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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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틀 후.
학교가 끝나자 마자, 우리는 아키하바라에 집결했다.
"너, 그 차림으로 괜찮냐?"
"아마… 괜찮을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말하는 사오라의 복장은 드레스였다.
아키하바라는 커녕, 이곳이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어색하게 밖에 느껴지지 않는 드레스.
마치 만화나 소설에서나 볼법한, 귀족이 여는 파티에서나 입을 법한 드레스였다.
그렇다고 웨딩 드레스처럼 그렇게 긴 것도 아니고, 악세사리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청초한 이미지의 푸른색 드레스. 무릎 아래까지 딱 오는 길이다. 청초하지만 딱 하나 화려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왼쪽 가슴에 있는, 같은 색의 푸른색의 장미.
하지만 어디까지나 '만화나 소설에서 볼법한' 화려한 드레스와 비교해서 청초하다는 것이지, 일반인. 적어도 내가 보기엔 진짜 무슨 촬영 나온것 같다… 영화에서 아가씨들이 착용하는 팔꿈치까지 올라오는 하얀색 면장갑. 실제로 보긴 처음이라고.
원래 원본이 슈퍼모델급인 사오리지만 이런 복장까지 입으니 정말로 무슨 오스카 시상식에 올라가는 유명배우 같았다.
"…미스매치도 이 정도면 오히려 코스프레라고 여겨지겠네"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는 쿠로네코의 복장은 오랜만에 보는 퀸 오브 나이트메어의 코스프레.
지금 여기 있는 네명 중에서는 가장 장소랑 잘 어울리는 의복이다.
"잘어울리니까 괜찮지 않아? 그것보다 약혼예정 상대랑 만나는 장소가 어째서 아키하바라?"
키리노는 역시 모델이라 옷에 관심이 많은지, 사오리의 드레스를 눈을 반짝이며 구경하면서 말했다.
"상대 남성분이 지정하셨어요"
그러자 키리노는 순간 똥씹은 표정이 되더니
"켁. 설마 전형적인, 기분나쁜 오타쿠는 아니겠지?"
너가 그런말 하기냐? 아, 전형적이지는 않구나.
"아, 아니에요. 저를 배려해주셔서 그렇다고 할까… 처음 맞선장소에 '그 차림' 으로 나갔었거든요"
"…확실히 졸도했다고 그러지 않았냐?"
당연히 엄청난 트라우마가 되어서 여성공포증이라도 빠지는게 아닐까, 하고 분명 이름도 모르는 남자를 걱정한 기억이 있는데.
내 물음에 사오리는 그 흰 장갑을 낀 가는 손가락으로 멋쩍게 얼굴을 긁으며 (저런 만화에서나 볼법한 장갑의 명칭을 내가 알고 있을 리가 있냐?)
"네…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 때문에 저에게 흥미가 더 생기신거 같지만요…"
"취향 진짜 독특한 녀석이구만…"
"그것보다도,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어"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한번에 침묵시킬 정도의 단호함을 가진 쿠로네코의 목소리에, 우리 모두의 이목이 집중됬다.
"사오리 당신. 이 약혼 안하겠다는 이유가 뭐야?"
"저는 아직 어리니깐요. 학교도 졸업하지 않았는데 약혼이니 결혼이니 하는 이야기는 저에게는 너무 빠른것 같아요"
"정말 그거뿐이야? 맹세할 수 있어?"
거의 죄인을 추궁하는 듯한 단도직입적인 말투. 게다가 말투나 음색에도 가시가 돋힌듯한 쿠로네코의 말은 절대 듣기 편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쿠로네코. 사오리한테는 중요한 이야기일텐데 그런 말투는 좀 그렇지 않아?"
나의 말에 쿠로네코는 흠칫. 하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미안…"
사오리는 솔직하게 사과하는 쿠로네코에게 조용히 다가가. 그 손을 다정하게 잡고 말했다.
"괜찮아요 쿠로네코씨. 쿠로네코씨가 걱정하는 그런건 아니니까요"
난 종교같은건 믿지 않지만, 만약 성모 마리아가 사오리 같은 사람이었으면 믿어도 좋을것 같다. 머리 위에서 후광이 나올 기세라고.
"그것보다 너희 토요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이녀석말이야. 아키하바라에서 에로책 들고 있는 상태로 경찰한테 잡혔다니까"
"야,야임마 키리노!?"
