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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원작 |

역자 | 크로센

무우기적의 오카린티나 15화



소파 위에서 깊이 잠들어버린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쉰다.
붉은 빛이 깃은 머리카락의 색이, 추운 랩 안에서 내 눈에는 유달리 따뜻하게 비쳤다.

“크리스…….”

아오모리에서 돌아오는 길.
신칸센 안에서, 스스로가 세운 추측에 격한 동요를 보였던 크리스. 그리고 그녀가 보인, 다부짐을 전면에 내세운 행동을 떠올리면──

『굉장한 근성이라고 해야겠지…….』

나도 모르게, 그런 일을 생각해 버린다.

과거가 바뀌어버릴지도 모른다. 자신의 아버지가 그렇게 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런 억측을 말하면서 이성을 잃어, 내게 “부정해”라며 “논파해”라며 다가섰던 크리스. 그러나, 그런 크리스답지 않은 동요도 한때의 일로, 얼마 있지 않아 그 표정에는 평소의 냉정함이 되돌아오고 있었다.

그 태연을 가장한 표정은, 신칸센을 내려 열차를 갈아타 아키하바라를 목표로 하는 동안에도 바뀌는 일은 없고. 그러니까, 랩으로 이어지는 밤길에는, 그녀가 내는 늠름한 구두 소리가 계속 울리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노력한다구, 너는…….』

랩에 다다른 순간, 무너져 내리듯 마루에 주저앉은 크리스. 지금까지 세력을 떨치고 있던 의연한 표정은 소리를 죽여, 대신에 나타난 표정은 막다른 골목에 몰아지듯 새파래져 무서움에 벌벌 떠는 소녀의 얼굴.

『무리도 아니지…….』

랩 현관을 빠져나온 순간에, 작은 오열을 울리기 시작한 다부진 소녀. 고개 숙여 내 팔에 매달려, “떨어지고 싶지 않아”라고 “이제 싫어”라고, 헛소리와도 같은 소리를 반복한다. 그런 연하 소녀를 꼭 끌어안은 것은, 그 모습이 너무나도 견딜 수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새삼스럽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소파 위에서 들려오는 조용한 숨소리에, 적어도 지금은 구제를 느끼고 있다. 내 팔 안에서, 울다 지치듯 잠이 든 크리스. 그런 그녀가, 지금뿐이라 할지라도 작은 안식에 잠겨 있기를 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어떻게든 되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작은 한숨을 내뱉고, 곧장 마루에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댄다.
크리스와 함께 방문한 아오모리. 거기에서 찾아내버린, 존재해서는 안 되는 기계. 그리고 시대설정에 맞지 않은, 알 수 없어야 할 지식.

『나카바치가 ​타​임​리​프​…​…​인​가​.​』​

그것은, 보았던 상황을 가미한 다음, 크리스 스스로 이끌어낸 추측.
크리스는 말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과거에 저지른 실패를 바꿔 칠하기 위해, 먼 미래에서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나 또한, 그런 크리스의 의견이 크게 어긋나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오​버​테​크​놀​로​지​라​니​,​ 또다시 어마어마한 이야기잖아.』

나카바치의 자필로 기록되어 있던 서류 다발. 그 안에, 간단히 짜 넣어져 있던 것 같은, 미지의 지식. 그 원인을 더듬어 가면, 크리스가 세운 『나카바치 타임리프 설』이라고 하는 것은, 확실히 이치에 들어맞고 있는 것처럼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그랬다고 해도, 그래서 우리들이 대 소란을 피울 필요 같은 건, 있는 걸까?』

지금의 나는, 크리스가 말한 추측을 앞에 두고, 어딘가 위화감과는 먼, 안이한 생각을 흔들고 있었다.

『확실히…….』

확실히, 신칸센 안에서 크리스가 말하기 시작한 그 추측을 들었을 때에는 그야말로, 등골이 얼어붙는 듯한 감각에 빠졌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냉정하게 사고를 뻗어나가 보면, 크리스가 세운 추측에 커다란 위협을 느끼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크리스의 추측이 올바르다면, 나카바치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항공 화재로 타버린 논문』의 보호라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나카바치가 그 과거를 어떻게 바꿔 칠하더라도, 그럼으로써 일어나는 변화에 나나 크리스는 관계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가령 나카바치의 계획이 성공했다 해도, 우리들의 신변에 커다란 변화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결과적으로 나카바치는 딸의 손에서 논문을 빼앗아가는 일에 성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7월 28일의 우리들에, 나카바치가 무언가의 변화를 요구하는 필요성 같은 건,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까, 나카바치가 오버테크놀로지를 구사해 목적을 달성해도, 그 일을 굉장한 위협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회피했을 터인 세계대전이 재연된다는 가능성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의 세계선에서, 내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과거로 날아온, 군복을 입은 소녀를 떠올린다.

