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변 3화
**
아직 사리분별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도 전에 연구소에 끌려왔다.
'초능력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10살도 안되는 나에게 이상한 약을 강제로 먹이고, 최면, 음파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해 뇌를 주물른 결과, 나는 '초능력' 이라는 힘을 얻었다.
이런건 필요 없었는데.
그리고 그들은 나의 초능력을 감정하는듯 하더니, 점수를 매겼다.
「레벨 2(이능력)의 니트로겐 컨트롤(질소조종) 인가」
쓸데없군.
그렇게 말했다.
이 연구소를 나갈 수만 있다면, 이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들이 쓰레기로 취급하는 레벨 0(무능력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좋았다.
워낙 말수가 적고 소심했던 나는 이것으로 이 연구소에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의 말대로, 쓸데없으니까.
레벨 4(대능력자) 이상의 판정을 받은 다른 아이들은 어디론가로 이동됬다.
그리고 그 미만의 쓸데없는 아이들은 그저 2인 1조의 조그마한 방에 갇혀 있었다.
「쓸데없는 너희들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몇일 후.
나의 뇌를 주물럭거린 대머리의 연구자가 말했다.
「이런 기회는 전혀 없어! 학원도시 최강의, 230만분의 1의 천재의 능력 운용법을 전수받을 수 있다니! 쓸데없는 너희들도 아주 조금이라도 레벨 6(절대능력자)의 탄생에 도움을 줄 수 있을거다!」
그 후로는 지옥이었다.
다음 날. 그들은 나를 엄청나게 커다란 기계에 눕혀, 철로 된 이상한 모자를 쓰게 하고 팔다리를 고정시켰다.
그리고 그 '실험'이 시작되자, 머리 속으로 엄청난 정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우리들의 뇌를 단순한 하드 디스크 정도로 생각하는지, 연구자들은 우리의 뇌에 어떤 다른 사람의 뇌의 정보를 복사한것이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 성격. 감정. 계산법. 능력 운용법. 기타 등등의 획기적이고 천재적인 아이디어들이 머릿속에 강제로 구겨넣어졌다.
아파. 죽을만큼 아파.
가장 문제가 됬었던 것은 그 사람의 감정.
끝이 보이지 않는, 마치 심해의 가장 깊은곳 같은 어두운 감정이 강제로 들어왔다.
자신에 대한 분노,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 인간이 이런 것까지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공포심이 들 정도의 세계에 대한 증오.
그런것을, 어린 우리들이 견딜 수 있을리가 없었다.
반수가 미쳐버렸다.
누구보다도 상냥하던 치세는 마치 광견병에 걸린 동물처럼, 네 발로 뛰어다녔다.
다행히도 나는 미치지는 않았지만. 다른 미쳐버린 아이들은 모두 '폐기' 됬다고 했다.
그 후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현재 놓인 상황에 대해 인정했을 쯔음엔 아무것도 없는 커다란 방에서 매일같이 다른 능력자와 싸우고 있었다.
"크읏…!"
적의 공격을 피해, 상대의 턱에 발차기를 했다.
그러자 그 턱 아래가 얼어붙더니, 발차기의 피해를 흡수했다.
머리 위에서 커다랗고 날카로운 고드름이 떨어진다.
뛰고, 구르면서 그것을 피했다.
아. 마지막의 고드름이, 내 머리카락을 3cm 정도 잘라냈다.
망할년. 죽여버리겠어.
왼손과 오른손에서 나온 질소의 창을 하나로 합치고, 그것을 발사한다.
그 앞에 빙산같이 커다란 얼음덩어리를 만들어서 방어하려고 했지만, 그것을 가볍게 뚫고 들어간 나의 봄버랜스(질소폭창)에 맞아, 그년의 머리가 통째로 날아갔다.
캬하하하핫. 쌤통이다.
「호오. 레벨 2(이능력)을 레벨 4(대능력) 까지 끌어올린건가」
이 투기장 같은 곳의 2층.
그 유리벽의 너머에서 마이크를 켜놓은 채로 연구자들이 이야기했다.
「여기 있는 아이들중, 공격성만이라면 1위에 '가장 가까운' 개체입니다」
「살인에 대해서도 별다른 거부감이 없군. 병아리에 겁먹던 녀석이라고는 생각못하겠는데」
「저것으로 37명째니깐요」
시끄러워.
쫑알쫑알 시끄러워.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나온 양손의 봄버랜스(질소폭창)을 그 유리에 대고 던졌다. 하지만 대체 뭘로 만든 유리인지, 나의 봄버랜스(질소폭창)은 허무하게 튕겨나갔다.
