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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원작 |

발렌타인 3화


"아,아야세?"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아야세는 탁자에 손을 짚은 그대로, 뭔가 이상한 웃음소리를 냈다. 무,무셔!

나뿐만 아니라 키리노와 쿠로네코도 놀라서 쳐다보자, 아야세는 정말 전조도 없이 뚝 웃음을 멈추더니

"오빠"

"으,응?"

"저번에 오빠한테 과외를 받으면서, 마땅히 답례를 못해드렸어요"

"어… 그런데?"

"괜히 나중에 그거가지고 꼬투리를 잡으면 곤란하니… 답례로 초콜렛을 만들어왔어요"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그건 그렇고 꼬투리라니…"

내가 너한테 꼬투리를 잡을 수나 있겠냐. 잡는순간 깔끔한 뒤돌려차기에 절명할것 같구만.

그러자 아야세는 쿠로네코를 한번 흘겨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오빠가 육체관계를 요구하거나 하면 곤란하니깐요"

"……"

"………"

"………네?"

너무나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아야세의 말에 당황해 내가 아무것도 못하고 ​벙​쪄​있​자 ​



"끄악!?"

왼쪽발의 발등에서 굉장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것이, 내 쪽에서 보면 신장차이 때문에 표정이 안보이는 쿠로네코가 나의 발등을 밟았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아파앗!?"

이마 한가운데에 키리노가 던진 리모콘을 맞고 자빠졌다.

"너, 너너너너너너너… 아야세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얼마나 당황했는지 키리노는 리모콘을 던진 그 자세 그대로 굳은채 말하고 있었다.

"방금 그 대사에서 뭘 어떻게 유추를 하면 내가 무슨짓을 한게 되냐!"

"시끄러워 변태! 믿을 수 없어! 어떻게 아야세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게 만든거야!?"

"알까보냐! 오히려 내가 알고 싶다고!"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결국 아야세도 오타쿠의 길에 물들여서 에로게임을 시킨건 너잖냐!? 저거 에로게임에서 나오는 대사라고!?

나는 한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무언가가 나의 행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쿄우스케 당신…"

지금은 넘어져서 바닥에 누워 있기에 아까는 신장차이 때문에 보이지 않던 쿠로네코의 표정이 보였다.

쿠로네코는 귀신의 형상을 한 채로. 아직도 나의 발등을 밟은채였다.

"저, 저기 루,루리씨?"

무언가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려고 하는 찰나, 쿠로네코는 그대로 바닥에 누워있는 나의 배에 올라타더니 콱 하고 나의 멱살을 잡았다.

"설마, 설마 하지만… 아니겠지 당신?"

"어, 어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 배 위에 올라타 앉은 쿠로네코 때문에 여러모로 그… 쿠로네코의 어,엉덩이 라던가를 간접적으로 느끼며 얼굴을 빨갛게 하고 당황해 하며 시선을 올리자, 그곳에는 거의 울기 일보직전의 쿠로네코가 눈을 글썽이고 있었다.

아차… 그러고 보니, 예전에 쿠로네코와 말도안되는 오해로 헤어질뻔 했을때도, 쿠로네코가 오해하던것이 나와 아야세의 ​관​계​였​다​. ​

'그런 여자가 상대라면, 한심하게도 내가 대항할 수 있는게 없잖아…! 치사해, 치사하다고… 왜, 왜 그런 여자가 선배를 좋아하는 거야? 나같은게, 어떻게 이기라는 거야… 정말로 좋아하는데도… 할 수 있는게 없어…'

그때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해도, 나도 쿠로네코와 같이 느꼈었던 감정.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이 좋아했을때. 나는 그 상대보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

명확한 대상이 없이 단지 두려워만 했었던 나와는 달리, 쿠로네코는 명확히 아야세라는 '적'을 인지하고 있었다. 즉ㅡ

이 둘은… 상성이 안좋아…!

다른 때라면 반 농담으로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는 일이, 쿠로네코와 아야세의 경우엔 통하지 ​않​는​다​. ​

당연히 쿠로네코는 다른 때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할테고, 어째서인지 아야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듯 하는지, 쿠로네코를 자극하는 묘한 말만 해온다.

누군가의 개입이 없다면, 아야세는 쿠로네코에게 완전히 상성인 상대다.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어떤 도시에서 나오는 최강과 묘한 오른손을 가진 최약과의 관계라고!

"루리!"

나는 누워있는 상태로, 내 위에 올라타고 있는 쿠로네코의 어깨를 잡은채로 정면으로 쿠로네코를 응시하며 말했다.

"아무일도 없었어. 못믿는거야?"

