸 『없던 ​걸​로​』​해​주​라​고​…​…​그​렇​게​ 말하고 있는 거야?”

“으, 음. 그와 같지만…….”

나는, 한 걸음 더 후퇴하며,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크리스가 소파에 앉은 채로,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리고──

​“​후​후​후​후​후​후​후​후​…​…​.​”​

둘뿐인 랩에 울리는, 조용한 웃음소리. 그것은 마치, 지옥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온 망자의 그것처럼 들리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 위압감은…… 뭐야?』

눈앞의 광경에, 그런 공포를 느끼면서도 상황을 살피고 있자, 고개를 숙인 채로 크리스가 낮게 신음소리를 냈다.

“오카베…… 자세히…… 설명.”

그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내 입가가 경련을 일으킨다.

『거……거역할 수 없어.』

그것은 이미, 거부 불가능한 절대 명령이었다. 당장이라도 붉은 빛의 머리카락이 크게 나부낄 것 같은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나는 당연하게 후퇴를 거듭하며, 흠칫거리며 입을 연다. 마음 같아서는, 손에 든 찻잔을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 고작이었다.

“아니, 설명도 뭣도. 애초에, 별로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었다고 생각──”

말하는 도중에, 크리스가 갑작스레 소파에서 일어나 나를 응시한다. 나는,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안광에 눌려, 놀란 나머지 뒷말을 삼켰다.

“웃기지 마…….”

야수처럼 으르렁대는 소리가, 나를 움츠러들게 하고 랩 공기를 떨게 했다.

“설마 오카베, 정말로 마지막 순간에 겁이 났어? 당신, 거기까지 헤타레인 거야?”

내뱉듯이 흘러나오는 심한 말. 음량이 그다지 크지도 않은데, 거기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끝이 없다.

나는 무릎과 찻잔을 달달 떨면서도, 기력을 쥐어짜 대답한다.

“잠깐만. 뭘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널 위해서…….”

그런 내 말에, 크리스의 두 눈동자가 불을 뿜었다.

“어째서 그게, 위해서라는 거야!”

크리스의 노성이 내 고막을 관통했다.

“나를 위해서라면, 말하면 되잖아!? 여기까지 와서 겁이 난다든가 이해할 수 없어!”

귀를 꿰뚫는 큰 소리에, 나는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지, 진정해! 이건 겁이 난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잖아? 나는 다만, 세계선과 얽힌 이야기는, 그리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하!? 뭐야 그건, 의미 모르겠습니다만! 세계선 같은걸 꺼내면, 뭐든지 애매하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이 바보 오카베!”

크리스가 내게 다가서, 내 멱살을 잡는다. 세 번에 걸친 후퇴는, 어떤 성과도 없었다.
가냘픈 팔로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힘에, 무심코 눈을 크게 떴다.

“꺼내는 것도 뭣도, 이야기의 중심이 세계선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고 할까, 부탁하니까 진정해 줘!? 무슨 일이 있어도 듣고 싶다면 이야기 할게! 그러니까 폭력만은 그만둬―!”

“이미 늦어!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이런 분위기는 엉망이야! 어떻게 해줄 거야! 처음의, NO『외톨이』크
크리스의 작은 주먹에, 힘이 가득 찬다.

“성급해하게 굴지 마! 그렇달까, 세계선과 크리스마스가 어떻게 관련되는데!? 산타를 썰매채로 커 블랙홀에 집어넣을 셈이냐!?”

“아직도 세계선을 방패로 할 생각!?”

“방패가 아니라, 주제라고!”

“그럼 뭐!? 세계선에 대해서 나와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할 생각이야!?”

크리스의 작은 주먹이 내리 오른다.

“그니까!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고 있었잖아!!!”

죽을까 살까. Dead or Alive의 기세로, 나는 눈을 질끈 감아, 목이 찢어져라 절규한다.

그러자──

​“​…​…​레​알​…​…​로​?​”​

감은 눈꺼풀 저편에서, 쉬어버린 목소리가 들린다.

“레알이다…….”

속삭이면서 천천히 눈을 뜬다. 거기에 있던 것은 조금 전 분노로 떨리던 크리스가 아니라──

“……거짓마알.”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어지럽게 계속 변화시키는, 한 천재 소녀가 있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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