"다음 상대는 누구냐? 앙!? 그 잘난 레벨 5(초능력자)인 페이커라도 데려와 보라고! 너희들의 소중한 왕자님의 대가리를 으깨버릴테니까!"
「음? 이런. 마이크가 켜져있었나 보군」
"그럼 끄던가 멍청한 새끼야"
「뭐, 그렇게 원한다면 붙여주도록 하지」
「에? 괜찮겠습니까? 죽을텐데요?」
「아무래도 좋아. 이것은 여흥이다. 이미 성공한 실험에서 나온 버러지들 따위, 이런 식으로 소모라도 시켜야지. 레벨 5(초능력자)의 격차를 느껴보라고」
그리고 몇분 뒤.
아까 그년의 시체를 치우지도 않은채로, 뒤에 있는 커다란 문이 열렸다.
이곳의 연구자 새끼들이 그렇게 보석같이 애지중지 하는 페이커란 소년. 얼굴은 본적 있지만, 상세한 내용은 모르는 녀석.
이 개자식을 죽여버린 다음에 해체한 부위를 그 유리벽에 쳐발라주마.
그렇게 열린 커다란 문에서, 한명의 소년이 나타났다.
내가 분명 봤었던 얼굴의, 페이커라는 이름의 소년이.
"뭐, 야…"
나는 새파란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아냐, 이 자식은 마치ㅡ"
**
"우,웅…"
"어이! 쿠로요루!? 정신이 들었냐!?"
"내가 왜 기절했었지…"
"어~~~이~~~~ 그건 별로 중요한게 아니니까 정신차려!"
페이커는 방금 잠에서 깨 비몽사몽한 쿠로요루에게, 눈 앞에서 손뼉이라도 치고 싶은 어조로 말했다.
"일단 저거나 좀 보라고!?"
"우왓!? 뭐야 저거!?"
멍하니 있던 쿠로요루의 눈이 확! 하고 커졌다.
그리고 지금 아래에서 네 다리를 고정시킨채 8개의 펌프를 미친듯이 움직이는 거북이 같은 기계를 본다.
기계의 온몸에 나있는 사람의 입처럼 생긴 기분나쁜 구멍. 그 구멍에서 태양열같은 광선을 쏘고 있었다.
"!?"
동시에 쿠로요루의 시점이 변했다.
자신을 업고 있는 페이커가 텔레포트를 한 것이다.
"저 몸통에 적힌 알파벳!"
페이커의 외침에 쿠로요루는 기계의 몸체에 해당하는 부분을 본다.
지금도 계속해서 차례차례 광선을 뿜고 있는 기계의 윗부분에 알파벳이 써져 있었다.
FIVE_Over.
Modelcase_"MELT-DOWNER"
"칫"
그 알파벳을 읽고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쿠로요루는 얼굴을 찡그리며 혀를 찼다.
"새로운 파이브오번가? 레일건보다 훨씬 좋아보이잖아. 그냥 좀 더 기다리다가 저 기체를 훔쳤으면 계획도 성공했을텐데. 아니, 비행형 파워드슈트인 레일건과는 다르게 무인 요새형인가… 쓸모없군"
거기까지 말한 쿠로요루는 페이커의 등 뒤에서, 조용히 양손에 봄버랜스(질소폭창)을 전개시켜 페이커의 목에 들이밀면서 말했다.
"…아니 잠깐, 근데 왜 내가 너한테 업혀있는 거냐. 죽고싶어?"
"가만히 있어! 지금 그럴때냐! 360도 전방향의 일격필살 레이저를 피할 수 있을것 같아?"
"흥"
그 말을 들은 쿠로요루는 이미 만들어 놓은 봄버랜스(질소폭창)을 하나로 뭉쳐 더욱 커다란 창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창을 왼손에 쥐고, 오른손으로 만든 질소의 창을 다시 왼손의 창에 합친다.
그렇게 고고고ㅡ 하면서 대기가 진동할 정도의 위력의 봄버랜스(질소폭창)를 모델케이스 멜트 다우너에게 던진다.
"소용없어"
페이커의 외침과 거의 동시.
온몸에 나있는 수십개의 구멍의 하나에서 발사된 입자 파동 고속포는 쿠로요루의 봄버랜스(질소폭창)을 요격했다.
"무언가 투사체가 있는 공격은 통하지 않아. 전부 요격당해!"