"………그건, 아니야…"

쿠로네코는 말을 흐리면서 시선을 피했지만, 어떻게든 나의 진심이 통했는지 아무말 없이 내 위에서 비켜줬다.    ​…​…​조​금​ 더 즐길걸 그랬나

"흠흠."

내가 일어나는걸 기다려줬는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야세는 그런 소리를 내더니

"선물이에요. 오빠"

내가 쿠로네코와 씨름을 하는동안 꺼냈는지, 싱긋 웃으며 양손으로 나에게 초콜릿을 넘겨줬다. 에, 그런데…

"이거… 케이크 아니야?"

아야세가 나에게 준건 케이크 상자에 들어가있는 케이크…였다. 그것도 2층짜리.

"네. 초콜렛 케이크에요. 지금 열어서 먹어보세요 오빠"

"오,오우…"

호기심이 앞섰기에, 아야세의 말을 들어 케이크 상자에 들어가 있는 초콜렛케이크를 꺼내봤다.

"우와…"

보통 가게에서 파는듯한 원형 모양의 케이크. 게다가 그 위에는 아래 있는것보다 조금 작은, 네모난 녀석이 하나 더 올라가 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케이크의 옆이라던지, 케이크의 위에도 여러 무늬가 새겨져 있고, 케이크 위에 있는 네모난 녀석은 아무래도 초콜렛인듯 하다. 자세히 보면 틈새가 보이는게, 먹기 좋게 조금씩 잘라놓은것 같다.

아무리 봐도 고급 케이크 가게에서 만든듯한 디자인에 색상. 분명 아야세는 '만들었다' 라고 한거 같았는데…

일단, 나는 2층에 있는 초콜렛을 하나 손가락으로 집어서 먹어봤다.

딱히 악센트는 없지만 초콜렛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듯한 맛이었다. 끝내주게 중후한 맛이, 맛있다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구만.

다음으로, 안에 들어있는 케이크칼로 케이크의 끝부분을 살짝 잘라서 먹어봤다. 무지하게 푹신푹신한 빵이, 안에있는 초콜렛 크림과 겉에있는 약간 바삭한 초콜렛과 잘 어울려서 굉장히 부드러운 맛을 풍겼다.

"이, 이걸 만들었다고?"

"네"

"솔직히 대단한걸… 답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잘 먹을게. 고마워"

아무리 그래도 케이크라니… 사이즈도 사이즈지만, 거의 전문가에 가까운 솜씨에 놀랐다. 아야세도 굉장히 요리를 잘하는 녀석인가?

"후후. 이래뵈도 저, 케이크는 꽤나 자신있거든요."

"그래?"

아야세는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듯. 순수하게 기뻐했다.

"오빠가 육체관계를 요구하기 전에, 최대한 솜씨를 발휘해 봤어요"

"………"

흠칫. 하며 쿠로네코가 다시한번 그 문제의 단어에 반응했다.

"너 말야… 그냥 나를 곤란하게 하는걸 즐기는 거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확실해! 확실하다고! 이녀석, 그냥 나를 놀리는게 즐거운거야!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너한테 그런걸 요구할리가 없잖냐. 이유라도 대보라고. 어느정도의 변태인거야 나는"

"오빠가 변태인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니까 괜찮지만… 에, 이유라, 글쎄요…"

그러면서, 아야세는 살짝이 아닌, 대놓고 쿠로네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쿠로네코를 쳐다봤다.

"뭐, 뭐야…"

쿠로네코는 흠칫 놀라며 몸을 움츠렸지만, 아야세는 그런건 아무렇지도 않은듯. 다시 나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초콜렛도 그렇지만 작으니까"

"!?"

"가 이유라면 될까요?"

이, 이녀석… 지금 무슨 말을… 아무리 돌려말한다고 해도, 그렇게 노골적으로 쿠로네코를 쳐다봤으면… 누구나 눈치챌 수 밖에 없잖아! 쿠로네코 상대론 그거, 금구라고!

쿠로네코의 명예를 위해서 한마디 붙이겠는데, 절대 쿠로네코도 작은… 편은 아니다. 주위 녀석들이 커서 ​그​렇​지​… ​

싱긋 웃으며 대답하는 대답하는 아야세와는 다르게, 쿠로네코는 얼굴을 홍당무처럼 빨갛게 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것' 가지고는 카오리가 먼저 쿠로네코를 자극했었나. 뭔가 아야세는 쿠로네코가 트라우마를 가졌을 법한 소재로만 핀포인트로 공격을 ​해​온​다​. ​

"으, 우그윽…"

분노때문인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쿠로네코에게 내가 뭐라고 위로를 해주기 전에, 아야세가 계속해서 말했다.

