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Faker


원작 |

두 번째 이변 4화


**

카미조 토우마의 기숙사방.

그 방의 한 가운데에 있는 코타츠를 중심으로, 액셀러레이터와 페이커, 카미조 토우마와 쿠로요루 우미도리는 각각 코타츠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각형의 코타츠에는 네군데의 자리밖에 없기에, 필연적으로 인덱스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삼색 고양이를 품에 들고 앉아있었다.

언뜻보면 조금 싸움을 한 친구들이 화해하는건 아닌가- 싶은 정도의 분위기지만, 아무래도 몇일전까지 진지하게 서로의 목숨을 노리던 사이이므로 그런 미적지근한 관계가 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그 당사자들이 잘 알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협력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까 이쪽을 방해만 하지 말아줘"

필요한 사실만 전해주면 된다는듯. 페이커는 사무적으로 내뱉었다.

"기껏 1위랑 찾아와서 무슨 소리를 하나 싶었더니, 하ㅡ 아무래도, 미친건 내가 아니라 네놈들 쪽인가 보군"

그리고 그런 페이커의 말을 듣고, 쿠로요루는 3초 정도 눈을 크게 뜨더니, 불쾌한 이야기를 들었다는듯 눈을 찡그리며 말했다.

"남이 막대한 양의 자본과 시간을 들여 세운 계획을 정면으로 부숴트려놓고 방해를 하지 마? 엿이나 먹으라지"

"……그럼 죽일 수 밖에 없다고?"

"핫. 할 수 있으면 해봐라 빌어먹을 로리콘놈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양손에서 ​봄​버​랜​스​(​질​소​폭​창​)​을​ 모은 쿠로요루와

"좋았어. 네녀석 말대로 나는 로리콘이니까, 이번에야 말로 그 건방진 육체에 상하관계를 확실히 새겨주지"

그 쿠로요루에게 대항하듯, 전신에 오펜스 아머(질소장갑)을 전개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페이커는

"닥치고 앉아"

이 기숙사에서 가장 강한 존재감을 내뿜는 하얀 괴물에게 저지당했다.

"…"

"……"

이미 주종관계가 성립되버린 페이커와,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쿠로요루는 그대로 조용히 제자리에 앉았다.

"이야, 말려줘서 고마워"

이 둘이 일어나는 순간, 또 울상이 된 카미조는 액셀러레이터가 상황을 진정시켜준 것을 보고,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단순히 이 일을 해결하고 쉬고싶을 뿐이다. 뭐가 고맙다는 건지 모르겠군"

"아니아니 그래도, 어찌됬든 카미조씨의 기숙사를 지켜준거니까 고마워"

"칫… 넌 그런 부분이 짜증나는 녀석이었지"

쿠로요루와 페이커는 그런 액셀러레이터와 카미조의 모습을 보며 (…저 녀석은 뭔데 저 괴물이랑 편하게 대화를 하는거야?) 라고 중얼거렸다.

"뭐, 사실 난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결국 지금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거잖아? 그렇다면 그, 쿠로요루라고 했나?"

"쿠로요루 우미도리다"

카미조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말해주는 쿠로요루를 보며, 페이커는 휘익~ 하고 휘파람을 불더니

"천하의 쿠로요루가 자기소개를 할 정도라니. 그 소년, 싸우고 싶은 리스트에 들어가 있거나 아니면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네"

"죽어. 등신"

또 다시 싸울 의욕이 넘치는 둘을 보고, 카미조는 "자자. 둘다 진정하고" 라고 한후

"그쪽의 남자애는 자신이 바라는걸 말했으니까, 쿠로요루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해보면 조금은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을까?"

그 이야기를 들은 쿠로요루는 흥, 하고 콧방귀를 끼더니, 팔짱을 끼고 말한다.

"내가 원하는 바는 분명히 말했을 텐데? 전 세계의 사람이, 사이 좋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지 마"

"저기, 카미조씨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가서 그러는데, 이거 무슨 뜻?"

그런 말을 이해 못하고 있는 카미조에게, 페이커는 어깨를 으쓱이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말하자면, 쿠로요루는 엄청난 전투광이라 평화로운 학원도시는 싫다는 거야"

"평화가 제일이거늘…"

"넌 무슨 세계 3차 대전의 중심에 있었던 것처럼 말한다?"

어딘가의 평화를 만끽하는 전쟁영웅 같은 카미조의 발언에, 페이커는 나름대로 조크라고 던진 말이지만 상대가 진짜 그 전쟁의 중심이었던 인물이니, 재미있을리는 없다.

"그거라면 간단하군"

대화를 듣고 있던 액셀러레이터가 말한다.

"어쩌다 보니 이쪽도 아레이스타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는 정보를 하나 구했어. 이게 대체 어느 부분까지 그 녀석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레이스타가 정보를 가진 나를 말살하려고 하든, 확실히 녀석의 숨통을 끊어버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가 직접 공격하든, 어찌됬던 빠른 시일 내에 학원도시 내에서 전쟁이 발생할거야"

"…그걸 믿으라는 거야?"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하는 듯한 쿠로요루에게 페이커는 "아 맞다" 라고 자신의 손바닥을 치며

"다른 방향성으로 접근해볼까? 고양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쿠로요루양?"

