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주의 사항
동방선대록의 설정과 캐릭터를 사용한 발렌타인 데이 특별편입니다.
그렇지만 ‘초콜렛’의 ‘ㅊ’자도 나오지 않습니다. 판타지나 동화 같은 스토리는 없어요.
발렌타인 데이니까, 야한 이야기입니다.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이번엔 R─18이라고 허세부릴 수는 없어서 R─15 정도라고 해두겠습니다.
아래의 주의사항을 읽고, 용법, 용량을 지켜 알맞게 사용해 주세요.
·언제적 일인지는 딱히 정하지 않았습니다. 본편과는 전혀 상관없는 예외편입니다. 그래서 시리즈 목록에도 더하지 않았습니다.
·사토리 공. 선대 수 묘사가 있습니다.
·성 묘사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적으로 야한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울어도 되죠……?
·선대 시점도 있으므로, 에로 전개에서 주인공의 주관적 시점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는 분은 읽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나는 오리주든 뭐든 상관없이 먹을 수 있다, 라는 분만이 다음 페이지를 봐주세요.
그러면, 아무쪼록.
덤으로 제 픽시브에서 R─18을 검색할 때의 키워드는 「사나에」 「요우무」 「사토리」입니다.
……아니, 잠깐. 「사쿠야」도 추가합니다. 아니, 하나 더 「괘씸한 란」이랑 또 「슴가카리」도. 「앨리스」는 「검은 스타킹」이랑 합치면 좋겠네요. 그거 말고도 그날 기분에 따라 「치르노」나 「스와코」도(생략
「재밌는 게 생각났습니다. 당신, 제 다리를 핥으세요」
「……뭐?」
사토리의 너무나 갑작스러운 발언에 나는 「무슨 소리냐 너」같은 당연한 대답마저 하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자주 봐서 낯익은 눈꺼풀을 반쯤 닫은 것 같은 눈이 튀어나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는 그 표정이, 방금 한 말이 새로운 농담이라든가 하는 다른 뜻이 있는 말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토리는 매우 자연스럽게 말했으니까.
「그러니까, 제 다리를 핥아 주셨으면 합니다」
응, 역시 잘못 들은 게 아니었구나─ 젠장!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이야기는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오늘, 지령전에 방문했었다.
딱히 볼일이라거나, 유카리의 부탁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다.
그저 놀러왔을 뿐이다.
일단, 지저는 인간이 멋대로 쏘다닐 수 있는 장소는 아니지만, 내 경우엔 거의 프리패스 상태였다.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유우기와의 승부에서 이긴 덕분인 것 같다.
뭐, 요컨대 그런 것이다── 「폭력은 좋다!」라는 가치관인 옛 지옥에서 제일가는 실력자를 보기 좋게 쓰러뜨린 나는, 아무래도 그곳의 거주자들에게 존경받고 있는 것 같다.
큰길을 걷다 보면 알아서 비켜줄 정도다.
상당히 복잡한 기분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트러블이 많은 지저를 부담 없이 들릴 수 있을 정도의 유명세를 갖게 된 것이다.
그 덕분에 친구인 사토리의 집에 종종 놀러 다니고 있다.
그렇지만 놀이라고 해도 바깥 세계의 게임기 같은 물건이 지령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거주자의 대부분이 사토리의 애완동물인 이 저택에서 그런 것은 사토리의 사유물 이외엔 없다.
게임이라면 체스라든가 나도 잘 모르는 고급스러운 보드게임 정도. 당연히 하는 방법은 모른다. 그리고 아마 해봤자 나는 약할 것이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토리와의 수다로 보내게 된다.
그건 그것대로 즐겁지만, 약간의 싫증은 생길 수밖에 없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질린 건가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토리에게 숨길 수 있는 것은 없다.
멍하니 마음속으로 느낀 감정을 테이블의 건너편에 앉아 있던 사토리는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었다.
응, 뭐─…………솔직히 그렇긴 해.
「그 책은 재미가 없으셨나요?」
오늘은 독서를 하기 위해 사토리에게서 빌린 책이 눈앞에 있다.
표지를 넘기고 수십 분. 반 정도는 읽었지만, 내 감상은 이랬다.
「읽을 수 없다」
「그렇겠죠. 뭐, 중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렇구나─.
내 마음을 읽고 알았으면 그때 좀 도와주지.
사토리에게서 빌린 책은 일본어도 영어도 아닌, 마치 고대문자 같은 알 수 없는 모양이 나열되어 있었다.
뭐야 이건? 사토리는 비교적 읽기 쉬운 소설이라고 했지만, 실수로 마도서 건네준 거 아냐?
「평범한 책이에요. 내용도 동화같이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랍니다. 읽을 수 없다면 의미 없지만요」
알고 있었으면 도와달라고.
「읽으려고 노력하는 당신의 생각을 보는 게 재밌었거든요」
자기는 책도 없이 웃고 있길래 「뭐가 그렇게 재밌는 거지─?」라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나를 보면서 즐겼던 거라니!
너무해, 사토리.
「미안해요. 그렇지만 당신의 생각과는 달라도, 제겐 최근 제일 마음에 드는 오락이 이거랍니다」
……그건 칭찬인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냥 장난감 취급을 받고 있는 거야.
사토리가 나와 함께 있어서 즐겁다면 다행이지만, 될 수 있으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래?
「호오, 어떻게 말이죠?」
으음. 모처럼 둘이 함께 있으니 이렇게 서로 따로따로 놀지 않고, 함께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하지 않겠냐는 거야.
예를 들자면 서로 상대에게 해줬으면 하는 것을 부탁한다.
물론, 할 수 없는 일이나 어려운 일은 자제하고.
딱히 진지해질 필요 없이, 노는 감각으로 서로가 즐길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어때?
「과연, 흥미롭군요」
사토리는 내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 것 같았다.
이렇게 한도 끝도 없이 읽을 수도 없는 책과 씨름할 필요도 없고, 그런 걸 옆에서 보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뭣보다, 나와 사토리 둘이 함께 있는 의미가 있다.
나는 이곳에 책을 읽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사토리와 놀러 온 거니까.
잠깐의 상상이긴 했지만, 나도 조금 두근거린다.