"그렇지만, 아직 그 과,관계를 가지진 않았을거 아니에요? 그렇다면ㅡ"

아야세도 완전히 분위기를 탔는지, 가학적인 목소리와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우와, 너도 완전 케릭터 바뀌었다!? 그 에로결벽증이!? 아무리 분위기를 탔다고 해도 얼마나 무서운가 ​오​타​쿠​파​워​… ​

​"​…​…​…​…​…​…​있​어​"​

"네? 잘 안들리는데요 고코우씨?"

무언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대는 쿠로네코에게, 아야세는 완전히 승자의 분위기를 띄우면서 말했다.

그러자, 쿠로네코는 떨고있는 몸을 딱 멈추더니, 팍 하고 고개를 들며 말했다.

"하고 있어. 잔뜩 하고 있다고 이 망할 빗치"

​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슨​…​"​

"아라, 못들었을까? 다시한번 말해줄게. 이 건방진 스윗트 2호. 매주 만날때마다 잔뜩 하고 있다고"

쿠당탕!!

직후, 큰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려보니 소파에 앉아있던 키리노가 눈을 @ @ 모양을 하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어이 키리노!!"

​"​냥​므​햠​느​마​나​어​머​느​먄​으​허​머​나​므​너​무​념​너​므​나​너​어​낭​먼​…​"​

부서졌어!?

아니 ​잠​깐​!​!​!​!​!​!​!​!​!​!​!​!​!​!​!​!​!​!​

혹시나 오해를 할까봐 말하는데! 아직이야! 아직이라고! 그런 눈으로 날 보지마!!

"루,루리!?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나는 당황하며, 갑자기 거짓말을 하고 있는 쿠로네코에게 다가가 그 어깨를 잡고 물었다.

그러자, 쿠로네코는 완전히 살색이 안보일 정도로 새빨간 얼굴로, 울기 직전의 촉촉한 눈망울로 그 빨간 콘택트 렌즈가 맛이 간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키리노처럼 뱅글뱅글 눈을 돌리며 말하고 있었다.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망가졌어!?

​"​쿄​,​쿄​우​스​케​씨​…​"​

갑자기 난입한 제3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방금 도착했는지 오타쿠 모드의 사오리가 매고있는 가방을 떨어트린채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쿄, 쿄우스케 오라버니! 설마 벌써 루리씨에게 손을 댄거에요!? 루리씨는 아직 고2 라구요!? 남자가 그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다니… 계,계획도 없이 저지르면… 저,적어도 책임 질 수 있는 나이는 되야죠!"

​"​어​이​이​이​이​이​이​이​!​ 너까지 망가지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너 지금 버지나 모드라고! 돌아와!"

…………일단 맛이 간 키리노와 사오리. 그리고 폭주한 쿠로네코가 원상태로 돌아오기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

"죄송합니다…"

정좌상태의 쿠로네코가, 울상을 지은채로 사과했다.

"쿠로네코씨도 참… 들어오자마자 깜짝놀라서 기절하는줄 알았소이다"

"우우… 머리아파…"

"………"

뭔가 두통을 호소하는 키리노와, 기가 막히다는 듯 아무말도 안하는 아야세를 어떻게든 진정시키고 나서 쿠로네코가 사과하는 상태가 됬다.

"정말, 너도 말이야. 왜 그런 거짓말을 한거야?"

"그치만…"

내가 이렇게 당황한건 키리노가 아야세에게 처음 취미를 들켰을 때 이후로 처음이라고.

쿠로네코는 나를 올려다보며 울것같은 표정을 짓다가, 무언가 깨달은거 같이 핫! 하고 놀라더니,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크윽… 천계의 간섭인가. 나의 사랑스러운 종이여. 방금의 나는 거대한 의지에 간섭을 받았다. 그래. 그때의 나는 야미네코 라고 하지"

"어이…"

"하하. 쿄우스케씨도 그쯤 하는게 어떻소이까?. 아야세씨도, 쿠로네코씨도 일부러 상황을 그렇게 만드려고 한건 아니잖소이까. 본인들이 제일 잘 알고 있을거요"

"……흥"

"………"

역시 이런 상황을 중재하는데는 사오리가 최고구만. 어찌됬든, 덕분에 살았다 사오리!

"아참 그러고 보니, 쿄우스케씨는 앞으로 선생님이 될 목표를 가지셨다고 하는데, 전황은 어떻소이까?"

"응? 뭐, 나름대로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해. 아무리 그래도 이론만 배우는거니, 실습은 아직이니깐"

아야세를 가르쳤던 전적은 있지만, 그것 하나만이니… 무언가 기회가 더 많으면 좋겠지만 말이야.

