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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역자 | 淸風

제 9화 “12월의 작은 악마들” (1)


12월


학원도 겨울 강습이 시작되어, 우리의 수험공부도 라스트 스퍼트.
학교 → 학원 → 우리집에서 복습이란 흐름이 늘어나서, 평소보다도 셋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사키의 집엔 꼬맹이들이 있어서 공부에 집중할 수 없어서기도 하다.
하지만 작년, 코마치나 타이시의 수험공부를 봐 준것도 우리 집이다.
이미 ‘집에서 공부=히키가야네 집’이라는 방정식이 새겨진걸지도 모른다.

평소처럼 오늘도 제대로 공부.
학원이 끝날 타이밍에, 코마치가 저녁밥을 준비해 주는 것도 익숙한 광경이다.
본시험은 벌써 다음 달. 더 뒤론 미룰 수 없다.

다행히, 코마치는 기말고사 범위에 여유가 있어서, 식사나 쉴 때의 간식 등에 손을 빌려준다.
역시나 내 여동생, 좋은 교육 덕분이다.
카와사키 네도 타이시가 이래저래 요령 좋게 일해주는 모양이다, 사키도 안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곤 해도, 타이시 군 아직 가사 잘 못하는 편이고~.
 가끔은 코마치가 가 볼까?”
“어이 장난치지 마.
 널 혼자서 그 남자네 보낸다니, 내가 그렇게 둘 리 없잖아!”


지금까지는 사이카가 가까이 있었으니까 어느 정도 봐 준 거라고!

“괜찮잖아, 코마치도 애들 상대로 언니 기분 맛보고 싶고―.”

아아……그러고 보면 계속 ‘여동생’ ​입​장​이​었​으​니​까​…​…​.​
그런 이유가 있다면……이라고 말할 줄 알았냐! 그런 거 용서 못해!
“거기에 오빠, 옆에 누가 있는지 잊어버렸어~?”
“……아.”


천천히 돌아본다.
상냥한 마음에 격렬한 브라콤에 각성한 전설의 여자가 나를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어.


“‘그 남자’라니 굉장한 말투잖아. 누구 이야기야?”
“윽……너 자기 남동생을 너무 과대평가 하는 거 아냐……?”


이름도 없는 엑스트라 ‘그 남자’ 정도면 됐잖아!
어디에나 있는 일반적인 남고생이잖아!
……어, 어라?! 이렇게 표현했더니 왠지 갑자기 타이시가 라노베 주인공 포지션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아차! 이대로 가면 코마치가 공략 대상이 되어 버려!
절대로 용서 못해, 절대로. 내 모든 걸 걸어서 막아 보이겠어!

“‘너만큼 손이 가지 않는’ 것 뿐이지, 내 주위에 있는 남자 중에선 훌륭해.
 그도 그럴게, 지금 손이 가는 남자는 하치만 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곤, 슬쩍 사이카 쪽을 본다.

“내, 내게 동의를 바라도 답하기 ​어​려​운​데​…​…​하​하​.​”​


으으으……아니, 안되지 안돼.
이 흐름대로 가면 사키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버려서, 최종적으로는 필살 브라콤보로 내가 KO 당해 버린다.





어느덧 12월. 2학기도 끝나 버렸다.
여기까지 오면 ‘아아, 고교생활도 곧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3학기는 입시에 졸업식에, 순식간에 지날 거고…….

입신……가…….

생각하면 고교 입시를 쳤을 때, 이미 나는 혼자였다.
혼자 공부하고, 혼자 소부고로 왔다.
그 무렵의 동급생과는 완전히 연이 없다……아니, 떠올릴 것까지도 없는 일인가.
그리고 기대에 가슴을 부풀려, 이 학교에 온 거다.

지금은 어떻지? 나는 이 학교에서 어느 정도의 인연을 이은 걸까?
이대로 졸업해서……알던 사람들과 흩어진다.



흩어지더라도, 끊이지 않는 연을……나는 얼마나 쌓아 온 걸까?
태연한 척을 하고, 혼자서도 괜찮다고 자신을 설득하며, 그 뒤에서 갈망을 멈추지 못했던 사람과의 연.



“왜 그래? 하치만.”
“멍하니 있는데, 또 무슨 생각할 거라도 있었어?”
“아니 잠깐,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적어도 이 녀석들과의 연은 끊지 않는다. 그렇게 정한 거다.
그래서 셋 다 국립에 수험을 칠 만한 학력을 얻어,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내에게 생각까지 하게 만들 정도의 녀석들.
내게서 떨어지지 않겠다고 말해준 이 녀석들에게서, 나는 떨어지지 않을 거다.

그래서 수험공부도 서로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나는 긴장을 빼면 바로 응석을 받아줄 것만 같지만……사람에겐 상냥하게 대해선 안되는 때가 있는 거다.
이 길 만은 그래선 안된다.

그리고, 사람에겐 상냥하게 대해 줬으면 싶을 때가 있다.
이 녀석이 올바른 판단을 했을 때는 제대로 상냥하게 대해 줘야지.
뭐어, 우리는 잘못 투성이니까, 그럴 기회는 무지 드물겠지만…….


“하치만, 봐. 손이 멈춰있어.”
“또 너 수식 잊어버린 거야? 여기는…….”
“아―! 알고 있다니까!”


다 함께 합격할 수 있다면……내 잘 보기 힘든 모습이라도 보여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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