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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렐!

ぱられる!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패럴렐 7 너를 원해, 전부 원해?


 덥다, 어쨌건 더웠다.
 최근 몇년, 어찌됐건 무더운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유키는 축 늘어진 상태로 이것도 지구 온난화 탓인지 고민했다.
 에어컨이 없는 학교라는 건 어째서 이렇게나 지옥을 체현하고 있는 걸까. 이 상황 속에서 수업을 진지하게 듣는다는 건, 일종의 고문은 아닌지 고민한다.
“그런데, 정말로 덥네.”
 책받침을 부채 대용으로 써서 따뜻한 바람을 부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정도로 마음이 편해진다.
“뭐어. 그래도, 더워서 좋은 것도 있어.”
“뭔데, 그게.”
“당연하잖아. 얇게 입은 여자, 노출되는 피부, 비치는 속옷! 이거야 말로 여름의 묘미겠지!”
 코바야시가 전혀 기죽지 않고 말을 내뱉는다. 바로 옆에 요시노랑 츠타코가 있는데, 굉장한 용기다.
 뭐어, 요시노도 츠타코도 또 코바야시가 변태발언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눈매를 좁히며 노려보곤 있지만, 늘상 있는 일이라 익숙해진 것도 사실이다. 여하튼, 매년 여름이 되면 똑같은 발언을 하고 있으니까.
 여름방학을 눈앞에 둔, 그런 어느 날이었다.

 학기말고사가 끝나, 그 뒤에 진행된 구기대회도 마쳐, 수업은 오전 수업만이 되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귀가중이던 유키는, 학교에 놓고 온 게 있다는 걸 중간에 깨닫고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학교에 돌아가는 중에 갑자기 비가 찾아왔다.
“으앗! 뭐야 이건?!”
 소나기기라도 한 건지, 아까 전까지 맑았던 것 같은데 갑자기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빗물.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 건지, 일기예보에서도 예측하기 힘든, 좁은 지역에 드세게 비가 내리는 게릴라 호우가 요즘 흔하다고 듣긴 했지만.
 비를 피할 수 있을만한 곳도 없어서 학교를 향해 그냥 달리는 수밖에 없었지만,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교복이 위아래 다 홀딱 젖어 버렸다.
“최악이야…….”
 밖을 살펴보면, 서서히 빗발이 약해지고 있다. 정말로 일시적인 소나기였던 모양이어서, 최악의 타이밍에 돌아와 버린 모양이다.
“너, 그런 상태로 교내를 돌아다니지 말도록. 제대로 몸을 닦은 뒤에 안으로 들어와라.”
 우연히 지나가던 교사에게 주의를 받아서, 어디에서 몸을 닦으면 좋은지를 고찰한다. 동아리에도 속해있지 않으니까 부실동을 쓸 수 있을 리도 없어서,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긁으며 우선 신발장 밖으로 나선다.
 잦아들긴 했지만, 비는 아직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제와서 더 젖는다고 별반 차이는 없다고 체념하고, 비를 맞으며 걸어간다.
“그보다, 그걸 생각하면 몸을 닦을 곳 같은 건 없잖아. 이래서야, 교실까지 뛰어갈 수 밖에 없나……오.”
 거기서 걸음이 멎었다.
 눈길을 옆으로 향해보자, 눈에 들어온 건 보건실 창문이었다. 잘 살펴보자, 창문에 자물쇠는 걸려있지 않은 게 보인다.
 실내를 둘러봐도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분명 양호 선생님은 출산 휴가를 받았고, 아직 대신하실 선생님을 찾지 못했다든가 하는 소리를 들은 기분이 든다.
 주위에 사람의 기색이 없는 걸 확인하곤, 유키는 창을 크게 열고 창틀에 손을 얹어, 힘차게 몸을 들어올렸다.
 그래도 신발은 벗은 상태로, 보건실 안에 살짝 몸을 내린다.
