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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REGULAR HUNTER -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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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이래서는 ​민​간​인​들​까​지​…​!​!​』​
『이유라면 여러가지 있지. 우선은 이 방법이 제일 빨랐으니까, 일까. 꾸물거리다 이레귤러들이 도망쳐버리면 성가셔지잖아?』
『그렇다고 해서…!』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 나한테 있어선 이게 제일 중요한 거지만.』


그때의 이 녀석은.
이레귤러 하나를 쓰러트리기 위해, 민간인들이 붙잡혀있던 빌딩을 통째로 태워버렸던 그때의 녀석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쪽이 훨씬 재밌잖아?』

 

 

 


등골이 오싹했다.
자신의 몸이 인간의 몸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면, 틀림없이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부멜 쿠완거도 차일 펭귄도 플레임 맘모스도 스파크 맨드릴도 슬래시 비스트도 틀림없이 위험한 이레귤러지만, 이 녀석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그래… 이 녀석만큼은 이 세계에 나타나선 안되는 거였다.
다른 이레귤러들은 몰라도, 이 녀석과 그 '사신'만은.


'어째서… 어떻게 이 녀석이?!'


전투레벨 SA.
위험도 측정불가능.
'사신', 루시퍼와 함께 아르카디아 역사상 최흉, 최악의 이레귤러라고 일컬어지며 '사신' 이상의 잔혹함과 악랄함을 지니고 루시퍼 이상의 악명을 떨친 악몽과 같은 레플리로이드.
엑스에게 있어, 두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남자.


─VAVA.


"… 뭐야, 당신. 어디서 나타난─"
[비켜, 인형. 너한텐 볼일 없어.]


노엘과 떨어져 인상을 굳히며 말하는 일레인을 보지도 않은 채 말을 끊었다. 일레인은 순간적으로 울컥했지만, 반응하진 않았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호랑이에게 달려드는 늑대는 없다.


다행히도 그는 나타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시선은 오직 엑스만을 향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일절 신경쓰지 않은 채로.


[정~말로 오랜만인데 그래, 엑스. 아~주 오랜만이야… 너무너무, 엄청나게 반갑다고…!]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는 일레인조차도.
반갑다고 말하고 있으면서도, 그 목소리엔 보통 사람이 받았다간 실신해버릴 정도의 압박감과 살기가 섞여있었으니까.


[이런 말이나 저런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은 잔뜩 있었지만, 이럴 때는 역시 이거지.]

 


─콰앙, 하는 굉음과 함께.

 


주먹에 안면을 강타당한 엑스가 튕겨져 날아가, 벽에 부딪힌다.

 


[우선은 그 빌어먹을 면상부터 가볍게 갈아버린 다음 이야기하자.]

 

 

 


IRREGULAR HUNTER - X



34화


 

 

 


이 녀석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나서는 갑자기 공격을 퍼붓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맹수 이상의 살기와 투기를 무제한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틀림없이, 자신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존재.


다행히도 이 녀석은 지금 엑스를 향해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쓰러트리려면, 지금 뿐.


쿄우야는 몸을 낮추고, 바바를 향해 달려들었다.
조금 전에 보인 위력, 그리고 아무 낌새도 없이 자신의 등 뒤에 나타난 능력을 볼 때, 정면대결로는 쓰러트리기 어려운 상대다. 쿄우야에게는 이 녀석말고도 상대해야할 적이 많이 있으며, 비겁하다고 해도 수단과 방법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미카미류 오의.


─이즈오토─

 


[멍청한 놈.]
"!!"


VAVA는 쿄우야 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있다.
그런데도, 그의 오른쪽 어깨에서 튀어나온 포구들은 정확히 쿄우야를 향해 겨눠지고 있었다.


─미카미류 오의, 「신속(神速)」.


그 자리를 벗어남과 동시에 포구가 빛을 뿜어낸다.
'불'이 아닌 '빛'을. 지금까지 쿄우야가 상대해온 총이나 런처와는 확실히 다른 무기. 속도도 탄환이나 미사일보다 훨씬 빠르다.
그것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지금의 쿄우야가 신속을 사용하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자신의 지각능력을 폭발적으로 높이는 것에 의해, 주위의 시간이 멈추는 듯한 효과를 가져오는 미카미류의 오의 중 하나. 지금의 쿄우야는 1회에 4초, 하루에 3번이 한계다.
아까 전 일레인들을 파괴할 때 한번 사용했고, 지금의 회피에 한번.


[인간주제에 나한테 덤볐겠다. 겁도 없이.]


VAVA의 몸에서 터져나오는 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진다. 백전연마의 쿄우야조차, 굳어버렸다.


한발짝, 한발짝.
VAVA가 쿄우야를 향해 다가옴에 따라, 쿄우야도 두 자루의 소태도를 들어올린다.

 


「FIRE」

 


그 순간 VAVA의 왼쪽 옆쪽에서 화염탄이 날아온다. 이번에는 VAVA의 왼쪽 어깨와 팔에서 모습을 드러낸 포구들이 일제히 '빛'을 뿜어내고, 화염탄과 부딪혀 폭발을 일으킨다.
VAVA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붉은 아머로 교체한 엑스가 서 있었다.


