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화 “Lovely Nail” (2)
봉사부
“야헬롱~ 유키농!”
“어머, 유이가하마. 오늘은 히키가야보다 빨랐네.”
“에? 힛키 아직 안왔어?”
그러고 보면 그 치고는 늦네…….
또 히라사카 선생님이 곤란해 할만한 일이라도 저지른 걸까?
“반이 갈라졌으니까, 힛키의 상태도 알기 어려워 져서―.”
“나는 원래 다른 반이었는데, 유이가하마는 자주 메일 보내 오잖아?
그하고는 별로 안 하는 거니?”
예전에 그렇게나 ‘나랑도 메일 해!’라고 말했었는데, 어째서 스스로는 안 보내는 걸까.
“에? 아, 아하하……그……뭐라고 보내면 좋을지를 몰라서……에헤헤.”
평소에는 여러 부분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치곤, 의외로 늦된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연히 ‘친구’의 예상못한 일면을 발견하는 것도 꽤 괜찮구나.
그렇지? 히키가야.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어. 즉, 히라사카 선생님은 아닌 거구나.
정말, 굉장히 늦었잖아…….
“안녕, 잠시 실례할게.”
어라?
찾아온 건 히키가야가 아니라 카와사키였어.
그가 아니라 카와사키가 온다는 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라? 무슨 일이야, 사키.”
“아아, 생각해 보니 너희에게 전해지 않았구나 싶어서……
하치만, 오늘 감기로 쉬어.”
“에?! 그랬었어?!”
“이런……그 남자가 감기에 걸리다니.”
유이가하마가 다른 반이 된 폐해가 이렇게 나와 버렸어.
과연 히키가야다. 닌자의 적성이 소부고 제일인 만큼, 자신의 정보를 전혀 누설하지 않아.
샐러리맨에도 적성이 있으려나.
“일단 그것만 전하러 왔어.
사이카가 이미 병문안 갔고, 나도 지금부터 얼굴 내밀 생각.”
생각해 보니 그녀도 굉장히 봉사부에 얼굴을 자주 내밀고 있어.
원래 동아리는 없었던 모양이고, 빈 시간은 수험공부에 보내고 있는 모양이야.
여기에 오는 이유는 대부분 히키가야 관련.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가.
의뢰가 없을 때는 보통 그녀와 히키가야가 함께 수험공부를 해.
그리고, 의외로 유이가하마의 공부를 봐 주기도 해.
친해지고 보면 그녀는 굉장히 남을 잘 돌보고, 가끔 재봉을 가르쳐주는 것 같아.
나도……조금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어.
작년의 나였다면, 동아리 관계자와 의뢰자 외에는 볼일 없이 오지 말아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
……그래설까?
내가 아직 그녀의 ‘가입부’를 그대로 두고 있는 건.
“글쿠나, 히키 괜찮으려나…….”
“아침에는 꽤 열 높았던 모양이지만 병원에는 제대로 간 모양이야.
점심부터 연락이 없는 걸 보면, 푹 자고 있는게 아니려나.”
2학기 이후의 그녀……카와사키에 대해 다시 떠올려 봤어.
솔직히 말해서, ‘히키가야와 대등하게 지내는 것’에서 앞설만한 사람은 토츠카 정도겠지.
여동생인 코마치는 그거랑은 좀 다르고, 나는……적어도 지금의 나한텐 무리.
입장이나 우열이 아냐.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 그와 대등한 관계가 불가능한 거야.
그렇잖아? 그치만 그는 항상 ‘뒤를 보고’ 있으니까, 나나 유이가하마와는 방향이 반대인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카와사키나 토츠카가 ‘뒤를 향한’ 사람이라곤 생각 안해.
그래서 더 신기한 거야.
토츠카랑 이야기할 때의 히키가야는, 기분 나쁠 정도로 기뻐 보여.
카와사키와 이야기할 때의 히키가야는, 다른 사람에겐 절대 보여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아마 그것조차도 빙산의 일각.
그는 꽤 본심을 말해주지 않고, 묘한 부분을 신경쓰거나 사양하거나 해.
그런 부분은 예전과 마찬가지야.
그렇기에 그들을 좀 더 지켜보고 싶어.
“카와사키, 코마치는 동아리 중이니?”
“아아. 코마치도 돌아가고 싶었던 모양인데, 우리가 가겠다고 하고 동아리에 참여 시켰어.”
첫인상으로는 알기 힘들었던 부분이지만, 카와사키는 내가 봐도 ‘좋은 신부가 된다’는 말이 어울리는 여자야.
“그럼 동아리가 끝난 뒤, 코마치와 함께 그쪽에 실례할게.
그렇지? 유이가하마.”
“에?! 저, 정말?!”
“작년에 내 몸 상태가 나빠졌을 때, 본의가 아니게도 그 남자를 방에 들여 버렸으니까…….
당한 채로 있는 건 싫어.”
나는 그녀에게서 어딘가 ‘어머니’ 같은 부분을 느끼고 있는지도 몰라.
그래서 히키가야는 그녀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