 보건실에 수건이 놓여있는 건 알고 있었기에, 적당히 선반을 열어서 수건을 찾아서 머리에 덮어쓴다.
 셔츠를 벗어 던지고, 티셔츠도 벗어서 윗몸이 알몸인 상태로 몸을 닦는다. 바지는 어떡할지 고민했지만, 이쪽도 완전히 물에 젖어 있었기에 벗어서 닦아 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방과후여서 학생도 별로 없을 거로 생각하고 벨트를 끌러 바지를 내리려고 한 참에.
 보건실에 비치된 침대를 감싸듯이 쳐져있던 커튼이 갑자기 열렸다.
“음……조금 너무 잤으려나. 그런데, 오늘도 덥네.”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릴리안의 학생은 확실히 아니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타이트스커트를 걸친 성인 여성. 지금까지 자고 있었는지 흐트져서 목덜미에 달라붙은 검은 머리칼이나, 약간 벌어진 가슴팍이나, 아스라이 땀에 젖어 빛나는 피부 등이 매우 요염하게 보였다.
“에어컨이 약한 걸까……에?”
 손에 들고 있던 안경을 쓰고 나서야 간신히 그녀는 유키의 모습을 인식한 모양이다. 상반신 알몸에, 거기다 바지를 내리려고 하고 있던 유키의 모습을
“너, 뭐하고 있니?”
 안경의 위치를 고치며 여성이 수상쩍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물음을 꺼낸다. 여성 쪽은 평정을 지키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유키는 그렇지도 못했다. 그것도 그럴게, 유키도 적령기의 남자다. 눈앞의 여자는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눈매가 시원한 미녀. 묘령의 미녀에게 마음 준비도 없이 상반신 알몸 차림을 보이면, 동요하는 게 당연하다.
“아니! 그, 수건을 빌리려고, 그 그.”
 벗다 만 바지에 다리가 걸린다.
“으악! 잠깐?!”
 균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그대로 스카이콩콩을 하는 듯이 한쪽 다리로 콩콩 뛰면서, 몸이 앞으로 기울여져 여성 쪽으로 돌진해 간다.
 여성은 피하려고 했지만, 바로 뒤에 침대가 있어서 피할 수가 없었다.
​“​꺄​아​아​아​아​악​?​!​”​
 쓰러질 뻔한 유키를 멈춰 세우려 하다가, 둘은 서로 뒤얽혀 침대에 쓰러졌다.
“자, 잠깐, 뭐하는 거야?!”
“으아아, 죄, 죄송합니다!”
“비, 비켜 줘……아, 으에!”
 여성이 유키를 밀어내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반쯤 내려간 유키의 바지에 다리가 얽혀서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다시 쓰러진다.
 그런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와오―, 충격적인 전갠데. 두근두근 셔터찬스??”
 보건실의 입구 쪽에서 다른 사람의 소리가 들려왔다.
“자, 잠깐, 어째서 사진 찍고 있는 거야?!”
“아니, 어째서냐고 해도, 이런 충격적인 신을 안 찍을 순 없잖아. 셔터 찬스, 찬스. 셔터 찬스 소녀.”
 영문을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면서 갖가지 각도에서 디지털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가는 수수께끼의 인물.
“아니, 이거 대단해. 설마 릴리안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과연 외부 출신은 다르네. 에로에로 보건의, 한낮부터 남학생을 침대에서 꿀꺽!”
“아, 아니라니까!”
“저기, 그런 알몸 남자애 위에 올라탄 상태로, 뭐가 아니라고?”
“이건 사고야!”
“거기에, 왠지 둘 다 질척질척해서 에로하고.”
“아니라잖아!”
 유키 위에서 바동거리는 여성.
 그 여세로 가느다란 손가락이 몸 위에서 꿈실거려,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감각을 유키에게 전한다. 아니, 그렇다기 보다, 상당히 위험한 상태가 되었다.