"상대를 착각하지마… 네가 원하는 건 나일텐데…!"
[… 그건 그렇지.]


VAVA는 어깨를 떨며 낮은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아까부터 지켜보자니 영 거슬려서 말야.]
"… 뭐라고…?"
[예를 들면─ 이런 거라던가.]


왼팔을 옆으로 들어올린다.
손목과 팔의 전완부에서 몇개의 포구가 한꺼번에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포구의 끝은, 노엘을 향하고 있다.


"!!"


노엘이 반응하여 움직이지만, 그보다도 먼저 포구가 빛을 발한다.

 


─전신을 불꽃으로 휘감고 극한까지 부스터를 사용한 엑스가, 노엘의 앞에서 빛을 막아낸다.

 


"엑스 님?!"
"으, 우으…!!"


[이거라고, 이거. 내가 제일 짜증나는게. 원래부터 그런 놈이었다는 건 알지만 말야!!]


엑스를 향해 완전히 몸을 틀며, 양팔을 들어올린다.
곧이어 양쪽의 어깨, 양팔, 그리고 가슴에서 모습을 드러낸 포구들이 일제히 엑스를 향해 겨누어졌다.


"! 피하세요!!"


엑스가 노엘을 밀치는 것과 동시에 에너지 캐논들이 포격을 개시한다.
발사된 에너지의 탄환들이 엑스의 몸에 적중되고, 계속해서 폭발을 일으킨다.
본래부터 파이어 아머는 열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어서 플러스 에너지계 공격의 위력을 반감하는 효과가 있지만, 숫자가 이렇게 많다면 아무리 반감한다고 해도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


계속 축적되어가는 데미지에 의해 엑스가 한쪽 무릎을 꿇어버리자, VAVA는 그때서야 포격을 멈췄다.


[너도 이레귤러 헌터라면 그런 놈들의 방패가 되는 것보단 이레귤러를 쓰러트리는 걸 우선해야되는 거 아냐? 내가 저 여자를 노리는 틈에 나를 공격했으면 됐을텐데.]
"본말전도다…! 우리가 이레귤러를 쓰러트리는 건, 인간을 지키기 위해서니까!!"


혼신을 다해 소리치는 엑스를 보며 VAVA가 웃음을 터트린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하!!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엑스. 그럼 조금 전까지의 네 꼴은 어땠냐. 인간을 지키기 위해 싸운답시고 나선 주제에, 이런 인형들따위한테 엉망으로 고전했잖냐.]
"……!!"
[뭐가 '인간을 위해서'고 뭐가 '이레귤러 헌터'냐!! 네놈을 감싸고 쓰러진 동료가 죽는 정도로, 네놈에게 목숨을 내던진 동료가 죽는 정도로 여기까지 약해지는 멍청이같으니!!]


지금의 말은 엑스를 단순히 비웃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외의, 다른 감정들도 섞여있다.
엑스를 향한 VAVA의 증오, 경멸, 혐오, 분노. 그 이외의 모든 감정들이 포함되어, 엑스를 향해 쏟아진다.


[지금의 너는, 단순한 불량품에 지나지 않아. 차라리 지금 여기서 완전히 분쇄해주마!!]

 

 

 


VAVA에 의해 걷어차여질 뻔했던 쿄우야는 그 자리를 이탈. 하지만 되돌아갈 틈도 없이 마지막 남은 일레인 레플리카에게 발목을 잡혔다.


─미카미류 오의, ​이​즈​오​토​시​(​雷​徹​)​.​


미카미류 오의의 4번째 기술.
두 자루의 검으로 충격을 내부까지 관통시켜 막대한 침투 데미지를 입히는 기술.
레플리카는 쿄우야의 검을 블레이드로 막아냈지만, 그 막아낸 블레이드를 통해 전달되는 막대한 충격을 받고 그대로 붕괴, 이어지는 노엘의 참격에 의해 둘로 쪼개어져, 기능을 정지한다.


그 시점에서 오리지널 일레인은 이를 갈았다.


"남은 것은 당신 혼자군요."
"… 그렇게 된 것 같네. 하지만 말이지."


오른팔의 블레이드를 들어올리면서 왼손으로 쥔 채찍을 휘둘러 바닥을 때린다.
전류를 흘리지 않아도, 채찍은 대리석의 바닥을 때려부숴버릴 정도의 위력을 담고 있었다.


"나를 레플리카랑 같이 취급하지 말아주지 않겠어? 아까 뼈저리게 느꼈을텐데, 「언니」."


파린이 말하는 '언니'라는 단어와 달리, 그녀가 말하는 '언니'는 비아냥거림으로 가득 차있다.
그럼에도 노엘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쿄우야를 향해 말했다.


"쿄우야님. 이쪽은 제가 맡겠습니다. 가능하면 저쪽을 서포트해주시길."


'저쪽'이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확실히, 저쪽도 불리하긴 마찬가지지만…


"하지만 저 녀석 상대로 혼자선…"
"이럴 때를 위한 카드라면 있습니다. 제 걱정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보다는 저쪽을. 잘못하면 저택도 같이 날려버릴 기세니까요."