"뭐, 뭣…"

"그 있잖아, 사이보그라서 누릴 수 있는 모에 포인트라고 할까…"

​"​우​,​우​와​아​아​아​앗​!​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좀 닥쳐!"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완전히 당황하고 있는 쿠로요루의 모습을 보며, 페이커는 입을 길게 늘어트리며 ​웃​었​다​. ​

"정말, 전투광에다가 암흑의 5월 계획의 생존자, 자칭 새로운 '어둠'인 '신입생' 사이보그 쿠로요루씨가 고양이귀나 고양이손 같은 파츠를 쿠엑!"

"닥치라고 했지 망할놈아!!"

어느샌가 일어나 페이커의 목에 깔끔한 하이킥을 날린 쿠로요루.

능력을 쓰는것보다 순수한 격투실력으로 싸우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깔끔한 타격이었다.

"허억 허억…! 그런데 네놈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1위한테 붙은거냐!?"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아직도 얼굴을 붉힌채 쿠로요루는 페이커를 마구 밟으며 말했다.

"자, 이거 보이지?"

그러면서, 자신이 맞은 목의 반대편을 보여주는 페이커.

"웃기게 생긴 개목걸이구만"

"뭐, 그렇게 된거야"

"……"

페이커의 목에 있는, 액셀러레이터와 같은 형식의 초커.

쿠로요루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어째서 페이커가 저 꼴이 됬는지는 모른다. 하나 확실한건, 어떠한 형태든지 간에 페이커는 저 1위에게 휘둘려야 한다는 것 정도다.

"그것보다, 인덱스라고 했었지?"

"응?"

액셀러레이터는 카미조를 향해 물어봤다. 하지만 배를 보이고 발라당 누운채, 인덱스에게 고양이 펀치를 하고 있는 삼색 고양이를 데리고 놀고 있는 인덱스도 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나랑 계속 놀아줘냥!!) 이라고 하는듯. 삼색 고양이인 스핑크스는 인덱스의 무릎에 올라타 두발로 선채 바둥거리고 있었다.

"러시아에서 네놈이 나에게 준 단서. ​I​n​d​e​x​-​L​i​b​r​o​r​u​m​-​P​r​o​h​i​b​i​t​o​r​u​m​(​금​서​목​록​)​.​ 아직도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네놈이 과학측이 아닌 '마술'이란 것에 연관돼 있다는 건 확실하게 알겠어"

"…하긴, 너도 그 전쟁의 한 부분에서 필사적으로 움직였으니, '마술'이란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을리도 없겠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카미조에게, 액셀러레이터는 그 붉은 눈을 빛내며 말한다.

"그 빌어먹을 '마술' 이라는 녀석에 대한 정보를 줬으면 해"

"그, 글쎄… 정보라고 해도… 어떻게 하지 인덱스?"

"…인덱스?"

카미조가 자신의 기숙사에 있는 정체불명의 수녀에게 '인덱스' 라고 말한 것을 들은 액셀러레이터는 눈가를 찌푸렸다.

"무언가, 요즘들어 내 역할이 줄어버리는 탓에 존재감이 없는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이야 말로, 10만 3천권의 마도서를 지키고 있는 이 인덱스님이 활약할 때야!"

"…어이"

카미조와 눈을 마주친 액셀러레이터는 인덱스를 손가락질하며

"이게 ​I​n​d​e​x​-​L​i​b​r​o​r​u​m​-​P​r​o​h​i​b​i​t​o​r​u​m​(​금​서​목​록​)​?​"​

"응"

"……후"

액셀러레이터는 크게 한숨을 쉰후

"내 쪽의 꼬맹이를 구하기 위해 러시아 까지 날아가서 찾았던 비장의 단서가, 대패성제때 미아가 된 수녀복의 꼬맹이라고?"

"자자, 이래뵈도 '그쪽' 세계의 도서관 같은 존재야. 학원도시의 데이터 뱅크(서고) 라고 할까? 아마 너가 궁금해 하는 것의 대부분은 설명해줄거야"

의심쩍다는듯 잠시 고민하는 듯한 ​액​셀​러​레​이​터​였​지​만​,​ 결론을 내는데 까지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내가 궁금한건"

그렇게 말한 액셀러레이터는, 이야기를 고조시키듯 한박자를 쉬고

"'천사' 라는게 뭐지?"

카미조는 '과학측인 액셀러레이터에게 그런 정보는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인덱스에게 물어본것이지만, 인덱스는 그런건 상관이 없는지 자신의 지식을 막힘없이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천사'와 같아. 신의 하수인. 하수인이라고 해도 우화 같은곳에 등장하는 인간적인 감성을 가진 존재는 아니야. 단순히 거대한 힘의 덩어리. 라고 할까? 지능이 있기는 하지만, 감정은 없을지도"

"인공지능 로봇 같은건가"

"응. 이 기숙사 앞에 돌아다니는 깡통로봇 같은거라고 생각하면 될거야. 그것도 무지하게 강력한 깡통로봇. 사용하는 힘은 텔레즈마. 이 세계 그 자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야, 천사가 휘두르는 힘이자 천사 그 자체기도 해. '성인'같이 특별한 신의 은총을 받는 사람의 경우 상당한 양의 텔레즈마가 몸에 깃들기도 하고"

액셀러레이터는 "그런것보다" 라고 중얼거리며, 본제를 말한다.