 다른 한 사람의 여성은 앞쪽까지 돌아와서 셔터를 마구 누른다.
“아야! 무, 무릎이! 찌부러져!”
“에, 뭐가. 싫다, 다리가 안 빠지는데. 에리코, 어떻게든 해 줘!”
“에, 갑자기 3P.”
“쫌――――! 아니야――!!”



 혼돈스런 상태를 어떻게든 뛰어넘어, 두 여성과 대치한다. 바지는 입고 있지만, 상반신은 수건을 어깨에 두르고 있는 차림이다.
 옆에는 안경을 쓴 여성이 의자에 걸터앉았고, 두 사람의 앞에 마지막에 나타난 여성이 서서 내려다보고 있다.
“……그래서, 둘의 관계는 언제부터 시작됐어?”
“시작 안됐어!”
“그보다, 케이 쨩 부임하고 사흘째지. 손 무지 빠른데~.”
“그러니까, 아무것도 안 했다니까!”
“이걸 보고 누가 그렇게 생각하려나?”
“으으…….”
 그 말을 하면서 보여준 건, 디지털카메라 화면에 비친 두 사람의 사진. 바지를 반쯤 벗어 거의 팬티 한 장 차림이 된 유키의 몸 위에 옷이 흐트러진 여자가 올라타 있는 자세다.
 특히 대각선 앞쪽에서 찍은 앵글이 절묘해서, 각도상 유키의 팬티는 가려져 보이지 않고, 그러면서도 (비로) 피부가 젖어서 빛을 내고 있어서, 의심스런 행위에 이르고 있는 것처럼 안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각도에서 찍었었지만, 그 모든 사진에 공통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은.
“아무리 봐도 케이 쨩이 덮치고 있는 걸로밖에 안 보이네.”
 상하관계가 반대라면 굶주린 남학생이 덮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유키는 다시금 두 여성을 바라본다.
 안경을 낀 여성은 출산휴가에 들어간 이전 양호선생님 대신에 부임해온 새로운 양호선생님인 사토 케이. 지금은 흐트러진 옷도 제대로 바로잡고 백의를 입고 있다.
 다른 한 사람은 어딘가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고, 역시나 미녀. 옅은 분홍색 실버라메가 들어간 베어 톱에, A라인 실루엣의 시스루 반소매 니트 카디건을 맞춰 입었다. 아래는 리본 벨트가 달린 퀼로트 바지에, 니하이 속스. 그런 귀여운 모습이지만, 버젓한 학교 선생님인 토리이 에리코. 이 뒤에 케이와 거리를 돌아다닐 예정이었기에, 학교에서 입고 있던 옷에서 갈아입은 모양이다.
“이게 세간에 유출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조, 좀 그만둬! 불황 속에서 간신히 얻은 일이라고?!”
“우후후, 어떻게할까나~.”
“뭐, 뭐야. 뭘 원해?”
 막 부임한 케이는 물론이고, 에리코와도 지금까지 수업에서 만났던 적은 없었지만, 이 짧은 시간만으로 왠지 모르게 둘의 성격은 예상이 갔다.
​“​그​렇​네​…​…​어​머​.​”​
 그때까지 케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던 에리코의 눈이 갑자기 유키를 향했다. 그 순간 오한이 솟는다.
 이쪽을 보고 입맛을 다시는 듯한 느낌에, 유키의 몸을 온몸 구석구석 쏘아보는 에리코.
“잠깐, 너, 서 봐 줄래?”
“에?”
 대체 어째서 하고 생각하면서도 고분고분 일어나자, 에리코는 서슴없이 다가와서 유키의 옆에 섰다.
“잠깐, 에리코. 뭘 할 셈이야? 이 애는 관계 없잖아.”
​“​괜​찮​으​니​까​…​…​너​,​ 제법 몸 괜찮잖아. 뭔가 스포츠라도 해?”
“아뇨, 지금은 딱히. 중학교때는 야구를……앗, 햐악?!”