저쪽을 슬쩍 돌아본다.
엑스 자신은 잘 피하고 있었지만, 포격들이 맨바닥이나 저택의 장식물에 착탄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초토화되어가고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 그럼, 맡기겠습니다."


씹어뱉듯이 말하며, 쿄우야는 자리에서 이탈한다.


"헤에, 그의 도움 없이 괜찮겠어? 조금 전에도 당할 뻔했던 주제에."
"……"


노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야기는 그렇게 했지만, 그녀에게도 뾰족한 수는 없었다.
전격은 이쪽의 기능을 일시 마비시킬 정도로 강하고, 근접전은 저쪽이 우위. 로켓 펀치를 이용한 공격도 막아내거나 피해낸다. 일단 적중된다면 쓰러트릴 수 있겠지만, 그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레인은 시노부가 만들어준 자신의 몸을 모욕했다.
그것을 위해서도, 시노부에게 위협이 될 존재를 배제하기 위해서도.
지금은 자신의 몸을 돌보고 있을 여유따윈 없다.


타카마치 쿄우야. 시노부의 연인. 노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주인을 지켜주기로 맹세한 사람.
시노부가 밤의 일족이라는 것을 밝혔을 때도, 그녀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준 미카미의 검사.


엑스. 스즈카의 친구. 스즈카가 연정을 품고 있는 불가사의한 소년.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에게서는 어떠한 '악의'나 '적의'도 느낄 수 없었다.

 


설령 자신이 쓰러진다고 해도, 저 두 사람이 있다면 괜찮을 것이다.

 


저, 일레인만 없다면.
노엘은 몸을 낮추고 블레이드를 내세운 후 달렸다. 그런 그녀를 향해, 일레인이 왼팔의 채찍을 휘둘렀다.


'괜찮아…!!'


팔을, 어깨를, 등을, 이마를 계속해서 두들겨진다.
당연히 상처도 생기고, 고통도 있다. 이제까지 느껴본 적 없을 정도로 큰 고통이.
하지만, 그럼에도 참아냈다. 아까처럼 휘감겨져서 전격을 맞거나 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맞아도 그녀는 움직일 수 있었다.


움직일 수만 있다면, 일레인에게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게…!!"


일레인은 '고요한 뱀'의 스위치를 누르고, 전격을 흘린다.
그와 함께 노엘의 몸에는 단순한 데미지만이 아닌 전기 충격까지도 쌓이기 시작했다.

 


─달렸다.

 


그녀의 상처에서 피를 닮은 액체들이 쏟아져나와도.
시노부가 그녀에게 만들어준 메이드 의복이 손상되어도.
어깨의 피부가 벗겨져서 그 안의 기계부품이 드러나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 블레이드를 내지른다.

 


그렇게 다가온 노엘을 향해, 일레인이 소리를 지르며 오른팔의 블레이드를 휘두른다.
블레이드는 노엘을 한번에 둘로 쪼개버리려고 하는 듯이, 무서운 기세로 내려쳐졌다.


노엘은 그것을 끝까지 지켜보다가, 몸을 아주 약간 옆으로 틀었다.


일레인의 블레이드는 목표로 했던 노엘의 머리에서 빗나가, 그녀의 오른쪽 어깨에 닿는다.

 


절단.

 


노엘의 오른팔이, 그녀의 어깨에서부터 분리되어 바닥에 떨어진다.
물론 이것은 그녀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일레인의 블레이드에 의해 오른팔이 잘렸기 때문이다.


당연히, 아팠다.


당장이라도 비명을 지르고 싶을만큼.

 


하지만, 그 대가로 얻어낸 소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일레인은 왼손의 채찍을 휘두를 시간을 잃어버렸고, 오른팔의 블레이드마저 방금 사용해버린 무방비 상태.
그리고 노엘에게는 아직, 왼팔이 남아있다.


단번에 파괴하기 위해서는 심장부 아니면 머리를 부수지 않으면 안된다. 노엘은 심장부를 선택하고, 왼주먹을 내질렀다.

 


"카트리지 풀 로드 버스트! 파이엘!!"

 


모든 화력을 폭발시킨, 혼신을 다한 최후의 일격.
그것이, 일레인의 심장부를 향해 발사되었다.

 


──발사된 로켓 펀치는, 하늘로 올라갔다.

 


"?!"
"'살을 주고 뼈를 끊는다'는 거지? 설마 정말로 하는 바보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티를 내면 뭘 노리고 있는지 금방 눈치챈다구?"


그 말과 함께.
일레인은 무릎을 들어올려, 노엘의 턱을 걷어찼다.
목이 뒤로 젖혀질만큼 강한 충격을 받은 노엘은 뒤로 쓰러졌고, 일레인은 그런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이야기는 간단. 처음부터 일레인은 노엘이 노리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고, 거기에 걸려든 척 하며 일부러 빈틈을 보였다.
그것은 노엘의 계획을 이용해, 역으로 노엘에게 빈틈을 만들기 위한 것.


"어쨌든 스릴있었어. 구형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그럼… 안녕, 「언니」."