「그럼 당신이 제가 해드렸으면 하는 것이란 뭔가요?」
그렇네─.
일생일대의 부탁도 아니니, 편하게 가볼까.
「이 책을 읽어다오」
「자기 전의 애도 아니면서」
사토리의 정확한 딴지가 재빠르게 작렬했다.
후후후……, 나이스 태클.
현대 지식이 가득 찬 내 머리속을 항상 보고 있는 탓일까, 나와의 대화 속에 깊게 스며든 덕분에 박자를 잘 맞추게 됐다.
실력이 더 늘었군, 사토리!
「뉴타입 수고」
만화를 재료로 드립칠 때 제대로 반응해주는 것도 기쁘다.
「뭐, 농담은 그만두죠. 그 정도로 괜찮다면, 해드리겠습니다. 읽어드리죠」
「와아」
「……직접 그러는 건 하지 않는 게 좋겠네요. 표정이 변하지 않아서 상당히 충격적이에요」
……미안.
아무래도 이 반응은 정말로 곤란한 것 같았다.
사토리 말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런 농담은 하지 말자.
「그럼, 이제 책을……뭘 하시는 건가요?」
엣, 뭐라니──.
사토리를 무릎 위에 앉히고 있는데?
사실은 내가 사토리에게 안겨서 책을 읽어줬으면 하지만, 체격 때문에 아무래도 무리니까 반대로 할 수밖에 없잖아.
「그냥 이대로 읽든가, 제 옆에서 잃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뭐, 딱히 상관없지만요」
역시 사토리, 상냥해!
「닿는 것이 싫을 만큼 당신을 싫어하지도 않고, 몸이 닿은 걸 신경 쓸 만큼 호의를 품지도 않았으니까요」
역시 사토리, 상냥한 건지 차가운 건지 그냥 S인지 모를 반응이야!
「당신의 말대로, 이건 놀이니까요. 재미있으면 하고,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뿐입니다」
「그런가」
「그럼, 읽겠습니다──」
──이상, 회상 끝.
사토리의 낭독은 정말로 즐거웠다.
……아니, 스토리나 결말이 아무리 생각해도 안습인 배드 엔딩이었다는 건 제쳐두더라도.
책의 내용보다, 그것을 읽는 사토리의 목소리를 즐기고 있었다는 느낌이다.
여자 성우처럼 개성 있고 예쁜 소리였다, 사토리의 목소리는. 뭐, 그건 다른 동방 캐릭터도 마찬가지지만.
마치 유명 성우의 드라마 CD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충실한 시간이었다.
더 없이 달콤한 행복한 시간이 끝나고, 이번엔 사토리가 내게 부탁할 차례가 됐지만──그 부탁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러니까, 제 다리를 핥아 주셨으면 합니다」
다시 탁자 너머로 마주보며, 가볍게 턱을 괴는 자세로 나를 보고 있다.
사토리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평소와 똑같은 태도와 표정으로 말을 반복했다.
그러니까, ……사토리 사실 날 싫어하는 건 아니지?
「당연하죠. 이건 그저 흥미로 부탁드리는 겁니다」
으, 응. 그래, 흥미가 있는 거구나…….
「풀이 죽은 것 같군요. 역시, 저항감이 있나요?
뭐, 일반적으로 보기에 굴욕적인 행위니까요. 할 수 없으시다면, 상관없어요. 다른 부탁을 생각해보죠」
아니, 할 수 있냐 할 수 없냐를 따지자면 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이건 놀이에요. 제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에, 한 번 말해봤을 뿐입니다」
……응, 뭐. 그렇네, 깊이 고민하는 건 그만두자.
결론만 말하자면, 할 수 있어.
사토리가 다리를 핥으라고 한다면, 나는 핥을게.
「……말해두겠습니다만, 정말로 괜찮나요? 남에게 무릎을 꿇고 다리를 핥는 건데요?」
확실히, 그 행동에 포함된 의미는 「복종」이나 「굴복」이라는 뜻이다.
만약, 얇은 책에 나올 법한 아저씨가 내 자존심을 부수기 위해 그런 행위를 강요한다면, 북두백렬권 레벨로 때려 날려버릴 것이다.
반대로 유카리나 레이무 같은 친한 사람이라도 무리다. 설령 농담이라도 분명히 거북해진다.
그렇지만, 이번 상대는 그 누구도 아닌 사토리다.
말 그대로 서로를 속속들이 아는 사이이며, 진심과 농담의 선을 제대로 알고 있고, 심술궂은 장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관계이기에 할 수 있는 놀이다.
사토리는 딱히 나에게 치욕을 주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저항감은 없다.
여자는 배짱. 뭐든지 해볼 수밖에!
「야마쥰 수고. 그렇다면 사양 말고 해볼까요. ──아무래도, 당신도 조금 흥미가 있는 것 같으니」
──에헤.
뭐, 그렇네. 사토리가 그런 말을 했을 때엔 놀랐지만, 지금은 나도 조금 흥미가 생겼다.
왠지 하면 안 되는 것을──구체적으로는 야한 짓을 하려는 것 같은, 그런 이상한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이성에게도 동성에게도 흥분했던 적은 없다, 라고 하지 않았나요?」
하지만 행위 자체에 흥분하지 않을지 어떨지는……이제까지 없었을 뿐이지 아직 확실하게는 모르겠고.
어떠려나? 나는 성욕 자체가 없는 사람인 걸까?
「그것도 흥미가 생기네요. 확인해보죠.
단, 만약 이걸로 흥분한다면 당신은 마조히스트 쪽으로 소질이 있다는 것이 되는군요」
빙긋하고 미소 짓는 사토리의 모습에 나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이런, 다른 의미로도 두근거린다.
「그렇다면, 잠깐 준비하고 오겠습니다」
「준비?」
「예, 그──발을 씻고 오죠」
약간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말한 사토리는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그것은 나에 대한 배려일까, 아니면 자신의 발의 더러움이나 냄새가 신경 쓰여서일까──.
어느 쪽이든, 사토리 귀여워어어어!(브로리 같은 느낌으로)
◆
──그냥 흥미가 생겼다.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물론 선대에게 적의나 악의가 있어서 생각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욕망이 전혀 없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도 않았다.
