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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REGULAR HUNTER -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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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관리국과 마주치는 횟수가 늘어났다.
저번에 한번 함정에 걸렸던 걸 부순 이후부턴 더더욱 감시가 심해졌고, 자신들이 다른 세계에서 페이지를 수집할 때마다 만나는 빈도도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높아졌다.
특히 끈질긴 것이, 그 하얀 마도사 소녀와 검은 마도사 소녀가 있는 일행. 지금까지 가장 많이 마주친 것도 이쪽이다. 바로 얼마 전 사막의 세계에서 만나 교전했던 것까지 생각하면 벌써 3번째. 링커 코어까지 강탈했는데도 끈질기게 달라붙고 있다.

'그 가면 남자들 덕분에 검은 아이의 링커 코어도 빼앗았지만, 도대체 그들은 뭣 때문에 우릴 도운걸까…'

기본적으로 '어둠의 서'는 주인의 엑세스밖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이외의 마도사가 억지로 '어둠의 서'를 얻으려고 하면 곧바로 폭주를 일으켜버리고, 또다시 어디론가 전생되어버린다.
'어둠의 서'의 방화벽을 속여가면서 엑세스할 수 있다면 또 모르지만, 그런 일은 '인간'에게 가능한 일이 아니다(엑스는 이 방식으로 했지만, 샤멀이나 볼켄리터들은 그것을 모른다. 엑스밖에 할 수 없는 방식이기도 하고).

한 사람의 마도사에게서 페이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한번 뿐. 하얀 마도사도 검은 마도사도 한번씩 페이지를 얻었기 때문에, 이젠 쓰러트려봤자 어둠의 서의 페이지를 늘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시그넘이나 비타는 그 소녀들과 싸워서 결판을 내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쟈피라는 쟈피라대로, 저쪽의 사역마를 만나면 받아쳐주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고. 하지만 어둠의 서를 관리하게 된 샤멀의 입장에선 페이지도 얻을 수 없는데 강한 상대와 싸우는 것은 사양하고 싶은 일이었다.

'… 그러고보니 이상한 상대라고 하면 지난번의 그 사람도 있지.'

처음 만났을 때 시그넘과 한번 싸웠었고, 두번째 만났을 때는 자신에 의해 링커 코어를 공격당했던 독수리 형태의 기계인간. 그의 모습은 최근 들어서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의 링커 코어를 공격했을 때의 느낌은 확실히 이상했다. 지금까지의 마도사들에게서 링커 코어를 수집했을 때와는 달리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으니까. 확실히 기계의 존재라면 링커 코어가 없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지만…

'그에게서는 마력이 느껴졌었는데… 대체 뭐였던걸까.'

거기까지 생각하던 샤멀은 고개를 가로저어 잡념을 털어냈다.
지금은 이런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요 몇일 사이 이시다에게 들은 바론 하야테의 병이 더욱 더 진행되었고, 그 때문에 입원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으니까.
물론 하야테는 집에 엑스만 남겨둔다는 것이 걱정되어 한사코 거절하려고 했지만, 이것만큼은 이시다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하야테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왔던 그녀였음에도 이번에는 강하게 주장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이 하야테를 위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 정도는 하야테도 볼켄리터들도 알고 있었다(게다가 이시다는 엑스가 쓰러진 일에 대해서는 모르기도 하고).
결국 하야테는 망설임끝에 이시다의 제안을 받아들여 입원했다. 엑스를 볼켄리터들에게 부탁하고서.

─그만큼 페이지 수집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기뻐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엑스 군만이라도 눈을 뜬 상태였더라면 걱정할 필요 없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쁜 일은 몰아서 온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지금 그녀들에게 일어난 일들이 딱 그런 꼴이다. 정말로 요 근래에 들어서 갑자기 나쁜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으니까.
왜 하필, 지금까지 생애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이런 일들이 찾아온 것일까.

'이런, 약해지면 안되지.'

