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여기라면 안전하겠지..."
영화마을로 들어온 세츠나는 일부러 사람이 많은 곳을 골라 머물렀다. 상대는 뒷 세계의 인간들... 정체를 들키면 안 되기에 사람이 많은 곳에는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세츠나는 이곳에서 시간을 때우며 본산 쪽으로 간 선생님들이 오기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아까부터 선생님들께 붙인 식신과의 연결이 끊어져서 불안하지만 그래도 시로 선생님의 무지막지한 전투력을 확인한 터라 걱정은 되지 않았다.
"세츠나, 세츠나~♡"
"네?"
코노카의 부르는 소리에 세츠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니 아가씨 풍(실재로 아가씨지만...)의 기모노를 입은 코노카가 보였다.
"아... 아가씨. 그 모습은...?"
"어머, 몰랐어? 요 앞에 있는 탈의실에서 기모노를 빌려주고 있던걸?"
코노카는 세츠나 앞에서 패션쇼에 나오는 모델처럼 한바퀴 돌며 세츠나에게 물었다.
"에헤헤~ 어때, 세츠나?"
"아... 아니... 저기, 그러니까... 아... 아름다우세요."
코노카의 갑작스런 질문에 세츠나는 당황하며 대답했다. 세츠나의 대답에 무척이나 기뻐했다. 세츠나는 그런 코노카를 보며 무척이나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한껏 편안함을 만끽하던 세츠나는 누군가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자. 자. 세츠나도 입어 봐~ 내가 골라줄게!"
세츠나는 갑자기 탈의실 쪽으로 끌고 가는 코노카에 무척이나 당황해 빠져나가려 했으나 빠져나갈 수 없었다. 결국 수분 후 세츠나는 코노카의 권유(라 쓰고 강요)에 의해 막부말의 신선조의 옷을 입게 되었다.
"저기... 전 왜 남자 분장인거지요?"
세츠나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코노카에게 물었으나 코노카는 싱글거리며 계속 어울린다고 말했다. 결국 세츠나는 코노카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끌려 다녀야 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던 중 관광 중이던 소녀들에 의해 몇 번이고 사진을 찍혀야 했다. 코노카 아가씨를 지키기 위해 경계에 힘써야 하건만 그럴 수 가 없었다. 하지만...
무척이나 즐겁다.
"...."
그러고 보면 늘 생각해 왔었다. 만약 내가 코노카 아가씨의... 아니 코노카의 호위가 아닌 친구로서 마호라 학원에 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항상 이처럼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휘몰아 쳤다. 그렇게 세츠나가 상념에 잠기려는 순간... 세츠나의 상념을 깨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신명류에요~"
갑자기 나타난 마차... 그리고 그 마차에서 나타난 무척이나 익숙한 얼굴의 인물... 코노카 아가씨를 노리는 자객...
"츠쿠요미...!"
"...가 아니라 요 앞 동쪽 저택의 부자 귀부인이랍니다. 검사나리. 오늘은 빚 대신 아가씨를 받으러 왔어요~"
츠쿠요미는 능청스럽게 실수한 말을 고쳤다. 세츠나는 애검의 손잡이를 움켜쥐며 경계했다.
"뭐... 뭐야! 이런 곳에서 뭘 어쩔 셈이지?!"
"세츠나, 이건 연극이야 연극"
코노카의 말에 세츠나는 적의 목적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오라... 연극으로 위장해 수많은 인파속에서 당당하게 아가씨를 납치하겠다는 심산인건가?'
"그렇게는 안 되지! 코노카 아가씨는 내가 지킨다!!"
연극으로 아는 모두는 세츠나의 말에 감탄하며 요란을 떨었다. 특히 세츠나의 옆에있던 코노카는 외야의 관객들 보다 더 심하게 요란을 떨며 세츠나의 정신집중을 방해했다. 츠쿠요미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왼쪽 손의 장갑을 벗어 세츠나에게 던졌다.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요. 코노카 아가씨를 걸고 결투입니다. 30분 후, 장소는 저쪽 건너편에 있는 일본교에서!"