일레인은 얼굴에서 웃음을 지웠다.
그리고 오른팔의 블레이드를 들어올려, 노엘에게로 내려쳤다.

 

 

 


VAVA는 포격을 멈추고 엑스에게 접근하여 주먹으로 후려쳤다.
엑스는 포격을 막기 위한 가드를 풀지도 못한 채 주먹에 맞고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어떻게 된거냐?! 이 나를 두번이나 파괴한 네 녀석이 이 정도일 리가 없을텐데!!]


'사신'의 반란.
도플러 사태.
엑스는 이 두 사건 때 VAVA와 싸웠고, 이겨서 파괴했다.
하지만 그때의 엑스는 혼자서 VAVA와 싸운 것이 아니었다. '사신'의 반란 때는 신뢰하는 친우 '붉은 영웅'과 함께 VAVA와 싸웠었고, 그의 용기와 희생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도플러 사태 당시에는 VAVA 자체가 그때보다 열화되어 있었고.
그러나 지금의 VAVA는 오히려 '사신'의 반란 당시보다 강해져있다. 그야말로, 루시퍼에게도 뒤지지 않을 기세를 내뿜으며 엑스에게 공격을 퍼붓고 있다.


엑스의 머리를 붙잡고 바닥에 찍은 후 들어올린다. 그리고는 다시 아래쪽으로 휘둘러, 이번에는 위로 들어올린 자신의 무릎에 부딪히게 만든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대로 머리를 붙잡은 채로 휘둘러 앞쪽으로 내던졌다. 그것을 달려서 따라잡은 후 어깨로 엑스의 복부를 들이받고, 그 상태에서 그 들이받은 어깨에서 에너지 캐논을 만들어 그대로 발사. 엑스는 에너지 탄에 부딪힌 채 뒤로 날려갔다.


"「파이어 웨이브」!!"


날려가던 도중에 화염탄을 발사한다.
하지만 VAVA는 달려오면서 그것들을 모조리 주먹으로 쳐내버리고, 오히려 어깨와 팔에서 캐논포를 뽑아내 엑스를 향해 발사. 날려가던 엑스는 또다시 탄환에 맞아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VAVA가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신이 약해졌다.


설마, 일레인들만이 아닌 VAVA를 상대로 해서까지 싸우지 못할 줄은 몰랐다.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데.
저 녀석을 쓰러트리지 않으면, 얼마나 만은 사람들이 다치게 될지 모르는데도.

 


'왜, 나는… 싸우지 못하는거야…?!'

 


이를 갈며 일어서려고 하는 엑스의 등 위로, 하늘에서부터 떨어져내린 VAVA의 두 무릎이 내리찍혔다.


"……!!"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입을 벌린다.
─엑스의 등 위에 올라탄 VAVA는 엑스의 얼굴을 붙잡고 뒤로 꺾으며 잡아당긴다.


"크, 아아아아…!!"


파직, 파직, 파직, 파직, 파직.
엑스의 목과 등 부분에서 스파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VAVA의 강력한 힘이라면, 이대로 계속 목을 들어올릴 경우 목이 부러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뽑혀질지도 모른다.


「러싱 버너」


엑스의 전신이 불꽃을 뿜어내고, 그 기세에 밀려 VAVA는 손을 놓고 뒤로 물러났다.
그 사이에 엑스는 몸을 일으키지만, 다시 거리를 좁힌 VAVA가 주먹으로 얼굴을 강타했다.


비틀거리는 엑스를 붙잡고 다시 들어올려, 아직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한 엑스의 얼굴에 주먹을 갖다댄다.
그 손목에는 에너지 캐논이 모습을 드러내, 정확히 엑스의 얼굴을 향하고 있었다.


캐논의 에너지가 충전되고, 압축된 빛이 그 크기와 열량을 더해간다.

 


「히트 핸드」

 


그 순간 엑스가 눈을 뜨고 두 손으로 VAVA의 손목을 붙잡았다.
엑스의 손에 모인 화염이 VAVA의 손목에 있는 캐논을 폭발시키고, VAVA는 짧은 신음과 함께 손을 놓고 뒤로 물러났다.


[쳇, 아직도 그런 힘이…!]


간신히 VAVA와 거리를 벌린 엑스는 숨을 몰아쉬며 몸을 가다듬었다.

 


─미카미류 오의 「신속(神速)」.

 


엑스와 VAVA가 떨어지자마자 쿄우야가 최후의 신속을 사용해, VAVA와의 거리를 좁힌다.
그리고 이어지는 최후의 오의.

 


─미카미류 오의 ​「​히​라​메​키​(​閃​)​」​.​

 


소태도 이도 미카미류 참식, 오의의 극.
'이것을 익힌 검사의 앞에서는 간격도 거리도 무기의 차도 사라진다'라는 수식이 붙는 초고속 이동 참격의 오의.
그것이, 이 최흉의 이레귤러를 향해 사용되었다.

 


그 일섬을, 그 일격을 눈치챈 것만으로도 VAVA는 충분히 대단했다. 게다가 눈치챈 것에 그치지 않고, 반격을 위해서 에너지 캐논까지 뽑아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느렸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자리에서 쿄우야보다 빠른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쿄우야의 검이, 에너지 캐논을 피하고 VAVA의 목을 베어가른다.

