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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피는 소리(시 모음)


붉게 피는 소리


흰 봉오리 수줍게 맺혔다고
다 핀 건 아니지
봉오리 열려 싱그러운 속살 드러나도
다 핀 건 아니지
휘날리는 벚꽃잎 부러워할 새도 없이
보다 낮은 지상에 팽개쳐지고
무심한 발들이 짓밟은 자리에
빨다 만 걸레처럼 나뒹굴 때면
나무는 그제야 속삭이지,
너희가 스러진 이 자리에서 
내가 품을 내년의 꽃은
더욱 눈부시게 태어날 거라고
그래 그래 그래,
흰 옷 벗고 붉게 피어나야 한다고
 
언젠가 머릿속을 맴돌던 '붉게 피는 소리'.
저 말이 마음에 들어 지어본 시입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미도리카와 유키의 만화책 중 '붉게 피는 소리'가 있더군요.
기대하며 읽어보았지만, 처음에 느꼈던 그 느낌과는 많이 달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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