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식탁에 굴비가 올라왔을 때
조기는 입을 벌린 채 나를 쳐다보았다.
왜 자기가 법성포 굴비가 되었는지
조용히 가라앉아 흰 모래가 되지 못하고
노릇하게 구워진 시체가 되었는지
흐릿해진 눈으로 묻고 있었다.
조기를 먹으며 생각한다.
살을 발라내야 뼈를 볼 수 있다고
결국 어지러운 접시에 남는 것은
살이 아니라 뼈라는 이치를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는
쉼없이 살을 발라내는 고통 끝에서
흰 뼈를 드러내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너무 쉽게 글을 쓰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