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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


원작 |

두 번째 이변 1화


**

익숙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익숙한 소녀들이 앉아있다.

식사는 시키지 않은채 음료를 마시며 떠들고 있는 소녀들은 물어볼것도 없이, 이제는 자신들의 중심이 되버린 레벨 0(무능력자)인 하마즈라 시아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하마즈라 완전 늦는데요"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네"

크크큭- 하고 웃으며,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오한이 들 정도의 미소를 짓는 무기노에게 키누하타가 말한다.

"하마즈라가 완전 M이고 무기노가 완전 S인건 알고 있었지만, 이제 슬슬 좋아한다고 하는게 어때요?"

"…너도 한번 죽어볼래?"

"그거, 무기노가 말하면 완전 농담이 아니라구요"

이미 한번의 전과가 있어서 정말로 키누하타를 죽여버릴지도 모르는 무기노는 왼손의 다섯손가락을 구부리고 뿌득뿌득 이상한 소리를 내며 위협했지만, 키누하타는 겁을 먹기는 커녕 무기노에게만 들릴듯한 작은 목소리로

"얀데레 케릭터는 무기노 밖에 없으니, 완전 개성적인 아이덴티티가 될 수도 있다구요?"

"………"

무언가 키누하타의 알 수 없는 말에,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 깊히 생각을 하는듯한 무기노였지만

"하마즈라는 아줌마 취향이야?"

옆에서 빨대로 콜라를 쭉쭉 빨고 있는 조그마한 소녀에게 저지당했다.

천하의 무기노에게 그런 망언을 한건, 원래 아이템의 정규멤버. 이제는 영영 볼 수 없게된 프렌다=세이베른의 대신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아이템에 정착한 그녀의 여동생인 ​플​레​메​아​=​세​이​베​른​이​다​.​

"누가 아줌마냐 이 건방진 꼬맹이야!!"

뭔가 손을 빛내며(…) 화를 내는 무기노는 중간에 무언가를 깨달은듯, "응? 그러고 보니" 라고 중얼거리더니 말한다.

"이런 꼬맹이를 조직에 넣은 기억은 없는데"

"나도 딱히 조직에 들어간 기억은 없는걸. 프렌다 언니도 없구"

"…그럼 뭣때문에 아이템의 모임에 계속해서 얼굴을 들이미는건데?"

"하마즈라를 만나러 오는거야"

순간 무기노의 손에 있던 플라스틱 컵이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뭉개진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도, 패밀리 레스토랑 내에 있는 TV에서 몇일전 잡힌 은행강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니까. 아직 정확한 판단을 하기 힘든 아이들을 이용해서 범죄를 저질렀던 거군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우수한 능력자일 경우 어렸을때 부터 두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니깐요. 그런 아이들을 속이거나 능력으로 제압한후, 실질적으로 은행을 터는 범죄는 아이들한테 맡겼던 것이죠」

「심지어는 어린 여자아이에게 까지 손을 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무기노는 그런 뉴스를 듣고, 심란한 표정을 지으며

"설마 그 자식… 이런 애한테 손을 댄건…"

"아뇨 아뇨. 그 하마즈라의 편을 들어주는거 같아서 완전 기분 나쁘지만"

키누하타는, 눈을 뜬채 자고 있는 타키츠보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이래뵈도, 타키츠보는 완전 스타일 좋으니깐요. 하마즈라가 로리콘일 확률은 아무래도 적겠죠"

"로리콘? 로리콘이 뭐야?"

"그것보다, 하마즈라 이자식 진짜 늦잖아!!"

누가 봐도 어색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말돌리기였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눈을 뜬채 자고 있는 타키츠보는 마치 각성을 하듯 벌떡 일어났다.

"무슨일인가요 타키츠보?"

"……왠지 불길한 느낌"

""불길한 느낌?""

타키츠보의 능력은 레벨 4(대능력)의 AIM ​스​토​커​(​위​치​추​적​)​.​

그 능력의 특징상, 아무래도 정밀하고 계산된 조작보다는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타키츠보는 그런 직감이 뛰어난 편이다. 그 타키츠보가 막연히 기분이 나빠진다면, 무언가 불행한 일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잠시 뒤, 딸랑- 하면서 패밀리 레스토링의 문에 달린 방울이 울렸다.