뜬금없이 이 타이밍에 뭔소리여!?
"저녀석 전화로 전화가 와서 급하게 가보니까 경찰한테 "그러니까 저는 스토커 같은게 아니라!!" 하는데 풉… 다시 생각해도 걸작이라니까!"
"………"
이녀석 설마, 자기 나름대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하는건가? 근데 거기에 쓰이는 소재가 나라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게 없다.
"……그것보다 슬슬 가봐야 하지 않아?"
쿠로네코는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사오리의 손을 살며시 놓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뭐라고 할까, 쿠로네코의 표정은 정말 말로는 형용하기는 힘든, 무언가 묘한 표정이었다.
"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잘부탁드려요 여러분"
"오우, 가서 대기해라"
사오리를 약속장소에 보낸 뒤 우리는 그 사오리를 미행했다. 그 남자에겐 미안하지만, 사오리가 싫다는데 어쩌겠냐.
"근데,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거냐?"
"흐흥,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 남자가 사오리한테 정이 떨어지면 되는거 아냐?"
가슴을 피고 자랑스럽게 대답하는 키리노의 작전은 잠시 후. 약속장소인 아키하바라의 야외카페에 상대인 남자가 도착하고 바로 볼 수 있었다.
"아니아니, 이거 사오리 버지나 공이 아니오!?"
"…………………"
"…………………………"
엄청나게 평범한, 산악용 가방에 둥글게 말려 꽃혀있는 메루루 포스터. 파란색 체크무늬 남방을 청바지 안에 쑤셔넣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뱅글뱅글 안경.
사오리가 '리더쉽 있는 활발한 오타쿠'를 연기하기 위한 케릭터. 일반인에게는, 그냥 '오타쿠' 라고 생각만 해도 생각나는 그 복장을 한채, 약혼상대의 남자 앞에서 사오리에게 친한척 말을 거는 인물은 나의 여동생이었다.
"선배… 저, 저거…"
"…………………"
매일 다같이 아키하바라에 올때마다 쿠로네코는 키리노의 옷차림을 지적했었다. '아키하바라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패션을 하니 당신이 스윗트녀라고 하는거야' 라면서 말이야.
결국 그 쿠로네코도 키리노의 끈질긴 권유로 인해 여러종류의 화려한 옷을 입게 됬지만…
"제대로 TPO 분간한 패션인데"
"그, 그렇지만!"
스타일 좋게 자르고 라이트 브라운으로 염색까지 한, '잘 노는 여자' 같은 헤어스타일로 저런 오타쿠패션을 소화해내다니 역시 현직 모델! 아, 이게 아닌데…
"아, 그, 저, 키, 키리노씨…?"
그 아가씨 모드인 사오리조차 입을 뻐끔뻐끔 벌리며 당황해 하고 있을 정도였다.
"으음!? 버지나 공, 키리노라니 너무하오! 본인의 이름은 키리노☆메루룽! 메루룽으로 부르시지 않았소이까!"
…지금 봤는데, 목에다가 집채만한 카메라까지 매고 있었다. 언제 가져온거야 대체!?
"크,크윽…"
내 여동생이 저렇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기가 힘든 나는 이를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
그거보다 키리노 녀석, 자기는 죽어도 '기분나쁜 오타쿠'는 아니라고 하더니, 이건 연기니까 괜찮다 이거냐!?
나는 여태까지 무엇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노력을 한거야 대체…
"서,선배…?"
"아…………미안. 잠시 인생의 쓴맛을 느끼고 있었어"
다시 잔혹한 현실로 돌아왔다.
가족인 나조차도 이런 느낌이니, 분명 저 남자가 보는 키리노의 인상은 분명 최악. 그 키리노와 친구인 사오리에게도 정나미가 떨어질것이라는 작전인것 같다.
남자는 사오리와 같이 굉장히 당황해 하던것 같더니, 이내 평정을 찾았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갑습니다. 저는 사쿠라이 사토시라고 합니다. 마키시마양의 친구분이십니까? 괜찮으시면 합석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마키시마양의 친구분이시면 저에게도 중요한 분이시니까요"
20대 후반의 젠틀남은 그렇게 말하며 아가씨를 맞이하듯, 오타쿠 차림의 키리노에게 손을 내밀었다.
