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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원작 |

코스프레를 들킬리가 없어 1화


코스프레 소동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 ​

"으아아! 진짜 아슬아슬 하겠는데!"

키리노의 오타쿠 취미를 알게 된 후부터, 키리노가 강제적으로 시키는 여동생물 에로게임을 하면서 밤샌 경우에도 지각을 할 정도로

늦게 일어난적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정말 어제의 소동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꽤나 피로했나 보다.

그렇다고 에로게임에서처럼 입에 식빵을 물고 달려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소녀와 부딪치지도 않겠지만 말이야...

평범을 신조로 하는 나는 오히려 그런 이벤트는 사양이다. 지금의 친구들조차 개성이 넘치는데, 새로운 인물이 생기면 정말 평범과는

멀어진 생활이 된다. 아니. 이미 멀어졌나... 뭐 그래도 마이러블리엔젤 아야세땅이라면 환영이지만 말이야.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저번에 키리노와 쿠로네코, 사오리가 아주 확실히 나를 오타쿠라고 지적한게 생각났다.

아아.. 이런 상황에서까지 에로게임을 대입시키는 나는 이미 끝났나보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다리는 빠르게 움직였고, 정말 아슬아슬한 시간에 교문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응? 쿠로네코? 안들어가고 뭐해?"

"안녕 선배"

다른 지각생들도 필사적으로 뛰고있는 가운데, 교문 안에는 쿠로네코가 멍하니 서있었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 누구 기다려?"

"선배를 기다리고 있었어."

"어?"

이녀석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러고 보니 방과후에 쿠로네코에게 불러져서, '저주'를 받았을때가 생각났다.

도대체 그건 무슨 의미였을까.. 혹시 그건 진짜 나의 망상대로 쿠로네코가 나한테 반해서 그런건가!? 아아 죄많은 남자 쿄우스케!

진정해라! 여기서는 인기많은 남자의 화려한 말재주로..

"농담이야"

"푸켘!"

저번 코스프레 사건때, 케릭터가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착각이었나..

"후훗, 선배는 정말 얼굴에 생각한게 다 드러나네. 그래서? 변태선배는 무슨 생각을 한걸까?"

"다 드러나면 특기인 사기안으로 알아맞춰보라고. 쳇. 그래서? 좀있으면 종칠텐데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저기"

쿠로네코는 그렇게 말하며 건물안을 가르켰다. 그 손가락 끝을 따라가니 나의 소꿉친구, 마나미가 불안한듯 제자리에서 종종걸음을 치고 있었다.

"뭐하는거야 저녀석은... 근데 마나미랑은 무슨 관계가 있는거야? 설마 마나미를 대하기가 거북스러워서 못들어가고 있었어?"

"어라, 오늘의 선배는 감이 좋네. 둔감왕인 선배가 무슨 바람이 불은걸까?"

아아.. 맞다. 이녀석, 키리노에게 들었겠지만 마나미를 적대시 하고 있었다.

분명 벨페고르니 뭐니 하면서 마나미를 엄청 싫어하고 있었지.

"하아.. 키리노 녀석이 무슨말을 했는진 모르겠는데, 너가 직접 봤잖냐. 마나미는 너가 들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당연한 거겠지만 다른 사람이 한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건 잘못된거다. 쿠로네코도 분명 그것은 인지하고 있고

여러번 마나미와 만나면서 키리노 말처럼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건 알고있을거다.

애초에 마나미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간다. 세상사람들이 다 마나미 같았으면 전쟁같은건 일어나지도 않는다고

"분명히 그 여자가 한말 때문에 그런거긴 하지만 저 사람의 인품 때문에 그러는건 아니야."

"그럼 뭐 때문에 그러는데?"

"...그건.."

"쿄우~"

저 멀리서 마나미가 우리를 발견했는지 뛰어오고 ​있​었​다​. ​

"여 마나미. 넌 뭐하고 있어? 곧 있으면 수업시작한다구?"

"쿄우 기다리고 있던거야~ 정말~ 고코우도 안녕?"

그러자 쿠로네코는 뭔가 뻘개진 얼굴로 "쳇.. 벨페고르.." 라고 중얼거리더니 마나미를 무시하고 달려갔다.

"내가 또 뭔가 잘못한걸까?"

마나미는 기운없는 강아지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자책했다.

"키리노도 그렇고 쿠로네코도 그렇고 왜 널 그렇게 끔찍히 싫어하는지 모르겠다니까. 저녀석, 너가 거북해서 교실에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응? 고코우양 나보다 일찍왔는데?"

"어? 그러면"

그러자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아아 지각 일보직전이었지.. 나는 마나미를 재촉하며 뛰어올라갔다.

수업종이 울렸지만 우리반의 담임 선생님을 게으르기 때문에 선생님이 들어오기 전 아슬아슬하게 들어가 지각은 면할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저번 게임제작 때 이후로 부활동에 얼굴을 잘 비추지 않았으니. 쿠로네코와 함께 오랜만에 부활동에 가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남자들만 있어서 냄새나고 더럽고 지저분하게 정리안된 부활실이었으나, 쿠로네코와 세나가 입부하고 나서부터

굉장히 깨끗해졌다. 여자들에게 잘보인다. 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결벽증인 세나가 직접 진두지휘를 해서 청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코우, 코우사카 선배 안녕하세요"

"아 안녕"

"..."

이 여자는 아카기 세나. 내 친우, 아카기 코우헤이의 동생으로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심각한 부녀자다.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봐요 고코우. 이 코스프레 사진 봤어요?"

"무슨 코스프레를 말하는 걸까"

"이거에요 이거! 지금 마스케라 팬들 사이에서는 난리라구요? 이정도로 케릭터랑 맞는 사람은 ​없​다​고​! ​

벌써 이 사람이랑 선배들이 엮이는 망상을 수십번 했다구요! 소설로도 썻고 스토리도 생각해놨어요! 이렇게 의욕이 넘치는건 오랜만이라구요!"

