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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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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코믹! 2화


여름방학이 되고나서, 우리는 꽤나 자주 모여서 서로의 작품을 평가하고, 보완하며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오늘은 그것의 중간점검.

키리노와 쿠로네코가 개인용 노트북이 있는건 알았고, 뭐 당연하게도 사오리도 노트북이 있으므로, 내 방에서 탁자를 피고 작업중이었다.

시간을 떼운다고 해도 나를 제외한 다른 인원들은 작품제작에 바쁘지만. 그냥 가만히 있기에도 뻘쭘하기에 내가 자진해서 선택한 일은, 키리노의 소설과 쿠로네코의 단편만화를 보고 감상평을 말해주는 정도였다.

"말은 그렇게 했는데... 다 보긴 했지만 나도 마스케라에 대해는 잘 모른다구? 그런 내가 이러니 저러니 말 해도 괜찮을까?"

나는 일단 쿠로네코가 시험작으로 인쇄해둔 단편만화의 테스트용을 감상중이었다. 뭐 그리고 이 질문은 당연하게도 우리 써클. 신성흑묘기사단의 단장에게 물어본것이다. 우리의 단장. 쿠로네코는 타블렛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계속 하면서 말했다.

"그 정도 어중간하게 아는 사람이 봐서 재밌으면 그거로 된거야."

"으음.."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정말 아는게 없다니까. 마스케라의 애니라고 해도 자세한 설정설명같은건 그리 많지도 않고. 정말 마스케라를 좋아하시면 설정은 알아서 찾아보세요. 이런 느낌이었다고.

아직 완성된건 아니지만, 쿠로네코의 만화를 보니 그림체는 확실히 옛날보다 더 좋아졌다. 분명 쿠로네코의 그림을 처음 본게... 그 벨페고르의 주박 1편 때였나. 그때랑 비교해도 전체적으로 뾰족뾰족하고 팔다리가 지나치게 긴것같은 케릭터들은, 조금은 둥글둥글 해지면서 인체의 비율이 꽤나 그럴듯하게 맞았다.

세나와 함께 만든 '강욕의 미궁'의 그림도 꽤나 좋은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도 더 좋아졌네. 그거 말고는...

"진짜... 이 음침한 스토리는 어떻게 안돼냐? 보는 내가 다 우울해진다 야.. 아직 엔딩은 안봤지만 이거 뭐 둘다 죽을것 같은데."

"그게 내가 그리고 싶은거니까. 그리고 엔딩은 싯코쿠와 퀸오브나이트메어가 서로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어둠보다 더 깊은 지옥에서 영원히 타죽는 엔딩이야."

"상상한거보다 지독해!"

뭐 저번에도 이런 대화, 했었던것 같지만. 확실히 쿠로네코는 자신의 창작활동을 자기만족 100%의 취미라고 했으니까. 이 이상 왈가왈부 하는건 쓸데없겠지.

"그래서? 그거 말고 감상은?"

"응? 아 일단 그림체가 둥글둥글 해진게 훨씬 보기 좋고 느낌도 좋아. 스토리도 확실히 재밌기야 한데. 나로서는 이런 음침한 분위기는 힘들다..."

"그거면 됬어."

혹시나 했는데 스토리는 고사하고 엔딩이라도 좀만 밝게 바꿔줬으면 싶었지만 아무래도 쿠로네코는 한발자국도 양보할 생각은 없나보다. 뭐 그래도 이대로 그림을 완성시킨다면 나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만화가 될것 같다.

쿠로네코의 단편만화를 다 본 나는 이번에는 키리노가 인쇄해온. 키리노의 소설의 앞부분을 읽기 ​시​작​했​다​. ​

"으음...."

보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읽어서 신경이 쓰이는지 키리노는 노트북의 키보드를 경쾌하게 두드리면서도 시선은 힐끔힐끔 나를 쳐다봤다.

키리노의 예전 소설. '여동생의 하늘'은 나도 읽었지만.. 뭐 재미있어서 읽은건 아니고, 키리노 때문에 출판사에 가게 될 일이 있었을때, 키리노가 아직 공개 안한 후속편을 보고 겸사겸사 어쩔 수 없이 보게 됬지만...

그 소설은 휴대폰소설이라는 장르와, 여중생들이 읽을법한 그.. 이모티콘이 잔뜩 들어있고 불치병이 갑자기 낫는다던가 하는 소설이라. 솔직히 내용을 이해하기는 커녕 엄청나게 거북스러웠던 소설이었다.