츠쿠요미의 결투신청에 사정을 모르는 외야는 그야말로 술렁임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사정을 아는 세츠나 만큼은 마음속에서 팽팽한 긴장의 끈이 당겨졌다. 츠쿠요미는 그런 세츠나를 보며 무척이나 즐겁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폐가되긴 하겠지만... 나 꼭 한번쯤은 싸워보고 싶었어요. 그러니... 도망치면 안돼요~ 네? 세츠나 선배~"
마지막 말을 할 때는 츠쿠요미의 눈에서 살기까지 보였다. 그 순간 세츠나와 츠쿠요미의 사이로 끼어드는 한 소년이 있었다. 짧은 금발에 휘날리는 장군 옷. 외국인임에도 어색함은 없고 도리어 그 어떤 사람보다도 잘 어울리며 당당해 보이는 사람... 바로 아까까지만 해도 치즈루와 노닥거리던 길가메쉬였다.
"본 장군의 허락 없이 누구마음대로 결투인거지?!"
길가메쉬는 자연스럽게 끼어들기 위해 츠쿠요미와 마찬가지로 연극을 가장해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든 것 이였다. 츠쿠요미는 갑자기 나타난 방해꾼에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
"어라어라~? 결투를 방해하다니... 매너가 없으시네요."
진득한 살기를 뿌리며 말하는 츠쿠요미. 하지만 길가메쉬에게 있어서 이정도 살기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 길가메쉬는 이 세계에온 뒤로 성격이 많이 완만해졌지만 자신에게 살기를 뿌리는 녀석에게 까지 완만해질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누가 매너가 없는 걸까? 이런 곳에서 살기나 뿌리고 말이야... 한번 해볼까?!"
길가메쉬의 도발 같은 말에(실재로 길가메쉬는 여기서 손쓸 용의가 있었다.) 츠쿠요미는 무척이나 화를 내며 말했다.
"계획 변경입니다! 당신부터 혼쭐을 내주고 말겠어요!!"
츠쿠요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마차를 타고 먼저 떠나버렸다. 츠쿠요미가 마차를 타고 가버리자 길가메쉬는 세츠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사쿠라자키... 적에게 쫓겨서 여기 왔으면 연락부터 해야 했을 거 아니야! 내가 오늘 여기 있는 다는 거 몰랐어? 만약 히스리의 연락이 조금만 더 늦었어도 제때 도착하지 못할 뻔 했어... 알아!!"
"저... 저기 목소리를 좀..."
"잠자코 들어!!!"
세츠나는 길가메쉬의 말에 다른 사람이 듣지 않게 목소리를 좀 낮춰서 말해 달라고 하려했으나 길가메쉬의 기백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길가메쉬의 설교를 계속 들어야만 했다. 그 사이 어느새 있었는지 사정을 모르는 3-A의 아이들이 세츠나에게 몰렸다.
"세츠나, 도대체 무슨 일인거야?"
"지금의 심경은?!"
"왜 이런 재미... 아니 중요한 일을 진작 말해주지 않은 거야?!"
"그래 두사람은 언제부터 사귄거지?"
"지금 그 아이는 누구야?! 선배 어쩌고 하던 것 같던데... 혹시 옛 여자?! 아, 그러고 보니 세츠나도, 코노카도 교토출신이었지? 과연~ 그런 거구나~"
"자... 잠깐만요! 여러분들 무슨 얘기를 하고있는 거에요!!"
모두의 알 수 없는 말에 세츠나는 얼굴을 붉히며 당황했다. 더불어 세츠나에게 설교 중이던 길가메쉬는 갑자기 몰려든 아이들에 의해 뒤로 물려 졌다.
"아니, 아니, 이 언니가 응원해 줄께! 기사로 내겠다느니 하는 눈치 없는 소리는 하지 않을 테니까 안심해."
"우리는 네 편이야 세츠나!"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어!!"
몰려있던 아이들 중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반장이 아이들에게 물었다. 하루나는 그런 반장을 보며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에이... 반장도 은근히 둔하다니까... 뭐 어쨌든 알겠지. 얘들아? 좋아! 그럼 결정된 거다!! 두 사람의 사랑을 우리가 온힘을 다해 응원하는 거야!!"