"엣, 아, 저기…"
당연하게도,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키리노는 안절부절 하더니
"음핫핫핫핫핫핫! 오늘은 이만! 즐거운 시간 보내도록 하시오 버지나공!"
라며 전력으로 이쪽으로 도망왔다.
"어,어,어떡해! 완전 대인밴데!?"
"작전실패인가… 일단 너 옷이나 갈아입고 와라"
"으,응…"
필살의 작전이라고 생각한걸까, 키리노는 약간 울적해 하는것 같았다.
아니, 솔직히 나도 이거 한방으로 끝날줄 알았다고…
"흥. 그럼 내 차롄가. 잘 보도록 해"
키리노가 옷을 갈아입고 돌아온 뒤, 쿠로네코는 교차하듯 일어나 퀸 오브 나이트메어의 코스프레인 고스로리의 치마를 손으로 팡팡 털며 앞으로 나아갔다. …괜시리 저번에 본 에로책이 생각나는구만.
"아라아라. 이거 지옥의 7대 악마중 '색욕'을 담당하는 아스모데우스의 현신. 그 동생이 아니신가?"
"쿠로네코씨…"
"그래. 나의 이름은 쿠로네코. 타천의 나락의 지배자인 퀸 오브 나이트메어. 원수의 동생을 여기서 볼 줄은, 행운이야"
오, 오호라. 이번엔 사기안 전파계 공격인가!
"큭, 제법이잖아 까만거"
키리노는 엄지손톱을 깨물며 구경하고 있었다. 묘하게 라이벌의식이라도 불태우고 있는건가…
이번 상황에는 마치 적응했다는 듯, 사쿠라이라는 이름의 젠틀남은 아까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키시마양의 친구분이십니까? 저는…"
"닥쳐라. 인간"
쿠로네코오오오오오!?!?!??!??
"감히 인간 따위가, 이 어둠의 여왕과 아스모데우스의 동생의 대화를 방해하느냐? 벌레처럼 으스러 버리기 전에 조용히 있거라"
어이!!? 쿠로네코씨!? 정도가 심해요!! 이거 뛰쳐나가서 말려야되나! 하고 생각하고 있자, 사쿠라이라는 남자는 사람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여왕 친위대 제 4 대장 사쿠라이 입니다. 여왕님의 명을 받들어, 아스모데우스의 동생을 생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
"……………"
저인간 뭐야!? 사기안 전파계에도 면역!? 아니, 마스케라 본거야!? 진짜!?
옆에서 같이 구경하던 키리노도 당황스러운지, 식은땀을 흘리며 나에게 말했다.
"이거, 터무니없는 상대를 만난건지도…"
오랜만에 사기안계 전파를 마구 방출한 쿠로네코는 그대로 케릭터에 빠져, 자연스럽게 자리에 합석. 즐겁게 대화하며 음료수까지 얻어마시고 돌아왔다.
"훗, 오랜만에 대화가 통하는 인간이었어"
"어이~~ 쿠로네코~~ 현실로 돌아와~~"
내가 쿠로네코의 어깨를 잡고 대충 흔들면서 말하자 쿠로네코는 눈을 팍 하고 뜨며
"핫! 내가 무슨…? 나까지 속여 넘기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남자인가…"
"그렇슴까…"
하지만, 키리노의 말처럼 엄청난 강적이다. 기분나쁜 오타쿠 작전도 안통하고, 그렇다고 키리노 조차 버티기 힘들어 하는 사기안 전파계도 버텨내다니…
"이번엔 내 차롄가…"
"별 기대는 안하지만 갔다와"
키리노의 야유를 받으며, 마지막인 내가 출격! 작전이랄것도 없지만!
"사오리!!"
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나타나자 사쿠라이라는 남자와 사오리의 시선이 나에게 꽃혔다. 으윽, 이거 무슨 벌칙게임도 아니고!
사오리는 식은땀을 약간 흘리며 억지웃음을 짓고 있었다. 제길, 너도 내 작전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이거냐!?"
"마키시마양의 친구분이십니까?"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에게 말하는 남자를 무시한채, 나는 사오리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젠장! 사오리! 왜 이런 녀석이랑 만나고 있는거야!? 저번에 말했던 그 약혼이냐!?"
"네? 저, 저기…"
"당신은?"