 갑자기 팔을 잡히고, 거기다 옆구리를 찔려서 몸부림친다.
“응,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소년의 육체. 나, 근육 울퉁불퉁한 건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 정도 쪽이.”
“에리코, 성희롱이야.”
 케이가 반대쪽 팔을 잡고 에리코에서 떼어놓아 줬지만, 어느쪽이든 아리따운 향기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케이와 에리코, 둘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색기.
 에리코의 경우, 귀여운 옷을 입고 있지만, 베어 톱에서 드러나 보이는 부푼 가슴이나 쇄골 라인, 미니 퀼로트에서 엿보이는 허벅지 등. 가까이서 과시하는 듯한 차림이 앞에 있으면 적령기의 남고생으로선 눈을 둘 곳이 없다.
 한편 케이 쪽은 하얀 블라우스에 타이트한 치마 등 깔끔한 옷차림이었지만, 살짝 드러나보이는 블라우스의 목덜미나, 치마에서 뻗어나온 스타킹에 감싸인 가느다란 다리, 거기에 백의나 안경 같은 소품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색기를 발하고 있는 거다.
“뭐야, 야한 짓 하고 있었던 케이 쨩에겐 그런 소리 듣고싶지 않은 걸―.”
“그러니까, 아직 안 했다니까!”
“흐응―, ‘아직’이구나.”
“말꼬리 안 잡아도 되니까!”
 둘의 대화가 이어져서, 사이에 끼인 꼴인 유키 입장에서는 참기가 버겁다. 허둥지둥 빠져나가려 했지만, “이봐, 기다려. 어디에 가려고 하는 거야.
“아뇨, 이제 돌아갈까 싶어서.”
“그 전에 잠시 부탁이 있는데.”
 에리코의 말에 걸음을 멈춘다.
“부탁?”
“그래. 너, 내 그림 모델이 되어주지 않을래? 그보다, 되렴.”
 5초전의 부탁이 한순간에 명령이 되었다.
 그런데 그림의 모델이라는 건 어떤 일인 걸까. 듣기만 하면 간단한 부탁인 것 같은데, 태어나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보니 고민에 잠긴다.
“그림 모델……인가요?”
“그래. 내가 미술 선생님이라는 건 알고 있지? 수업과는 별개로, 개인적인 그림 모델이 되어줬으면 해.”
“하아……그 정도라면”
 이라고 말하고 있던 참에.
“바보! 너, 경솔하게 떠맡으면 안 돼! 이 여자의 모델이 되었다간, 터무니없는 꼴을 당하니까!”
“에―, 어째서? 케이 쨩의 ‘표범무늬 속옷 ​고​양​이​귀&​꼬​리​’​그​림​은​ 진짜 귀여웠잖아.”
“꺅――――!! 거의 잊을 뻔 했는데 그런 말 하지 마!!”
 새빨개져서 소리치는 케이.
 에리코의 말을 마음속으로 되새기는 유키. 그, 척 보기에도 진지해 보이는 케이가 그런 차림을……
“아, 이 애 지금 케이 쨩의 ‘표범무늬 속옷 ​고​양​이​귀&​꼬​리​’​차​림​ 상상하고 있어.”
“에엣! 잠깐, 너, 그만둬!”
“무리무리,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남자애인 걸.”
 작게 혀를 내밀며 웃는 에리코.
“뭐어 여하튼, 네게 거부권은 없으니까.”
“에, 에리코. 아무리 뭐래도 학생한테 그런 횡포는”
“뭘 남 일처럼 말하는 거야. 당연히 케이 쨩도야.”
“에에에에!!!”
 당연한 듯 말을 꺼낸 에리코. 케이는 잔뜩 반론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케이 쪽이 불리하겠지.
“당신도 무슨 소리든지 해! 괜찮아? 이런 여자한테 장난감 신세가 돼도?”
