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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역자 | 淸風

제 2화 “알고싶음 신드롬” (2)


옥상


하치만과 사이카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보통 공부를 해.
다음 달에는 국공립 입시요강이 발표되겠지.
우리는 셋 다 같은 곳을 지망하고 있어. 치바에서도 다니기 충분한 대학교야.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표현하면 간단하겠지만, 이유는 있어.

우리 셋의 목표가.


그렇다곤 해도 역시나 계속 공부만 하고 있는 건 아냐.
작년에 내가 자주 왔던 옥상에, 오랜만에 혼자 와 봤어.
평소엔 점심때 도시락을 먹으러 다니지만, 혼자서 오는 건 오랜만.


거기에는 예상치 못한 선객이 있었어.


“어라? 카와사키……?”

사가미 미나미, 그 그룹 셋이 옥상 구석에 자리잡고 대화하고 있었어.

​“​아​아​…​…​너​희​였​나​…​…​.​”​


2학년 때 이래라곤 해도, 딱히 그녀들이랑 뭐라 할만한 관계는 없어.
다른 둘은 에……누구였지. 뭐, 상관 없나.


“카와사키, 요즘 계속 도서관에서 공부중해?”

……설마 이야기 할 생각이야?
하치만이나 사이카 외의 동급생이랑 이야기 하는 건 서투른데…….


“……응, 뭐어.”
“그래? 사가밍.
 헤에―, 사실은 꽤 ​성​실​했​었​구​나​―​…​…​.​”​


근처의 애들이 뭐라뭐라 말하고 있다.
​이​상​한​데​…​…​예​전​에​는​ 다들 이야기 하려고도 안 했는데…….
뭐, 어쩔 수 없나. 작년엔 하치만 상대로 이것저것 저질러 버렸었고.


……응? 이 경우 좀 더 이야기 걸기 힘들어 지는 거 아닌가?


“저기, 카와사키. 나 말야……
 작년에 도서관에서 하야마 군한테 카와사키가 이야기하는 거 들었어.”
“……에? 작년……?”


하야마라니……아, 걘가.
걔랑 도서관에서 이야기라니……무슨 이야기였더라?


“히키가야에 대해.”
“……아.”


기억났다.
그 뒤에 히라사카 선생님이랑 만났을 때 일이구나…….
하치만과 사이카와 ‘친구’ 사이가 되고, 거의 초반이잖아.


“생각났어……그거 들었어?”


것보다 하치만 이름 기억하고 있었던 건가…….
아, 뭐 그러려나. 어차피 그 직후에 악의 있는 소문을 흘린 것도 이 녀석들일 거고…….
거꾸로 이름을 모르면 못 퍼트리나.


문득 떠올라 셋을 바라보자, 딱히 얼굴이 흐려지지도 화내는 것도 아니고, 정말 단순히 잡담을 하는 듯한 표정이었어.
하치만 화제면 싫어하는 표정은 좀 보여줘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아, 이 둘에겐 이미 이야기 했어. 이것저것.”
“응, 뭐―좀 놀랐는데……
 이렇게 3학년이 되고서 생각해 보면―.”
“우리도 어른이 됐다는 거지? 꺄하하!”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이 사람들은.
​이​야​기​라​니​…​…​문​화​제​ 얘긴가?
하치만 관련으로 사가미가 화제를 꺼낼만한 이야기른 그 정도밖에 없을 거고.


“작년, 문화제에서 내가 실수한 건 이미 들었지?”
“……아아, 그렇다고 해서 딱히 뭔가 할 생각도 없는데…….”


정답인 모양이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이라고 명확히.


“확실히 말하는 방식은 지독했지만, 침착하게 제대로 떠올려 보면, 그게.
 나는 분명 못 움직였을 것 같고, 딱히 이미 뭐 원망하거나 할 마음도 없어서.”
“그래도 말야―, 이제와서 녀석이랑 친해질 생각도 없다고 할까―.”
“맞아맞아, 그러니까 자그만 답례란 녀석?”

“하아……뭐어, 하치만은 저런 방식밖에 못 쓰는 녀석이고…….”


에이구……
나도 하치만의 이야기가 되면 저도 모르게 말이 많아지네…….


