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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원작 |

기념회


"안녕 쿠로네코, 좋은아침"

"..."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쿠로네코가 나를 피하기 시작했다 우우..

마나미랑 같이 대화할때 마음이 편한다고 하면, 쿠로네코와 대화할때는 정말 재미있다.

하지만 그런 쿠로네코가 대화를 회피하니 가슴이 찢어질듯 ​아​파​.​. ​

그렇게 3일이 지나고, 사오리에게 연락이 왔다.

"쿄우스케씨 안녕하신가!"

"어 사오리 잘 지냈냐.."

"응? 쿄우스케씨 기분이 안좋아 보이오"

"아니 그.. 쿠로네코랑 좀.."

사오리는 전화 너머에서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후훗 하고 웃더니 말했다.

"요번 주말에 쿄우스케씨의 코스프레 대회를 기념하는 의미의 파티를 하려고 하오! 소인과 쿠로네코씨가 쿄우스케씨에게

저번처럼 보여줄게 있어서 바쁜것이니 걱정 안하셔도 되오!"

"그..그래? 괜찮은거야?"

어찌됬던 지금은 확실히 미움받고 있는거 같은데 말이야..

"후후 그날이 되면 쿄우스케씨도 분명 재밌을것이오!"

그렇게 주말이 되고, 평소처럼 셋이 모여서, 재미있게 놀 준비를 하고 있는데..

"..."

"......."

​"​.​.​.​.​.​.​.​.​.​.​.​.​.​.​.​.​.​.​"​

분위기가 죽어있다. 공기가 죽어있다. 쿠로네코와 나 사이에서 침묵이 돌고있고, 그 침묵을 먼저 깬건 키리노였다.

"..뭐야, 너희들 무슨 일 있었어?"

"글쎄, 로니져에게 물어보는게 어때"

움찔. 로니져라니. 어디까지 듣고 있었던 거야? 

행여나 오해할까봐 말해두는데 난 절대 로리콘이 아니다. 그 증거로 카나코를 주물러도 내 해면체는 절대 반응하지 않았다고.

"알아듣게 설명해. 빨리."

키리노는 쿠로네코가 아니라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이 짧아진걸 보니 폭발하기 일보직전. 무엇때문에 저렇게 화가 난건지 알수도 없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고민을 하고 있는 찰나, 쿠로네코가 끼어들어 무덤덤하게 말했다.

"초등학생이랑 데이트 하고 있었어"

"스톱!!"

얌마!! 너 사태를 이 이상 악화 시키지 말란 말이야! 완전 카나코랑 데자뷰가 느껴질정도로 악질이잖아!

키리노가 빛의속도로 일어나서 하이킥을 날리기 전 스톱을 외치고 최종변호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키리노씨. 변호를 하게 해주십시오."

"해봐"

여태까지 본 키리노의 표정중 베스트3 에 들어갈 정도로 싸늘한 표정의 키리노는 어찌되던 죽인다는 말투로 말했다.

좋아. 일단 가장 큰 오해부터 풀고 시작하면 어떻게든 생존률을 올릴 수 있을것 같다.

"일단 초등학생이 아니라 중학교 3학년입닏푸켁!"

아야세에 못지 않는 훌륭한 무릎차기. 최근에 느끼는 건데, 나의 맷집은 상상을 초월할정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하이킥을 맞고 날아간 나에게 키리노는 깔끔한 그 자세 그대로 다시 말했다.

"해봐"

.. 오늘 살아갈 수 있을까.

여기서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고, 의미도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사건의 진상을 모두에게 말했다.

".. 그래서 그렇게 된거야"

"... 진짜 최악이네.. 설마 카나코한테 손을 댈줄은 상상도 못했어"

키리노는 엄청나게 험악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쿠로네코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사오리는 뭐가 재밌는지 특유의 입모양으로 관전하고 있었다.

오늘 재밌을거라며, 내 기념파티 아니었어? 우울하다..

"너가 선배한테 메루루 같은걸 보여주니까 선배가 로리콘이 된거야"

"헤에.. 뭐야 너, 나 때문이라는 거야? 너, 꽤나 이녀석 편을 들어주는거 같은데, 저번에도 말했지만 이런거 필요하면 줄테니까 가져가는게 어때?"

사람을 물건처럼 말하지 말라고, 게다가 내 의사는 필요도 없는거냐? 요즘들어 이상하게 여러가지로 데자뷰를 느끼는것 같다.

분명 이런 대화도 있었던것 같고, 분명 쿠로네코는 '내 타입도 아니고 이런 남자는 줘도 안가져' 라고 말해서 꽤나 가슴아팠던 기억이 난다.