“어머, 거절할 거니? 거절해도 괜찮겠지만, 그 때는 아까 찍은 사진을 흘릴 거야. 그렇게 되면 곤란해지는 건 어느 쪽이려나―.”
“으…….”
 말이 막히는 케이.
 유키도 물론 곤란하지만, 윤리적으론 어른인 케이 쪽이 훨씬 더 곤란할 테고, 뭣보다 여성이기도 하다. 유키는 약간 고민한 뒤 결론을 냈다.
“알았어요, 그림 모델을 하면 되는 거죠? 할게요.”
“에, 너 잠깐. 무, 무리 안해도 괜찮아. 어차피 에리코한테 진짜로 사진을 흘릴 셈은……”
 에리코의 표정을 본다. 싱글벙글 웃고 있다.
 아무리 봐도 진심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뭐어, 그런 어두운 표정 짓지 마. 제대로 득보는 것도 있으니까.”
“득보는 거……?”
“그래.”
 다음 순간, 에리코는 왼손을 어깨에 대고 오른손을 앞으로 찌르듯 내밀며, 결정 포즈를 취했다.
“여하튼간에 이번 건 누드니까. 어때, 소년?”
 자랑스레 홀로 고개를 끄덕이는 에리코.
“에.”
 한순간 양호실에 정적이 가득했지만.
“하,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직후, 케이의 노성이 양호실에 울려 퍼지는 거였다.



 그 뒤에, 에리코와 케이 사이에 여러 번 응수가 오가고, 건전한 차림이라면 괜찮다는 조건으로 모델 일을 승낙, 여름방학이 되고 시작하자는 합의가 오갔다. 모델비도 내 준다고 하니, 지금 일하고 있는 찻집 외에도 아르바이트를 늘릴지 고민하고 있던 유키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딱 사정이 좋았다.
 단지, 케이 쪽은 끝까지 어두운 목소리로 뭔가 불평을 하고 있었지만.
 이러쿵저러쿵하는 동안 시간이 굉장히 지나 버렸다. 당황하며 교실로 돌아가 잊었던 물건을 손에 들고, 다시금 귀갓길에 오른다.
 신발장에서 신발을 갈아신고 밖으로 나서자 하늘은 완전히 개여, 다시 여름 햇님이 빛을 내뿜고 있었다.
 비가 내렸던 탓인지 운동장에서 활동하는 운동부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학생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평소에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 익숙해져 있던 만큼, 조용한 학교라는 건 약간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무슨 일이니, 유키 군?”
 멈춰서서 그런 걸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아, 미즈노 선생님. 아뇨, 그냥 덥구나 싶어서.”
 직원용 현관 쪽에서 걸어나온 건 요코였다. 손에 재킷을 들고,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있으니 돌아가려고 하고 있는 거겠지.
“그렇네……잠깐, 무슨 일이니 유키 군? 셔츠도 바지도 지독한 꼴이잖아.”
“아아, 이건”
“서, 설마 왕따?! 누, 누, 누구한테 당했니? 누나한테 말해 보렴. 유키 군을 괴롭히면 내가 용서 못하니까!”
“자, 잠깐 요코 누나, 진정해!”
 갑자기 흥분하는 요코.
 아무래도 학교에서 유키랑 재회한 걸로 옛날의 ‘누나 모드’가 되살아나 버린 모양이다.
 그것 자체는 부끄러워도 약간은 기쁘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동되는 것만은 피해줬으면 한다. 다행히 지금은 주위에 사람은 없었지만.
 유키는 서둘러서 지나가는 비가 덮쳐와서 양호실에서 수건을 빌린 것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아직 제대로 마르지 않아서, 위아래가 다 엉망이긴 하지만.
“그래……에리코랑 케이 양에게……이상한 짓, 당하지 않았어?”
“아, 아무것도 없는 걸?”
 양호실에서의 사건이나 그림 모델 아르바이트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요코가 알았다간 다시 복잡한 사태가 될 것 같았으니까.