"여어 다들 와있었어? 미안 사정이 있어서 좀 늦었… 엑, 20분이나 늦었네"

​"​하​ㅡ​마​ㅡ​즈​ㅡ​라​ㅡ​아​ㅡ​ 20분이나 기다리게 하다니 신기록이네. 벌받을 준비는 됬어~?"

"오늘은 저도 완전 무기노 편이에요. 타키츠보가 얼마나 하마즈라를 완전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아요?"

"그 타키츠보는 방금 일어난것 같습니다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애인의 목소리에 타키츠보는 고개를 돌려, 식은땀을 흘리면서 '헤헤…' 하며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는 하마즈라를 쳐다봤다.

그러더니 그 졸린듯한 멍한 눈이 확!! 하고 커졌다.

"………그 여자애는 또 누구야?"

"여자애?"

아직 무슨 일인지 파악하지 못한 무기노는 하마즈라의 등에 매달려 있는 누더기 같은 물체를 ​파​악​했​다​. ​

"아. 사정이란게 이건데"

라며 자신의 등에 업혀 있던 여자애를, 하마즈라는 마치 인형을 드는것처럼 겨드랑이에 팔을 넣어 들어올리며

"길거리에 쓰러져 있더라고. 배고픈듯 해서 어쩔 수 없이… 아야아아아! 타,타키츠보!?"

어느샌가 자리에서 일어나, 하마즈라의 앞까지 이동한 타키츠보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하지만 뭔가 고고고고고- 하는 듯한 위압을 풍기며 하마즈라의 귀를 비틀고 있었다.

"………하마즈라. 잠깐 따라와"

"에!? 설마 이것도 바람으로 계산하는 거야? 어디가 어째서!?"

무기노는, 여자애를 내려놓은채 울먹거리며 타키츠보에게 끌려가는 하마즈라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어디가 ​아​이​덴​티​티​라​는​거​야​?​)​

**

타키츠보가 하마즈라를 데리고 떠난후, 혼자 남겨진 소녀는 온몸의 털을 세운 고양이처럼 확연히 이쪽을 경계하고 있었다.

"걱정마세요. 옆에 있는 무기노라면 모를까 저는 어린아이에게는 완전 상냥해요"

"뭔가 너 요즘 나한테 불만있는거 아니야?"

"설마, 그럴리가요"

키누하타는 무기노의 살기를 자연스럽게 넘기며

"그건 그렇고… 동양인… 인가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신기한듯 쳐다보는 키누하타.

확실히, 소녀의 모습은 이색적이라면 이색적이었다. 얼굴의 생김새나 이목구비는 분명 동양쪽이라기 보다는 서양쪽에 가까웠지만, 검은색 눈동자와 얼핏 보이는 윤기있는 검은색 머리카락은 분명 동양인의 특징이었다.

"뭐 그런건 완전 아무래도 좋고, 미아인가요? 혹시 보호자의 이름이나 특징을 알고 있다면 저희가 찾아줄수도 있는데요"

"그것보다 얘 이름을 물어보는게 먼저 아니야?"

"핫.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사실 무기노는 어린아이를 완전 좋아하는 타입의 여성이었나요?"

"이게 진짜…"

이제 진심으로 뒤에서 키누하타의 목을 무언가의 레슬링 기술처럼 조르고 있는 무기노와, 자신을 조르고 있는 팔을 탁탁 치면서 "하, 항복 완전 항복이에요!" 하며 기브업 싸인을 보내고 있는 키누하타의 바보짓을 하며, 소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름… 없어"

"하아- 하아. 여기는 외부인이 그리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완전 아닐텐데요. 보호자는 있나요?"

무기노의 기술에서 해방된 키누하타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확실히, 커다란 우비같은 누더기를 쓰고 있는 소녀는 누가 봐도 학원도시 내부의 인물은 아니었다.

