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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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눈발은 소리없이 내리고
당신의 눈빛은 내 사지를 구속한다
머리에도 가슴에도 차가운 혓바닥에도 눈발은
공평하게 떨어져 차근차근 쌓여 간다
당신과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사실,
그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눈사람이 될 때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마주본 채 꾸덕꾸덕 굳어간다 오그라든다 그렇게
승패를 가리지 못한 채 녹아내렸고 다음날
새까만 진물의 웅덩이 속에서 우리는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