「그럼, 부탁드리죠」
목욕탕에서 돌아온 사토리는 선대를 앞에 두고 의자에 앉았다.
나도 모르게 앉을 때 자세에 신경이 쓰인다.
평소보다 심장의 박동이 조금 빨라져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놀이라고 한 것은 자기면서, 막상 때가 되니 기묘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 긴장은 「배덕감」일지도 모른다.
「그래」
말은 짧지만, 속으로는 수많은 사고가 엉켜있는 마음을 읽어내며, 선대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토리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 본성이 실은 순박하고, 수다스러운 인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그럼에도 선대무녀가 쌓아 올린 지위나, 달성해온 위업들은 모두 진짜다.
오랜 세월 동안 계속해온 극한의 단련은 육체에 새겨졌고, 그 육체에서 뿜어져나오는 힘과 기술은 확고한 진실로서 숨길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틀림없이 최강의 무녀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무릎을 꿇고 자신의 다리를 핥으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자각하니, 등골이 찌릿하고 떨렸다.
사토리의 얼굴에는 자신도 모르게 죄어든 것 같은 미소가 작게 지어져 있었다.
──아아, 역시 저는 그릇이 작은 요괴네요.
정복욕. 혹은 우월감.
이 칙칙하고 추한 쾌감을, 기대하지 않았다면야 거짓말이다.
「천박한 쾌감이군요……」
「뭐라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계속해주세요」
자조적인 생각조차, 지금의 사토리에게는 즐거움이었다.
선대의 손이 사토리의 오른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린다. 목욕을 해서 그런지 조금 체온이 높다.
새로 꺼내 신은 양말에 손을 얹고, 피부 위를 미끄러지듯이 벗겼다.
「……사토리」
「아……왜 그러시나요?」
의아하다는 듯 한 선대의 부름에 사토리는 제정신이 들었다.
말없이 바깥으로 드러난 맨발을 바라보고 있다.
설마── 깨끗하게 닦이지 않은 걸까? 거기다 냄새난다든가?
「뭐, 뭔가요? 그……다시 한 번 씻는 게 좋나요?」
검은 쪽으로 기울어가던 마음이 한순간에 제자리로 돌아온 사토리는 초조해하며 물었다.
올라가 선대의 얼굴에는 드물게도 철면피가 벗겨져 쓴웃음을 참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이 지어져 있었다.
입으로 말하는 대신, 마음의 목소리가 평소 같은 음색으로 들려왔다.
(엄청 꼼꼼하게 씻었네. 그런데 비누 냄새가 배어들 때까지 씻은 거야? 땀 냄새는커녕 좋은 꽃향기까지 나는데. 사토리, 너무 신경 썼잖아!)
「시, 시끄러워요!」
(발톱까지 다듬은 것 같고……거기까지 신경을 쓰니 오히려 웃으라는 것 같은데)
「됐으니까, 빨리 시작해주세요! 어째서 제가 부끄러운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나요!」
바로 조금 전까지 마음을 채우고 있던 감정이 흩어져 얼굴을 붉힌 사토리는 고개를 숙였다.
긴장이 풀린 건 좋은 것일까, 혹은 그렇지 않은 것일까──묘하게 불합리적인 기분이 되어버린 사토리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했다.
선대의 생각에 정신을 빼앗기면 이쪽이 부끄러워져 버린다.
사토리는 마음을 다잡듯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럼, 엄지부터 시작할까……)
선대가 했던 「저항감은 없다」라는 말대로, 별다른 망설임도 없이 그 행위는 시작되었다.
사토리의 작은 발가락을 가볍게 물듯이 선대가 입에 넣었다.
「으응……」
사토리는 무심코 신음을 흘렸다.
발가락 끝이 젖어드는 감촉. 체온 같은 따뜻함에 싸이는 감각.
육체로 느껴지는 것은 그 정도다.
그러나 선대의 혀가 엄지에 닿은 순간, 사토리는 오한과 비슷한 자극을 등골로 느끼고 있었다.
「아, 므……읏」
선대의 입속에서 혀가 구르며 사토리의 발가락을 핥아가기 시작했다.
날숨과 함께 흘러나오는 선대의 작은 소리는, 매우 자연적인 반응일 뿐임에도 그것이 사토리의 배덕감을 폭발적으로 늘린다.
그녀가 남의 발을 핥을 때에 내는 소리──절대로 들어서는 안 되는, 금기와도 같은 영역에 손을 대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선대의 혀가 발톱 위를 지나칠 때, 저리는 것 같은 쾌감과 함께 가슴이 아파지는 것 같은 불안감도 느꼈다.
──뭘 하고 있는 건가요, 저는. 이런 건, 하면 안 됩니다. 빨리 그만두세요!
──좀 더 해줬으면 합니다. 좀 더 보여줬으면 합니다.
반대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부딪쳐,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토리는 자신의 호흡이 서서히 격해져가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 채, 선대가 하고 있는 행위를 옅은 미소와 함께 내려다보고 있었다.
때때로 입 사이로 보이는 혀와 입술 끝에서 늘어지는 침이 요염하다.
점점 열기를 더해가는 행위에 사토리는 자신의 욕구에 그대로 몸을 맡겼다.
「……좀 더」
「므?」
「좀 더, 안쪽이에요」
「큿……!」
사토리가 우겨넣듯이 목 깊숙한 곳까지 발을 들이밀자, 흐트러진 신음이 선대에게서 흘러나왔다.
저항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하는 것이다.
선대는 실수로라도 발가락을 깨무는 것을 꺼리고 있다, 라고 사토리는 마음을 읽어 알고 있었다.
「읏! ……으, 으응……크……읏」
당장이라도 토해낼 것 같이 괴로움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선대는 목에 닿는 발가락을 토해내려 하지 않았다.
그저 필사적으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었다.
사토리는 사토리대로 터져나올 것 같은 웃음소리를 견디는 것에 필사적이었다.
만약 지금 웃는다면, 아마 그것은 맨 정신으로는 들을 수 없는 무서운 소리일 것이다.
사토리는 괴로운 표정의 선대를 보며, 느끼며, 거무칙칙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선대무녀가, 다리를 빨고 있다.