『혹시, 그렇게 되면…… 스즈하, 미안.』

마음속에서, 전해질리 없는 사과를 작게 울리고──

『아니, 역시 세계대전도 일어나지 않는가.』

하고, 마음속에서 중얼거린 사죄의 말을 도로 주워 담는다.

『나카바치의 자택에, 타임리프 머신이 있었던 거다. 그렇다면, 녀석의 계획은 난항을 겪고 있다고 생각해야겠지.』

먼 머래에서 타임리프머신을 만들어내,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왔을지도 모르는 남자. 그런 남자의 자택에서 찾아낸, 타임리프머신. 그것의 의미하는 바를 생각한다.

『타임리프는 기억만의 도약. 물질을 운반하는 일은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아오모리에서 본 그것은, 미래의 나카바치가 만들어낸 기계가 아니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온 나카바치가 다시 새롭게 만든 대용품이라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나카바치는 거슬러 올라온 전의 시대에서도 타임리프머신을 만들어 낸거지? 대답은 지극히 단순했다.

『나카바치는 과거를 바꾸기 위해 되돌아왔지만, 실패했다. 그러니까 다시 만들어, 도전을 반복하려 하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초로의 남성이 악전고투하는 모습을 마음에 그리면, 언젠가의 자신의 모습이 솟구친다.

무시무시한 역사를 보게 된, 그 α세계선. 반복해서 죽어버리는 마유리를 구하기 위해, 나는 크리스가 만들어낸 타임리프머신으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세계선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세계선의 수렴에 이길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나카바치도, 이 세계선의 수렴에 농락당하고 있을 지도 몰라.』

있을 수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그때부터 리딩 슈타이너를 관측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그 이후, 적어도 세계선의 다이버젠스도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역사를 바꾸려고 과거에 돌아왔다. 하지만, 세계선의 수렴에 방해받아 그 계획은 지금도 계속 좌절되고 있다.』

그럴싸한 전개라고 생각한다. 크리스의 추측대로, 과거를 손보려 하고 있는 나카바치. 하지만 결코 잘되지는 않고,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도 잘되지 않는다.

『이 세계선에서는, 그것이 확정되어 있는 역사……일지도 몰라.』

그것이 『제3차 세계대전의 불발』에 기인하고 있는지, 혹은 또다시『논문이 사라진다』는 일이나 『나카바치의 망명 실패』에 기인하고 있는지 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데도, 이 세계선의 의사가, 나카바치의 소망을 문전박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역시, 나카바치의 타임리프는, 위협이 될 수 없어.』

그렇게, 결론을 내린다.

『……못살겠군. 그 때, 곧바로 이 이야기를 크리스에게 들려줄 수 있었으면 좋았는데…….』

열차 안에서, 내게 “부정해”라며 “논파해”라며 이성을 잃은 크리스. 만약 그 때, 곧바로 이 생각을 말했더라면, 크리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완화시켜주는 일도 할 수 있었지 않을까 하고 조금 후회한다. 그리고, 이것이 크리스의 추측에 느낀 위화감의 정체라고──

『아니…… 달라…….』

뭔가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 때 느낀 위화감은, 이런 것은 아니었을 거다.』

나는, 쥔 결론을 내거는 일을 주저해, 그 해답을 손에서 놓는다.
도쿄로 향하는 신칸센 안. 거기에서 들은 크리스의 추측. 그리고 솟구친 위화감.

『나는, 뭘 느끼고 있었어?』

그 때 받은 감각. 그 정체가 마음에 걸려, 나는 필사적으로 기억을 불러 일으킨다. 그 때 솟구친 위화감의 정체를 요구해, 어디까지나 똑바로 사고를 향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크리스의 추측에 느낀 위화감은…… 라디관 앞에서 느낀 것과…… 아주 비슷한 기분이 들어.』

그것은, 차갑게 식은 캔커피를 한손에 쥐고, 내 다리를 라디관 앞의 횡단보도에 고정시키고 있던 의문. 그 의문의 출처가, 크리스의 추측에 대한 의문과 왠지 겹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라디관 앞에서의 위화감. 그 정체는…… 아마 내가 알지 못하는 α세계선에서의 기억…….』

그것은, 크리스가 내게 이야기한 리딩 슈타이너에 대한 가설. 내 주관에도, 누락되고 있는 기억이 있다고 말해, 나를 『관측자』로서 불완전하다고 단언했을 때의, 크리스의 이론.

