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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역자 | 淸風

제 1화 “위험한 1+1사람” - 금요일


금요일


오전 수업이 끝난 뒤 점심시간. 2학년 F반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우리 반에는 두 명의 외톨이가 확인되어 있다.


히키가야 하치만
카와사키 사키


외톨이는 원래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으니 외톨이라 하기 마련이라,
이벤트 등 외에는 이 두사람이 교실 안에서 마주 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랬을 터였다.





먼저 움직인 건 카와사키 쪽이었다.
가방에서 도시락 상자가 든 것 같은 보따리를 꺼내서, 망설임 없이 어느 방향으로 걸어간다.

그것 뿐이라면 아무도 마음에 두지 않았겠지만, 향하는 방향에는 다른 한 명의 외톨이가 앉아 있었다.
평소라면 제일 먼저 교실에서 모습을 감춰, 어느샌가 오후 수업엔 앉아있는 남자.

히키가야는 카와사키의 행동을 확인하곤 가방에서 도시락 상자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렸다.

그리고 둘이 서로 마주봤다.





한 순간에 교실 안에 정적이 깔렸다.
남녀가 서로의 도시락을 꺼내곤 마주 보는 광경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놀리는 소리가 한 두 번쯤 날아와도 이상하지 않겠지.
일반적이라면.



“…….”
“…….”



‘‘‘마주 보는 게 아니라 서로 째려보는 건데요―?!’’’


“자리, 빌릴게.”

히키가야의 앞자리에 있던 여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카와사키가 말을 꺼낸다.

“예, 예엡?!”

맹렬한 속도로 떠나가는 그녀.


그리고 역시 전혀 눈길을 돌리지 않고 앉는 카와사키.
거기에 대해, 눈도 돌리지 않고 몸도 움찔하지 않는 히키가야.




‘위험해 무서워 뭐야 저거? 로맨틱은 한 쪼가리도 없는데요! 그보다 뭐야 저 조합은?!’

‘카와사키 평소에도 무서운 인상인데 오늘은 한층 더 무서우셔!’

‘히키가야 너 언제나 썩어있던 눈은 어디 간거야?! 오늘은 썩은 악마의 눈이잖아!
평소의 눈은 의태야?! 결국 썩어있지만!’

‘그러고 보면 카와사키는 좀 양아치 같고, 히키가야는 요전에 굉장한 폭언을 태연하게 꺼냈단 모양이야…….’

‘모, 못 움직이겠어! 누가 금바늘 써 줘! 교실 안 전원 석화잖아!’


주목의 대상인 두 사람은 잠시 후 서로의 도시락을 상대편에 건넨다.
교환된 도시락 보따리가 완벽히 동시에 펼쳐진다.



“…….”
“…….”





눈길을 피하지 않고.





‘‘‘도시락 ​보​라​고​오​오​오​!​!​’​’​’​





‘눈길을 돌리면 죽는거야? 돌이 되는 거야? 확실히 우리들 못 움직이고 있지만요!’

‘왜 완전 똑같은 움직임이야 퓨전이냐고! 마인은 너희 쪽이겠지!’

‘이런 정신과 시간의 방은 싫어! 초 돌아가고 싶어!’


도시락의 내용물이 드러난다.

그 결과물은 자그만 도시락 상자에 구색 있게 잘 담은, 누가 봐도 멋진 내용물이었다.
적어도 겉보기만으론 승패를 가릴 수 없었다.


“헤에……자신할 만큼은 되잖아. 네게 이런 실력이 있다니, 솔직히 놀랐어.”

‘아니, 전혀 도시락에 눈 안 향했잖아! 언제 내용 확인한 거야 확실히 굉장히 깔끔하지만! A형이냐!’

‘잠깐 저거 히키가야가 만든 거야?! 장난치지 마 내가 만든 것보다 10배는 맛있어 보이잖아 죽을래!’

‘내 건 할머니가 만든 도시락이라구! 엄마 것조차 아니라구!’


“됐고, 네 실력도 제법인데? 뭐어, 내가 만들어 온 건 코마치 도시락을 완벽히 카피한 도시락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지.”


‘수제 도시락 교환회라고?! 뭐야 저거 보통은 초 부러운 상황인데 전혀 부럽지 않아아아!’

‘완벽히 카피라니 무슨 소리야, Ctrl+A 하고 Ctrl+C 한 거야? 그리고 도시락 상자 클릭해서 Ctrl+V 한 거야?’

‘그보다 코마치는 누군데!’


“꽤나 기합 넣었네,
수고했어. 내 건 타이시 도시락을 어제 저녁밥 뒤에 남은 재료로 만든 뒤, 그거 만들고 남은 걸로 만든 적당한 도시락인데.”


‘남은 재료로 만들고 남은 거는 대체 뭐야?! 그거 빅쿠리맨 초코 봉지에 덤으로 따라오는 웨하스의, 그 밑에 깔려있는 판지 수준이잖아!’#4

‘그러면 평소에 타이시 군 뭐 먹고 있는 거야! 얼마나 좋은 걸 먹는 거야 새끼발가락 부러져라!’

‘그보다 타이시는 누군데!’


말하고 싶은 소리는 했는지, 둘은 젓가락을 쓰기 시작한다.


‘저렇게나 얼굴이 가까운데 전혀 두근거리는 광경이 아닌데요 오히려 ​조​마​조​마​하​는​데​요​!​’​

‘왜 먹고 있을 때마저 마주 노려봐?!’

‘너희들 적당히 도시락 보라고! 턱에 제 3의 눈이라도 달려 있냐!’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걸까.
서로 밥을 다 먹은 뒤, 드디어 젓가락을 놓은 모양이다.