 

 

 


─끔찍한 격통이 그의 무릎을 덮치지만 않았더라면, 틀림없이 그렇게 됐을 것이다.

 

 

 


쿄우야의 자세가 무너지고, 검이 빗나간다.
그와 함께 히라메키가 풀리고, 쿄우야는 VAVA의 오른발에 걷어차여 날려갔다.


"쿄우야!!"


그렇게 날려가, 대리석 기둥에 부딪히기 직전인 쿄우야를 시노부가 받아내 감쌌다.
두 사람은 그대로 함께 날려갔지만, 시노부가 쿄우야의 쿠션이 되어 충격을 흡수했고, 쿄우야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크, 아… 켈록…!"
"무슨 무모한 짓이야…! 잘못하면 너까지…!!"
"괘, 괜찮아…! 이 정도는 나라도…!"


평상시에는 볼 수 없는 연인의 당혹스러운 얼굴을 보며, 시노부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조금 전의 충격으로 내장이 상하고 뼈가 몇개인가 부러졌다. 시노부의 입에서 토해진 피는 두 사람의 옷을 더럽혔다.

 


한편, VAVA는 쿄우야의 검에 스친 자신의 목을 손으로 쓰다듬고, 그 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엑스의 것과 같은 의사체액이 잔뜩 고여있었다.
쿄우야의 검에 스치면서 생긴 상처에서 흘러나온 것들이 잔뜩.


만약 그의 무릎이 흔들려, 자세가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의 검이 제대로 자신의 목을 베어갈랐더라면.


만약 자신이 그의 검에 끝까지 반응하지 못했더라면.


그리고 만약─


VAVA는 의사체액이 고여있는 손을 움켜쥐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시선의 끝에는 시노부에게 안겨있는 쿄우야가 있었다.


[어이, 인간.]


느닷없이 자신을 부르자, 쿄우야는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몸을 일으킨다.
아니,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3번의 신속을 모두 써버리고, 히라메키까지 써버린 지금 쿄우야의 체력은 이미 전부 소모된 거나 마찬가지. 간신히 일어서지만, 오른쪽 무릎이 비틀거리며 멋대로 꿇려버렸다. 그것을 시노부가 부축하여 간신히 일어난다.


그것을 보면서도 VAVA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지금 건 재밌었다. 그걸로 다시 와라.]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설령 몸이 만전 상태라고 해도 미카미류의 오의는 그렇게 몇번씩이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하물며, 컨디션이 좋지 못한 지금의 쿄우야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VAVA의 입장에선 그런 사정같은 건 알 바 아니고, 단지 "재미있어졌으니까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의 손에 죽을 뻔했다는 경험은, 그의 기나긴 인생 속에서도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철컹, 철컹, 철컹, 철컹.
VAVA가 쿄우야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만​둬​─​─​─​─​─​─​!​!​"​

 


그런 VAVA를 향해, 불꽃에 휩싸인 주먹이 휘둘러진다.
그리고 VAVA는 그쪽을 보지도 않은 채 손을 들어올려, 그 화권(火拳)을 잡아냈다.


[호오. 겨우 내 머리를 향해 스트레이트를 뻗을 정도가 된건가.]
"으, 윽…!"
[하지만─]


그 말과 함께 VAVA는 엑스를 걷어찼다.
엑스가 신음과 함께 숨을 토해내지만 VAVA는 엑스의 주먹을 놔주지 않고 끌어당기며, 무릎으로 걷어찼다.
걷어차고, 걷어차고, 걷어차고, 걷어차고, 최후에는 다른 손으로 엑스의 얼굴을 틀어쥐고 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며, 후두부를 지면에 꽂아버린다.


크레이터에 가깝게 지면이 파헤쳐지고, 엑스의 머리가 바닥에 박혔다.


[지금의 네놈이 뭘 할 수 있다는거냐.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시껄렁한 감정에 정신을 빼앗긴 머저리가!!]

 

 


『Divine Shooter.』

 

 


분홍빛의 광탄들이 날아와, VAVA의 몸에 부딪힌다.
생각지도 못한 공격을 받은 VAVA는 엑스를 놓쳐버리며 뒤로 밀려났지만, 결국 쓰러지지도 날려가지도 않은 채 버텨냈다.


─이 공격.


─기억에 있다.


VAVA는 지금까지 몇번이나 이 '마법'을 사용해왔던 하얀 소녀를 떠올리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이, 망할 꼬마가……!!]

 

 

 


"그럼, 안녕. 「언니」."


일레인의 검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노엘은 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머리 속을, 온갖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처음 눈을 뜨고 시노부를 만났을 때를.
동생인 파린이 눈을 뜨고, 스즈카가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를.
그녀들과 함께 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을.
오늘날까지, 이렇게도 많은 추억이 쌓여있었다고 하는 것을.


'… 우습네요.'


블레이드가 내려쳐진다.


'자동인형인 저한테도, 주마등같은 게 보일 거라고는.'