​『​α​세​계​선​에​서​의​…​…​ 기억.』

나는 마루에서 일어서, 랩 한 구석에 놓인 PC를 향해 천천히 걸어 나간다.

『크리스가 가지고 온 이미지 파일. 그 다섯 장은, 모두 α세계선에서의 기억일 터다. 하지만 거기에, 만나지 않아야 할 나카바치가 섞여 있었어…….』

PC 앞까지 다다라, 손끝으로 전원버튼을 누른다. 머지않아 나타나는, 낯익은 화면. 마우스를 손에 쥐어, 목적의 이미지를 향해 조작을 해가면서──

『그 때, 나카바치는…….』

어젯밤 경험한, 현실성이 부족한 사건에 생각이 미친다.
밤의 아키하바라에서 나를 삼킨 환영. 그 때 본 경치는, 의심할 여지없이 α세계선의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한 남자. 그 이유를, 그 역사가 흐르는 모습을, 머릿속에서 그려낸다.

『나카바치는 그 때, 내게 뭘 전했어……?』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네──


환상이 전한 말. 그것을 보고 솟구친 감정. 그 진정한 모습을 요구하면서, 모니터에 나타난 화상의 남자에 눈을 향한다. 그리고, 느낀다.

“역시…… 달라.”

솟구쳐 오른 그 말을, 그대로 말한다. 그것은 논리에 들어맞지 않았다.

『나카바치…… 그 남자는…….』

크리스는 말했다.

자신의 아버지라면, 그러한 일을 할 거라고──
자신의 실패를 없던 것으로 하기 위해, 다시 딸의 손에서 논문을 억지로 빼앗으러 올 것이라고──
끊어질 것 같은 절규로, 비통한 생각을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잘못됐어……. 잘못되어 있다구, 크리스…….』

그것은 논리가 아니고, 단순한 감정이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런 감정에 맡긴 생각은, 조금 전까지의 순서를 따라 세웠던 사고를 떠내려가게 해, 내 안에서 무언가를 싹트게 한다.


──전하지 않으면──


크리스를 향해, 뭔가를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격심한 충동에 사로잡힌다.
사명감과도 닮은 생각이, 내 다리를 움직인다. 사실은, 그녀가 눈을 뜰 때까지, 느긋하게 재워둘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하는데, 내 다리는 멈추는 일 없이 깊이 잠든 크리스의 옆까지 나아간다. 솟구쳐 오르는 충동에 뒷받침되듯이, 요염하게 자란 긴 머리카락에 살며시 손을 뻗어──

『뭘 전한다는 거지?』

그것을 알 수 없었다. 어렴풋이 남아있던 이성이, 충동에 저항해 나의 손을 멈춘다.

『뭐냐…… 뭐라는 거냐, 이 감정은…….』

직전에 멈춰선 자신의 손이 원망스러웠다. 그런 알 수 없는 이유로 어금니를 힘껏 악문다.

『여기까지 와서…… 여기까지 와 있다는데…….』

충동과 이성의 사이. 나의 얼굴이 고민의 양상을 본뜬다. 뻗은 손이, 나와 크리스 사이에서 작은 왕복을 반복한다.

『뭔가 있어…… 거기에, 뭔가 있어…….』

기억 깊은 곳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 그 정체를 요구해, 나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신경을 날카롭게 갈아──

“으억!?”

놀라 작은 비명을 지른다. 주머니 안에서 울리는 휴대폰 소리에, 뻗어가고 있던 손이, 나도 모르게 쑥 들어간다.

『아직 일러!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

아직, 크리스에게 전해야 할 것이 보이지 않았다. 준비가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다. 나는 당황해 랩 구석으로 이동하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뽑아낸다.

“누, 누구냐 이런 시간에!?”

소리를 낮춰, 전화를 건 사람을 비난한다. 그러자──

“얼라리여? 그 모습은, 레알로 마키세 씨와의 일에 이르고 있는 한중간이었다고 추측하는 것이지만.”

귀에 익숙한 소리로, 터무니없는 추측이 날아왔다.

“다, 다루인가!? 이런 시간이 무슨 용무냐!?”