분명 요번도 대답이 비슷하겠지.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쿠로네코가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받아가도록 할까"

"읏.. 너..! "

분명 키리노를 도발시키기 위해 한말이 분명하다. 키리노가 미국에서 돌아오고 쿠로네코가 놀러왔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다른떄도 많았지만

요번에는 무언가, 굉장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침묵이 이어졌다.

얼마나 정적이 유지됬을까, 몇십초, 혹은 몇분처럼 느껴지는 정적동안 서로를 노려보며 아무말 없던 둘 사이의 정적을 깬건, 여태까지 조용히 있던 사오리였다.

"자자! 이런 분위기에서만 꺼낼 수 있는 사오리 버지나의 수제 선물!"

활발하게 말하며 가방을 꺼내는 사오리 덕분에, 쿠로네코와 키리노의 묘한 침묵도 끝나고 사오리에게 시선이 돌려졌다.

"요번 쿄우스케씨의 코스프레 대회의 성공적인 결말을 기념해서 임금님 게임을 만들어 왔소!"

그러면서 꺼내는건 보통 가게에서 파는 임금님 게임의 박스. 같아 보이지만 로고 부근에 뱅글뱅글 안경 모양이 있는걸 보니

이거 분명 수제다. 하지만 퀄리티는 역시나 가게에서 파는거보다 높아보인다. 도대체 이런건 어떻게 만드는거야? 직접 만드는건가?

"갑자기 무슨 임금님 게임이야"

"분위기 못읽는 거인녀네"

불만스러운듯 불평을 토하는 둘을 두고, 사오리는 역시나 대인배의 기질로 '핫핫' 하고 웃더니 바로 진행을 시작했다.

"아니오! 이럴때야 말로 꺼낼 수 있는 비장의 무기 임금님 게임! 하지만 재미와 공평성을 위해서 임금님을 뽑고, 사람이 진행하는게 아니라 명령표를 이미 만들어 왔으니 더욱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소!"

무엇이 다른걸까, 하고 보니 보통의 임금님 게임처럼 임금을 표시하는 색칠된 봉과 나머지 봉만 있는게 아니라, 그 봉들 말고도 명령표가 적힌 카드들이 있었다.

재미와 공평성 때문이라는데, 공평성은 대체 무슨 공평성을 말하는 거지?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을때, 흥미가 생겼는지 키리노와 쿠로네코도 카드들을 읽고 있었다.

"읏.. 뭐야 이거, 'X번이 임금님에게 진지한 얼굴로 좋아한다. 라고 말하기' 라니, 바보같아"

"..확실히 심각한건 없는데, 굉장히 창피한 카드는 많네."

"자자! 재미있을게 확실하니 걱정마시오! 그래봤자 임금님 게임이잖소!"

얼굴을 찡그리며 카드를 읽는 둘에게 사오리는 호쾌하게 말했고, 어찌되던 넷이 놀려고 모였으니, 쿠로네코와 키리노도 수긍하기 시작했다.

넷이 공평하게 봉을 뽑고, 처음 사오리가 처음 꺼낸 카드는 처음에 키리노가 말한 'X번이 임금님에게 진지한 얼굴로 좋아한다. 라고 말하기' 카드였다.

"자! 임금님이 2번에게 진지한 얼굴로 좋아한다 라고 말하면 되오!"

"카드에 적힌게 다르잖아. 괜찮은 거야?"

"같이 동봉된 룰북을 읽어주시길!"

룰북이라니.. 상자 구석에, 뱅글뱅글 안경 그림이 달려있는 조그마한 책을 집어들어 읽어보니 번호도 직접 지정하고, 임금님이 시민에게 하던 시민이 임금님에게 하던 카드를 뽑은자의 자유라는 것 같다.

제 멋대로구만, 임금님 게임 맞아? 뭐 임금님 게임이라는게 거의 쪽팔려 게임이랑도 비슷하니까 어쩔수는 없지, 그렇게 임금을 뽑은 나는 손을 들며 말했다.

"네네 내가 임금님입니다 2번은 누구야"

"..쳇"

키리노가 혀를 차며 봉을 내밀었다. 하필 너였나.. 뭐 그래도 임금님 게임이고, 놀려주는 의미도 있으니 진지하게 해볼까

나는 최대한 무게를 잡고 멋있는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면서, 키리노를 바라보며 말했다.