자신에게는, 그것을 막을 팔도 힘도 없다.


'…… 죄송해요, 시노부 아가씨.'


노엘은 천천히 눈을 감고, 자신에게로 떨어지는 블레이드를 받아들였다.

 


─자신의 바로 앞에서, 커다란 금속음이 들릴 때까지.

 


눈을 뜬다.
그곳에는, 두 자루의 블레이드가 겹쳐져, 일레인의 검을 막아내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전투형으로 무장한 파린이 노엘을 지켜내고.
─레이징하트를 들어올린 나노하가, 현관에 서 있었다.

 

 

 


"… 나노, 하…? 그 모습은─"
"미안, 오빠… 설명은 나중에 할게!"


배리어 자켓을 걸친 나노하의 모습에 쿄우야가 뭐라고 말하려고 하지만, 나노하는 그렇게 사과하며 레이징하트를 움켜쥐었다.
목표는 물론 VAVA.


『Divine Shooter.』


결계가 쳐져있지 않은 이상은 큰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조금 전에 사용했던 분홍빛의 탄환이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내고, VAVA를 향해 날아갔다.
─단, 그 숫자는 조금 전의 두배다.


[성가시게 굴다니…!!]


회피하는 도중에도 정확히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광탄의 숫자만큼의 에너지 캐논을 몸에서 만들어낸 VAVA는 탄환을 발사하여 광탄들을 격파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VAVA와 엑스의 거리가 벌어졌다.


[무슨 생각이냐, 꼬마.]
"엑스 씨를 돕는 거예요…!"


그에게는 지금까지 여러번 도움을 받았으니까,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나노하의 대답을 들은 VAVA는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핫! 들었냐, 엑스! 저 인간 꼬마가, 너를 돕겠다고 하는데?! 다른 놈도 아니고 너를!!]
"뭐가, 우스운 거죠…?!"


어째서 웃는 것일까. 나노하는 그의 웃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웃기냐고? 그 반대다! 소름이 끼칠 정도지! 설마 이 녀석이 그렇게까지 얕보이고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거든!]
"무, 슨…?"
[들었냐, 엑스! 「푸른 유성의 용사」「이레귤러 분쇄기」「창벽의 광탄」「새벽을 가져오는 자」「기계의 최종진화형」! 그렇게까지 불리고 있는 네가, 인간한테 도움을 받아야할 정도로 추락하고 떨어졌다는 거다! 이보다 소름끼칠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 것 같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VAVA는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않으며, 엑스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와 눈이 마주친 엑스는 알 수 있었다.
입으로는 계속 웃고 있어도, 지금 자신을 바라보는 눈은 한없이 가라앉아있다.


[터무니없이 약해졌군, 지금의 너는.]

 

 

 


"약하지, 않아요!!"

 

 

 


VAVA의 말에 반박한 것은 엑스가 아니라 나노하였다.
VAVA는 물론 엑스까지도 그녀를 돌아보았고, 나노하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알고 있는걸요…! 엑스 씨가 얼마나 강한지…! 얼마나 슬픈 일을 겪었는지! 다 알고 있는걸요!"


아무리 상처입고 다치고 쓰러져 죽을 위험에 처해도.
엑스는 끊임없이 다시 일어서고 또 일어섰다.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을 위협하는 적들을 쓰러트리기 위해서.


그 장렬한 싸움의 끝에, 동료를 잃어버리고도.
그는 지금,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또다시 싸움 속에 몸을 내던졌다.


자신이라면 어땠을까.
과연 그처럼, 모든 것을 바쳐가며 사람을 지킬 수 있을까.


나노하로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존경받기에 충분한 일이라는 것만은 알고 있다.


"당연하잖아!!"


그리고, 그런 나노하의 말을 이어받는 소녀가 있었다.


나노하의 뒤를 따라 나온, 아리사 버닝스.
엑스와 마그마 드래곤의 싸움. 그 처음과 끝을, 최초부터 최후까지 지켜봐온 소녀.


그녀 또한 알고 있다.
스스로 원한 것이라고는 해도, 소원이었다고 해도 동료를 파괴한 엑스가 얼마나 슬퍼하고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바로 옆, 가장 가까이에서 그것을 지켜봤다.


그렇기에, 엑스가 헤매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바보같을 정도로 착하고! 그래서 고민하는 것도 많은 녀석이지만! 그러니까 강한 거라구!!"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소녀가, 아리사의 옆에 섰다.


"저는… 아직 엑스 씨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아요."


츠키무라 스즈카.
나노하와 아리사의 친구이며, 아리사의 소개로 엑스를 알게 된 소녀.
하지만, 세 사람 중에서 가장 엑스와 많은 시간을 보낸 소녀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래도 한가지…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있어요! 엑스 씨는… 당신같은 사람에겐, 절대로 지지 않아!!"


외친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크게 소리쳐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가 가진 모든 마음을 담아서.

 

 

 


[그렇단 말이지… 후후, 후후후후후후…]


VAVA는 작게 웃음을 흘린다.


─그와는 반대로, VAVA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살기는 끝도 없이 높아져간다.


'아직도 올라갈 살기가 있었다고…?!'