아무리 부모가 없거나, 버려진 아이인 차일드 에러일지라도 학원도시 내에서는 학생. 아무리 레벨 0(무능력자) 라도 월급은 나온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의식주는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는 학원도시에서, 이런 거지같은 꼴을 하고 있다면 무단으로 침입한 외부인이라는 것이 된다.

"가이아가 데려와줬어"

키누하타는 잠시 "가이아? 사람이름인가요? 완전 특이한 이름이네요" 라고 중얼거리더니

"뭐, 하마즈라가 데려온 이상 보호자는 우리가 찾아줘야겠죠"

"전직 암살부대인 아이템이 보호자 찾기라니…"

쳇. 하며 혀를 찾는 무기노였지만

"그래도"

키누하타는 그녀답지 않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가끔은 이런것도 좋다고 완전 생각하지 않아요?"

"……"

그 어색한 미소를 보며, 무기노는 다시금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러시아에서 하마즈라와 무기노, 타키츠보는 파라미터 리스트(소양격부) 라는 녀석을 얻게 됬다.

그것의 내용은 간단히 말하자면, 학원도시에서 지긋지긋하게 선전되는 "누구나 끈임없이 노력한다면, 고레벨의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광고는 거짓말이라는 것이었다.

능력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끈임없는 노력뿐만 아니라, 그 노력의 빛을 완전히 지워버릴 수 있을 정도의 막대한 재능이 필요했다.

레벨 1(저능력자)에서 레벨 5(초능력자)가 됬다는 그 레일건(초전자포) 조차, 처음부터 레벨 5(초능력자)가 될 수 있는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이 내용을 학원도시 내에 발표한다면, 학원도시의 근간 자체를 무너트릴 수 있었다. 말하자면, 학원도시 최대의 아킬레스건.

러시아에서 돌아온 뒤의 목표는, 이 파라미터 ​리​스​트​(​소​양​격​부​)​를​ 교섭의 재료로 우리의 안전을 보장받고, 타키츠보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어둠'은 이미 해체되어 있었어)

하지만 러시아에서 돌아오자마자, 예전 아이템을 담당하는 '높은 녀석'에게 온 연락은 학원도시 내에 있는 모든 암부가 해체되었다는 것이었다.

교섭의 재료를 사용할 필요도 없이, 문제의 대부분이 해결되어 있었다. 그 사실을 의심하여 이곳저곳에서 정보를 수집했지만 그 제 1위가 있던 '그룹'도 해체된 모양이었다.

(대체 어디에 사는 누구가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맙다고는 생각해. 그 빌어먹을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면 이 정보는 어떻게 해야되는 거지?)

천칭은 아슬아슬하게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어떠한 자극을 가한다면 어느 한쪽으로 크게 기울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떠한 방향에서든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 가능성은 적어보였다.

학원도시의 '어둠'이 해체된것은, 학원도시의 '높은 녀석들'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더러운 욕망이나 목적을 위해 간편하게 사용하던 장기말을 뺏긴 격이니까.

이렇게 높은 녀석들이 여유가 없을때, 파라미터 ​리​스​트​(​소​양​격​부​)​를​ 들이민다면, 최악의 경우 막대한 손해를 감수한 학원도시측이 자신들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일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이 거대한 폭탄을 들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꺼림찍했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얻었던 물건이, 역으로 자신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하는건 확실해)

"무슨 생각을 그렇게 완전 골똘히 하는 건가요?"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건지, 무기노는 속편한 얼굴로 빨대로 음료를 마시고 있는 키누하타를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좋으니까, 이 꼬맹이가 먹을만한것좀 시키는게 어때?"

**

대충 키누하타가 주문한 음식이 도착하자, 다시 딸랑- 하며 패밀리 레스토랑의 문에 달려있는 방울이 울리더니, 하마즈라와 타키츠보가 들어왔다.

어지간히 배가 고팠는지, 엄청난 기세로 음식을 먹고 있는 소녀를 보고 하마즈라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ㅡ마즈라. 음료수가 다 떨어졌는데?"