​“​“​제​법​이​잖​아​.​”​”​




“맛 쪽도 상상 이상이었어. 개 먹이 레벨이라고 보고 있었는데.”


‘카와사키 양! 칭찬하든 바보 취급하든 하나로 해줘!’

‘페인트 걸고 갑자기 근접큰펀치 날려왔어 이 사람!’


“유감이지만 집에서 기르고 있는 게 고양이다 보니, 도그 푸드는 안 가지고 있어.”


‘피했다?! 서서펀치 본 뒤에 앉아회피 여유였습니다?!’


“그 녀석은 내가 여동생을 위해 만든 물건의 모조품이라구? 맛 없을 리 없잖아.
그 쪽의 도시락이야말로 놀랐어. 나는 분명 타파에 보드카를 쳐넣어 올 거로 생각했다구.”


‘그대로 카운터의 앉아큰펀치?! 우리들 앉아큰핀치! 아무도 못 일어났어!’

‘그거 이제 도시락 아니잖아! 완전 술이야! 진학교에서 급성 알콜 중독환자 낼 셈이냐!’

‘그보다 여동생? 아까 말한 코마치란 애는 여동생?’


“타이시 도시락의 덤이라고 말했잖아. 너, 우리 남동생을 알코올램프 같은 걸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냐?”


‘서서펀치도 페인트였다고?! 그대로 직전 가드로 지나쳤다아아!’

‘……에? 타이시란 건 남동생? 남동생이라고 했어?’

‘이건…….’





‘‘‘단순히 시스콤이랑 브라콤 ​드​잡​이​잖​아​!​!​’​’​’​




​‘​잠​깐​…​…​에​…​…​에​에​?​!​ 저렇게 서로 째려봐놓고 내용이 여동생이랑 남동생 애정 비교?!’

‘왜 이 녀석들 하이레벨 도시락 써서 로우레벨 싸움 펼치는 거야!?’

‘그런 쪼잔한 싸움 여파같은 걸로 못 움직이는 우리는 뭐야! 그리고 타이시 새끼발가락 불타라! 본 적도 없지만!’




유이가하마는 뭐가 일어났나 모르는 건지, 당황하고 있다.

미우라는 여왕의 위엄은 어디에 갔는지,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트라우마라도 있는 걸까.

하야마는 평소의 얼짱 행세에서 멀어져서, 이상한 얼굴로 입을 반쯤 벌리고 있다.

에비나는 약간 여유가 있는 건지, 진지하게 휴대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토츠카는 똑바로 둘쪽으로 ​걸​어​가​서​…​…​걸​어​가​서​?​!​



“자, 둘 다 거기까지야.”


‘‘‘토, ​토​츠​카​아​아​아​아​아​아​아​아​?​!​’​’​’​


둘 사이에 끼어들어왔다.



“뭔가 승부하는 거라곤 생각하는데, 그러면 승부가 안 나잖아?”

‘무, 무, 무, 무슨 소리야? 석화됐던 거 아니었어?’

‘그보다 지금 그야말로 악마의 눈x4에 낑겨있다구?! 상태이상 무효야?’

‘설마 리본이야?! 리본 장비한 거야?!’

‘리본 장비 토츠카라고?! 좀 더 해라!’


“…….”
“…….”

분쟁이 평행선인 걸 이해했는지, 둘의 어깨에서 힘이 빠져갔다.
아무래도 일시 휴전인 모양이다.

“그러니까, 다음 주는 나랑 도시락 같이 먹자? 둘이서 교대로 만들어 오면, 주말에 내가 판정할게.”

“……흠.”
“……음.”

“무, 물론, 나도 도시락 가져와서 나눠 줄게?
그리고……나도 하치만이나 카와사키랑 같이 점심 먹고 ​싶​고​…​…​안​되​…​…​려​나​?​”​

‘‘‘토, ​토​츠​카​아​아​아​아​아​아​아​!​!​’​’​’​




“……토츠카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안 들어줄 수도 없겠는데.”
“……흥. 그럼 월요일은 나부터 시작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둘은 교실을 조용히 떠나갔다.

‘‘‘사, 살았다…….’’’


‘대단해 토츠카. 저 상황을 겨우 몇 초로 해결한 진짜 천사.’

‘게다가 다음 주 이후에 있을 악마의 만찬회를 자연스럽게 평범한 식사회로 떨군 진짜 천사.’

‘악마 두 마리를 한순간에 억누른 토츠카 진짜 천사.’

‘히키 군이랑 카와사키한테 질투해서 끼어드는 토츠카 군……부하!’

#4 ‘남은 재료로 만들고 남은 거는 대체 뭐야?! 그거 빅쿠리맨 초코 봉지에 덤으로 따라오는 웨하스의, 그 밑에 깔려있는 판지 수준이잖아!’ 일본 롯데에서 만든 빅쿠리맨 ​초​코​(​ビ​ッ​ク​リ​マ​ン​チ​ョ​コ​)​라​는​ 이름의 과자가 초콜릿 위아래를 웨하스로 두르고 아래 판지가 깔려있는 식으로 포장되어 있음.
역자의 말:
 안녕하세요. 淸風입니다.
 펀치를 손이나 주먹이 아니라 펀치라고 한 건, 핀치하고 운율을 맞추느라……. 혹시 약손같은 거 약펀치라고 하는 동네가 정말 있으면 기쁘겠는데 말이죠 (.. )

 그나저나, 이 작가분 솜씨 정말 좋습니다. 역내청의 재미 중 하나가 말장난이나 여러 소재거리를 이용한 장난 등인데, 그걸 이 정도로 소화한 팬픽은 거의 본 적이 없거든요. 그렇다고 이야기 전개 등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덕분에 제가 자폭특공을 하는 신세가 됐지만요.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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