약한 생각은 금물이다.
한시라도 빨리 힘을 내서 '어둠의 서'를 완성시키지 않으면 안되니까.
다른 볼켄리터들과 마찬가지로, 그녀 또한 그렇게 믿고 있었다. '어둠의 서'만 완성되면 하야테의 병도 낫고, 엑스도 눈 뜨게 할 수 있을테니까 모든 것이 행복했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어둠의 서'가 가진 절대적인 힘으로─

'…… 어?'

지금 뭔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도 지금의 자신들에게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고도 중요한 일에 대해서.
그래, 이를테면─

─'어둠의 서'가 완성되면 정말로 하야테의 병이 낫는 걸까 라던가.

'… 응? 지금 나 무슨 생각을 했던 거지?'

하지만 샤멀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해냈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었다.
뭔가 생각했던 것 같은데 생각나질 않는다. 그러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닌 거겠지.

그렇게 납득하며, 샤멀은 하야테의 병실 문을 열었다.

"하야테짱, 나왔─"

그리고.
병실의 문을 연 샤멀이 본 것은.

하야테가 누워있는 침대를 둘러싸고, 수호기사들과 본 적없는 소녀 두 사람.
그리고 그렇게 싸웠던 '하얗고 검은 마도사 소녀'들까지 있는 광경이었다.

"…… 어머나."

잠시 동안 그 광경에 넋을 잃었던 샤멀은, 그 한마디만을 간신히 내뱉았다.
 
 
 

IRREGULAR HUNTER - X


44화


 
 
 

스즈카의 소개로 인해 친해진 하야테의 병문안을 오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몇번인가 이렇게 찾아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마음도 잘 맞고 좋은 아이였기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함께 온 나노하나 페이트하고도 아주 이야기가 잘 통하고, 특히 아직 이곳을 낯설어하는 페이트에게도 스스럼없이 대했다.
만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리사를 비롯한 소녀들이 하야테를 '친구'라고 부르는 것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어찌되었건, 오늘도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이렇게 들러서 하야테의 병문안을 왔고, 때마침 하야테의 친척들도 있었기에 사람 숫자는 두배로 늘어났다.

'─인데 분위기 왜 이래.'

지금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자신과 스즈카와 하야테와 스즈카를 따라온 파린 정도.
하야테의 친척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노하와 페이트의 태도는 확실하게 이상했다. 안절부절못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계속 하야테의 친척들을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다. 자기들 딴에는 잘 감추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아리사는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게다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과 스즈카에게 알리고 싶진 않은 것 같다.

'하여간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다들 하나같이 비밀 투성이니.'

아리사는 생각했다.
처음 스즈카가 '흡혈귀'라고도 불리는 밤의 일족이라는 걸 들었을 땐 놀랐다.
그 뒤에 엑스와 마그마 드래곤의 싸움을 처음 목격했을 때는 그보다 몇배는 놀랐다.
이후 나노하에 대해서 '마법'이라는 걸 듣고 페이트도 마도사라는 걸 들었을 때도 놀랐다.
이만하면 왠만큼 이 아이들이 감추고 있는 것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감추는 게 있었단 말인가.

'아~ 증말!! 왜 내가 이런 걸로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이런 것도 저런 것도 다 그 녀석이 연락이 안되기 때문이야!!'

아리사는 엑스가 들었다면 터무니없는 폭거라고 한숨을 쉬었을 생각을 거리낌없이 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하야테. 집에 있는 오빠가 아프다고 들었는데, 그건 괜찮아?"
"… 응. 여기 있는 시그넘이랑 샤멀이랑 비타 말고 또 다른 친척이 있는데, 그 사람이 돌봐주고 있으니께."
"흐음… 그런데 그렇게 할 바엔 차라리 하야테랑 같이 입원하는 게 낫지 않아? 왜 굳이 집에서…"

'… 호오?'

아리사는 놓치지 않았다.
스즈카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하야테와 하야테의 친척들이 '움찔'하는 것을.