"좋아한다. 키리노"

"기분나빠"

대놓고 면전에서 기분나빠하는 키리노를 보며 '제길! 놀리지도 못하나!' 하면서 울분을 토하고 있으니, 쿠로네코가 키리노에게 말했다.

"부끄러워하긴, 너, 얼굴 빨간데 괜찮아?"

"하아? 너 눈은 정상인거야?"

평소대로의 신경전. 정말 이 둘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잘 다투는구나.. 그것도 사실 친하니까 장난치는 거지만.

그리고 다음 차례인 키리노가 똑같은 카드를 집어들며 말했다.

"3번이 임금님에게 진지한 얼굴로 좋아한다 라고 말하기"

아오 또 나야. 이번에 내가 걸린 직책은 3번 시민. 요번에는 임금님쪽이 먼저 나왔다.

"내가 임금님이야."

그리고 나는 역시나 놀려줄 의미로, 자기가 3번이라는걸 말하기 전에 바로 무게를 잡고 말했다.

"고코우. 좋아해"

쿠로네코는 잠시 눈이 커지더니,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자 역시 키리노가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어라아~? 나보고 얼굴이 빨갛다고 하시던 분이 홍당무가 되셨네~? 너 괜찮니?"

".. 시끄러워"

박자가 완벽하구만.. 그래도 요번에는 갑자기 기습을 해서 그런지 쿠로네코도 굉장히 당황한것 같다. 후후 이정도면 만족이라고. 충분히 놀려줬어. 사실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다시 봉을 무작위로 바꾸고, 고개를 푹 숙인채의 쿠로네코는 아무 카드나 잡아서 집어던지며 말했다.

"임금님이 1번에게"

쿠로네코도 카드에 적힌걸 못봤겠지만, 무슨 우연인지 이것 역시 아까 한 카드들과 같은 카드였고, 나는 1번이었다.

무슨 조작된거 아냐? 왜 나만걸려 이거. 창피해 죽겠구만

"네네 또 내가 1번이야"

이번에는 설마 사오린가, 하고 한숨을 쉬고 있었더니, 진짜로 사오리가 뒤통수를 긁으며 말했다

"소인이 임금이오. 핫하 이거 꽤 쑥쓰러운데 말입니다"

뭐 사오리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놀리려고 해도, 아무래도 사오리의 '케릭터' 로는 놀라지도 않을테니까.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있는데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사오리가 바로 안경을 벗고 반디나를 한쪽손가락으로 풀더니,

사오리 버지나가 아닌, 마키시마 사오리의 얼굴로 나에게 기습을 가했다.

"좋아해요. 쿄우스케 오라버니"

혹시나 모를까봐 말해두는데, 키가 180cm 라던가, 항상 오타쿠 패션이라던가, 빙글빙글 안경이라던가, 말투가 이상하다던가 그런 문제를 떠나서

사오리의 맨얼굴은 아이돌이나 모델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귀족 자녀처럼 고풍스러운 아름다운 여자다. 그런 여자가 불시에 이런 기습을 하니 제대로 있을리가 없지.

나는 얼굴이 시뻘게 지는걸 느끼며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제길 사오리녀석, 한방 먹었는걸. 당했잖아 이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옆에서 귀가 찢어질 정도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잠깐! 반칙이잖아! / 너..너 설마 너도!!"

쿠로네코가 이정도로 고음을 한건 처음이다. 이걸 소설로 쓴다면 느낌표가 두개쯤 붙을게 분명하다.

그러자 사오리는 다시 빙글빙글 안경과 반디나를 장착하며 말했다.

"우흥? '진지한 얼굴로' 니까 당연한거 아니오?"

사오리는 입을ω모양으로 하며 평소처럼 알수없는 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뭐가 불만인지 둘다 크가가가가가가- 같은 소리를 내고, 임금님 게임이 계속 진행됬다.

.. 얼마나 아수라장이 됬는지는 알수도 없을거야

그렇게 한참을 놀고 임금님 게임도 질려올쯤, 쿠로네코가 말했다.

"나도 가져온게 있으니까 보여줄게, 티비좀 쓸게"

가져온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서 티비에 연결하는 쿠로네코. 이거 왠지 저번 메이드 코스프레 사건때가 생각나는데...

그리고 화면에서 보이는 것은, 역시나 쿠로네코가 그린 만화였다. 제목은 벨페고르의 주박 2편. 진짜 속편을 만든거냐

"저번의 다음편이니까. 똑같이 진행할거야"

그리고 키리노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쿠로네코를 노려봤다. 그거야 당연하지. 키리노라는 이름의 케릭터가 겉으로는 자기 오빠를 싫어하면서 사실은 초 브라콘이다. 하는 설정이니까..