“그보다, 요코 누나랑 토리이 선생님하고 카토 선생님은, 예전부터 알던 사이야?”
 다른 사람도 주위에 없다보니, 유키의 말투도 옛날처럼 돌아갔다.
“지긋지긋한 인연이라고 할까. 나랑 세이랑 에리코는 릴리안을 같이 다녔고, 케이 양하곤 대학교에서 세이 덕에 알게 되었어. 설마, 선생님이 되어서 재회할 줄은 몰랐는데.”
 가볍게 몸을 움츠리는 요코.
“확실히 ​대​단​하​네​…​…​그​것​보​다​ 요코 누나, 오늘은 이제 돌아가는 거지? 그럼, 같이 가자.”
“엣…….”
 왠지 눈을 크게 뜨는 요코. 혹시나, 폐였던 걸까. 혹시나 이 뒤에 애인이든지랑 약속이라도 있었던 걸까. 요코는 젊고 미인이고, 그런 상대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있는 편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약간 속이 애달파진다. 여하튼, 첫사랑 상대인 거니까.
 하지만 요코는.
“그, 그, 그건 혹시나, 데데데데데데이트 초대인 걸까? 아니, 그래도 나랑 유키 군은 선생님이랑 학생 사이니까, 아, 그래도 선생님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취해서 거리를 좁히는 건 소중한 일이라고 매뉴얼에도 쓰여 있었고, 혹시 여기서 거절해서 유키 군에게 깊은 상처를 입혀 버리면 내 책임인 거고……”
 옆을 보고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태양빛을 받고 있는 탓인지, 그 옆모습은 굉장히 붉어 보였다.
“에에, 저기―, 사정이 안 좋으면 딱히”
 곤란하게 하는 것도 좀 미안하다고 생각해서, 유키 쪽에서 말을 꺼내려고 했다.
“아, 안좋지 않으니까.”
 팔을 강한 힘으로 잡힌다.
 오늘은 굉장히 팔을 자주 잡히는 날이라고 생각하면서 눈길을 요코에게 향했다. 눈에 들어온 건 새빨간 요코의 뺨, 블라우스의 산뜻한 하양, 블라우스를 통해 보이는 파란 속옷.
“――푸!?”
 여름이고 하니 어쩔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몸을 떨어뜨리려 하지만, 요코가 팔에 굉장히 힘을 넣어 요코의 팔을 잡고선 이야기를 하려고도 하지 않고, 다시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고 있다.
“그, 그래도, 다른 학생이나 선생님한테 들키지 않도록 해야지. 응. 딱히 숨기고 있는 건 아니야. 학생 한 명만을 특별취급하고 있다고 오해받지 않도록 해야지. 그래 요코. 유키 군을 지켜주는 건 역시 내가.”
“요코 누나, 괜찮아?”
“괘, 괘괘괘괜! 괜찮냐니, 그, 확실히 오늘은 괜찮은 날이지만, 가, 갑자기 그런……!!”
 다시 얼굴을 붉히는 요코. 아까 전부터 거동이 이상한데, 정말 괜찮은 걸까.
“그, 그, 역시 조금 이르다고 할까, 아! 그래도 별로 싫다거나 그런 건 단지 윤리라든가 이것저것”
“안녕―, 뭐야뭐야, 둘이서 밤일 상담?”
“아야!”
“꺄악?! 세, 세이!”
 뒤에서 갑자기 누가 머리를 두드려서 돌아봤더니 거기에는 세이의 모습이 있었다. 한여름인데 정장 바지에다 재킷도 들고, 가방을 걸치고 있는 빈틈없는 요코의 모습과는 반대로, 손에는 아무것도 든게 없고, 단순한 초록색 티셔츠에 신발까지 닿는 청바지 차림. 선생님이라기보단 대학생이라고 보는 쪽이 잘 먹힐 법한 스타일.