──오니인 유우기마저 쓰러뜨리고, 빈사의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않았던 최강의 무녀가, 눈물을 참고 있다.
자신과 그녀의 관계이기에 용납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계기는 사소하다. 그리고 이것은 서로가 납득한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의 사토리에게는 그런 것 따위는 어찌되든 상관 없었다.
그저, 눈앞의 광경과 그녀의 괴로워하는 목소리, 발가락을 감싼 입의 감촉, 모든 것을 탐욕스럽게 맛보고 있었다.
「……으, 흐읏……하아!」
질식하기 직전에 발을 빼내니, 선대의 입가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은빛의 다리가 이어져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괴롭다는 듯이 거친 호흡을 반복하며, 늘어진 침이 마루를 적신다.
숨이 정돈되기 전에, 사토리는 그 각선미가 아름다운 턱을 잡아 들어올렸다.
「선대」
사토리의 힘 따위, 진지하게 나오는 선대에게 비하면 미미하다.
그러나 선대는 약간의 저항도 없이 사토리의 말에 따라 고개를 들었다.
친구이기 때문이다. 굴복했기 때문이 아니다.
사토리는 그 점을 잊지 않았다.
그럼에도 몸을 덮쳐오는 우월감에 기분 나쁜 미소를 짓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다.
「입안을 보여주세요」
그 말에 따라 벌린 입안을 들여다본다.
타액으로 젖은 입과 혀가, 너무나도 요염하게 비춰졌다. 여성의 은밀한 곳과도 닮은 추잡한 유혹이 느껴진다.
평소의 선대에게선 상상도 못할 정도의 「여성」을 느낀 사토리는 열정이 시키는 대로, 천천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대로 가만히……」
두려워하듯이 작게 떨리는 혀에, 자신의 입술을 겹치려던 그 순간──.
「…………맥이 빠지네요」
사토리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턱에서 손을 떼고, 자신도 거리를 벌린다.
전신을 지배하고 있던 오싹한 쾌감이나 배덕감──그 외 여러 에로스 가득했던 느낌이 단번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뭐랄까……즐거웠습니다만, 좀 그렇군요」
조금 전까지 자신이 했던 행동과 생각을 돌아보며, 자기혐오에 잠기며 좌절했다.
「당신이 흥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습니다만, 그 속내를 읽고 있자니 여기까지 맥이 빠지는군요」
보통은 성적으로 잔뜩 흥분했을 상황이었음에도, 전혀 상태가 변하지 않았던 선대의 마음속을 읽은 사토리는 짜증을 내며 다시 한 번 좌절했다.
「……잘못한 건가?」
「잘못한 거에요」
침을 늘어뜨린 채 할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선대를 보며, 사토리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기대와는 다른──혹은, 조금 안심한 것 같은, 복잡한 심정으로 준비해둔 수건을 챙겨들었다.
◇
믿고 보낸 선대무녀가 사토리 요괴의 다리를 핥으며 느끼는 표정을 보이다니──.
이상, 사토리에게 목 안쪽까지 발가락을 박혔을 때 떠올린 제 생각이었습니다..
응……그건 그럴만 하지.
「맥이 빠지죠?」
미안……그렇지만, 조금 심하게 괴로웠으니까, 지금 내 얼굴이 어떨지 생각하니 무심코.
정말로 느끼는 얼굴이었다면 죽고 싶어졌을 테고…….
「그런 것이 신경 쓰였다는 건,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이성이 있었다는 말이군요」
그렇네. 확실히 불끈거린다든가, 성적으로 흥분하지는 않았지.
이상한 기분은 들었지만, 아마 그건 분위기라고나 할까 그런 것에 휘말린 거라고 생각해.
왜냐면 흥분은 사토리가 엄청나게 하고 있었는걸.
「예, 당신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그런 기분이 들어 버렸네요」
정말로!? 얇은 책처럼!?
「……그런 점 때문에 바로 맥이 빠지긴 하지만요」
사토리는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 반응에 실망하지는 않겠지만……미안하기는 하네.
에로틱하지 않아서 미안!
「철저하게 그런 전개가 되질 않네요. 사춘기에 든 남자 중학생이 하는 에로스라고 해봤자 겨우 그 정도라는 느낌인가요. 아니, 잘 모르지만요」
다리를 핥을 때와는 다르게 묘하게 나른한 느낌의 사토리.
뭐랄까, 언제나와 같은 분위기가 돌아온 것 같다.
흠, 그렇지만 끝나고 보니 꽤 재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 친구의 다리를 핥는 것 자체가 평범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묘하게 인상적이라고 할까, 묘한 충실감이 생긴다.
적어도 한 것을 후회해서 뒷맛이 나쁘지는 않다.
우선, 한마디로 하자면 「자극적이었다」가 내 감상이다.
「또, 할 건가요?」
……뭐, 사토리가 하고 싶다면 거절하지는 않겠는데.
「농담이에요. 해보고 알았습니다만, 이건 조금 위험한 놀이 같군요」
그건 질식사적인 의미로?
「실각적인 의미로 말이죠. 알지 못하겠다면 됐습니다. 저 혼자 느낀 감상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애매한 미소를 짓는 사토리의 진심을 알아채지 못한 나는 머리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불장난 같은 느낌인가.
──그건 그렇고, 사토리.
「왜 그러시죠?」
침이 마르면 냄새나니까 한 번 더 씻는 게 좋아.
「……그렇군요」
왠지 사토리는 포기했다는 듯, 힘없이 끄덕였다.
◆
──선대무녀와 사토리.
그 둘의 장난을, 방구석에 나열된 가구 사이에서 엿보던 자가 있었다.
인간은 물론, 작은 동물조차 비집고 들어갈 곳이 없는 「틈새」다.
그 어두침침한 공간에 분명하게 들어차 있는 여자가 한 명. 그곳에서, 방 안에서 일어났던 일의 자초지종을 모두 보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사토리의 제3의 눈에도 파악할 수 없고, 선대조차 기척을 읽을 수 없는, 이 세상이 아닌 어딘가에서 들여다 보는 것 같이.
「…………이 도둑 고양이」
틈새의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의 눈동자에 품어진 빛은──두려울 정도의 원망과 질투였다.