게다가 그 오빠는 눈치를 채긴 커녕 사이도 안좋으니까 말이야. 저 정도면 보통 다 눈치채지 않아? 아무리 케릭터 이름의 쿄우스케라고 해도 나는 저 정도로 둔감하진 않다고.

그리고 초반의 그 내용을 뺀다 해도 후의 내용은 확실히 암흑물질이었다. 쿠로네코가 모델이 분명한 케릭터는 타락천사고, 키리노가 모델이 분명한 케릭터는 천사인 우리엘.

게다가 마나미가 모델이 확실한 케릭터는 대악마인 벨페고르로 나타나고 1편이 종료됬었다.

"행여나 작가인 리노 선생님이 픽션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할거라고는 생각 안해"

"크윽..."

확실히 못을 박아두고 시작하는 쿠로네코에게 키리노는 선제공격을 당했다는 표정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다.

.. 그리고 만화의 내용은 더욱더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뭔가 알수없는 케릭터가 늘어났다. 뭔가 아야세가 모델인듯한 케릭터가 대악마 벨페고르의 부하로 나오기 시작하고 카나코가 모델이 분명한 케릭터는 우리엘과 벨페고르와 타락천사를 계속 방해한다.

무엇을 방해하느냐.. 하면 사실은 평범한 인간으로 보이던 ​쿄​우​스​케​(​케​릭​터​)​는​ 세계를 부술수도, 살릴수도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 힘을 노리는 벨페고르와 그 힘을 ​빼​앗​으​려​다​가 ​

사랑에 빠지게 된 타락천사와 천사와 제3 세력인 카나코와의 신경전으로 아침드라마 식으로 전개되는 카오스에, 나도 저번처럼 버티지 못하고 허벅지를 꼬집으며 인내할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아무래도 자기와 이름이 같은 케릭터가 나오는 아침드라마를 시청하는건 정신적으로 피로하다) 시간이 끝나게 됬다.

"다음은 3편에서. 종장이야"

"저 저주받을게 또 나온다고!? 장난해!?"

고운 얼굴이지만 이마에 잔뜩 주름을 잡고 인내하던 키리노가 폭발했다. 암암. 나도 요번에는 너를 응원한다 키리노! 쿠로네코의 저 야망을 중단시켜!

"다음에는 케릭터가 하나 더 추가될테니까."

"아오! 진짜!!"

쿠로네코의 말에, 키리노는 머리를 박박 긁으며 분노했다. 그럴만하지. 가뜩이나 알수없는 암흑인 내용에, 케릭터들도 다 어디서 본듯한 케릭턴데, 여기서 또 추가되다니.. 이번엔 사오리냐?

그렇게 놀고 쿠로네코의 아침드라마도 감상하고 시계를 보니 꽤나 시간이 많이 지났다. 이녀석들 슬슬 갈시간이지

"자 그럼 임금님 게임중에 한번도 못나온 이 카드로 마지막으로 한번 어떻소?"

그렇게 말하며 사오리가 꺼낸 카드는 '임금님이 쿄우스케씨와 손잡고 편의점에 가서 마실것 사오기' 사오리 너임마.. 불특정 다수가 즐기는 임금님 게임에 내 이름이 왜 정자로 박혀있는거야?

"게임이 아니라 벌칙이잖아 그건"

"뭐 하던 안하던 상관은 없지만.."

내 자유의사가 존중되지 못한건 하루이틀 일도 아니기에 이젠 놀라지도 않는것 같아. 내 인권은 어디간거야.

승낙이 떨어지자 사오리는 아까 했던 게임보다 통에 있는 봉을 요란하게 흔들며, 통을 내밀었다. 나를 제외한 다들 하나씩 뽑고나서, 살짝있는 침묵동안 꿀꺽 하고 침삼키는 소리가 났다.

"..내가 임금이네"

쿠로네코가 임금님. 나는 쿠로네코와 손잡고 요앞에 있는 편의점까지 가게 된다.

"아아 아쉽소! 소인은 많이 기대했는데 말이오"

"안걸려서 다행이네~ 이녀석이랑 손잡고 편의점이라니 생각만해도 소름끼쳐"

나도 너랑 손잡고 가기는 싫어 이녀석아. 친남매가 손잡고 편의점이라니 주위에서 어떻게 본다고 생각하는거야.

시간도 늦었고, 쿠로네코와 사오리가 귀가할 시간이 다가오니 나는 쿠로네코를 재촉했다.