암살술 미카미류의 검사이기에, 그런 쪽으로는 누구보다도 민감한 쿄우야가 반응했다.
정말로 로봇인가, 이 녀석.

 


[그렇다면, 전부 사라져라!!]

 


「버스터 캐논」

 


VAVA의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거대한 에너지 캐논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무기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력한 힘. 그것이 지금 소녀들을 향해 겨누어지고 발사된다.


"레이징 하트!"
​『​P​r​o​t​e​c​t​i​o​n​.​』​


캐논에서 발사된 대형 광탄이 방어벽과 부딪힌다.
본래 프로텍션은 발동 속도가 빠른 대신 방어력이 낮지만, 나노하의 경우에는 그녀의 높은 마력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펼쳐도 강고한 내구력의 방어벽을 펼칠 수 있다.

 


─그럼에도, 광탄은 프로텍션과 함께 나노하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으, 으읏…!"
"나노하!!"


아리사와 스즈카가 나노하의 등 뒤에서 그녀를 받히지만, 역부족.
그것을 본 쿄우야가 일어서려고 하지만, 그에게는 저 광탄을 막을 방법이 없다.


[마도사로서의 힘인가. 하지만,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버스터 캐논을 양손으로 붙잡고, 또 한발의 광탄을 발사 준비했다.
이번에야말로, 저 보기 싫은 꼬마들을 한꺼번에 날려버리기 위해서.

 

 

 


「SPIRIT」

 

 


「마그마 드래곤」

 

 


「라그나로크 파이어」

 

 

 


​[​■​■​■​■​■​■​■​■​■​■​■​■​!​!​]​


폭염의 드래곤이 포효하며, 나노하의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나노하들이 그 모습에 놀랄 틈도 없이, 리얼라이즈된 마그마 드래곤은 '빛'을 토해낸다.


라이징 파이어보다 훨씬 더 강력한 열선포.
그것은 프로텍션에 의해 약화된 광탄을 꿰뚫어버리고 VAVA를 뒤덮었다.


[……!!]


VAVA는 뭐라고 외칠 틈도 없이 열선에 휘말렸고, 그대로 날려갔다.
그리고 마그마 드래곤은 빠르게 몸을 움직여, 파린을 누르고 있는 일레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뭐야, 이 괴물은?!"


일레인의 비명에도 아랑곳없이, 마그마 드래곤은 정권을 날렸다.
일레인은 빠르게 방어 태세를 취해 그것을 막아내지만, 마그마 드래곤의 정권은 그 가드 채로 일레인을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을 담고 있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마그마 드래곤에 의해 강타당한 일레인은 뒤로 날려가며 몇개인가의 장식물을 부쉈고, 끝으로는 벽에 부딪힌 후 바닥에 떨어지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일레인을, 한방에…?!"


경악하는 파린과 노엘의 앞에서, 반투명의 마그마 드래곤은 점차 옅어지더니 완전히 사라졌다. 조금 전의 스파크 맨드릴과 마찬가지로.
그러자, 모든 사람들의 눈이 엑스를 향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확실히 VAVA의 말대로, 자신은 그녀들에게 지켜진 것이다.


그렇지만.
괜찮지 않을까. 그런 관계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지켜진다'라고 하는 것이.


'스파이더… 드래곤…'


두 사람이 조금 전까지의 자신을 봤다면, 틀림없이 화냈을 것이다. 어쩌면 때렸을지도 모른다.
지극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은 동료였고, 그들을 잃어버린 것은 아직도 슬프다. 조금 전까지는 그것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여기까지 몰렸었다.


─슬퍼하고만 있을 때가 아닌데도.


마그마 드래곤이 최후에 남긴 키워드 '사신'.
그리고, 지금 자신의 앞에 나타난 VAVA.


자신은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싸워서 지켜내지 않으면 안된다.


하야테도, 가족들도, 이 거리도.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자신이 좋아하는 이 사람들도.


물론 그 싸움 속에서 다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죽을 위험에 처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 사람들까지 전부 지켜내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다.

 


그것을 잊을 뻔했다.
자신이 싸우는 것으로 누군가가 죽을지도 모르는 것이 두렵다면, 그 사람들까지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지킬 수 있도록 강해지면 된다.


두 사람의 동료가 목숨을 잃은 것은 자신이 약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강해지자.
더이상 아무도 잃어버리지 않도록, 아무도 다치지 않도록.


두 사람도, 그것을 바랄테니까.

 

 

 


​[​에​에​엑​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열선에 휘말렸던 VAVA가 일어난다.


「FIRE」


VAVA가 또다시 몸 속에서 에너지 캐논들을 끄집어내는 것과 동시에 엑스 역시 불꽃의 아머로 바꾼다.
어깨, 등, 팔꿈치, 허리, 허벅지, 발뒤꿈치. 그 모든 부분에서 불길을 뿜으며 풀 부스터. VAVA를 향해 일직선으로 돌진했다.


VAVA 역시 어깨, 양팔, 양다리, 그리고 가슴에서 만들어낸 캐논들로 엑스를 공격한다.
탄환이 발사되고 폭탄이 발사되고 레이저가 발사된다. 산탄도 있고 철갑탄도 있으며 철구들까지 있다.