동방선대록의 설정과 캐릭터를 사용한 발렌타인 데이 특별편입니다.
그렇지만 ‘초콜렛’의 ‘ㅊ’자도 나오지 않습니다. 판타지나 동화 같은 스토리는 없어요.
발렌타인 데이니까, 야한 이야기입니다.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이번엔 R─18이라고 허세부릴 수는 없어서 R─15 정도라고 해두겠습니다.
아래의 주의사항을 읽고, 용법, 용량을 지켜 알맞게 사용해 주세요.
·언제적 일인지는 딱히 정하지 않았습니다. 본편과는 전혀 상관없는 예외편입니다. 그래서 시리즈 목록에도 더하지 않았습니다.
·사토리 공. 선대 수 묘사가 있습니다.
·성 묘사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적으로 야한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울어도 되죠……?
·선대 시점도 있으므로, 에로 전개에서 주인공의 주관적 시점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는 분은 읽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나는 오리주든 뭐든 상관없이 먹을 수 있다, 라는 분만이 다음 페이지를 봐주세요.
그러면, 아무쪼록.
덤으로 제 픽시브에서 R─18을 검색할 때의 키워드는 「사나에」 「요우무」 「사토리」입니다.
……아니, 잠깐. 「사쿠야」도 추가합니다. 아니, 하나 더 「괘씸한 란」이랑 또 「슴가카리」도. 「앨리스」는 「검은 스타킹」이랑 합치면 좋겠네요. 그거 말고도 그날 기분에 따라 「치르노」나 「스와코」도(생략
상기 「믿고 보낸 선대무녀가 사토리 요괴에게 (생략」
「재밌는 게 생각났습니다. 당신, 제 다리를 핥으세요」
「……뭐?」
사토리의 너무나 갑작스러운 발언에 나는 「무슨 소리냐 너」같은 당연한 대답마저 하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자주 봐서 낯익은 눈꺼풀을 반쯤 닫은 것 같은 눈이 튀어나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는 그 표정이, 방금 한 말이 새로운 농담이라든가 하는 다른 뜻이 있는 말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토리는 매우 자연스럽게 말했으니까.
「그러니까, 제 다리를 핥아 주셨으면 합니다」
응, 역시 잘못 들은 게 아니었구나─ 젠장!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이야기는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오늘, 지령전에 방문했었다.
딱히 볼일이라거나, 유카리의 부탁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다.
그저 놀러왔을 뿐이다.
일단, 지저는 인간이 멋대로 쏘다닐 수 있는 장소는 아니지만, 내 경우엔 거의 프리패스 상태였다.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유우기와의 승부에서 이긴 덕분인 것 같다.
뭐, 요컨대 그런 것이다── 「폭력은 좋다!」라는 가치관인 옛 지옥에서 제일가는 실력자를 보기 좋게 쓰러뜨린 나는, 아무래도 그곳의 거주자들에게 존경받고 있는 것 같다.
큰길을 걷다 보면 알아서 비켜줄 정도다.
상당히 복잡한 기분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트러블이 많은 지저를 부담 없이 들릴 수 있을 정도의 유명세를 갖게 된 것이다.
그 덕분에 친구인 사토리의 집에 종종 놀러 다니고 있다.
그렇지만 놀이라고 해도 바깥 세계의 게임기 같은 물건이 지령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거주자의 대부분이 사토리의 애완동물인 이 저택에서 그런 것은 사토리의 사유물 이외엔 없다.
게임이라면 체스라든가 나도 잘 모르는 고급스러운 보드게임 정도. 당연히 하는 방법은 모른다. 그리고 아마 해봤자 나는 약할 것이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토리와의 수다로 보내게 된다.
그건 그것대로 즐겁지만, 약간의 싫증은 생길 수밖에 없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질린 건가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토리에게 숨길 수 있는 것은 없다.
멍하니 마음속으로 느낀 감정을 테이블의 건너편에 앉아 있던 사토리는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었다.
응, 뭐─…………솔직히 그렇긴 해.
「그 책은 재미가 없으셨나요?」
오늘은 독서를 하기 위해 사토리에게서 빌린 책이 눈앞에 있다.
표지를 넘기고 수십 분. 반 정도는 읽었지만, 내 감상은 이랬다.
「읽을 수 없다」
「그렇겠죠. 뭐, 중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렇구나─.
내 마음을 읽고 알았으면 그때 좀 도와주지.
사토리에게서 빌린 책은 일본어도 영어도 아닌, 마치 고대문자 같은 알 수 없는 모양이 나열되어 있었다.
뭐야 이건? 사토리는 비교적 읽기 쉬운 소설이라고 했지만, 실수로 마도서 건네준 거 아냐?
「평범한 책이에요. 내용도 동화같이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랍니다. 읽을 수 없다면 의미 없지만요」
알고 있었으면 도와달라고.
「읽으려고 노력하는 당신의 생각을 보는 게 재밌었거든요」
자기는 책도 없이 웃고 있길래 「뭐가 그렇게 재밌는 거지─?」라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나를 보면서 즐겼던 거라니!
너무해, 사토리.
「미안해요. 그렇지만 당신의 생각과는 달라도, 제겐 최근 제일 마음에 드는 오락이 이거랍니다」
……그건 칭찬인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냥 장난감 취급을 받고 있는 거야.
사토리가 나와 함께 있어서 즐겁다면 다행이지만, 될 수 있으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래?
「호오, 어떻게 말이죠?」
으음. 모처럼 둘이 함께 있으니 이렇게 서로 따로따로 놀지 않고, 함께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하지 않겠냐는 거야.
예를 들자면 서로 상대에게 해줬으면 하는 것을 부탁한다.
물론, 할 수 없는 일이나 어려운 일은 자제하고.
딱히 진지해질 필요 없이, 노는 감각으로 서로가 즐길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어때?
「과연, 흥미롭군요」
사토리는 내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 것 같았다.
이렇게 한도 끝도 없이 읽을 수도 없는 책과 씨름할 필요도 없고, 그런 걸 옆에서 보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뭣보다, 나와 사토리 둘이 함께 있는 의미가 있다.
나는 이곳에 책을 읽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사토리와 놀러 온 거니까.
잠깐의 상상이긴 했지만, 나도 조금 두근거린다.