"좋았어! 우리가 도와주자!!"
"으아아?! 자... 잠깐만, 그런게 아니에요! 내말 좀 들어봐요!!"
자기 일도 아닌데 무척이나 열 올리는 친구들을 보며 세츠나는 무척이나 당황해했다. 그리고 아까 아이들에 밀려난 길가메쉬는...
"싸우는 건 나인데..."
무척이나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다.
30분후 일본교 앞
어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대동하게 된 세츠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해 하면서도 결국 모두를 대동한 채 약속장소인 일본교 앞으로 오게 되었다. 일본교 앞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와있던 츠쿠요미가 기묘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후후후... 많이도 데려와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아주 재미있게 되었네요. 코노카님도 세츠나 선배도... 내 것으로 만들겠어요. 하지만 그전에..."
츠쿠요미는 허리에 차고 있던 두 자루의 검을 꺼내고 살기를 표출하며 입을 열었다.
"함부로 끼어든 건방진 장군님부터 혼을 내줘야겠지요?"
츠쿠요미의 말에 길가메쉬는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나야말로... 건방진 아가씨의 볼기짝을 때려주마!"
길가메쉬는 다리에 오르자마자 손가락을 튕겼다. '딱'하고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전개된 '왕의 재보' 길가메쉬는 츠쿠요미를 향해 살기를 한껏 폭사시키며 물었다.
"츠쿠요미라고 했나? 네 검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보지!"
길가메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전개된 보구 중 하나가 빛살처럼 쏘아졌다. 츠쿠요미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보구를 쳐내기 위해 검을 휘둘렀다. '챙'하는 소리와 함께 튕겨지는 보구... 하지만 츠쿠요미는 손에 느껴지는 엄청난 충격에 얼굴을 찌푸렸다.
"벌써 얼굴을 찌푸리면 쓰나! 이제 시작인데!!"
길가메쉬의 말과 동시에 하나, 둘씩 보구가 쏘아지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보구의 비 앞에 츠쿠요미는 전력을 다해 몸을 움직였다. 아까의 충돌로 정면에서 맞붙을 성질의 공격이 아님을 깨달은 탓이었다. 그리고 재빠르게 길가메쉬에게로 향했다. 길가메쉬도 그것을 눈치 챘는지 왕의 재보에서 그람을 꺼내들었다.
"그람(불타는 태양의 검)!!"
자신에게 향하는 그람을 보며 위험하다고 느낀 츠쿠요미는 본능적으로 신명류의 결전오의를 시전했다.
-신명류 결전오의 뇌광검!
콰앙-!
힘과 힘의 격돌!
길가메쉬는 상대의 기술에 적지않게 놀랐다. 비록 길가메쉬가 주위의 여파를 생각해 상당부분 여력을 남겼다고는 하지만 진명을 개방한 그람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었다. 물론 그 대가로 검의 날이 상당부분 나가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큭....!"
츠쿠요미는 입가에 피를 흘리며 신음을 흘렸다. 오기로 맞부딪치기는 그 힘은 자신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정도였던 것이었다. 길가메쉬는 그런 그녀를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자... 그럼 못된 아가씨의 교육을 시작해볼까?"
길가메쉬의 미소에는 진득한 살기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길가메쉬와 츠쿠요미의 결투가 시작되고 3분 후
"아가씨! 이쪽으로!!"
세츠나는 길가메쉬의 말에 따라 혹시나 모를 적의 원군에 대비해 사람이 없는 곳으로 향했다. 그래서 택한 곳이 바로 근처에 있던 모조 성... 세츠나는 코노카를 데리고 최대한 성 안쪽으로, 성 위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성 안으로 계속 들어가던 세츠나는 기묘한 기척에 검에 손을 얹고 코노카를 뒤로 물렸다. 그러자 성 안쪽에서 두 사람의 인영이 드러났다. 그리고 드러난 인영의 주인들은 세츠나가 무척이나 잘 아는 사람이었다.
"네놈들은!!"
"흐음... 츠쿠요미가 잘 몰아줬을 거라 생각했건만... 방해꾼이 끼어있군..."