"그럼 그 잘난 다양한 능력으로 부서버리던가"
"저 기계의 정 중앙에 AIM확산역장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 그런 종류의 공격을 파악하면 레이저의 반동으로 무작위 회피운동을 한단 말이야!"
"쓸데없구만. …어라? 뭔가 내가 말하고도 굉장히 기분 나쁜데 이거"
"뭔소리야!?"
자신들의 머리위에 날아다니는 광선을 계속해서 피하며(고생하는건 페이커뿐이지만) 쿠로요루가 말했다.
"그 4위의 능력인가… 전자의 중간단계를 고정시켜 발사하는 것을 기계로 대체하는게 가능한거야?"
"……"
쿠로요루의 그 질문에, 페이커는 얼굴을 찡그리며
"항상 과학이 옳다고 할 순 없어"
"…?"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남겼다.
쿠로요루는 그것보다. 라며 말을 이어간다.
"저 레이저도 결국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 공격이야. 그렇다면 소멸시킬 수 있는 공격량에 한계가 있겠지. 그 한계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공격으로 날려버리면 그만이야. 나는 항상 이렇게 해왔으니까"
그녀의 말대로, 그녀의 전투방식은 오로지 '공격'뿐이다.
쿠로요루가 가장 좋아하는 명언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니까 말이다. 페이커는 방어를 더 중요시 여기지만.
"안돼"
하지만 그런 쿠로요루의 제안을, 페이커는 단호히 부정했다.
"지금 네 가방 속에 있는 돌고래 모양의 인형. 거기서 나오는 982개의 사이보그 손. 그것으로 발사하는 봄버랜스(질소폭창)으론 턱없이 모잘라. 정확히 두배 정도면 가능하겠지만"
"너… 뭐야"
쿠로요루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시선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싸늘함과 살의가 담긴 시선이다.
쿠로요루는 차가운 음색으로 말한다.
"…딱히 숨길건 아니지만 어떻게 인형의 내용물까지 알고 있지? 갯수는? 그리고 어떻게 그걸 확신할 수 있는거지?"
이것은 쿠로요루의 필살의 수다.
액셀러레이터와 하마즈라를 쓰러뜨리기 위해 처음 사용했던 기계 손.
그 전투로 인해 정보가 퍼졌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갯수와 사용방법까지 알고 있다는 것은 이상했다.
"나중에 설명할테니까"
"칫…"
아직도 가벼워보이는 웃음을 짓는 페이커를 보고, 쿠로요루는 진절머리를 쳤다.
"그래서? 투사체 공격은 통하지 않고 좌표를 지정해서 사용하는 능력도 AIM확산역장을 감지하는 센서로 회피기동한다. 뭘 어떻게 하자고?"
쿠로요루의 비아냥에 페이커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정면으로 때려 부순다"
"…뭐?"
"하나하나 설명할 시간은 없어! 이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면 아무리 텔레포트라도 피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됐으니까 일단 아까처럼 창의 크기를 30M 정도 까지 늘려봐!"
"역시 넌 재수없어!"
욕짓거리를 하면서도 쿠로요루는 착실히 자신의 왼손에 질소의 창을 모으기 시작했다.
하나에 3M 정도 되는 질소의 창을 10개. 조금 모자르다고 생각하는 쿠로요루가 그것을 13개 까지 늘리자
"노릴 곳은 저 12개의 다리야! 위치를 고정하고 있는 4개의 다리는 에너지의 핵! 그리고 8개의 펌프는 그 핵을 에너지로 변화! 반 이상만 파괴해도 되겠지만 혹시 모르니 가능하면 전부 부숴!"
그렇게 외친 페이커는 쿠로요루의 허벅지를 잡고 있는 손을 빼, 그 왼손으로 쿠로요루의 엉덩이를 받히고 오른손을 뻗었다.
"어딜 만져 이 자식!?"
"그건 나중에! 바둥거리지 마!"
슈웅. 하고, 페이커는 다시 텔레포트를 했다. 그리고 페이커가 텔레포트를 한 곳은.
가장 굵은 레이저를 발사하던, 쓰레기통 같이 생긴 몸통의 중앙에 있는 구멍의 앞이었다.
"!!?"
"준비해!"
기겁을 하고 놀라는 쿠로요루와는 달리 페이커는 단호히 외친다.
가장 강력한 포대의 앞에 맨몸으로 나타난 격이다.
모델케이스 멜트 다우너는, 기계로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취한다.