「그럼 당신이 제가 해드렸으면 하는 것이란 뭔가요?」
그렇네─.
일생일대의 부탁도 아니니, 편하게 가볼까.
「이 책을 읽어다오」
「자기 전의 애도 아니면서」
사토리의 정확한 딴지가 재빠르게 작렬했다.
후후후……, 나이스 태클.
현대 지식이 가득 찬 내 머리속을 항상 보고 있는 탓일까, 나와의 대화 속에 깊게 스며든 덕분에 박자를 잘 맞추게 됐다.
실력이 더 늘었군, 사토리!
「뉴타입 수고」
만화를 재료로 드립칠 때 제대로 반응해주는 것도 기쁘다.
「뭐, 농담은 그만두죠. 그 정도로 괜찮다면, 해드리겠습니다. 읽어드리죠」
「와아」
「……직접 그러는 건 하지 않는 게 좋겠네요. 표정이 변하지 않아서 상당히 충격적이에요」
……미안.
아무래도 이 반응은 정말로 곤란한 것 같았다.
사토리 말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런 농담은 하지 말자.
「그럼, 이제 책을……뭘 하시는 건가요?」
엣, 뭐라니──.
사토리를 무릎 위에 앉히고 있는데?
사실은 내가 사토리에게 안겨서 책을 읽어줬으면 하지만, 체격 때문에 아무래도 무리니까 반대로 할 수밖에 없잖아.
「그냥 이대로 읽든가, 제 옆에서 잃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뭐, 딱히 상관없지만요」
역시 사토리, 상냥해!
「닿는 것이 싫을 만큼 당신을 싫어하지도 않고, 몸이 닿은 걸 신경 쓸 만큼 호의를 품지도 않았으니까요」
역시 사토리, 상냥한 건지 차가운 건지 그냥 S인지 모를 반응이야!
「당신의 말대로, 이건 놀이니까요. 재미있으면 하고,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뿐입니다」
「그런가」
「그럼, 읽겠습니다──」
──이상, 회상 끝.
사토리의 낭독은 정말로 즐거웠다.
……아니, 스토리나 결말이 아무리 생각해도 안습인 배드 엔딩이었다는 건 제쳐두더라도.
책의 내용보다, 그것을 읽는 사토리의 목소리를 즐기고 있었다는 느낌이다.
여자 성우처럼 개성 있고 예쁜 소리였다, 사토리의 목소리는. 뭐, 그건 다른 동방 캐릭터도 마찬가지지만.
마치 유명 성우의 드라마 CD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충실한 시간이었다.
더 없이 달콤한 행복한 시간이 끝나고, 이번엔 사토리가 내게 부탁할 차례가 됐지만──그 부탁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러니까, 제 다리를 핥아 주셨으면 합니다」
다시 탁자 너머로 마주보며, 가볍게 턱을 괴는 자세로 나를 보고 있다.
사토리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평소와 똑같은 태도와 표정으로 말을 반복했다.
그러니까, ……사토리 사실 날 싫어하는 건 아니지?
「당연하죠. 이건 그저 흥미로 부탁드리는 겁니다」
으, 응. 그래, 흥미가 있는 거구나…….
「풀이 죽은 것 같군요. 역시, 저항감이 있나요?
뭐, 일반적으로 보기에 굴욕적인 행위니까요. 할 수 없으시다면, 상관없어요. 다른 부탁을 생각해보죠」
아니, 할 수 있냐 할 수 없냐를 따지자면 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이건 놀이에요. 제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에, 한 번 말해봤을 뿐입니다」
……응, 뭐. 그렇네, 깊이 고민하는 건 그만두자.
결론만 말하자면, 할 수 있어.
사토리가 다리를 핥으라고 한다면, 나는 핥을게.
「……말해두겠습니다만, 정말로 괜찮나요? 남에게 무릎을 꿇고 다리를 핥는 건데요?」
확실히, 그 행동에 포함된 의미는 「복종」이나 「굴복」이라는 뜻이다.
만약, 얇은 책에 나올 법한 아저씨가 내 자존심을 부수기 위해 그런 행위를 강요한다면, 북두백렬권 레벨로 때려 날려버릴 것이다.
반대로 유카리나 레이무 같은 친한 사람이라도 무리다. 설령 농담이라도 분명히 거북해진다.
그렇지만, 이번 상대는 그 누구도 아닌 사토리다.
말 그대로 서로를 속속들이 아는 사이이며, 진심과 농담의 선을 제대로 알고 있고, 심술궂은 장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관계이기에 할 수 있는 놀이다.
사토리는 딱히 나에게 치욕을 주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저항감은 없다.
여자는 배짱. 뭐든지 해볼 수밖에!
「야마쥰 수고. 그렇다면 사양 말고 해볼까요. ──아무래도, 당신도 조금 흥미가 있는 것 같으니」
──에헤.
뭐, 그렇네. 사토리가 그런 말을 했을 때엔 놀랐지만, 지금은 나도 조금 흥미가 생겼다.
왠지 하면 안 되는 것을──구체적으로는 야한 짓을 하려는 것 같은, 그런 이상한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이성에게도 동성에게도 흥분했던 적은 없다, 라고 하지 않았나요?」
하지만 행위 자체에 흥분하지 않을지 어떨지는……이제까지 없었을 뿐이지 아직 확실하게는 모르겠고.
어떠려나? 나는 성욕 자체가 없는 사람인 걸까?
「그것도 흥미가 생기네요. 확인해보죠.
단, 만약 이걸로 흥분한다면 당신은 마조히스트 쪽으로 소질이 있다는 것이 되는군요」
빙긋하고 미소 짓는 사토리의 모습에 나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이런, 다른 의미로도 두근거린다.
「그렇다면, 잠깐 준비하고 오겠습니다」
「준비?」
「예, 그──발을 씻고 오죠」
약간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말한 사토리는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그것은 나에 대한 배려일까, 아니면 자신의 발의 더러움이나 냄새가 신경 쓰여서일까──.
어느 쪽이든, 사토리 귀여워어어어!(브로리 같은 느낌으로)
◆
──그냥 흥미가 생겼다.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물론 선대에게 적의나 악의가 있어서 생각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욕망이 전혀 없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도 않았다.