"자 쿠로네코, 빨리 갔다 오자"

"그래. 선배"

먼저 손을 내민 나에게, 쿠로네코는 쭈뼛대며 손을 잡아왔다. 그리고 나가려고 하니 키리노가 뒤에서 말했다.

"닭살돋는 짓 하지말고 빨리 갔다와"

"나도 알아"

시간도 시간이니까 말이야.

그렇게 편의점에 가는데 쿠로네코도, 나도 한마디도 없이 어색한 침묵속에 걸어갔다. 시간도 꽤 늦어서, 통행인도 없으니까 쿠로네코에겐 다행이지. 이상한 소문이라도 퍼지면 안되니까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며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고​.​.​고​고​고​고​고​고​!​"​

응?

고개를 뒤로 돌리니 나의 친우의 여동생이자 부녀자. 폐녀자인 아카기 세나가 서있었다.

어버버버버. 하필 처음으로 마주친 사람이 ​이​녀​석​이​라​니​.​. ​

이쪽도 굳어있고, 저쪽도 굳어있고. 세나는 잠시동안 부들부들 떨더니

​"​배​신​자​!​!​!​!​!​!​!​!​!​!​!​!​!​!​!​!​!​!​!​!​!​!​!​!​!​!​!​!​!​"​

라고 외치고 전속력으로 뛰어갔다.

이거 또 터무니없는 오해가 생길것 ​같​은​데​.​.​. ​

그러자 그때까지 조용하던 쿠로네코가, 후후. 하고 웃더니, 나에게 말했다.

"자 선배, 저 여자가 왜 선배에게 배신자 라고 하고 뛰어갔을까?"

"음.. 잘 모르겠는데"

"둔감한 선배를 위해서 보기를 ​내​줄​게​. ​

1번. 저 여자는 당신을 좋아하는데, 다른 여자랑 있는걸 봐서 그랬다. 2번. 저 여자는 나를 좋아하는데, 남자랑 있는걸 봐서 그렇다. 3번. 저 여자는 선배와 자기 오빠가 사귀는 망상을 하다 여자랑 있는걸 봐서 그렇다"

갑자기 무슨 문제일까.. 그래도 보기가 있다면 답은 쉽다.

"아마 3번이겠지"

"정답이야"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쿠로네코는 후훗 하고 웃더니, 이내 다시 말했다.

"그럼 다음 문제야. 나는 선배를 어떻게 생각할까?

1번. 나는 선배를 이성으로서 좋아한다. 2번. 나는 선배를 단순히 아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3번. 나는 선배를 정말로 싫어한다."

​"​무​슨​말​을​.​.​" ​

나는 자연스럽게 걸음이 멈춰지고 쿠로네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쿠로네코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럼 이건 어때? 선배의 동생은 선배를 어떻게 생각할까?

1번. 그 여자는 선배를 이성으로서 좋아한다. 2번. 그 여자는 선배를 가족으로서 좋아한다. 3번. 그 여자는 선배를 정말로 싫어한다"

솔직히 이 문제보다, 저번 문제 때문에 머리가 혼란스럽지만, 요번 문제는 답이 빠르게 나왔다.

"그거야 이건 당연히"

"잠깐"

쿠로네코는 내 말을 자르며, 어느때보다 결의가 담긴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그건 나에게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 반칙이 되버리니까."

"반칙?"

"그래. 심각한 룰 위반이야."

뭔가 또 알수없는 말. 언제나 쿠로네코는, 내가 알기힘든 말을 한다. 하지만 저번에도 말했지만 쿠로네코는 사람을 잘 살피기 때문에 무시할 수는 없다.

그리고, 쿠로네코는 가만히 있는 나를 두고 앞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기한도 없고, 보상도 없고, 맞출 필요도 없는 단순한 문제야. 심심할때 생각해보도록 해"

나를 두고 가는 쿠로네코를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쫓아가서 정확히 코우사카 가에 도착하게 됬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사오리와 쿠로네코가 귀가하는게 신경 쓰였지만, 사오리가 책임지고 쿠로네코를 데려다 주겠다고 하기에, 배웅은 못하게 됬다.

쿠로네코도 걱정이지만 너도 걱정이라고. 일단은 여자잖아.

그렇게, 떠들석한 주말도 끝을 맞이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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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족으로 아무생각없이 쓴 글에, 뒷부분을 바라는 분이 계실줄은 몰랐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요번 한달동안 훈련소에 갔다 와서 연재가 늦어지게 됬습니다 죄송합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뭔가 케릭터 하나가 안나오는거는 기분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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