즉, 다른 자잘한 공격은 전부 포기한채. 가장 강력한 포대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 발사한다. 라는 판단을.
뭔가 삐융ㅡ 하는듯한 만화같은 소리가 나지는 않은채, 완전한 무음으로 그 사람의 입처럼 생긴 기분나쁜 구멍이 주황색으로 빛났다.
"간다!!"
그렇게 외친 페이커의 앞머리가 파직,파지직ㅡ 하면서 푸른 불꽃이 튀는듯 하더니, 오른손을 뻗는다.
마치 푸른색의 전기로 된 거미줄로 만든 엉성한 실장갑처럼, 푸른색으로 빛나는 오른손으로 멜트 다우너의 입자 파동 고속포를 내려친다.
네모난 유리로 굵은 물줄기를 눌러버리는 것처럼, 입자 파동 고속포는 페이커의 오른손에 맞고 서서히 밀리던가 싶더니, 그 레이저의 각도가 점점 꺾이고 있었다.
쿠로요루의 말대로 4위의 능력은, 보통은 입자나 파동의 성격을 띄는 전자(電子)를 애매한 중간단계로 고정한채 발사하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같은 전자를 조종하는 3위의 일렉트로 마스터(전기조종) 이라면, 무효화는 절대 무리겠지만 그 공격의 방향을 바꾸는것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러자 콰콰콰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ㅡ 하는 쇠가 갈리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멜트 다우너의 입자 파동 고속포는 완전히 각도가 꺾여 오히려 자신의 몸을 뚫었다.
몸체로 보이는 곳에 사람의 머리보다 큰 구멍이 뻥ㅡ 하고 생겼으나, 이것으로 이 병기가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페이커는 알 수 있었다. 예측하고 있었다.
"쿠로요루!!"
"일일히 명령하지 마!!"
쿠로요루는 페이커의 등에 업힌채, 마치 체육대회의 기마전을 하는 자세로 그 손바닥에 들린, 막대한 압력으로 물체를 절단, 폭파시키는 40M 에 달하는 커다란 질소의 창을 발사시킨다.
퍼엉! 하는 알기 쉬운 소리와 함께, 멜트 다우너의 11개의 다리가 전부 형체도 없이 찢어졌다. 자신을 고정하고 있던 다리만을 하나 남긴채, 그 영향으로 앉은뱅이처럼 몸을 구부린 기계는 치직, 치지지지직ㅡ 소리를 내며 그 움직임을 멈추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것이 알기 쉬운 인간이 아닌, 무인의 기계라 그 행동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해도, 이곳에 존재하는 정보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페이커에게는 보였다.
"뭐… 자폭한다고!?"
마지막 남은 다리.
그곳에 있는 사람의 주먹만한 노란색의 구슬.
올바른 절차로 폭파시킨다면 핵폭탄급의 위력을 가진 그 에너지의 '핵'을, 폭발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페이커의 사고는 빨랐지만, 행동까지 사고의 속도와 같을 수는 없었다.
"크윽!"
페이커는 자유로운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손가락을 쭉 펴, 총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에어로 슈터(공기조종)으로 압축한 공기를 발사하려고 했지만ㅡ
부들부들.
엄청나게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대로는, 조준할 수 없다.
아무리 전자를 조종해서 멜트 다우너의 공격의 각도를 바꿨다고 하더라도 그 충격만은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도망을 치려고 해도, 폭발의 위력은 아마 주위 50km는 초토화 시킬것이다. 페이커의 텔레포트로는 도망칠 수 없다.
(늦었나…!)
그래도 페이커는 포기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마지막 수로, 텔레포트하여 자신의 손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그 노란색의 구슬을 반으로 잘라내려고 했지만.
데에에에에에엥! 하는 철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멜트 다우너가 크게 공중으로 띄어졌다.
마치 길가에 있는 돌멩이를 아래서 위로 찬것처럼, 기세좋게 공중에 뜬 기계의 다리가 파삭ㅡ 하고 찌그러졌다.
탁. 하는 발소리.
주변의 모든 정보가 들어오기에, 그냥 우연히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은 이미 한참전에 날아간 문으로 걸어들어왔다.
그리고, 페이커조차 조금도 알 수 없는 커다란 힘을 휘둘러 멜트 다우너를 두 조각으로 잘라버렸다.
"학원도시의 능력자가 어째서 학원도시 병기를 부수고 있지?"
엷은 물색의 티셔츠 위에 베이지 계열의 조끼를 입은 금발 녹안의 남자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