「그럼, 부탁드리죠」
목욕탕에서 돌아온 사토리는 선대를 앞에 두고 의자에 앉았다.
나도 모르게 앉을 때 자세에 신경이 쓰인다.
평소보다 심장의 박동이 조금 빨라져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놀이라고 한 것은 자기면서, 막상 때가 되니 기묘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 긴장은 「배덕감」일지도 모른다.
「그래」
말은 짧지만, 속으로는 수많은 사고가 엉켜있는 마음을 읽어내며, 선대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토리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 본성이 실은 순박하고, 수다스러운 인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그럼에도 선대무녀가 쌓아 올린 지위나, 달성해온 위업들은 모두 진짜다.
오랜 세월 동안 계속해온 극한의 단련은 육체에 새겨졌고, 그 육체에서 뿜어져나오는 힘과 기술은 확고한 진실로서 숨길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틀림없이 최강의 무녀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무릎을 꿇고 자신의 다리를 핥으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자각하니, 등골이 찌릿하고 떨렸다.
사토리의 얼굴에는 자신도 모르게 죄어든 것 같은 미소가 작게 지어져 있었다.
──아아, 역시 저는 그릇이 작은 요괴네요.
정복욕. 혹은 우월감.
이 칙칙하고 추한 쾌감을, 기대하지 않았다면야 거짓말이다.
「천박한 쾌감이군요……」
「뭐라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계속해주세요」
자조적인 생각조차, 지금의 사토리에게는 즐거움이었다.
선대의 손이 사토리의 오른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린다. 목욕을 해서 그런지 조금 체온이 높다.
새로 꺼내 신은 양말에 손을 얹고, 피부 위를 미끄러지듯이 벗겼다.
「……사토리」
「아……왜 그러시나요?」
의아하다는 듯 한 선대의 부름에 사토리는 제정신이 들었다.
말없이 바깥으로 드러난 맨발을 바라보고 있다.
설마── 깨끗하게 닦이지 않은 걸까? 거기다 냄새난다든가?
「뭐, 뭔가요? 그……다시 한 번 씻는 게 좋나요?」
검은 쪽으로 기울어가던 마음이 한순간에 제자리로 돌아온 사토리는 초조해하며 물었다.
올라가 선대의 얼굴에는 드물게도 철면피가 벗겨져 쓴웃음을 참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이 지어져 있었다.
입으로 말하는 대신, 마음의 목소리가 평소 같은 음색으로 들려왔다.
(엄청 꼼꼼하게 씻었네. 그런데 비누 냄새가 배어들 때까지 씻은 거야? 땀 냄새는커녕 좋은 꽃향기까지 나는데. 사토리, 너무 신경 썼잖아!)
「시, 시끄러워요!」
(발톱까지 다듬은 것 같고……거기까지 신경을 쓰니 오히려 웃으라는 것 같은데)
「됐으니까, 빨리 시작해주세요! 어째서 제가 부끄러운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나요!」
바로 조금 전까지 마음을 채우고 있던 감정이 흩어져 얼굴을 붉힌 사토리는 고개를 숙였다.
긴장이 풀린 건 좋은 것일까, 혹은 그렇지 않은 것일까──묘하게 불합리적인 기분이 되어버린 사토리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했다.
선대의 생각에 정신을 빼앗기면 이쪽이 부끄러워져 버린다.
사토리는 마음을 다잡듯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럼, 엄지부터 시작할까……)
선대가 했던 「저항감은 없다」라는 말대로, 별다른 망설임도 없이 그 행위는 시작되었다.
사토리의 작은 발가락을 가볍게 물듯이 선대가 입에 넣었다.
「으응……」
사토리는 무심코 신음을 흘렸다.
발가락 끝이 젖어드는 감촉. 체온 같은 따뜻함에 싸이는 감각.
육체로 느껴지는 것은 그 정도다.
그러나 선대의 혀가 엄지에 닿은 순간, 사토리는 오한과 비슷한 자극을 등골로 느끼고 있었다.
「아, 므……읏」
선대의 입속에서 혀가 구르며 사토리의 발가락을 핥아가기 시작했다.
날숨과 함께 흘러나오는 선대의 작은 소리는, 매우 자연적인 반응일 뿐임에도 그것이 사토리의 배덕감을 폭발적으로 늘린다.
그녀가 남의 발을 핥을 때에 내는 소리──절대로 들어서는 안 되는, 금기와도 같은 영역에 손을 대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선대의 혀가 발톱 위를 지나칠 때, 저리는 것 같은 쾌감과 함께 가슴이 아파지는 것 같은 불안감도 느꼈다.
──뭘 하고 있는 건가요, 저는. 이런 건, 하면 안 됩니다. 빨리 그만두세요!
──좀 더 해줬으면 합니다. 좀 더 보여줬으면 합니다.
반대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부딪쳐,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토리는 자신의 호흡이 서서히 격해져가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 채, 선대가 하고 있는 행위를 옅은 미소와 함께 내려다보고 있었다.
때때로 입 사이로 보이는 혀와 입술 끝에서 늘어지는 침이 요염하다.
점점 열기를 더해가는 행위에 사토리는 자신의 욕구에 그대로 몸을 맡겼다.
「……좀 더」
「므?」
「좀 더, 안쪽이에요」
「큿……!」
사토리가 우겨넣듯이 목 깊숙한 곳까지 발을 들이밀자, 흐트러진 신음이 선대에게서 흘러나왔다.
저항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하는 것이다.
선대는 실수로라도 발가락을 깨무는 것을 꺼리고 있다, 라고 사토리는 마음을 읽어 알고 있었다.
「읏! ……으, 으응……크……읏」
당장이라도 토해낼 것 같이 괴로움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선대는 목에 닿는 발가락을 토해내려 하지 않았다.
그저 필사적으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었다.
사토리는 사토리대로 터져나올 것 같은 웃음소리를 견디는 것에 필사적이었다.
만약 지금 웃는다면, 아마 그것은 맨 정신으로는 들을 수 없는 무서운 소리일 것이다.
사토리는 괴로운 표정의 선대를 보며, 느끼며, 거무칙칙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선대무녀가, 다리를 빨고 있다.