"응, 그게… 병원에 입원할만큼 심한 건 아닌데 집에서 나오기는 어렵다고 할까… 게다가 병원을 무지하게 싫어하거든. 그런 느낌? 하하하아…"

억지 웃음의 끝은 한숨이었다. 아마 하야테 자신도 자기가 하는 말을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 어쩔 수 없지. 여기서는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이 친구이자 어른의 자세일 것이다. 스즈카도 아리사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중에 우리가 병문안 가봐도 될까? 아, 하야테가 여기에 있으니까 그건 어려울까."
"… 병문안…… 글씨, 가는 건 좋은디… 일어나있는 시간보다 자고 있는 시간이 많아서리. 그런 병이거든, 오빠는."
"그거 단순히 게으른 거 아냐?"
"그냥 게으른 거였으면 얼마나 좋겠노."

이때 처음으로, 하야테가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병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녀인데.

"… 미안."
"으응, 괜찮데이. 오빠가 들었어도 분명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기라."

아리사와 스즈카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지금 하야테가 말하는 '오빠'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며.
자신들이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일 거라고는.
 
 
 
하야테의 친구들은 그 뒤에도 한참동안 떠들고 놀다가, 해가 질 무렵이 되자 다음에 또 오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옆에서 보고만 있었을 뿐이지만, 좋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 계속 하야테와 친구로 지내주었으면 싶을 정도로.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소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해는 완전히 떨어지고, 한밤중이라고 해도 좋을 시간.
장소는 하야테가 있는 병원과는 거리가 떨어져있는 빌딩의 옥상.
이곳에서 자신들은 '하얗고 검은 마도사', 나노하와 페이트 두 사람과 대면하고 있었다.

상대는 이미 자신들의 주인이 하야테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상황에서 더이상 숨기는 것도 어려운 일, 그렇기에 자신들이 어둠의 서를 완성시키려는 경위를 이야기했다.

하야테의 병에 관해서.
아래쪽부터 마비가 진행되어, 서서히 내장까지 마비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그리고 또 한 사람의 가족.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원인불명의 혼수에 빠져 눈을 뜨지 않고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페이지를 모으고 '어둠의 서'를 완성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도.

그것을 이야기해주고 나서, 자신들은 디바이스를 꺼내고 무장했다.
이야기는 해주었지만, 이대로 보내줄 수는 없었다. 자신들의 주인이 하야테라는 사실을, 그녀들만 알고 있는 것과 시공관리국의 귀에까지 들어가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니까.

그리고 나노하와 페이트 또한 무장했다.
각자 자신들의 비장의 무기를 꺼내면서.

자신들의 주인인 하야테처럼.
올곧고, 강인한─ 그러나 상냥한 의지.
그것을 담은 눈으로 자신들을 보며, 막겠다고 했다.

만약 만나는 방법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시그넘은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비타와 나노하.
자신과 페이트.
지금처럼 '적'으로서가 아니라, 양쪽 모두가 '평범한 인간'으로서 만났더라면.
 

자신들은, 얼마나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그것이, 한없이 슬프고 또한 안타까웠다.
이런 식으로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시그넘도 알고 있다.
그것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꿈.
자신들이, '어둠의 서'를 수호하는 프로그램으로서 태어난 이상, 결코 이루어질 리 없는 꿈이라는 걸.

그렇기에 싸우는 수밖에 없다.
자신들은 소중한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서 기사로서의 긍지마저 내팽개쳤다. 어떤 대가도 어떤 모욕도 어떤 위험도,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하야테를 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막겠다고 하는 이상.
자신들은 적으로서 그녀들을 맞이하고, 전력을 다해 쳐부순다.

볼켄리터들은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고, 무기를 들어올렸다.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더럽혀진 자신들의 손에.
그리고 이 안타까운 현실에 오열하면서.
 

─그것을, 두 사람의 「가면의 남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른 채로.
 