“……응? 답례?”
“그래, 답례.
 카와사키, 지금 1학년을 중심으로 하르는 녀석에 대한 소문, 알고 있어?”


……아.


“설마 그거…….”
“그런 내용, 작년 F반이었던 사람밖에 못 흘리잖아―.”
“우리도 문화제까진 누군지도 모를 정도였는데.”

옆의 둘이 보충하듯이 말을 더했어.

“뭐, 살아난 건 살아난 거지만, 역시 우리 나름대로 ‘잘’ 하려면 이거려나―해서.”


하치만, 범인 찾았어.
뭐, 안 가르쳐 줄 거지만.


“하아……너희도 굉장히 둥글어졌네.”

아니, 사가미를 잘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 적당히 말한 거지만.
한때 기피했던 남자와, 그 원인인 사람이라는데도 이렇게나 태연하게.

“녀석 눈에 띄는 건 싫어할 거고……
 덕분에 1학년이 찾으러 오면 바로 행방을 감추게 됐어.
 뭐, 재밌으니까 괜찮지만.”
“아, 그건 괜찮은 거구나.”
“저기 저기, 카와사키네 반은 어때?
 전 F반인 사람 적은 것 같으니까 모르고 있을 텐데―.”


……에?
이야기 아직 이어지는거야?
아무리 떨쳐냈다곤 해도, 어디에 들러붙을 요소가 있는 거지.


“아, 아아……사실은, 우리 반에 ‘히키가야’라는 사람은 없는게 되어 있어.”
“에? 그렇게나 유명인이 됐는데도?”


……………
…………
………
……



애초에 하치만의 얼굴을 아는 건 작년, 그 문화제 타이밍에 F반이었던 사람이 아니면 어려워.
아무리 악명이 퍼졌다고 해도 얼굴과 이름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건 가공의 인물이야.

나와 사이카는 ‘하치만’이라고 불러.
이건 당연해.

에비나는 ‘히키타니 군’이라고 불러.
딱히 특별한 의미가 담기진 않은, 단순한 별명같은 느낌이겠지.

그리고, 에……그거야. 저팔계였나? 걔도 ‘하치만’이라고 불러.
걔 뭐야? 진짜 요괴라거나?

문과 반이다 보니 담임은 히라사카 선생님이 되었어.
하지만 사실은 그리 불릴만한 기회가 없어.
도시락 싸기 덕인지 우리는 둘 다 지각이 줄어들었고, 현대국어 수업에선 별로 지명이 없어.
뭐어 지각 안 하게 된 건 타이시나 코마치의 영향도 크겠지만.

다른 수업은 거의 번호로 부르거나 해.
날짜로 부르거나, 진짜 앞번호부터 순서대로거나 등 각양각색이야.
3학년은 수험이 메인이니, 그런 부분은 대충대충 하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히키타니 하치만’이라는 이름이 많이 닮은 사람은 존재하고 있어.”
​“​“​“​하​하​하​하​하​하​하​!​”​”​”​


그녀들의 근심 풀이에는 안성맞춤의 화제였던 모양이다.
아마 소문을 흘린 뒤, 하치만이 어떤 상황이 되었는지를 묻고 싶었던 거겠지.
이걸로 분명 떨쳐낼 수 있지 않았을까.


“아―, 웃겨―……
 그래도 우리가 카와사키랑 이렇게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하​하​하​.​”​

……시끄러워.

“그, 그럼, 선객도 있었던 것 같고……나는 물러날게.”

하치만이 아니지만, 여기는 도망가는게 정답.
유키노시타나 유이가하마에겐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겐 되었지만, 별로 말이 많은 타입은 아니라고.
……것보다 하치만 이야기 ​뿐​이​고​…​…​에​비​나​랑​은​ 사이카 이야기도 꽤 하나……

“아, 기다려 기다려. 주제가 있어.
 카와사키는 히키가야랑 사귀고 있니?”


으아아아……정말로 묻고 싶었던 건 ​그​쪽​이​었​나​아​아​아​…​…​.​

하아……어쩔 수 없지…….
따라 올라가면, 그 ‘사랑하고 있다고.’도 이 녀석의 덕분이기도 하고…….


“……아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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