──오니인 유우기마저 쓰러뜨리고, 빈사의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않았던 최강의 무녀가, 눈물을 참고 있다.
자신과 그녀의 관계이기에 용납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계기는 사소하다. 그리고 이것은 서로가 납득한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의 사토리에게는 그런 것 따위는 어찌되든 상관 없었다.
그저, 눈앞의 광경과 그녀의 괴로워하는 목소리, 발가락을 감싼 입의 감촉, 모든 것을 탐욕스럽게 맛보고 있었다.
「……으, 흐읏……하아!」
질식하기 직전에 발을 빼내니, 선대의 입가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은빛의 다리가 이어져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괴롭다는 듯이 거친 호흡을 반복하며, 늘어진 침이 마루를 적신다.
숨이 정돈되기 전에, 사토리는 그 각선미가 아름다운 턱을 잡아 들어올렸다.
「선대」
사토리의 힘 따위, 진지하게 나오는 선대에게 비하면 미미하다.
그러나 선대는 약간의 저항도 없이 사토리의 말에 따라 고개를 들었다.
친구이기 때문이다. 굴복했기 때문이 아니다.
사토리는 그 점을 잊지 않았다.
그럼에도 몸을 덮쳐오는 우월감에 기분 나쁜 미소를 짓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다.
「입안을 보여주세요」
그 말에 따라 벌린 입안을 들여다본다.
타액으로 젖은 입과 혀가, 너무나도 요염하게 비춰졌다. 여성의 은밀한 곳과도 닮은 추잡한 유혹이 느껴진다.
평소의 선대에게선 상상도 못할 정도의 「여성」을 느낀 사토리는 열정이 시키는 대로, 천천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대로 가만히……」
두려워하듯이 작게 떨리는 혀에, 자신의 입술을 겹치려던 그 순간──.
「…………맥이 빠지네요」
사토리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턱에서 손을 떼고, 자신도 거리를 벌린다.
전신을 지배하고 있던 오싹한 쾌감이나 배덕감──그 외 여러 에로스 가득했던 느낌이 단번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뭐랄까……즐거웠습니다만, 좀 그렇군요」
조금 전까지 자신이 했던 행동과 생각을 돌아보며, 자기혐오에 잠기며 좌절했다.
「당신이 흥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습니다만, 그 속내를 읽고 있자니 여기까지 맥이 빠지는군요」
보통은 성적으로 잔뜩 흥분했을 상황이었음에도, 전혀 상태가 변하지 않았던 선대의 마음속을 읽은 사토리는 짜증을 내며 다시 한 번 좌절했다.
「……잘못한 건가?」
「잘못한 거에요」
침을 늘어뜨린 채 할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선대를 보며, 사토리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기대와는 다른──혹은, 조금 안심한 것 같은, 복잡한 심정으로 준비해둔 수건을 챙겨들었다.
◇
믿고 보낸 선대무녀가 사토리 요괴의 다리를 핥으며 느끼는 표정을 보이다니──.
이상, 사토리에게 목 안쪽까지 발가락을 박혔을 때 떠올린 제 생각이었습니다..
응……그건 그럴만 하지.
「맥이 빠지죠?」
미안……그렇지만, 조금 심하게 괴로웠으니까, 지금 내 얼굴이 어떨지 생각하니 무심코.
정말로 느끼는 얼굴이었다면 죽고 싶어졌을 테고…….
「그런 것이 신경 쓰였다는 건,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이성이 있었다는 말이군요」
그렇네. 확실히 불끈거린다든가, 성적으로 흥분하지는 않았지.
이상한 기분은 들었지만, 아마 그건 분위기라고나 할까 그런 것에 휘말린 거라고 생각해.
왜냐면 흥분은 사토리가 엄청나게 하고 있었는걸.
「예, 당신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그런 기분이 들어 버렸네요」
정말로!? 얇은 책처럼!?
「……그런 점 때문에 바로 맥이 빠지긴 하지만요」
사토리는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 반응에 실망하지는 않겠지만……미안하기는 하네.
에로틱하지 않아서 미안!
「철저하게 그런 전개가 되질 않네요. 사춘기에 든 남자 중학생이 하는 에로스라고 해봤자 겨우 그 정도라는 느낌인가요. 아니, 잘 모르지만요」
다리를 핥을 때와는 다르게 묘하게 나른한 느낌의 사토리.
뭐랄까, 언제나와 같은 분위기가 돌아온 것 같다.
흠, 그렇지만 끝나고 보니 꽤 재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 친구의 다리를 핥는 것 자체가 평범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묘하게 인상적이라고 할까, 묘한 충실감이 생긴다.
적어도 한 것을 후회해서 뒷맛이 나쁘지는 않다.
우선, 한마디로 하자면 「자극적이었다」가 내 감상이다.
「또, 할 건가요?」
……뭐, 사토리가 하고 싶다면 거절하지는 않겠는데.
「농담이에요. 해보고 알았습니다만, 이건 조금 위험한 놀이 같군요」
그건 질식사적인 의미로?
「실각적인 의미로 말이죠. 알지 못하겠다면 됐습니다. 저 혼자 느낀 감상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애매한 미소를 짓는 사토리의 진심을 알아채지 못한 나는 머리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불장난 같은 느낌인가.
──그건 그렇고, 사토리.
「왜 그러시죠?」
침이 마르면 냄새나니까 한 번 더 씻는 게 좋아.
「……그렇군요」
왠지 사토리는 포기했다는 듯, 힘없이 끄덕였다.
◆
──선대무녀와 사토리.
그 둘의 장난을, 방구석에 나열된 가구 사이에서 엿보던 자가 있었다.
인간은 물론, 작은 동물조차 비집고 들어갈 곳이 없는 「틈새」다.
그 어두침침한 공간에 분명하게 들어차 있는 여자가 한 명. 그곳에서, 방 안에서 일어났던 일의 자초지종을 모두 보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사토리의 제3의 눈에도 파악할 수 없고, 선대조차 기척을 읽을 수 없는, 이 세상이 아닌 어딘가에서 들여다 보는 것 같이.
「…………이 도둑 고양이」
틈새의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의 눈동자에 품어진 빛은──두려울 정도의 원망과 질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