말이 끝나자마자 날아오는 적의 공격, 세츠나는 재빨리 검을 뽑아서 적의 공격을 쳐냈다. 가까스로 막아낸 세츠나... 하지만 이런 좁은 곳에서는 세츠나의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결국 세츠나는 코노카를 안아들고 밖으로 향했다. 세츠나의 갑작스런 행동에 코노카를 납치하려던 무리들도 그 뒤를 따랐다.
그 시각 일본교
"자... 어떻게 혼내주는 것이 좋을까?"
길가메쉬는 무척이나 잔혹한 눈초리로 츠쿠요미를 보았다. 죽일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운신이 힘들 정도의 타격은 줄 생각이었다. 길가메쉬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이제 자신이 손을 내리기만 하면 저 츠쿠요미란 소녀를 철저히 응징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길가메쉬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외야 쪽의 엄청난 웅성거림에 궁금함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아니!!"
길가메쉬는 심히 놀랐다. 이미 도망쳤을 것으로 예상한 세츠나와 코노카가 성 위쪽에서 적과 대치상태로 있는 것이었다. 길가메쉬는 츠쿠요미를 향해 내리려던 손을 세츠나와 코노카와 대치중인 적에게 향하게 하려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들린 말에 길가메쉬는 손을 거두는 수 밖에 없었다.
"거기 꼬맹이! 코노카 아가씨의 신변이 걱정되면 가만히 있어라!"
"칫-!"
"자~ 그럼 세츠나... 아가씨를 넘겨주실까? 만약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했다간 화살을 쏘아버릴테다!"
길가메쉬가 물러나 손을 거두자 저번에 코노카를 납치하기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원숭이 여자는 세츠나를 보며 말했다. 세츠나는 이곳을 벗어나려 생각했으나 수많은 식신들에게 둘러쌓인 터라 함부로 움직였다간 코노카를 다치게 할 우려가 있었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코노카는 세츠나의 옷자락을 꼭 잡았다.
"자, 어서!! 앗-?"
그 순간 갑자기 몰아치는 강풍에 성위에 있던 모두는 그만 자세가 흐트러져 버렸다. 코노카의 경우는 아예 성 아래로 떨어질 뻔 했으나 세츠나의 도움으로 버틸 수 있었다. 그 때 코노카를 지탱하던 세츠나의 행동을 수상한 행동이라 인식한 식신들은 일제히 활시위를 놓았다. 그리고 강철마저 뚫을 화살들이 일제히 코노카와 세츠나에게로 날아갔다. 신식들의 예상외 행동에 원숭이 여자는 무척이나 당황했다. 하지만 이미 쏘아진 화살을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크...!"
세츠나는 검으로 쳐낼까 생각했지만 화살의 위력도 위력인데다가 자칫 화살을 놓치면 코노카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매우 컸다. 결국 세츠나는 코노카에게 화살이 닿기 전에 자신의 선에서 모든 화살을 막기위해 코노카의 정면을 막아섰다.
투두두두두-!
세츠나에 몸에 박힌 수대의 화살... 다행이도 아슬아슬하게 급소에서 전부 비켜났지만 그래도 목숨이 위험하기 그지없었다.
털컹-
요란한 소리와 함께 지붕에 부딪히며 떨어지는 세츠나. 코노카는 그런 세츠나를 보며 세츠나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외야 쪽의 사람들은 갑작스런 추락(?)사고에 모두들 비명을 지르며 패닉상태에 빠졌다. 길가메쉬도 재빨리 엔키두를 꺼내서 떨어지는 세츠나와 코노카를 잡으려 했다.
그 순간...
촤아아아아아-
코노카에게서 엄청난 빛이 일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서번트 중에서도 상위 서번트급,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마력이 코노카에게서 방출되었다. 그리고 그 마력은 떨어지고 있던 세츠나를 휘감으며 추락을 막았다. 그리고 코노카에게서 방출된 마력은 세츠나의 몸 곳곳으로 흘러들어가면서 화살을 분해하고 세츠나의 몸을 치유해 갔다.
"아...?!"
