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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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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4화


"키리린씨, 일단 팬션부터 구경하지 않겠소이까?"

사오리는 고개를 돌려 뒤에서 낑낑대는 나를 보더니, 당장이라도 바다에 돌진할것 같은 키리노를 말려줬다.

"아 응, 그래!"

길도 모르면서 앞장서는 키리노를 사오리가 말리지 않는것을 보면, 아무래도 방향은 저쪽인것 같다. 그 후 사오리는 내가 들고있는 자신의 짐을 들어줬다.

"고마워 사오리. 덕분에 살았다."

"에이에이 무슨 말씀을~"

그리고 사오리와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인지, 쿠로네코가 걸음을 늦춰 우리에게 맞추자, 혼자 뻘쭘하게 앞장서던 키리노도 심심한지 걸음을 맞춰, 네명이 나란히 걷는 모습이 됬다.

"뭐 나까지 초대해줘서 고마워."

사오리가 우연히 바다에 있는 팬션의 이용권을 구하게 되서, 키리노와 쿠로네코에게 권유했을거다. 여자 셋끼리 놀려고 하는거에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왔으니, 사오리와 쿠로네코도 확실히 불편하겠지.

아무리 보호자 입장이라고 해도, 사실 나이차이도 얼마 나지 않고 말이야. 키리노는 그저 짐꾼이 ​필​요​했​을​테​고​. ​

"오야오야~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오 쿄우스케씨. '오타쿠 소녀 모여라의 다과회' 정규 멤버는 쿄우스케씨까지 포함해서 네명이오! 항상 넷이서 같이 놀고, 이벤트도 준비하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쿄우스케씨가 빠진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균열이 생기는 것이오!"

"너..."

솔직히 약간 미움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오리는 진지한 얼굴로 나를 두둔해줬다. 좋은 녀석인건 알았지만 나한테도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주다니, 진짜 눈물이 나올정도네.

사오리가 말한대로, 처음에는 키리노 녀석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어울렸지만, 이제는 나도 이녀석들은 정말 소중한 친구다. 결국엔, 나도 이 모임의 일원으로 소속감 까지 느끼니까.

"난 소녀는 아니지만 말이지."

"하하~ 마음만은 소녀. 로 타협하지 않겠소?"

"할리가 있냐. 난 100% 노멀이다."

그리고 사오리는 고개를 숙여서 나에게만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리고 쿠로네코와 키리린씨도 쿄우스케씨가 승낙하지 않으셨으면 두분다 안왔을것이오."

"그럴리가 있냐. 오히려 여자 셋이 노는데 남자가 껴있으면 불편하지 않아?"

"쿄우스케씨는 정말로 소녀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오..."

"???"

키리노와 쿠로네코는 또 평소처럼 잡담이나 하고 떠들고 있고, 나와 사오리가 거기까지 말하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자 이곳이올시다!"

엄청나게 고급스러운 목제팬션이었다. 다같이 들어가서 내부를 둘러봐도 마찬가지. 화장실도 두개나 되고, 소파, 침대 등 갖은 다른 물품들도 전부 ​고​급​스​러​웠​다​. ​

"우와..."  그저 감탄사만 내뱉는 나와.

"완전 장난아니야!"  꺄꺄 대면서 돌아다니는 키리노와

"당신.. 정말 정체가 뭐야?"  ​어​처​구​니​ 없어 하는 쿠로네코가 있었다.

물론 사오리는 입을 ω 이렇게 하고 '우후후후후!' 하고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 짐을 두고, 화장실에서 먼저 수영복을 갈아입은 나는 여자들에게 쫓겨나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한적한 해변가에서 빌린 파라솔과, 가져온 돗자리를 적당한 자리에 깔고 앉아 있었다.

뭐, 관심도 없겠지만 내 수영복은 작년에 삿던 사각 수영복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판의 챡 달라붙는 수영복은 좀 많이 부담스러워서, 그냥 넉넉한 트렁크 같은 수영복이다.

수영복 하니까 그러는데 그 녀석들의 수영복. 솔직히 말하면 기대된다.

..... 그거야 남자니까 당연한거지. 게다가 저 녀석들, 누가 뭐래도 엄청나게 미인들이고. 참고로 여동생 수영복은 노카운트다.

그렇게 어느정도 기다리자 녀석들이 등장했다. 셋이서 뭐라고 즐겁게 떠들면서 걸어오는 녀석들은, 지나가는대로 해변가에 있는 남자들이 전부 고개를 돌릴 정도로 화려했다.

"......"