“요코, 학교 부지 안에서는 자제하는 게 좋아~. 봐, 교감같은 게 시끄럽잖아. 그치, 유키?”
 그치, 라고 물어본대도, 뭐가 ‘그치’인지도 전혀 알 수 없다. 일단 애매하게 수긍해 둔다.
“잠깐 세이, 왜 네가 유키 군을 ‘유키’라고 부르는 거야.”
“에, 왜라니, 유키는 유키잖아?”
“그, 그렇지만, 그런, 이름으로 부르다니.”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마. 애초에, 요코도 부르고 있잖아. ‘유키 ​군​(​하​트​)​’​이​라​고​.​”​
“그런 소리 안 했습니다!”
“그런 것 보다, 좋은 가게 찾았어. 같이 마시러 가자―.”
 세이에게 목덜미를 붙잡힌다.
 오늘은 정말로 계속 잡혀대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세, 세이! 너, 학생을 어디로 데려가겠다는 거니?”
 바로 걸어나가는 세이와, 끌려가듯 나아가는 유키를 당황하며 쫓아가는 요코.
“딱딱한 소리 하지 마. 그리고 봐, 요코도 사정이 좋잖아?”
“뭐가. 고등학생한테 술을 마시게 해서 사정이 좋을 일은 없습니다.”
 팔짱을 끼고 당연한 소리를 입에 담는 요코.
 하지만 세이는 웃는다.
“봐―, 알코올이 들어간 쪽이 술의 기세로, 라는 변명을 할 수 있잖아 요코도.”
​“​변​명​이​라​니​…​…​.​”​
​“​괜​찮​아​―​괜​찮​아​―​,​ 나는 유키가 취하면 떠날 테니까. 그 뒤는 요코 마음대로…….”
 흘려들을 수 없는 대사같은 기분이 들지만, 입을 열었다간 거꾸로 나쁜 방향으로 가속할 것 같았기에 조용히 있기로 했다.
 분명 세이는 요코를 놀리며 즐기고 있는 거겠지만, 요코는 그것도 깨닫지 못하고 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평소에 어른스러워 보이는 요코의 이런 모습이, 굉장히 사랑스럽게 보인다.
“그, 그런 거, 안 하니까! 유키 군은 그런 단정치 못한 애가 아닌 걸!”
“그럴 리 없을텐데―, 유키도 남자인 걸―.”
“아니―, 그…….”
 여름 태양 아래서, 세 사람의 그림자가 천천히 교문을 지나간다.

 여름은 막 시작된 참이다.


 유키의 여름은 앞으로 막을 올린다――




<판명 스테이터스>
  카토 케이 (new) ··· 양호선생님, 안경
  토리이 에리코 (new) ··· 선생님
  미즈노 요코 ··· 선생님, 누나, 망상벽? (update)


<발생 이벤트>
  케이 ‘위험한 양호실’
~추신~
 에로스 담당 성인 4인조였습니다 (폭발)
 이번회는 다른 캐릭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기​본​적​으​로​ 연상조를 좋아하기에, 편을 들게 되어 버려서요―. 케이 양, 에리코 님, 요코 님, 세이 님은 잔뜩 얽히게 하면(제 입장에서) 재밌습니다만, 그렇게 했다간 점점 다른 캐릭터의 차례가 없어져 버려서―.

역자의 말:
 안녕하세요, 淸風입니다.
 제목인 ‘너를 원해, 전부 원해?’는 MANISH의 ​‘​君​が​欲​し​い​全​部​欲​し​い​’​에​서​ 왔습니다. ……아니 사실 대부분 화가 MANISH의 노래에서 온거니, 앞으로는 제목에 대한 해설은 딱히 하지 않겠습니다. 

 오랜만의 패럴렐?!이었는데 어떠셨는지요. ……이걸로 대문의 90%를 점유하게 되어서 조금 복잡한 기분이긴 한데, 다들 재미있게 읽어 주셨다면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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