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인사였다
「안녕하세요」
시작은, 극히 평범한 아침 인사였다.
「오늘은 덥다고 하니, 물을 자주 마셔주시는 게 좋다네요」
그 후 이어진 말도, 온몸이 나른해지는 뜨거운 햇빛이 하루 종일 쏟아지는 요즘엔 흔한 말이었다.
하지만 딱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인사를 받은 쪽이 보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다녀오세요」
하며 미소 지은 자는, 작디작은 항구도시, 로우타운에 있는 작은 하숙집의 아가씨.
그리고 미소를 받은 자는, 어둠에 물든 해골을 본딴 사악한 갑옷을 입은 암흑 기사.
당장이라도 재액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 대겸을 맨 그 모습은 그야말로 사신. 고로 그 모습을 본 사람은 숨을 집어 삼키고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그 아가씨는 상냥하게 미소 지어준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인사말을 한 것이다. 평범한 인사말이 이렇게까지 어울리지 않는 흑색 기사에게.
「다녀오겠습니다」
같은 대답은 없었다.
그저 묵묵히, 기사는 작게 끄덕이고는 숙소를 나왔다.
하지만 이때, 확실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었다.
계기는 너무나도 사소한 인사.
하지만 그것이 일으킨 변화는, 암흑 기사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충격적인 것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