무심코 숨을 삼켰다. 키리노는 노란색의 일반적인 비키니. 중학생 주제에 엄청 대담한걸 입는다... 어느정도 상상은 됬었지만, 독자모델이자 육상부 에이스인 키리노는 나올곳 나오고, 들어갈곳은 들어간 균형잡힌 몸매라 절대 중학생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떠들면서 몸들 돌린 키리노를 보니, 등쪽과 목 윗쪽으로 올린 끈이 리본모양으로 묶여 있고, 아래쪽 수영복의 옆쪽에도 끈이 묶여인듯한 리본이 있다. 아마 그냥 달려있는 폼이겠지만. 게다가 왼쪽 손목에는 평소에 하던 초록색의 악세사리가 달려있다.

그런 키리노와 뭐라고 떠들면서 오는 쿠로네코는 검은색 투 피스 수영복. 하지만 키리노와 비교하면 약간 아이스러운, 귀여운 수영복이었다. 보통의 가슴에서 목 뒤로 돌려 묶는 끈이 없고, 끈대신 비교적 넓은 천으로 겨드랑이 아래서 뒤쪽으로 묶어있었다. 보는 입장에서는 흘러내리지 않을까 하는 아슬아슬한 수영복이지만, 아무래도 여자 수영복에는 여러가지 안전장치가 있어 그런 일은 없다고 한다.

아래쪽은 프릴이 달려있는 검은색의 짧은 미니스커트. 그냥의 미니스커트와 수영복의 미니스커트는 뭐랄까.. 정말 느낌이 다르구나. 비키니의 노출도를 생각하면, 수영복의 미니스커트는 야하기는 커녕 오히려 귀여워보인다.

그리고 키리노와 쿠로네코가 사오리에게 뭐라뭐라 하고 있어서, 장난치며 받아치고 있는 사오리는 역시나.. 몸매만으로 치면 홍일점이었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파란색이 아닌 하얀색의 비키니. 아래쪽 수영복 말고도 오른쪽으로 허리에서 묶은 천이, 한쪽 다리만을 무릎 위까지 가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슴이... 키리노도 평균이상인데, 뭐랄까. ​거​대​했​다​. ​

키리노의 말을 빌리면 '반칙' 이고 쿠로네코의 말을 빌리면 '룰 위반'이다.

180cm 의 장신에 그런 하이퍼병기를 달고있는 사오리는 마치 서양의 유명모델 같은 아우라를 풍겼지만. 그 모든 포인트를 깍아내리는 단 하나의 단점이 있으니

"바다에 까지 와서 뱅글뱅글 안경이냐..."

사오리 버지나 뱅글뱅글 안경 본체설이 유력하다.

여자 셋은, 재잘거리며 다가와 내가 잡아놓은 자리까지 도착하자 먼저 사오리가 말했다.

"어떻소? 우리들의 수영복! 비술! 뇌살권!"

뭐라고 할까.. 남자의 로망 덩어리의 몸매를 가진 여자가, 뱅글뱅글 안경을 쓰고 (다행히도 반디나는 없다) 뇌살이나 비술 같은 단어를 입에 담는걸 보니 무지하게 슬퍼졌다.

"뭘 바보같이 멍하게 있어?"

비교적 당당한 키리노와 부끄러운듯 양팔을 살짝 꼬아 몸앞을 가리고 있는 쿠로네코의 시선을 보건데, 나의 (구체적으로 남자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것 같다.

"아아. 셋다 정말로 잘어울려."

"무슨 바보같은 소리를..."

내가 그렇게 말하자 부끄러워하는 쿠로네코와 대조적으로 키리노는 가뜩이나 야한 수영복인데도 불구하고 가슴을 피며 자랑했다.

"헤헤, 사오리는 그렇다 쳐도 누가 고른 수영복인데!"

그러면서 키리노의 시선을 보니, 설마..

"너, 쿠로네코의 수영복도 골라준거야?"

"응. 어때? 약간 애들거같지만, 이녀석도 외모는 귀여우니까. 가만히 내비두면 또 이상한 고스로리 같은 수영복을 입고올게 뻔하니까, 적당히 타협했다고 할까?"

아래쪽의 그 프릴이 타협한거구나. 그러자 아직도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간 쿠로네코가 쭈뼛쭈뼛 말을 걸어왔다.

​"​.​.​.​안​이​상​해​?​"​

"이상하긴, 굉장히 귀여워."

내가 솔직하게 말하자, 쿠로네코는 깜짝 놀란듯 하더니 대답했다.