"아 그러고 보니 루리. 혹시 공부 막히는거 뭐 없어? 괜찮다면 내가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그렇게 묻자 아직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쿠로네코는, 입을 삐죽 내민채 말했다.

"흥. 누구씨가 그렇게 고생을 하고 들어간 고등학교에, 나는 아르바이트, 동인활동, 소설집필, 그리고 동생들까지 보살피면서 여유롭게 합격했어. 쓸데없는 걱정이야"

호오… 그러고 보니 그렇네. 쿠로네코도 굉장히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나?

"뭐 그래도. 나한테 조금이라도 의지해주면 좋겠는데"

"……생각해볼게"

쿠로네코는 아직 어느정도 기분이 상해있는지, 부끄러운듯 고개를 돌리며 그렇게 대답했다.

"자자~ 소인도 여러분들을 위해 초콜렛을 만들어 왔소이다!"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가방에서 조그마한 봉지를 여러개 꺼내더니 모두에게 나눠줬다. 꽤 여유롭게 챙겨왔는지, 의외의 손님은 아야세한테 까지 나눠줬다.

"…나도 따로 준비한게 있어"

역시나 쿠로네코도 나에게 준 초콜릿 말고도, 따로 조그마한 상자에 포장한 초콜릿들을 ​나​눠​줬​다​. ​

그러자 아야세는 약간 당황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저는 따로 준비한게 없어서… 어떻게 하죠…"

"괜찮소이다 괜찮소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의외의 손님이지 않소?"

그렇게 말하는 자신은 아야세의 몫까지 준비한 주제에. 말은 잘하는군.

"그럼. 아야세가 준 케이크를 나눠먹는건 어때?"

"오빠가 괜찮다면, 그렇게 해주세요"

"오우"

그렇게 아야세가 만들어준 케이크를 먹기좋게 잘라서, 다같이 나눠먹었다. 그 쿠로네코 조차도 맛은 확실히 인정. '좀 더 정진해야겠어…' 라며 혼잣말을 하는걸 몰래 들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시식회 비슷한 느낌의 모임이 된것 같지만, 나름 즐겁게 서로의 초콜렛을 칭찬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도중, 사오리가 화장실에 간다며 자리를 뜬 순간-

"저, 저기 말이야"

여태까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히 케이크를 먹던 키리노는 그렇게 말하며, 나름 숨겨놨었던 봉지를 찾아와 열면서 말했다.

"나, 나도 초콜렛 만들었거든. 주, 줄테니까"

​"​…​…​…​…​…​…​…​…​…​…​…​…​…​…​…​…​"​

​"​…​…​…​…​…​…​…​…​…​…​…​…​…​…​…​…​…​…​…​"​

"?"

꿀꺽…

자세한 이야기를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혹시나 모르는 사람을 위해 ​말​하​지​. ​

거의 모든 것에 천재성을 발휘하는 키리노가, 딱 하나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요리다.

미적감각이 파괴된것도 아니면서, 키리노는 요리를 괴멸적으로 못하는듯… 하다.

왜 추측성 발언이냐고 물어본다면, 첫째. 키리노가 요리를 하는것 따위 단 한번도 보지 못했고…

둘째로, 이게 가장 큰 이유인데…

작년 발렌타인 데이때, 키리노가 만들다 남은거라며 던져준 석탄(원래는 초콜렛 인듯 하다…)을 먹고 말도안되는 복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생각해보니 그 날 집에 오면서 전봇대 옆에 쭈그려 앉아 복통을 호소하던 아야세도 같은 ​이​유​(​.​.​.​)​였​겠​지​…​

나는 그런 과거를 회상하며, 아야세를 슬쩍 쳐다봤다. 그러자 아야세도 내쪽을 슬쩍 쳐다봤다.

그리고 아야세의 왼쪽 볼에 식은땀 한방울이 주룩 하고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 일찍 들어갔어야 했는데. 깜빡하고 있었어요. 전 이만 가볼게요. 잘있어 키리노. 잘있으세요 오빠. 여러분도요. 그럼 이만…"



"어,어딜 도망가는거야 아야세에?"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도망가려고 하는 아야세의 팔목을 잡았다.

"무, 무슨 말인가요 오빠?"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안좋다고?"

"크,크윽…"

혼자 죽을쏘냐! 어딜 도망가려고… ​후​후​후​후​후​후​후​후​후​…​

아마 지금의 내 표정, 그때의 아야세랑 똑같지 않을까?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는듯 한데.