 
 

롯테와 아리아가 목적은 명확했다.
'어둠의 서'의 실체를 드러나게 한다. 그것을 자신들의 히든 카드 「듀렌달」의 영구 동결 마법으로 봉인하여 차원의 틈 속에 던져넣는 것으로, '어둠의 서'가 가진 전생 기능을 막으면서 전 차원세계를 '어둠의 서'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것이야말로 이날 이때까지 '어둠의 서'에 희생되온 사람들에 대한 유일한 속죄의 길이라고 믿었다. 그 희생자들 속에는 크로노의 아버지인 크라이드 하라오운도 포함되어있다.

'어둠의 서'는 어떤 계기로든 폭주할 수 있다. 완전히 침묵했을 터인 '어둠의 서'를 운반하다가 느닷없이 시작된 폭주에 휘말린 크라이드 덕분에 그것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폭주를 저지하면서 전생도 막고, 영원히 봉인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것을 위해서, 야가미 하야테라는 소녀는 희생된다.

지금까지의 기록에 의하면, '어둠의 서'의 주인들은 책이 완성되면 '어둠의 서'에 흡수되고, 그렇게 하여 모습을 드러낸 '어둠의 서'는 그 세계를 멸망시키고는 다시 전생하여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 그것을 막으려면 주인을 흡수한 시점에서 주인과 함께 동결시켜 봉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말로, 하고 싶지 않았다.
오직 선의와 신념만으로 이 일에 관여해온 두 소녀들을 공격하여 크리스탈 케이지로 가둬버리는 일도.
인간이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온 수호기사들을 기습해서 그 링커 코어를 어둠의 서 완성을 위한 최후의 제물로 바치는 일도.

─수호기사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전송 마법진으로 불러낸 하야테에게 보여주는 일도.

그것 뿐만이 아니다.
그녀들은 각각 나노하와 페이트의 모습으로 변신한 상태에서 그 행위들을 보여주었고, 하야테의 앞에서 수호기사들을 모욕하고 매도했다.
그들이 그녀와 함께 이 세계에서 살아갔던 일, 그녀를 위해서 행한 일 모두를 짓밟고, 그들의 긍지마저 유린했다.

변신 마법을 사용하고 있던 중이라는 것이 이토록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마법을 사용하는 중이라면 표정 정도는 마법으로 바꿀 수 있고, 만약 맨얼굴이었다면 연기라는 것이 전부 들통날 정도로 참담한 얼굴을 보여야 했을테니까.

아버지의 오랜 숙원을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 그 누구도 '어둠의 서'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암시를 걸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 마음조차,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으며 두 자매는 필사적으로 '연기'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믿으면서.

그리고 그 결과.
다행인지 불행인지 계획은 성공했고, '어둠의 서'는 하야테를 집어삼켜 모습을 바꿨다.

긴 은발과 칠흑의 날개를 가진 타천사와 같은 형태로.

크리스탈 케이지에서 풀려난 나노하와 페이트가 그것과 싸우는 것을 지켜보며, 두 사람은 준비를 시작했다.

"… 버틸 수 있을까? 저 둘."

상황으로 보아선 열세.
아무리 재능이 충만하고 아무리 카트리지 시스템을 달았다고 해도 상대는 지난 천년동안 무수한 세계를 멸망시켜온 존재다. 소녀들이 이겨버리면 자신들의 계획은 무참하게 실패할테지만, 아무리 봐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폭주 개시의 시점까진 버텨줬으면 좋겠는데…"

두 소녀가 방어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걸로 좋다. 그대로 공격을 버티면서, 시간을 끌면 '어둠의 서'는 폭주에 들어갈테니까. 그 순간을 노려 「듀렌달」을 사용하면 저 소녀들은 물론 앞으로 어느 누구도 '어둠의 서'에 의해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두 사람의 주변을 푸른 색의 작은 빛들이 둘러쌌다.
 
그것을 눈치채고 주변을 둘러싸는 순간, 두 사람의 발 밑에 마법진이 출현하고 거기서부터 뻗어나온 푸른 마력의 줄이 그들을 구속했다.
변신 마법과 동시에 신체 강화 마법까지 걸려있는 둘이라면 보통의 바인드 정도는 풀 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지금의 이것은 달랐다.

