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화 “알고싶음 신드롬” (5)
히키가야네
오빠를 배려해서, 란 것도 있었겠지만…….
우리 집에 코마치의 친구를 초대한 적은 없었지~.
내가 놀러 갈 때는 꽤 있었지만, 의외로 코마치도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거야.
역시 남매구나―, 그런 성격은 닮는 법이네.
시각은 이미 저녁.
오늘의 손님인 둘의 대화는 끝이 없어.
이래저래 해도 질문 공습 상태야.
코마치 포인트를 벌려면 여기선 무난한 대답을 해야 할 상황인데……
입학 직후에 그녀들은 봉사부에 어느정도 정보를 얻었던 모양이야.
그런 상황이면 더 얼버무리기도 힘들어서, 외톨이 에피소드를 잔뜩 풀어 버렸다고☆
그건 그렇고 이 여동생, 분위기 완전 탔어요.
“멋져―, 그런 것까지 체험했었구나―.”
“힛키 선배 멘탈 너무 강하잖아! 꺄하하하! 너무 재밌어!”
그런데 무슨 일이지.
기가 막힐만한 에피소드에도 재밌어하면서 달려들 줄이야.
“아니 뭐―, 아무래도 전부라곤 안 하겠지만, 중간중간 공감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그야― 같은 나잇대면 모르겠지만, 아래서 보면 꽤 다르지―.”
그래?
코마치는 아래서 봤는데…….
“응 그리고, 뭔가 그, 아이돌이 버라이어티에서 깜짝쑈 당한 걸 TV에서 보고 있는 느낌?”
“아, 맞아맞아! 아이돌이라기보단 연예인? 좀 다르려나. 뭐랄까, 픽션 같은데!”
아―, 과연. 확실히 코마치도 그런 생각은 했었어.
있는 그대로 놓고 봐도 픽션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고.
그래서 계속 가까이 있던 코마치에겐, 그게 즐거운 걸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그래서―, 히키가야.”
“응?”
포니테일인 애가 뭔가 떠오른 듯이 물어본다.
“들었는데, 힛키선배는 교복 개조했다면서?”
“아, 카와사키 군의 언니도 개조했다고 들었어! 그리고 토츠카 선배도!”
어, 어디까지 들은 거야 이 둘은!
아니 잠깐, 애초에 봉사부에 물으러 간 게 이 둘 뿐인 건가?
둘 말고도 잔뜩 있는거 아냐?
“히키가야 좋겠다―, 토츠카 선배랑 입학 전부터 아는 사이였지?”
“나도 테니스부로 하면 좋았으려나~, 그런 귀여운 사람이 남자라니!”
“아니―, 그―……애초에 오빠를 보고 싶어서 봉사부에 갔던게…….”
“에? 힛키 선배는 봉사부에 자주 와?”
어라? 그건 못 들었던 거야?
유키노 언니, 유이 언니, 혹시나 장난삼아 거긴 덮어둔 거야?
“오빠는 애초에 봉사부 부원이야.”
““에에―?!””
그러고 보면 코마치가 입부하려고 했을 때 들었었지.
봉사부는 스스로 답을 끌어내게 만드는게 스탠스라고 유키노 언니가 말했었나?
과연……중요한 부분을 가르치지 않은 건가……무심코 흘려 버렸다 데헷☆
“으으으……작년에 소동을 일으킨 에피소드는 들었지만, 그것도 봉사부가 얽혔던 건가…….”
“이건 큰 실수야―! 어떡할래? 또 봉사부 갈래?!”
“아니! 이렇게 되면 오기로라도 봉사부 밖에서 찾아내서 어택할거야!”
어, 어택?!
아니 그치만, 애인 있는 건 이미 알고 있잖아?!
“둘 다, 오빠를 어떡하고 싶은 거야……?”
““소중히 하고 싶어!””
아니, 뭐야 그거.
“이를테면 좋아하는 연예인이 결혼한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이 싫어지는 거랑은 다른 거지?”
“굳이 말하자면 우리는 ‘팬’인거야!
……아 이야기 빗나갔어! 교복이야 교복!”
아, 그런 이야기였지.
“히키가야, 부탁이 있는데!”
세미롱발이 굉장한 기세로 다가온다.
부탁? 교복 이야기에서 무슨?
“나, 남자 교복 입어보고 싶어!”
“히키가야, 힛키 선배 교복 가져와줘!”
에,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
………
……
…
“으오오오오! 뭐야 이거어어!