“아, 아니 미안. 정말로 한중간이었다고는 생각 안 했음여. 어, 그러니까, 이따 걸 테니까…….”

뭔가, 굉장한 착각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무슨 말을 하고 있어! 한중간은 뭐냐!?”

“아니, R18타임일까 하고.”

“우……웃기지 마!”

무심코 소리를 크게 해, 당황해서 크리스의 모습을 엿본다. 아무래도, 지금의 소리로 눈을 떴다는 일은 없는 것 같았다. 크리스의 숨소리가, 작게 랩 안에 계속 울리고 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루를 향해 그것이 오해라는 것을 설명한다.

“그럼 뭐임? 마키세 씨 파파와는 만나지 못하고, 맥없이 돌아왔다고?”

“어, 어쩔 수 없겠지.”

“둘이서 아오모리까지 가서, 숙박도 하지 않고 당일치기. 오카린…… GJ!”

“쓸데없는 참견이다.”

한 차례, 조롱당했다. 솔직히, 그런 농담에 어울릴 짬은 없었지만, 그런데도 불가사의하게, 귀에 익은 소리와 익숙한 대화에, 긴장하고 있던 마음속에 약간의 여유가 태어난다.

“뭐, 오카린의 끊이질 않는 헤타레에 대해서는, 내일 자세히 듣는다고 하여. 그보다, 랩에 돌아왔다면 저거 보면 좋삼.”

“저거? 저거란 건 뭐야?”

“말했져? 어딘가의 기업이나 단체가, 재미있는 일이 되고 있다고.”

다루의 말을 들어, 아오모리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주고받은 전화 대화를 떠올린다.

“미안하지만, 지금, 그런 여유는 없어.”

“그런 말 하지 말고. 오카린이 정말 좋아하는 음모설이니까여. 게다가, 엄청난 신빙성이 있어서, 지금은『이거 위험하잖음?』이 되어있다고 할까. 레알, 스레 축제도 커지고 있고. 뭐, 본가는 일본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의 소란은 완전하게 관심 밖이라 생각되지만.”

“……일본이 아니야?”

“어, 프랑스. 방금 전에 정보가 나왔을 뿐이지만, 비난의 대상에 올랐던 것이 SERN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음여.”

다루의 발언에 포함되어 있던 고유명사. 그 말에, 사고가 사방으로 튄다.

​“​S​…​…​S​E​R​N​이​라​고​!​?​”​

나의 놀라움을, 다루가 긍정한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타임머신 스레 거주자로서는 방치하기 어렵다고 할까ー, 이제, 오카린에게 전화할 수밖에 없다고 할까ー.”

낭랑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 다루의 소리에, 전화를 든 내 손이 미미하게 떨린다.

“뭐, 어쨌든 꼭 보도록 하삼. PC에 북마크 해놨으니까, 곧 볼 수 있고. 아, 하지만 그 북마크, 이제 과거로그인가. 뭐, 어쨌든 그런 일로.”

“어이 다룻!?”

불러 세우려 하지만, 다루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통화 종료를 고하는 기계음을 작게 들으며, 나는 이끌리듯 PC 앞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데스크톱에 있는 인터넷 사이트의 북마크를 찾아내, 그 주소를 따라간다.

모니터에 나타난 과거로그라 생각되는 내용에, 재빨리 눈을 달리게 하며 말이 막힌다.

『바……바보 같은…….』

화제의 중심에 곁들여지고 있는 것. 그것은 다루의 말이 가리키는 대로, 모 연구기관에 대한 시시한 음모론이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근원의 정보출처는, 프랑스의 익명 게시판인 것 같다. 거기에 투하되고 있는 듯한 정보가, 아무래도 일역되어 일본 게시판에도 내다 붙여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먹이를 찾아다니듯 써져 있는 문자열을 쫓아간다.