"스트래글 바인드. 상대를 구속하며 강화 마법을 무효화한다. 별로 쓸 일이 없는 마법이지만, 이럴 때는 도움이 되지."

그리고 지금 자신들을 묶은 바인드의 효과를 설명하면서, 크로노 하라오운이 천천히 두 사람의 앞에 내려섰다.
두 사람이 탈출하려고 애를 쓰다가 움직임을 멈추는 것을 보면서도 크로노는 담담하게 S2U를 회전시켰다.

"변신 마법도 강제로 해제하니까."

그 말과 함께.
두 「가면의 남자」의 모습이 천천히 빛에 휩싸였다가 바뀌었다.
체격이 바뀌고, 남성이었던 성별이 여성으로 바뀌며 얼굴을 가리고 있던 가면이 떨어진다.

그로 인해, 롯테와 아리아는 정체를 보이게 된다.

"크로노…!!"
"이런 마법… 가르치지 않았는데…!!"

롯테도 아리아도 이를 갈며 말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체크메이트.

"혼자서도 정진하라고 한 건, 너희들이잖아. 아리아, 롯테."

마법과 전투술을 가르쳐준 스승들을 바라보며.
크로노는 슬픔을 담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얼마 전에 해킹을 걸어왔던 '그녀'와의 싸움은, 리미티드의 사고 능력을 대폭적으로 상승시켜주었다. 아무튼 태어나서 그렇게까지 머리를 써본 적은 처음이었고, 그 싸움의 결과로 사고 능력과 연산 속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그 때문에 지능이 향상된 리미티드는 혼자 생각에 빠지는 일이 많아졌다. 그거 이외엔 할 일이 없는 것은 그 전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사고 능력과 연산 속도가 아무리 높아졌어도 「몸체」의 프로텍트는 어떻게 건드려볼 엄두가 나지 않고.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지능이 높아졌다고 「몸체」의 프로텍트가 약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괜히 건드렸다가 역으로 당해버리면 손해보는 것은 자신 뿐, 그런 꼴을 당하느니 아예 처음부터 손을 대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결정을 짓고, 리미티드는 보다 높아진 사고 능력으로 '생각'하는 것을 택했다.

리미티드가 현재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역시 '마더 리미티드'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짐작가는 것도 없고 기억나는 것도 없었다.

그것이, 이상했다.
어째서인진 모르겠지만 그 부분을 생각해내려고 해도 온통 '하얀 것'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하얗다.
이 「몸체」에 들러붙어서 침식을 하려고 하기 이전의 기억은 온통 '백색' 뿐이었다.
인간같은 생물이라면 자신이 탄생하는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리미티드는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렇기에 태어난 직후부터의 기억이 있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지금의 자신에게는 그것이 없는 것이다.

어째서 지금까지 이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아니, 지금까지는 이 상황을 이상하다고 생각할만큼의 '자아'가 없었다. 지능이 향상되고 '자아'가 생긴 지금이기에 이 상황이 뭔가 잘못된 것이라는 걸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뭔가가 잘못됐다.
기계 생명체의 기억이 자연적으로 소실될 리는 없다. 레플리로이드든 리미티드든, 기억이 사라지는 경우는 대체적으로 2가지가 있다. 강한 데미지를 받아서 메모리가 손상됐거나, 혹은 메모리 용량이 한계에 달해서 오래된 옛날 기억부터 삭제해나가던가. 물론 리미티드에게는 그가 아는 한 강한 데미지를 받은 적이 없고(애초에 그런 걸 받았다고 생각하기엔 자신의 상태가 너무 양호하다), 기억을 삭제할 정도로 기억이 쌓이지도 않았거니와 지울 기억도 없다.

'뭔가가 생각날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을 해내려고 했지만, 역시 머리 속이 희뿌옇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간혹 뭔가 이미지나 실루엣같은 게 떠오를 것 같기도 했지만,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다.
계속해서 생각해내려고 했지만, 그것도 곧 벽에 부딪혔다. 생각을 계속 하고 싶어도 생각을 할 '재료'가 부족해진 탓이다.