"...응."

가뜩이나 부끄럼 많은 녀석인데 수영복을 입어 더 부끄러워 그런지, 수줍어하는 쿠로네코는 평소보다도 귀여웠다.

"저는저는? 저는 어떻소이까?"

기대하는듯 대답을 재촉하는 사오리에게, 나는 정말 솔직하게 대답했다.

"너는 제발 안경좀 벗어라."

"우우.. 쿄우스케씨! 안경패치 주제에 너무하오!"

"안경패치라니 너 임마.."

그런 바보짓을 옆에서 지켜보던 키리노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그건 그렇고 너.. 정말 동양인 맞아? 아니면 혹시 하프?"

갑자기 무슨소리를 하나 하고 키리노의 시선을 쫓아가니, 사오리의 하이퍼병기가 있었다.

"서, 선배 어딜 보는거야!"

"응 아 미안!"

응? 근데 왜 쿠로네코한테 사과를 해야되는거지...

"뭐 그쯤하고, 오래비 이것좀 불어줘."

그러면서 키리노가 던져주는 비치볼을 받아, 아무말 없이 불기 시작했다. 절대 내가 여동생에 약한건 아니다. 정말 오랜만에, 명령조가 아닌 부탁조를 들어서 기분이 좋은것 뿐이니까. 그렇게 비치볼을 빵빵하게 불었을 때엔 이미 체력이 다 빠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치볼을 던져주자, 여자 셋은 해변가 바다에서 즐겁게 놀고 있었다. 나는 지치기도 했고, 잠시 그늘에 앉아서 미인 셋이 (여동생은 노카운트다) 꺄르륵 대면서 비치볼을 가지고 노는걸 보니, 이러니 저러니 해도 눈보양이 되긴 되는구나...

그렇게 얼마쯤 지켜보다가, 키리노가 비치볼에 강 스파이크를 넣자 공이 옆쪽으로 크게 날아갔다.

"오이~ 쿄우스케씨~ 공좀 주워주시오~"

"가져오면 껴줄테니까~"

하아.. 정말 그냥 심부름꾼이구만. 나는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공을 따라갔다. 절대 키리노가 껴준다고 해서 가져가는건 아니야.

공까지 근처에 가자, 금발의 귀여운 여자애가 공을 주워서 주인을 찾는지 두리번대고 ​있​었​다​. ​

"아아 고맙..."

그 뒷모습에 가까이 가서 인사를 하려고 하니, 그 금발의 여자애는 고개를 돌려 나의 얼굴을 봤다.

"어? 매니져?"

엥?

"브,브리짓? 브리짓이야?"

"네. 반가워요 매니져!"

공을 안은 상태에서 방긋 웃으며 대답하는 브리짓. 여담으로, 브리짓은 하얀색의, 마치 테니스선수들이 입는 운동복같은 원피스형의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하늘거리는 짧은 흰색 치마의 옆쪽에는, 마치 접혀있는듯한 주름이 있었다. 귀엽구만..

"브리짓이 바다에 어쩐일이야? 혹시 여기 촬영있어?"

"아뇨, 사무소에서 아는 언니가 '다같이 바다나 놀러가지 않을래?' 라고 권유를 해줘서 오게 됬어요."

​설​마​.​.​.​.​.​.​.​.​.​.​.​.​.​.​.​.​.​.​.​.​.​.​.​.​.​.​.​.​.​.​.​.​.​.​.​.​.​.​.​.​.​.​.​.​.​.​.​

나는 분명히 말해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필사적으로 질문했다. 아마 브리짓이 보건데 얼굴도 ​창​백​할​거​다​. ​

"혹시 그 언니.. 라는 사람. 어떤 사람이야?"

"굉장히 친절하고.. 미인에다가.. 정말 친언니 같아요."

"...화내면 엄청 무섭고?"

"우음... 화 내는건 잘 못봐서... 그래도 좀 엄해요."

"혹시 얼굴 위쪽이 어두워지면서 공허한 눈빛이 엄청나게 무서운?"

"네?"

고개를 갸웃하며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브리짓에게, 음.. 이것만은 최후의 수단이었지만.

"'다크위치 타나토스 EX 에로스 모드'의 코스프레가 굉장히 잘 어울릴것 같은 언니?"

브리짓은 아주 잠시 상상하다는 듯 하더니 그때서야 깨달았다는 듯 밝은 얼굴로 말했다.

"아! 정말이네요!"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얼른 이곳에서 탈출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등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공허한 눈빛의 다크위치라구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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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건 절단신공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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