그래서 처음은 설마 마스케라도 그런식으로 나올까 걱정했지만 (와 싯코쿠 따앙 ^0^ 하는건 좀..) 기우로 끝났다. 키리노는 그런 소설도 그렇지만, 이런 일반적인 평범한 소설도 꽤나 그럴듯하게 쓸 수 있었다.

기본 틀은 마스케라지만, 쿠로네코가 처음 써서 키리노에게 보여준 소설의 오리지널 케릭터인 리노도 등장한다. (분명 키리노가 모델) 쿠로네코가 쓴거에는 주인공의 매료에 걸려서 성노예가 됬었던듯 하지만..

쿠로네코가 썻던 소설과 비교하면 확실한건 독자 입장에서는 정말 읽기 쉬워졌다. 키리노가 쿠로네코의 소설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의미를 모르겠는 어려운 한자같은건 없어지고, 자작설정도 거의 없다싶히 해서 따로 설정집을 읽어봐야한다던가 그런 문제는 없어졌다. 다만..

"어이 키리노. 이거 그.. 너무 분위기가 밝지 않냐?"

"에에? 어디가?"

"그냥 전체적으로 러브코믹물 같은데."

대충 줄거리는 이렇다. 원작 (쿠로네코가 썻던 소설) 에서 등장하는 리노가 어떻게 하다보니 싯코쿠와 친해지고 자신의 적인 퀸오브나이트메어를 쓰러트리기 위해 움직이는 싯코쿠를 리노란 케릭터가 같이 행동하면서 어떨때는 ​동​료​처​럼​,​연​인​처​럼​,​가​족​처​럼​ 서포트를 해주며 싸워나간다.

마스케라의 음침한 설정과 반드시 필요한 무거운 설정과 분위기는 전투시나 주인공의 위급시는 필요적절하게 등장해서 좋지만, 전투시가 아닌 싯코쿠와 리노의 일상은 거의 러브코믹물에 가깝다. 적인 퀸오브나이트메어는 닭 쫓던 개가 지붕보듯이 하는 상황이 많다.

"원래 그런 의도로 썻는데?"

"그, 그러냐?"

뭐냐 이 작품의 갭.. 같은 써클이 만들었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차이가 심하다. 마스케라의 원작이 원래 전체적으로 음침한 스토리긴 하지만 쿠로네코의 단편만화는 그것보다 훨씬 더 음침하고, 키리노의 소설은 그것보다 훨씬 ​화​기​애​애​하​다​. ​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원작과 저 정도로 차이가 있다고 하면 위험한거 아닐까.. 아직 완성이 안된 소설이지만, 지금까지의 분위기만 보면 엔딩은 물어볼것도 없어 보였다. 싯코쿠가 리노랑 잘되겠구만.

"음.. 분위기가 비교적 밝아서 재밌기야 한데, 이렇게 작품끼리 분위기 차이가 나도 괜찮냐 이거?"

"흔히 말해 갭 모에가 된다오!"

"그거,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닐텐데."

여태까지 묵묵히 타블렛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사오리는 그런 말을 하며 끼어들었다.

"우우.. 처음의 속이기 쉬운 쿄우스케씨가 그립습니다... 소인, 이제 어엿한 오타쿠가 된 쿄우스케씨에게 더이상 가르칠게 없소이다."

과장되게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션을 보이는 사오리에게 예전처럼 '난 오타쿠가 아니라고!' 하는 반론도 하지 못한체 뻘쭘하게 웃고 있으니, 사오리의 일러스트가 완성된듯 했다.

"으음! 첫번째 일러스트 완성되었소!"

사오리의 말에 쿠로네코와 키리노도 작업을 멈추고 '어디 어디' 하면서 사오리의 노트북을 보러 돌아왔다.

"대단한데 너!"

"솔직히 놀랐어. 이런 느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니."

"헷헤~ 소인 꽤나 자신작이라오!"

나는 사오리의 맞은편쪽 탁자에 있었기에 사오리쪽으로 돌아가는데 가장 시간이 많이 걸렸다. 키리노와 쿠로네코의 감상을 들으면서 돌아가서 보니, 생각보다 대단했다.

동인 서클팀의 일러스트 라길래, 당연히 코가 없고 눈이 큰 미소녀틱한 그림인줄 알았더니 전체적으로 어두운 배경에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색체의 그림이었다.

싯코쿠와 퀸오브나이트메어가 서로 등을 맞대고 하늘을 보고 있는 그림인데, 표정도 꽤나 사실적이었다. 그 뭐라고 해야되나, 무슨 옛날 고성에 있는 초상화 같은 느낌 정도로 알아들을 수 있으려나?