역시 자신에게는 몸이 필요했다.
이런 움직이지도 못할 「몸체」가 아니라, 제대로 움직일 수 있고 정보를 모을 수 있는 몸이.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무언가'가 나타난 것은.
 
 
 

<설마 그 폭발 속에서 도망칠 줄이야. 이건 내 실수로군.>

시그마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금속 덩어리를 줏어올렸다.
바로 조금 전까지, 스톰 이글이라고 불리는 레플리로이드의 몸에 붙어있던 것이다. 부위적으로는 '왼팔'일까.
시그마가 손에 힘을 주고 움켜쥐자, 절단된 왼팔은 산산히 부서져 흩어졌다.

주변을 둘러보면 떨어져있는 '부품'들은 그것만이 아니다.
오른쪽 날개 부분으로 보이는 것이 통째로 떨어져있기도 하고, 그 이외의 크고 작은 파편들이 셀 수도 없이 널려있다.

뭐, 상관없다. 도망쳤다고 해도 이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왼팔이 떨어지고 오른쪽 날개가 잘리고 그 이외의 부상들은 셀 수도 없다. 아무리 용장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부상을 입었으니 큰 영향을 끼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던 시기가 나에게도 있었지.>

100년 쯤 전의 옛날 이야기지만.
이 시점에서 퇴장해줬어야 할 스톰 이글이 살아남았다.
물론 어마어마한 중상을 입은 상태지만, 그것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굴러갈지 모르는 이상 방심은 금물. 이쪽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레귤러 헌터를 상대할 때는 다신 살아날 수 없다 싶을 때까지 산산조각낸 후에 한번 더 부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은 100년 전 '용사'와 '영웅'을 상대로 싸워오며 얻은 교훈이었다.

시그마는 이곳으로 오기 직전에 회수한 것들을 망토의 안에서 꺼냈다.
─커다란 머리와, 작은 머리가 하나 씩.

그가 오기 전, 엑스에게 파괴된 비트와 바이트의 머리다.
한손으로 그 두 머리의 끝을 붙잡아 들어올려, 그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한다.

<잘 들어라, 네놈들. 살려주는 건 이번 한번 뿐이다. 난 쓸모없는 놈들을 세번씩이나 살려줄만큼 너그럽지도 한가하지도 않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물론 시그마도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지금 이 녀석들은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이기도 하고. 귀는 들리지만.

<이제 네놈들에게 엑스를 막으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네놈들이 해야할 일은 이 이상 내 계획이 틀어지는 걸 막는 것으로 해주지.>

그렇게 말하며 시그마는 그 두개의 머리를 가지고 모습을 감췄다.
엑스에게 쓰러진 이 나이트메어 폴리스들을, 지금까지 이상의 '악마'로 부활시키기 위해서.
 
 
 

기적, 행운, 우연.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다. 사실 스톰 이글 자신도 한없이 확률이 낮은 일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통신이 꺼져있는 이상, 엑스의 위치를 찾아내는 일은 불가능했다. 송수신이 없는 이상, 특유의 신호도 나타나지 않아 추적할 수 없으니까.

그렇기에 스톰 이글은 추적의 방법을 바꾸었다.
과학적인 방법이 아니라─ 태어나서 한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마법적'인 방법으로.

리니스가 쥬얼 시드를 탐색할 때, 어깨 너머로 대충 들어두었던 수색 마법.
얼마 남지 않은 마력을 긁어모아, 그것으로 마법을 발동시키고 엑스의 위치를 찾았다.
물론 자세한 설정같은 것은 불가능했기에, 스톰 이글이 한 탐색은 일반적인 마도사가 본다면 어설프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탐색에 찾았다고 걸린 것만 7군데가 넘었으니까.