갑작스럽게 발현된 코노카의 엄청난 주력에 세츠나는 놀라워하면서도 우려의 마음이 앞섰다. 이 정도의 힘을 보였으니 코노카를 납치하려는 세력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탓이었다. 실재로 원숭이 여자는 엄청난 코노카의 주력을 보며 무척이나 아까워했다.
"아가씨. 지금부터 아가씨의 본가로 모시겠습니다. 우선 아스나 일행과 합류하고요."
"뭐?"
코노카의 주력에 의해 무사 착지하고, 또 상처도 회복한 세츠나는 그대로 의아해하는 코노카를 안아들고서 아까 옷을 빌린 탈의실로 향했다. 길가메쉬는 잠깐 동안 츠쿠요미를 보다가 세츠나를 따라 가버렸다.
"아하하하하하-!"
츠쿠요미는 길가메쉬가 간 방향을 향해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두줄기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지독한 패배감에 가득 찬 얼굴과 함께...
30분 후 주술협회 본산 입구 앞
뒤늦게 서야 꼬마 세츠나가 사라진 것을 깨달은 시로들은 다급히 세츠나에게 연락을 넣었다.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다행이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말에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세츠나의 말에 따르면 길가메쉬와 히스리양과 합류해 본산 쪽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시로들은 세츠나와 본산 앞에서 만나기를 약속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30분후 주술협회 본산 입구
"세츠나... 어떻게 된 일이지?"
"아니... 그게 저는 아가씨를 안고서 여기까지 달렸는데..."
시로는 세츠나 뒤에 달려있는(?) 아이들을 보고 물었다. 그러나 세츠나는 세츠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때 아이들과 함께 온 카즈미가 시로와 세츠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게 실은요..."
카즈미는 세츠나를 쫓아올 수 있게 된 방법을 시로 일행에게 설명했다. 카즈미가 세츠나를 쫓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척이나 간단했다. 바로 세츠나의 짐에 위성GPS를 설치해둔 것이었다. 시로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즈미의 엄청난 집념과 능력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대략 10분정도 걷자 고풍스러운 입구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시로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천천히 경계하며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몰래 따라온 다른 아이들은 사정을 모르는 터라 흥미로운 마음에 무작정 돌진했다. 시로들은 혹시나 모를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쫓아 달렸다. 그리고 시로와 아이들이 입구에 들어선 순간...
"어서 오십시오. 코노카 아가씨."
수십명의 이르는 무녀들의 환영인사에 모두는 한동안 얼이 빠져있어야 했다.
“과연 그렇군...”
“뭐가 과연 인거지요?”
일행들 중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시로였다. 시로의 말에 정신을 차린 아스나가 시로에게 물었다. 그러나 대답은 시로가 아닌 세츠나에게서 나왔다.
“제가 설명해 드리지요. 여기는 관서주술협회의 총본산임과 동시에 코노카 아가씨의 본가이기도 합니다.”
“그렇구.... 에엑~!”
너무나도 놀라운 의외의 사실에 네기와 아스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츠나는 입을 다물지 못하는 두 사람을 보며 말을 이었다.
“사실 본가에 가까이 가면 코노카 아가씨가 위험해 지지 않을까 해서 숨기고 있었는데... 영화마을에서 그것이 역효과였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본가, 그러니까 총 본산 안에 들어가면 안전할거에요.”
세츠나의 말을 들은 아스나는 코노카의 본가인 관서 주술협회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 그래? 여기가 코노카의 집이라는 거지?”
“아스나, 우리 집이 너무 커서 기분 상했니?”
“응? 아니, 그냥 조금 놀랬을 뿐이야. 반장네 집도 크다면 크니까... 게다가 나도...”
‘잠깐 나도 라니?’
갑자기 수많은 영상들이 아스나의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너무 빠르게 스쳐지나간 터라 기억 할 수는 없었지만 그중 몇 개는 자신이 어렸을 적의 모습이었다.
“아스나, 왜 그래?”
“아니... 별거 아니야... 잠깐 어지러웠을 뿐...”
아스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시로들을 따라 정면에 있는 가장 큰 건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