그 안에는, 어느 연구기관이, 독자적으로 『소형 블랙홀』의 생성을 할 수 있던 일. 그것을 이용한, 시간 도약 실험이 반복 행해지고 있는 일. 그리고 그 과정 속에, 비인도적인 실험이 포함되어 있는 일. 그런 내용의 문장이, 상상 속의 그림처럼 써 져 있었다. 그리고──

​“​에​슐​론​이​라​고​…​…​.​”​

그것은 군사이용을 목적으로 한 통신 감청의 설비기기. 그것은, 과학 분야의 도시전설로 유명한 것. 그리고──

『그 여름의, 모든 것의 계기…….』


──마키세 크리스가, 누군가에게 찔린 것 같다──


다루에게 보낸 한 통의 메일. 의도치 않게 D 메일로 전락한, 그 한 문장. 그 존재를 SERN에 포착 가능케 한 기계.
그런 기밀의 대표와도 같은 존재까지도, 프랑스 게시판에는 써져 있는 것 같았다. 그 뿐만 아니라──

『실제로 연구 기관의 서버를 크랙해, 에슐론이 포착하고 있는 제3자의 메일을, 독단으로 공개까지 한 건가……?』

보통이라면, 자주 있는 음모론일 터인 시시한 화제. 그런 것에 보기 드문 종류의 신빙성을 주고 있는 것이, 공개되고 있는 방대한 수의 감청 메일과 그 내용. 그리고, 거기에 보낸 기억이 있다고 하는 수 명의 글. 그런 제3자의 반응을 얻어, 소란은 단번에 거대화한 것 같았다.

나는 과거 로그를 다 읽고, 현행이라 생각되는 장소를 찾아내, 재차 찾아나가며 읽는다.

『이 시점에서, SERN이라고 특정되고 있다…….』

그리고 스레에 떠오르기 시작한, 오래된 PC의 제품번호. SERN의 특별 격리 서버에 격납된 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 특별한 기계. 그것을 화제의 주동자 같은 인물이 소지하고 있는 일이, 넷상에서 밝혀지고 있었다.

“믿을 수 없어……. 라운더의 일에까지, 접하고 있는 건가…….”

조직명이나 구성원까지는 밝혀지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런데도, 오래된 PC를 회수하기 위한 하부 조직이 존재하고, 그 조직의 활동 내용 또한, 비인도적인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고 까지도 넷 상에 노출되어 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S​E​R​N​을​ 부수려고 하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내 눈에는, 그 인물은 지금 프랑스에 있고, 거대한 조직을 상대로 분투를 전개하고 있는 것처럼 비쳤다.

“도대체, 누가……?”

당연히 솟아오르는 의문. 하지만, 그 답은 곧바로 알려진다.

『빛의 속도를 넘는 입자의 존재……라고?』

그 누군가는, SERN의 사람의 도리에서 벗어난 연구를 정지해, 일전, 시간여행에 대한 연구 방향의 변경을 제의했다고 밝히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존재하지 않을 터인 입자의 구체적인 검출 방법까지도, 연구기관을 향해 일러주었던 일을 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기관 측의 태도는 변함없어, 그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정보 누설을 단행했던 것이라고, 그렇게 고하고 있었다.

물론, 대다수의 구경꾼들은 그 당치도 않은 의견에 등을 돌리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지금, 이 시대에 있어, 아인슈타인이 제창한 상대성 이론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설마…….』

머릿속에, 한 남자가 떠오른다.

『설마, 그런 일이…….』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해, 화면을 삼킬 듯이 응시한다.
그리고, 전부 읽은 내가 알게 된 일. 그것은──


──오카베 군.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네──


『뭘 하고 있는 거냐……. 그 남자는, 뭘 하고 있다는 거냐!?』

어렴풋이 솟구치는, 잃어버린 기억의 계속. 격한 혼란에 시달리며, 나는 머리를 감싸 안는다.

『나는, 뭘 부탁 받았지! 그 때, 나카바치는 내게 뭘 부탁했었어!?』

내가 알고 있었을 터인, 무너진 학자인 한 남자. 마키세 크리스의 아버지로, 학회에서 추방되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아, 단 홀로 매드 사이언티스트로서의 길을 내달리고 있던 남자. 그리고, 딸의 재능을 질투한 나머지, 그 생명에 손을 대려 한 남자──

『달라.』

다시 한 번만, 반추한다.
이렇게, 차이가 날 리 없다. 나의 인식은, 잘못되어 있다고 방금 전 깨달았던 직후가 아닌가.

『녀석은…… 뭣 때문에 타임리프를……?』

알 수 없게 되었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상황의 어떤 것이라도, 이론적인 사고를 거절한다. 그리고, 화면 안에 찾아내는, 있을 수 없어야 할 말. 그 단정 지어진 단어에, 머리가 어떻게든 되어버릴 것 같다.