자신의 상태와 각 장소의 거리를 감안했을 때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
그 한 곳에 모든 것을 걸기로 하고 스톰 이글은 날아올랐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 날개로, 하나밖에 남지 않은 눈을 가지고서.
태어나서 한번도 '신'이라는 존재를 믿거나 그에게 기도해본 적 없지만, 오늘 처음으로 그 '신'에게 빌었다.
 

제발 이곳이 맞기를.
 
 
 

[찾… 았… 다…]

어떤 주택의 2층.
그곳의 창문을 깨트리며 굴러들어간 방에서.
스톰 이글은 겨우겨우 고개를 들어올려,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발견했다.
침대에 눕혀져있는 엑스를.
눈을 감고 누워, 움직이지 않는 엑스를.

비틀거리면서도 일어나, 하나밖에 남지 않은 손으로 엑스를 건드렸다.

[엑… 스…]

몇번을 흔들어도, 아무리 불러도 엑스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하야테와 볼켄리터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히려 흔들 때마다, 여기저기에 금이 가있는 스톰 이글의 몸에서 파편들이 떨어졌다.
왼쪽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오른쪽도 외관이 부서져 카메라 렌즈가 드러난 눈으로 엑스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일어, 나… 언제까지… 누워있을거야…]

자신에게는 이제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 안에 엑스가 일어나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아니, 일어나주지 않으면 안된다.

[녀석은… 정말로 강하더군… 100년 전보다… 훨씬 더… 싸워, 봤지만… 안되겠더라… 내 힘으로도… 이 꼴이었어…]

한쪽 무릎을 꿇고, 조금 더 엑스에게 다가갔다.
엑스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역시… 너 밖에 없어… 나로서는… 안돼… 나는… 놈들을… 막을 수 없어…]

엑스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100년 전과… 마찬가지야… 너 밖에는…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엑스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이 세계엔… 제로가 없어… 이레귤러 헌터도 없어… 있는 거라곤… 너하고… 다 죽어가는 나 뿐이야…]

엑스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까… 부탁이야…! 일어나줘…!]

엑스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너 밖에는, 없다고… 시그마를 막을 수 있는 건…! 그러니까 일어나!!]
 

카메라밖에 없는 눈에서, 흑적색의 액체가 떨어져내렸다.
오일인지 의사체액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어찌되었건, 보통의 '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은, 마치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스톰 이글의 절규에도.

엑스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엑스의 안에 있는 '다른 자'는 그것에 반응했다.
 
 
 

… 이 녀석.
지금 뭐라고 했지?

『시그마』.
『시그마』.
『시그마』.
『시그마』.
『시그마』.

자신은 알고 있다.
이 이름을, 알고 있다.
이 이름을 가진 녀석을 알고 있다.

틀림없다.
자신은 알고 있다.
이 이름을 가진 녀석이 한 일을 알고 있다.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
그 단어를 듣는 것으로 기억을 봉인하고 있던 자물쇠가 풀리면서, 지금까지 기억나지 않았던 것이 생각났다.
 

이것은 말하자면, 「탄생 이전의 기억」.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 롤아웃하기 이전의 기억.
아주 희미한… 너무나도 희미한 기억이지만, 그럼에도 잊어버리지 않고 담아두었던 기억.

생각났다.

자신을 만들어준 '마더 리미티드'는.

『시그마』에 의해 부활해서, 자신을 만들었다.

그리고 『시그마』는.
 

마더 리미티드를 파괴했다.
 
 
 
 
​【​─​─​─​─​─​─​─​─​─​─​─​─​!​!​】​

느닷없는 소리에 스톰 이글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엑스의 가슴 부분의 이불이 볼록 튀어나온 것을 확인하고, 이불을 젖혔다.

─그러자 그곳에서, 지금까지 엑스의 몸 속에 들어있던 리미티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리미, 티드…?! 어째서, 엑스에게…?!]
【생각났다… 전부 생각났어!!】

스톰 이글의 경악에 아랑곳없이.
리미티드는 분노와 증오로 가득한 외침을 터트렸다.