평소에는 점잖지만 BL이 엮이면 텐션이 올라가는 부녀자란건 알았지만, 평소보다도 높은 텐션으로 쿠로네코를 붙잡고 꺅꺅대는 세나.

의욕이 생긴다니 다행이네. 부녀자한테는. 나로서는 저런 저주받을 작품이 더 생긴다는게 불편하지만 말이야.

시선이 느껴져서 봤더니, 쿠로네코가 힐끗힐끗 나를 살펴보고 있었다. 설마 저 코스프레 사진이라는게...

호기심이 생겨서, 세나가 펼쳐놓은 사진들을 고개넘어 보니, 마스케라의 싯코쿠 코스프레가 있었다. 아마도 나의.

"..."

"어때요 코우사카 선배? 이 사람이랑 커플링이 되면 쿄우스케 선배는 공이던 수던 완벽해요! 이봐요 고코우! 당신도 뭐라고 말좀 해봐요! 마스케라 좋아하잖아요!"

오오 지져스.. 나 또 반찬으로 사용됬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조용히 사진들을 보던 쿠로네코가 입을 열었다.

"본인한테 물어보면?"

"에?"

세나는 사진들과 내 얼굴을 번갈아가며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라며 수십번을 넘게 보면서 중얼댔다.

"진짜? 아니 확실히 닮은거 같기도 하고.. 아니 잠깐만! 이 사람이 쿄우스케 선배면 쿄우스케x쿄우스케 커플링은 성립이 ​안​되​잖​아​! ​

스토리를 다시 써야되나.. 아니 본인본인 커플링도 꽤..."

역시 부녀자. 뇌가 썩어있다. 소란을 듣고 부원들도 사진을 보러 왔고, 부장과 마카베는 '호오 호오 이거' 라며 중얼대고 있었다.

아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코스프레 사진을 보여주는건 아무래도 쑥쓰럽지만, 대회까지 나가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쪽팔린 짓을 했으니

이제와서 이런거 하나하나에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반응이 꽤 좋으니 즐거운 기분도 들고 말이야.

소란속에서 세나가 말했다.

"코우사카 선배! 왜 말 안한거에요?"

"아.. 나도 거기서 거울이 없어서 확인을 못했어. 이렇게 사진으로 보는건 처음이네. 이제와서 말하기도 뭐하지만 날 망상의 재료로 쓰지는 말아줘"

"무슨말 하는거에요. 이미 망상을 넘어서 자료집도 완성됬는데 자"

세나가 자랑스럽게 가방에서 꺼내 보여준 것은, 왠만한 얇은 책 한권정도의 설정집이었다. 설정집에 대해 설명하려던 세나는

핫! 하며 무언가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

"코우사카 선배는 저희 오빠 일편단심이니까 그런거군요! 미안해요 저도 참.. 아 걱정 마세요! 우리 오빠, 그래도 외견은 꽤 괜찮으니

무언가 어울리는 코스프레를 시킬게요!"

"네 오빠랑 나는 단순히 친구라고.."

아아.. 대화가 안통해.. 슬슬 머리가 아파온다.

그런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던 쿠로네코는, 뭔가 걱정된다는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저기... 선배? 근데 좀 위험한거 아니야?"

"응?"

"아니.. 여러모로 유명해지면, 완전히 오타쿠 커밍아웃 아니야?"

"아."

아뿔싸!! 최근 오타쿠 생활에 적응되면서 가장 중요한걸 잊고 있었다!!

키리노가 목숨걸고 지키려고 한 비밀을, 스스로 까발린거나 마찬가지잖아!!

나는 어떻게든 평정을 유지하며 (이미 자신이 머리를 싸매고 무릎을 꿇었다는 자각조차 없었다)

​"​쿠​.​.​쿠​로​네​코​.​.​ 난 이제 뭘 어떻게 해야.. 그..그래도 실명으로 참가한게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확실히 그 정도 정보로는 애매하긴 하겠지만.."

"그..그렇지? 괜찮겠지?"

나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사진을 본다면, 적어도 선배 근처의 사람은 눈치를 챌것 같은데. 예를 들면, 작년 여름코믹때 봤던 그 여자의 친구라던가."

​"​아​야​세​에​!​!​!​!​!​!​!​!​!​!​!​!​!​!​!​!​!​!​!​!​!​!​!​!​!​!​!​!​!​!​!​!​!​!​!​!​!​!​!​!​!​!​!​!​!​!​!​!​!​!​!​!​!​!​!​!​!​!​!​!​!​!​!​!​!​!​!​!​!​!​!​!​!​!​!​!​!​!​!​!​!​!​!​!​!​!​!​!​!​!​!​!​!​!​!​!​!​!​"​

안돼. 살해당한다. 절대로 살해당한다. 이미 ​근​친​강​간​시​스​콘​변​태​로​ 낙인찍혔는데 코스프레 오타쿠까지 추가되면..!

저번에는 아야세에게 코스프레를 추천한 전과도 있고!! 아아..

부우우우우웅

이 타이밍에 메일이라니.. 내가 에로게임의 주인공이었으면, 분명 이건 아야세가 보낸 메일이겠지.

물론 현실은 게임처럼 우연이 계속 일어나지는 않는다. 뭐 그래도 마이러블리엔젤 아야세땅..이면 더 위험하니까 사양하겠다.

'오빠. 상담이 있습니다. 오늘 시간 ​있​으​신​가​요​?​' ​

  ​                                ​-​마​이​러​블​리​엔​젤​-​

​"​아​야​세​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절망의 외침이 학교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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