그러자 옆에서 담담하게 구경하고 있던 쿠로네코는, 키리노가 펴둔 초콜렛 상자에서 가장 작은 초콜렛을 하나 집더니, 그대로 입에 쏙 던져넣었다.

"루,루리!?"

"대체 ​어​느​정​도​길​래​…​…​…​…​…​…​…​…​…​…​…​…​…​…​…​…​…​…​…​…​윽​.​"​

쿠로네코는 그대로 아까 내가 가져왔었던 우유를 그대로 원샷. 그리고 표정을 찡그러트린채로 말했다.

"이 무슨 파괴력… 당신. 연금술이라도 쓰는거야? 현자의 돌이라도 사용한 레벨인데…"

"응? 연금술? 현자의 돌? 무슨말이야?"

참고로, 키리노는 여동생이 나오지 않는 애니에는 오타쿠 지식이 전무하다.

"뭐해? 어서 먹어"

순수하게 자신의 작품을 자랑하는 것처럼. 가슴을 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키리노의 눈빛을 받으며, 나는 아야세의 손목을 잡은 상태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건 아야세도 마찬가지인지, 식은땀을 흘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마치 눈으로 '저, 저보고 먹으라는 건가요? 남자면서…!' 라고 말하는것 같다고 정말…

크윽, 이대로 아야세나 쿠로네코한테 더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눈 딱 감고 내가 다 해치워야 되려나…

꿀꺽.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그대로 키리노의 다크포스(원래는 초콜렛 인듯 하다…)를 집어삼킬 준비를 하고 있으니,

"호오! 키리링씨의 초콜렛입니까? 저만 빼놓고 너무하오!"

"사, 사오리!?"

언제 등장했는지, 내 뒤에 서있던 사오리는 그대로 키리노의 암흑물질(원래는 초콜렛 인듯 하다…)를 한움큼 집더니, 그대로 집어 삼켰다.

"……"

"………"

​"​…​…​…​…​(​꿀​꺽​)​"​

쿠당탕!!!

​"​사​오​리​이​이​이​이​이​이​이​!​!​!​"​

사오리는 그 특유의 입모양을 그대로 간직한채, -ω- 표정으로 앞으로 고꾸라진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사오리를 바르게 눕힌다음, 머리를 손으로 받친채 말했다.

"무슨짓이야 너…!"

"하아하아… 쿨럭, 쿄, 쿄우스케씨, 손을…"

괴로운듯 말하는 사오리에게, 나는 그녀의 최후를 슬퍼하며 손을 잡아줬다.

"남길말이라도 없어?"

"그, 그러게 말입니다. 남길말이라…"

사오리는 마지막으로 괴로운듯 신음소리를 내더니, 천장을 향해, 내가 잡고있는 반대편 손을 뻗으며 말했다.

"내 인생. 한점 후회도 없도다!"

그대로, 내가 잡고있던 사오리의 손에 힘이 빠졌다.

​"​사​오​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하늘도 그녀의 죽음에 슬퍼하는지, 그대로 소나기가 내리며 천둥번개가… 치진 않았고. 그대로 뻗은 사오리의 집에 연락해 리무진(…)이 사오리를 데려가기 위해서 왔다.

……저정도 양이면 최소 3일은 복통으로 괴로워할게 확실하구만.

그대로 사오리가 집에 돌아간후, 그 날의 모임은 흐지부지하게 끝나게 됬다. 

마지막으로 키리노는, 리무진에 실려가는 사오리를 보며

"조금 실패했나?"

어딘가에 등장하는 매드사이언티스트의 대사를(...) 말했다. 본인은 정말 순수하게 '조금 맛이 없었나?' 정도로 파악하고 있어서 문제지만…

한번더 말하는데, 키리노는 여동생이 등장하지 않는 애니메이션에는 오타쿠 지식이 전무하다.

그렇게, 꽤나 탈도 많고 혼돈의 도가니었던 발렌타인 데이도 무사히 끝을 내게 됬다… 고 생각했는데, 몇일후. 이것 때문에 하나 더 일이 터질줄은 몰랐지만…



자세한건 내여귀 특전소설을 보시면 압니다(..)

​h​t​t​p​:​/​/​b​l​o​g​.​n​a​v​e​r​.​c​o​m​/​s​k​i​z​z​i​k​/​8​0​1​1​9​7​4​2​8​4​4​

​h​t​t​p​:​/​/​b​l​o​g​.​n​a​v​e​r​.​c​o​m​/​s​k​i​z​z​i​k​/​8​0​1​1​9​8​3​8​9​8​9​

이번화 두줄요약

키리노 : 그 전설의 초콜렛을 드셔보시죠

사오리 : 흐음 어디.. 호오오! 오오오오오ㅗㅇ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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