"이거 다크호스는 사오리였나."

"이야~ 그렇게 칭찬하셔도 나오는건 하나도 없소이다."

내 솔직한 대답에도 자랑하지 않는 사오리는 그래도 기뻐보였다. 처음에는 그렇게 자신 없는듯이 말했었지만 막상 그리고 나니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을 느꼈겠지. 그 정도로 퀄리티가 높은 그림이었다.

"그래서 당신, 이런거 몇장이나 더 그리려고 생각해?"

사오리는 그렇게 묻는 쿠로네코의 말에 흠흠. 하면서 생각하는듯 하더니

"많아봤자 2~3장 일것 같소이다."

"응. 부탁해. 기대하고 있을게."

쿠로네코의 물음에 씨익 웃으며 힘들었는지 양팔을 올려 기지개를 피는듯한 사오리. 그리고 그 그림을 아직도 신기하다는듯이 보던 키리노가 말했다.

"이건 어떤 내용의 일러스트야?"

"딱히 내용은 없소이다만.. 음.. 저번에 쿠로네코씨가 쓰신 소설의 한장면으로 볼수있소이다."

"흐응..그래?"

일러스트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지, 키리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사오리의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그럼 이번에는 내 소설에서 나오는 장면 그려주지 않을래?"

"키리린씨의 소설 말씀입니까?"

"응. 이 부분"

그런 말을 하며 키리노는 내가 봤었던 자신의 소설의 앞부분을 사오리에게 넘겨주자, 사오리는 호오호오. 같은 효과음을 넣으면서 키리노가 가르쳐준 부분을 보고 있었다.

"케릭터 리노 입니까... 맡겨만 주시오 키리린씨! 오리지널 케릭터라고 해도 매력적인 케릭터의 외형을 정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소이다."

"정말? 고마워 사오리!"

다른 사람이 자기가 쓰는 소설의 삽화를 그려주는건가.. 꽤나 기쁘겠구만. 확실히 키리노는 완전 밝은 미소를 보이며 솔직하게도 감사를 표했다.

"아 그러고 보니 쿄우스케씨."

"응?"

방금 그림 하나를 완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작품에 착수하려는 건지 타블렛을 들은 사오리는 나에게 말했다.

"쿄우스케씨의 코스프레 촬영장. 완성됬소이다. 언제든지 촬영 가능합니다."

"그래? 음.."

촬영장 이라는건 그렇게 거창한건 아니고, 쿠로네코의 제안으로 코스프레 코너에 들어가는 코스프레 사진을 어디서 찍느냐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사오리가 아는 지인의 연줄을 통해 자신의 집에 촬영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보겠다고 제안했다.

꽤나 많은걸 사오리에게 의존하는것 같지만. 사오리는 오히려 '제가 즐거운거니까 괜찮소!' 라며 쿨하게 일을 진행. 드디어 사진을 찍을 환경이 완성됬다는 것이다.

"나야 언제나 괜찮긴 한데, 쿠로네코는 언제쯤 시간나?"

내가 혼자 촬영 하는게 아니라, 마스케라의 싯코쿠의 코스프레니 퀸오브나이트메어 역의 쿠로네코와 같이 촬영하게 됬다. 쿠로네코는 남자 한명의 코스프레 코너는 좀 그렇다. 라는 식으로 말했지만 나를 걱정해주기도 했겠지. 그래서 쿠로네코가 시간이 날때 같이 가서 촬영하는게 된다.

"내일 당장이라도, 괜찮아."

"그럼 내일로 결정인가."

"므..."

그런 회화속에, 키리노가 왠지 기분이 나쁜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야? 키리린씨 왜 그러십니까?"

"뭐야! 나만 따돌리는것 같잖아!"

당연하게도, 쿠로네코와 내가 코스프레 촬영을 하고, 촬영장은 사오리의 집이니 촬영때는 키리노만 빠지게 된다.

"딱히 오지 말라고 한적은 없지만.. 당신 시간 괜찮아?"

"키리린씨도 괜찮다면 환영이오!"

방학이 되어서도 독자모델 촬영이나 육상의 연습은 계속하면서도 써클의 준비까지 하는 키리노기에, 사오리와 쿠로네코는 그점을 생각해준거겠지.

"없어도 만들테니까, 나도 따라갈거야!"

그렇게 다시한번, 모두와 같이 사오리의 집에 찾아가게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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