【녀석은, 시그마는!!】
【내 어머니를!! 마더 리미티드를!!】
​【​죽​였​다​!​】​【​파​괴​했​다​!​】​【​제​거​했​다​!​】​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오리지널 리미티드가 늘어나는 게 싫어서!!】
【나를 모티브로】【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새 리미티드를 만드는 게 ​목​적​이​었​으​니​까​!​!​】​
【그래서】【나만 ​남​겨​두​고​】​【​어​머​니​를​】​【​파​괴​했​다​!​!​】​

마더 리미티드를 부활시킨 시그마는 마더 리미티드에게 '리미티드'를 만들게 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리미티드는 시그마로서도 제어하기 쉽지 않은 물건. 그렇기에 더이상의 리미티드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더 리미티드를 완전히 소멸시켰고, 이미 만들어둔 '리미티드'를 통해 자기식으로 개량하여 만든 새 '리미티드'를 4체 만들었고, 그것을 쿠완거들에게 준 것이다.
그리고 용무가 끝난 '리미티드'는 혹시 쓸 곳이 더 있을까 해서 롤아웃 시키지 않은 상태로 보관했다가 지금 엑스에게 사용한 것이고.

​【​죽​일​테​다​】​【​없​앨​테​다​】​【​부​숴​버​릴​테​다​!​!​】​
​【​시​그​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복수.
지금의 '리미티드'는 그 단어조차 몰랐지만, 그는 지금 '복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마더 리미티드의 고통을, 공포를, 단말마를, 시그마에게 되돌려주는 것에 대해서.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거기】【너!!】
[……!]
​【​너​도​】​【​시​그​마​에​게​】​【​적​대​하​고​ 있는 거겠지!!】
【그래서】【이 ​「​몸​체​」​가​】​【​일​어​나​길​】​【​기​다​리​는​거​고​!​!​】​

확실히 그랬다.

【나를 떼어내면】【이 ​「​몸​체​」​가​】​【​깨​어​난​다​!​!​】​
​【​너​한​테​도​】​【​힘​을​】​【​빌​려​주​지​!​!​】​
​【​그​깟​】​【​너​덜​너​덜​한​】​【​상​처​따​위​】​【​아​무​ 문제없어!!】
​【​나​를​】​【​손​으​로​】​【​붙​잡​고​】​【​떼​어​내​라​!​!​】​
 
 
 

이 녀석을 믿어도 되는걸까.
한순간 그렇게 생각했지만, 스톰 이글로서는 더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스톰 이글은 손을 뻗어, 리미티드를 붙잡았다.
 
 
 

───to be continue

 
NAME : 스톰 이글 리미티드 모드
스톰 이글이 '오리지널 리미티드'를 받아들인 모습. 그 전에 입었던 상처가 모조리 수복되었으며, 잃었던 신체부위들도 다시 생겨났다. 출력과 스피드를 비롯한 능력 전반이 예전보다 훨씬 상승했으며, 특히 오른팔의 하나 뿐이었던 포구가 5개로 늘어나 '스톰 토네이도'의 위력도 월등히 상승했다.
리미티드에 의한 침식률은 시그마에게 당해 잃어버렸던 몸에 해당하는 40%. 현재는 리미티드 자신의 의지에 의해 침식이 거기서 멈춰있는 중이기에, 스톰 이글과 리미티드의 의식이 공존하고 있는 상태이다.
 
 
시그마에게 있어 유일한 계산 외는 리미티드가 자고 있는 중에도 시그마가 어머니를 죽인 걸 기억할 수 있는 존재였다는 것 뿐(…). 물론 보통은 이런 놈 있을 리가 없으니 생각 못하는 게 당연하지만, 애초에 이 놈은 보통 생물이나 기계하곤 궤를 달리하는 놈이라 각성 상태나 미각성 상태나 별 차이없다는 설정입니다. 단지 똑똑히 정신을 차리고 있느냐 반쯤 흐리멍텅한 상태냐는 정도의 차이라는 이야기(…).
물론 이 설정도 오리지널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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