"예이"

뭐, 세상이란건 이런 것이다. 아무리 아이템의 정규멤버가 되었던, 그 아이템의 중심이 되던, 하마즈라가 드링크바 주문담당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이제는 완전히 체념한 하마즈라가 확실히 얼음까지 착실히 넣은 컵 4개를 능숙하게 옮기고, 한번더 왕복하여 모두에게 음료수가 담긴 컵을 나눠줬다.

"웃차"

타키츠보에게 무슨 추궁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싱글벙글 거리는 하마즈라는 그런 소리를 내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

여태까지 와구와구! 하는 효과음이 어울릴 정도의 기세로 음식을 먹던 정체불명의 소녀는 자연스럽게 하마즈라의 무릎위에 올라가더니, 여태까지 자신이 먹던 음식을 자신의 생체의자 쪽으로 당겼다.

"어, 어이?"

만난지 30분 정도 밖에 안되는 소녀가 이러는 것에 솔직하게 당황하고 있는 하마즈라였지만, 창가에 앉아있는 자신의 여자친구님이 좋아할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

"……하마즈…"

"뭐야 너!!!!!!"

타키츠보의 말을 자르듯. 패밀리 레스토랑에 있는 사람 전체가 쳐다볼 정도의 큰 목소리가 났다.

"거긴 내 자리란 말이야!!!!!"

그 커다란 목소리의 주인공인 ​플​레​메​아​=​세​이​베​른​은​ 그렇게 말하며, 벌떡 일어나 하마즈라에게 다가가더니, 이미 하마즈라의 무릎에 앉아있는 정체불명의 소녀를 전력으로 밀어내려고 노력했지만, 소녀는 조금도 꿈쩍하지 않은채 계속해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

"후냐앗!? 내 포지션을 뺏겼어!!?"

플레메아가 그런 모습을 보며 울먹거리자, 그 이름없는 소녀는 플레메아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여기"

라면서 하마즈라의 무릎에서 조금 움직여, 한쪽 무릎의 소유권을 플레메아에게 넘겼다.

플레메아는 고맙다는 대답도 없이 번개처럼 하마즈라의 무릎에 앉았지만

"하, 하하하하…"

​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 하며 대기가 진동하는 듯한 살기가 자신에게 오는 것을 느낀 하마즈라도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유언이라면 완전 자세히 들어주도록 하죠"

"네놈이 무슨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미리 교육적 지도를 해야겠어. 이 망할 로리콘"

​"​로​리​콘​이​라​니​!​!​?​ 누가? 내가!?"

그리고, 그 쪽 뿐만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도 느껴지는 살기에 하마즈라가 살기의 방향. 즉, 타키츠보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하마즈라 로리콘"

벌레를 보는 시선으로 타키츠보가 그렇게 말했다.

"커,커헉!"

하마즈라는 뭔가 가슴속에 커다란 돌이 떨어진듯, 쿵! 하는 느낌을 받으며, 입으로 영혼을 내뱉는듯한 모습으로 리타이어했다. 그것도 양쪽 무릎에 어린 여자아이를 둘이나 앉혀놓은 상태에서. 누가봐도 훌륭한 범죄자의 모습이었다.

하마즈라 한정으로, 존재하는 모든 정신적 현상을 다룬다는 그 토키다와이의 초능력자 만큼의 유효한 정신적 타격을 가한 타키츠보였다.

"자자. 하마즈라가 저런 꼴이 되었으니, 오늘 식비는 하마즈라의 지갑에서 빼도록 합시다"

입맛을 다시듯 자신의 혀를 살짝 내민 타키츠보가 그렇게 말하며, 능숙하게 하마즈라의 바지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무기노는 무척이나 잘먹는 정체불명의 소녀를 힐끗 보더니

"저 꼴로 밖을 돌아다니기도 창피하니까. 하마즈라의 돈으로 옷이나 한벌 사주자"

"관심없는척 하면서도 완전 친절하네요"

"…시끄러워"

그 제 1위와 마찬가지로, 무기노 시즈리도 아주 조금이지만, 확실히 어둠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하마즈라가 아이템 따까리짓 하던게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이었다는게 새삼 놀랍네요. 카미조 이상의 플래그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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