​『​디​스​토​피​아​…​…​라​고​.​』​

이제, 놀라움을 말하는 일조차 할 수 없었다.
정기적으로 계속 투하되고 있는, 익명의 글. 그 문장 속에, 갑자기 나타난 듯한 의미 불명의 단어. 넷 상에서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고 있는지, 존재하는지 않는지, 억측만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단어의 의미를, 나는 싫다고 할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것은, 이 세계선에서는 결코 존재하지 않아야 할 말. 마유리가 죽어, 살아남은 우리들도 SERN에 붙잡힐 터인 미래. 거기서밖에 실현되지 않아야 할 음모. 그런 것이, 이 세계선 안에 섞여 있다는 사실에, 정신을 잃을 듯이 된다.


──리딩 슈타이너는, 어디까지나 인간으로서의 능력 범주 내에 있어──


언젠가 들었던 크리스의 말이,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잃었을 터인 경험. 그 토막까지도, 고구마 줄기가 딸려 나오듯 땅 속 깊은 곳에서 뽑아져 나온다.


──이 싸움에 전부 결착이 붙은 후, 만약 자네가 나와의 만남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면──


지표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기억의 편린. 망상 속 편린. 망상 속에서 닮아가는, 떨리는 듯한 격한 마음.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이성이, 커다란 돌풍에 격하게 흔들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하면 좋을지 모른다. 이미 판단 기준 같은 건 붕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크리스. 네 아버지는…….』

아직도 계속 자고 있는 소녀에게 눈을 향한다. 그리고, 머릿속에, 흔들리며 솟구치는, 짧은 한 마디.


──딸에게 전했으면 좋겠네──


무릎에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의식 밖에서 재생된, 들은 적 없는 말. 그 울림에, 신체의 감각이 멀어져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약속 했어……?』

모르겠다. 생각해 낼 수 없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 남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쏟아져 내린 소원에 대해, 자신이 취한 행동. 그 결과만은 명확하게 자각할 수 있었다. 그것 또한, 논리 같은 건 없었다. 그러니까, 다다른다.

『관측자는, 나 혼자가 아니었다. ……그런 건가.』

어처구니없을까? 황당무계할까?

『그러니까 어쨌다고.』

신으로부터 주어진, 특별한 능력. 그것을 부정한, 크리스의 가설. 그리고, 이 세계를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디스토피아의 문자.

어슴푸레한 랩 안을 어렴풋이 비추는, 모니터의 빛. 그 안에 써져 있는, 한 남자의 상황을, 삼킬 듯이 응시한다.

나의 길었던 여름. 되풀이되는 세계에 계속 농락된 나의 싸움은, 그 7월 28일에 크리스를 구해낸 것으로, 막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녀석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렇게 생각했다.
몇 번이나 말한다. 모든 것은 직감. 논리도 이론도, 거기에는 없다. 그러니까 모든 것은 나의 망상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언젠가 본 꿈속에서의 경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데도──

『나는 아직, 그 때의 약속을 완수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약속을 완수하지 않으면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 결의에는,  아주 조그만 논리도 필요하지 않았다.

『뭘 전하면 되지. 크리스에, 뭘 전하라고 하는 거지?』

기억의 단편. 그 끄트머리를 잡아, 힘껏 끌어당긴다. 그러나, 잡았었던 토막은, 내 손으로부터 반복해서 빠져나간다.

『왜 생각해 낼 수 없어!』

이를 간다.
망상 속에서 느낀 마음. 그 말에 담겨진, 분명 하찮은 마음. 그 존재를 철석같이 믿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요구해 손으로 더듬어 찾는다.

머릿속에서, 힘없이 상냥하게 미소 짓는 초로의 남성. 그 주름진 얼굴이 토해낸 말에, 눈꼬리를 치켜 올려 사고를 더듬어 나간다. 하지만, 어떻게 해도 생각해 낼 수 없다.

“빌어먹을!”

분한 감정만이 치솟아 오른다. 스스로의 한심함에, 눈물이 어린다.
세계선의 이동과 함께 사라지는 기억. 그것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없다는 사실에, 오열이 새어나온다.

『크리스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돼. 하지만, 그 이전에, 내가──』


──나 자신이, 모든 진실을 알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충동이, 머릿속을 점거한다. 나는 크리스의 숨소리가 닿는 자리로 돌아와, 마루에 자리 잡는다. 그리고 깊이 골몰한다.


태양이, 천천히 동쪽 하늘에 떠오르기 시작할 무렵, 크리스는 조용히 눈을 뜬다. 그리고, 그것을 눈물과 함께 기다리고 있던 내 안에서는, 무리를 넘어 도리가 안 통하는 듯한, 바보 같은 계획의 실행이, 결정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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