─그 모든 것을 불길의 벽과 불꽃의 갑옷으로 막아내가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VAVA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 때.
VAVA가 내지르는 주먹을 피하고 몸을 낮춰, 다리를 걸어 앞으로 쓰러트린다.


자신의 머리 위를 향해 쓰러지는 VAVA의 복부에, 폭염이 압축된 주먹을 내지른다.

 


「승룡권 : 熱」

 


폭발한다.
VAVA의 몸에 주먹이 닿는 것과 동시에.
VAVA의 몸이 직각으로 꺽이는 것과 동시에.
주먹에 담겨있던 폭염이 폭발을 일으켜 VAVA의 몸을 뒤로 날려버린다.


5m, 10m, 15m. 계속해서 뒤로 밀려난다.

 

 


─그런데도, VAVA의 발은 지면을 붙잡고 버텨냈다.

 

 


지면을 가르며 수십미터를 뒤로 밀려났지만, 그럼에도 쓰러지지 않았다.
VAVA의 복부에 있는 폭발의 흔적에서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지만, VAVA는 천천히 무릎을 펴고 허리를 펴고 완전히 일어서서 엑스를 바라본다.


VAVA의 얼굴 쪽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VAVA는 고개를 돌려, '퉷'하고 의사체액의 덩어리를 토해냈다.


마치, 인간이 피를 토하는 것처럼.


[… 이제야 겨우 봐줄만한 얼굴이 됐군.]
"아아."


자신은 이제, 망설이지 않는다.
그 의지는 VAVA에게도 똑똑히 전달되었다.


느껴진다.
저 가면의 아래에서 그가 짓고 있을, 악마같은 웃음이.


[이대로 결판을 내버려도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타임 리미트다. 오늘은 여기까지로 해두지.]


하지만.
가면의 틈새 사이로.
VAVA는 엑스에게 끝없는 살의로 가득한 눈길을 보냈다.


[기억해둬라. 너를 쓰러트리고, 운명을 바꾸는 건 바로 이 나다.]


오른팔을 들어올리고, 거기서 만들어낸 캐논포로 노엘과 파린을 겨눈다.


"!!"


그것이 발사되고, 엑스가 달려가 두 사람의 앞에서 포탄을 막아 폭발이 일어났다.


─그 폭발이 걷혔을 때는 이미, VAVA는 어디에도 없었다.


"… 도망쳤나. 그 자식, 남의 집을 이렇게 박살내놓고…!"


간신히 시노부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것은 거의 허세에 가까웠다.
그녀 또한 두려웠던 것이다. 저 한없는 광기를 품은 이레귤러가.


광기의 끝도, 힘의 끝도 알 수 없는 자.
그런 자가 지옥에서 돌아와, 엑스의 적이 되었다.
… 지옥에 떨어지기 전에도 적이었지만.


'… 마지막의 승룡권도, 아마 일부러 맞아준 것 같지만.'


상관없다.
상대가 '반역자'가 됐든, '사신'이 됐든.


자신은 그저, 싸워서 이기고 인간을 지킬 뿐이다.

 

 

 


"으, 으윽……"
[깼냐, 인형.]


머리가 어지러웠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마지막 순간을 기억해냈다. 그,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용'에게 맞고 날려갔던 것을.


─그리고, 그녀는 그녀를 '인형'이라고 매도했고 지금도 매도하고 있는 철가면에게 들려져있다는 것을.


"…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이 괴물이 보여준 힘을 봤을 때, 저항해봤자 파괴당할 뿐이다. 야스지로 때와는 경우가 다르다.
분하지만, 지금의 자신은 이 괴물을 어떻게할 방법이 없다. 이 괴물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그렇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던 대답이 돌아왔다.


[말했지. 너한텐 볼일 없다고.]
"…… 그럼 왜…?"
[이유는 두 가지지. 우선은…]


철가면이 움직여, 자신을 내려다보았다.
─그 속의 눈동자와 마주치고, 한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너는 인간의 손에 태어났으면서도 인간을 주저없이 공격했다. 훌륭한 이레귤러 동참이라는거지.]
"… 이레귤러? 뭐야, 그건."
[그건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다. 그리고… 나는 너한테 볼일이 없지만, 다른 놈들은 있다는군.]


그것이 이 소녀에게 행운이 될지 불운이 될지는 모르고, 관심도 없지만.


[빌어먹을, 잘도 나를 심부름꾼처럼 부려먹고 있겠다. 언젠간 반드시 이 빚도 갚아주마.]


끊임없이 들려오는 무시무시한 중얼거림에 움츠러들면서도.
그녀는 조용히 몸을 내맡겼다.

 

 

 


'용사'와 '반역자'의 첫 만남은, 우선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이 두 사람의 악연은 조금 더 먼 미래까지 이어지게 되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자.

 

 

아직, '용사'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으니까.

 

 

 


───to be continue



VAVA-MAX의 캐논은 수납형. 어깨의 저거 말고도 대략 231문의 크고 작은 화기들이 몸 속에 내장되어있으며 종류도 가지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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