부드러운 목소리를 유지한채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남자의 표정은 소, 솔직히 쪼금 무서운데
"사오리한테 차인 남자다! 됬냐!"
그 말을 하고, 슬쩍 건너편에 있는 키리노와 쿠로네코를 보자 둘다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에!? 이 작전 별로야!?
"내가 이런놈보다 모자란게 뭔데! 응? 사오리!"
"일단 진정하세요.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차였다고 분풀이라도 하는 겁니까? 정말로 마키시마양을 위한다면, 마키시마양이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좋았어! 딱히 의도했던건 아니지만, 저 말이 나왔다면 빼도박도 못하지!
"당신이야 말로 사오리가 싫다는 약혼 억지로 하려고 하는 주제에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후하하하하! 내 승리다! 키리노. 쿠로네코. 보고 있냐!?
"네? 무슨 말씀이신지…"
"……………네?"
또 뭔가가 남아있냐!?
"으음… 조금 있다가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는데. 마키시마양"
"앗, 네"
남자는 나를 그대로 둔채, 사오리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에? 이거 나 완전 조연인데 지금!?
"솔직히, 저도 처음엔 부모님들의 권유로 맞선을 보게 됬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어떤 독한 말로 상대를 질리게 할까, 그런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
"하지만 마키시마양은 저보다 더 하셨더라구요. 정말 저 깜짝 놀랐습니다. 특이한 사람이구나, 했습니다.
처음엔 그저, 그 특이행동으로 인해 흥미가 생겼어요. 하지만 당신을 알아갈수록, 특이한 사람이 아닌, 특별한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
"아직 마키시마양은 학생이시고, 저에 비해 결혼을 깊게 생각하지 않으시겠죠. 저번에도, 적어도 졸업하기 전까지는 할 말이 없다고 하셨구요. 그것 때문에 오늘 꼭 할말이 있습니다"
"할말이요?"
"네. 기다리겠습니다. 마키시마양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제가 지금 적은 나이도 아니지만, 그 때까지 기다린다고 마키시마양이 저에게 호감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다리겠습니다. 그 정도로 당신은 저에게 특별한 사람이니깐요"
"고마워요 사쿠라이님"
진짜로 기쁜듯, 사오리는 아름다운 미소로 대답했다.
헷, 뭐야. 이사람, 좋은 사람이잖아. 게다가 약혼을 한다는것도 아니고, 그대로 기다려 준다니 이 얼마나 멋진…
"그러니 당신도…"
사오리에게 말을 끝마친 남자는 나에게도 무언가 좋은 말을 하려고 하는것 같다!
"제, 제길, 기억해두라구!!"
나는 그저, 3류 악당이나 조연이 할만한 대사를 외치며 자리에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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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됬어?"
"후훗, 그냥 평범하게 만나기로 했소이다! 이야~ 이몸의 인기도 참! 그렇지 않습니까 쿄우스케씨?"
"내 그릇의 크기를 실감한것 같으니 그만해줘…"
사건이 모두 정리된 후, 이제는 마키시마 사오리가 아닌, 사오리 버지나와 다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뭐 그래도, 키리노의 질문에 익살스럽게 대답하는 사오리를 보니 그리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풉… 그래도 '기억해두라구!' 라니, 요즘 로켓단도 안할 대사를 실제로 들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어"
"네녀석 오타쿠 복장을 찍었어야 했는데…"
진짜! 디지털 카메라는 아니더라도 핸드폰은 가지고 있었는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거나 마찬가지잖아!!
"아스모데우스… 그러니까 당신 언니는 어떻게 됬어?"
"큭!? 카, 카오리 언니는 '재밌는거 구경했으니 고마워!' 라며 미국으로 날아갔소이다…"
"어디서 보고 있었던겨!?"
"'추신. 동영상은 미국에 가서 보내줄게' 라고…'
"찍고있었어!!? 아니, 적어도 키리노 녀석의 사진도 얻게 되니 괜찮나…"
"에 뭐야!? 너 내 사진으로 무슨짓 할 생각!?"
"쿄우스케씨 표현에서 범죄의 냄새가 납니다요"
"시끄러워"
그렇게 평소처럼 바보짓을 하며 떠들고 있는데도, 쿠로네코는 왠지 어두운 표정으로
"해피엔딩… 인걸까…"
라며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