길이 좀 짧아! 소매 좀 넓어! 허리가 꾹 죄여!”
“왠지 좀 가슴팍도 넓게 돼 있어! 어깨도 강조되고!
세세한 부분에서 다른 남자랑은 전혀 달라! 사진 찍어도 괜찮아?!”
무애ㅑ 이 광경.
세미롱인 머리칼을 둥실둥실 흔들며 남자 교복을 입은 여자랑,
포니테일을 흩날리며 찰칵찰칵하고 소란스레 사진을 찍는 여자랑,
지친 코마치.
아아, 타이시. 잘 알았어…….
그 때 무진장 지쳐보였던 원인이.
“아―, 그―, 교복 제조 자체는 언니가 해 준 건데.”
“언니라는 건, 카와사키 군의?”
“카와사키 선배 굉장히 잘하네―.
잠깐 그렇다는 건 토츠카 선배 것도 카와사키 선배가?”
“응, 제봉 무진장 잘해, 언니는.”
“좋겠다―! 무진장 가정적인 사람이겠지―.”
하지만, 끝은 급작스러웠어.
이 소란은 한순간에 해결됐어.
찰칵
“다녀왔지―……
응? 코마치, 친구 아직 있는 건……가…….”
열리는 거실의 문.
굳어버린 남자 교복.
굳어버린 카메라맨.
굳어버린……소문의 장본인.
“펴……편하게…….”
라고 말하곤 문을 닫으려고 해.
“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기, 기다려 주세요오오오오!”
“아, 아니니까요 힛키 선배! 이건 그! 그으으으!”
‘힛키 선배’라는 단어에 저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지는 오빠.
아―……뭐어 그렇겠네.
두 명도 모처럼 본인과 만난 상황인데, 최악의 타이밍이야.
하지만 폭풍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
“뭐 하는 거야, 하치만. 들어갈 거면 빨리 들어…….”
굳어버린 언니 추가.
교복을 개조한 당사자가 등장했어.
“펴……편안히…….”
교복을 개조한 당사자의 퇴장이야.
“아……그…….”
“네……네…….”
화제로 나온 인물이 2연속으로 등장해서 말이 막혀버린 1학년.
그리고 언니가 퇴장하려고 한 순간…….
“…….”
뚜벅뚜벅뚜벅…….
“아.”
언니의 다리 아래서 확하고, 카마쿠라 선수가 등장.
그대로 오빠의 발냄새를 킁킁 맡기 시작해.
이, 이런! 언니가……!
“아……하……하…….”
언니는 ‘오빠의 옷’을 입에 대고,
“애취!”
“으갸아아아!”
그대로 귀엽게 재채기.
대참사야.
“사, 사키이! 아무리 뭐래도 이상하잖아! 자기 옷에 해!”
“그런 소리 해……도……콜록!”
“으아―!”
대참사 히키가야집 대전이야!
“미안, 코마치. 사키 데리고 방에 가 있을게.”
“아, 응.”
오빠는 체념한 듯 옷을 집어당기며 방을 향했어.
“아, 아하하……언니 고양이 알레르기라서…….”
“이야―, 굉장했어―.
들었던 대로 폭풍같은 사람들이네.”
“왠지 코메디 영화 촬영을 직접 보는 기분이 들었어.
그래도 힛키 선배는 정말 히키가야랑 닮았네. 머리 모양이라거나.”
“거기에 카와사키 선배도!
뭐야 저 사람 무진장 멋진 사람이잖아!”
아―, 이해해.
겉보기엔 불량스러운 여선배는, 후배가 보기엔 멋지게 보이기도 하는 거야.
거기에 더해 가정적이라니, 갭이 참을 수 없어.
일단 이 상황에서 앉아있을 수도 없으니, 오늘은 끝마치기로 했어.
이러니 저러니 해도 둘 다 실제로 오빠랑 만날 수 있었으니 만족한 모양이야.
덧붙여서, 훗날 사이카 오빠의 생일을 지났을 무렵부터, 동아리 중에 사이카 오빠의 팔에 리스트밴드가 감겨 있었어.
무늬로는 멋진 무지개 라인이 감긴 리스트 밴드.
과연……‘사이카(彩加)’ 오빠니까 채색(彩色)을 더한 건가…….
그때 여러가지 실을 사온 건 이런 거였나.
잠깐, 코마치보다 먼저 오빠 쪽이 재봉을 배운 거잖아?!
열받아―! 코마치도 빨리 배워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