"그렇다면, 그 '천사'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인덱스가 단언했다.

"진짜 천사는 사실상 무적. 인간의 능력으로 가공하거나 데미지를 입히는 것도 불가능하고, 동급이나 혹은 그 이상의 텔레즈마가 필요해. 하지만 그 정도 양의 텔레즈마를 가지고 있는건 천사밖에 없으니까, 불가능해"

"……"

그 말을 듣고 액셀러레이터는 생각했다.

코드네임 '드래곤'. '에이와스' 라는 이름의 천사에게 패배한후, 희미해지는 의식속에서도 필사적으로 뇌속에 구겨박은 녀석의 말을.

'하나부터 열까지 얘기하는 건 역시 귀찮아. 내 말을 기억해놓고 나중에 알아서 검색해'

처음 그것에 대해 뭐라고 설명을 해야할지 몰랐지만, 러시아에서 미샤 크로이체프와 싸웠을때 분명히 알게 됬다.

정확히 같은 존재는 아니지만, 근원은 같다. 액셀러레이터의 정보해석능력이,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건 인공적인 '천사'라고들 하는 존재야. 성질적으로는 틀리지는 않지만, 그건 휴즈 카자키리의 본질을 찌르지는 못해. 그녀의 정체는 이 나, 에이와스를 형성하기 위한 제조 라인 같은 거야'

(일반적인 천사와는 다른 천사. 감정도 있고, 분위기나 기묘한 압박도 러시아에서 봤었던 그 천사 옆에 있었던 여자… 오히려 그것에 더 가까웠어)

액셀러레이터는 AIM 확산역장의 집합체. 학원도시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천사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레이스타는 '에이와스' 라는 이름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천사 말고도, 노골적으로 능력자들을 이용해 만든것 같은 천사도 가지고 있어. 그 여자는 직접 전장에 투입할 정도로 대담하면서도, 그 '에이와스'만은 예외야. 전투는 커녕, 어지간히 소중히 여기고 있어)

'아레이스타도 번거로운 방법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뭐, 나는 클론 기술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클론. 아마도 '시스터즈'를 말하는 거겠지. 만약 아레이스타의 계획대로, 내가 2만에 달하는 시스터즈를 살해하고 레벨 6(절대능력)으로 진화했다면 그 개자식의 계획의 완성을 앞당길 뿐이었겠지. 혹은, 단순한 꼭두각시가 되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 '인공적인 천사'라는 녀석이 레벨 6(절대능력) 인가)

'아레이스타 녀석. sn구bozl용 바이러스에 뭔가 손을 썼군. 라스트 오더를 경유해서 내 beuo현dnm에 자기방어 ​b​s​e​o​u​능​g​b​u​을​ 심었나. 이거 미안하다. 자살 방지장치 같은 걸 ​n​b​s​p​g​가​n​p​i​s​r​ 모양이야. 날 ​s​b​g​p​죽​이​n​a​p​e​d​v​으​면​ 멋대로 움직이는 ​n​s​p​i​d​h​날​개​g​p​r​w​s​를​ 어떻게든 해줘'

(아레이스타는, 내가 '에이와스'를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해 일종의 '장치'를 설치했어. 그 말은 즉. 녀석도 죽기는 죽는다는 거다. 아레이스타는 그것이 두려운거야. 그렇다면, 죽일 수 있는 방법이 문제군)

"또 궁금한건 없어? 내가 미아일때 햄버거를 잔뜩 사준 보답은 해주고 싶을지도"

엣헴. 하며 자랑스럽게 가슴을 피는 인덱스를 보며, 액셀러레이터는 입을 열었다.

​"​'​에​이​와​스​'​라​는​…​"​

그리고 동시에, 찰칵 하면서 카미조의 기숙사의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기세좋게 문이 열렸다. 그리고 무척이나 화가 나있는지, 숨을 씩씩대며 들어온 인물은 

"너, 오늘도 또 도망갔겠다!! 정말, 사람이 걱정해줘도 대체 뭐야!!"

카미조가 또다시 학원도시의 '어둠'에 연관됬다는 사실을 알게 된후, 매일같이 카미조를 쫓아다니는 미코토였다.

당연히,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이라는 이유를 떠나서라도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에게 모두의 시선이 꽃혔고,

"에?"

"……"

레벨 6 시프트 실험(절대능력자 진화 실험)이 끝난 이후

정확히 1만 31명의 시스터즈를 잔혹하게 찢어죽인 당사자와

그 실험으로 인해 누구보다도 더 상처받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두려워 했었던 피해자.

되도록이면, 계속해서 서로 만나지 않는것이 더 좋았을 두 사람이 만났다.



주인공은 카미조 토우마와 하마즈라 시아게, 액셀러레이터라고 할까요.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