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피는 소리흰 봉오리 수줍게 맺혔다고 다 핀 건 아니지 봉오리 열려 싱그러운 속살 드러나도 다 핀 건 아니지 휘날리는 벚꽃잎 부러워할 새도 없이 보다 낮은 지상에 팽개쳐지고 무심한 발들이 짓밟은 자리에 빨다 만 걸레처럼 나뒹굴 때면 나무는 그제야 속삭이지, 너희가 스러진 이 자리에서 내가 품을 내년의 꽃은 더욱 눈부시게 태어날 거라고 그래 그래 그래, 흰 옷 벗고 붉게 피어나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