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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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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변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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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어난 성인남매 사건이 끝나고 인덱스, 그리고 미코토와 게코타 랜드에 다녀온 이후 카미조 토우마의 생활은 정말로 평범 그 자체였다.

학교에 가고, 보충을 받고, 집에 돌아오면서 시장을 보고, 자신의 기숙사에서 인덱스와 대충 만들은 요리를 함께 먹고, 숙제를 한다.

2일에 한번꼴 정도는 미코토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카미조가 보충을 받고 있는 학교에 놀러오기도 하고, 그 후 기숙사까지 쫓아와 카미조의 집에서 같이 요리를 먹기도 한다.

인덱스와 미코토가 처음에는 별로 죽이 맞지 않아 보여서 걱정이었던 카미조였지만, 친자매처럼 웃고 떠들고 사이가 좋아보이는 지금의 모습을 보고는 안심이었다.(주로 합심해서 카미조를 놀릴때가 최고치지만)

"으,으응~~"

카미조는 침대 위에서 누운채로 온몸을 쭉 뻗으며 소리를 냈다.

시계바늘은 12시를 살짝 넘은 ​상​태​다​. ​

배가 고프다며 언제나처럼 카미조를 조른 인덱스 때문에 조금 이른 점심을 먹은뒤, 카미조는 침대에 누운채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역시 집이 좋구나아…"

정확히 말하면 집은 아니지만, 기억상실의 영향으로 학원도시 밖에 있는 자기집의 생김새는 커녕 위치도 기억을 하지 못하는 카미조는 오히려 이 좁은 기숙사방이 더 정겹게 느껴진다.

오늘은 보충도 없는 일요일.

어제는 미코토가 놀러왔으니 오늘은 놀러오지 않을것이고, 만복의 인덱스는 삼색 고양이 스핑크스를 품에 앉은채로 '코오…' 하는 숨소리를 내며 바닥에서 자고있다. 인덱스와 삼색고양이의 위에는 카미조가 덮어준 푹신푹신한 이불이 덮여있다.

말하자면, 카미조에게 있어서는 정말 귀중한 휴일이라는 ​것​이​다​. ​

게다가 여태까지 또 이상한 사건에 휘말릴듯한 전조는 없고, 날씨는 좋고, 따뜻한 침대위에서 잠은 솔솔오고, 카미조의 온몸이 기분좋은 탈력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맞다, 이불 이불"

깜빡 잠이 들뻔한 카미조는 여분의 이불을 널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 카미조는 '엇차' 하는 소리를 내며 양손으로 이불을 들고, 발가락으로 베란다의 유리문을 열었다.

"…응?"

들고있는 이불을 베란다에 널려고 하던 카미조의 손이 멈췄다.

카미조는 의아한듯 고개를 살짝 기울면서, '뭐, 기분탓인가' 라고 중얼거리면서 이불을 널었다.

"그럼 일단 좀 자볼까~"

차가운 11월달의 바람을 느끼면서도, 기분좋은 기지개를 뻗으며 중얼거린 카미조가 몸을 돌리려는 순간, 슈웅. 하고 이불의 위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마치 터미네이터의 첫장면처럼 등장한 소녀는 카미조도 잘 알고 있는 텔레포트 소녀 시라이 쿠로코.

물론, 카미조는 이 소녀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지는 않지만, 미코토와 연관된일에 나타나는 골치아픈 녀석이라는 것만은 잘 알고 있다.

갑자기 자신의 앞에서 나타난 의외의 인물에 카미조가 놀라기도 전, 먼저 반응한 것은 방금 말리려고 한 이불위를 신발을 신은채 올라가 있는 소녀였다.

"…핫! 왜 이 날씨에 베란다에 꺄아앗!?"

"어, 어이!"

아무래도 집주인이 베란다에 나와있던 것은 예상외인지, 베란다의 위에서 깜짝 놀란 쿠로코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해 몸의 균형을 잃고 떨어지려고 하자, 카미조는 오른손을 뻗어 쿠로코의 팔을 잡았다.

"고, 고마워요 유인원씨"

베란다 위에 아슬아슬하게 대각선으로 서있는 쿠로코는 카미조가 손을 놓기만 해도 떨어질 위치였지만, 카미조는 쿠로코의 팔을 잡고 있을뿐 당기지는 않았다.

카미조는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물었다.

"에… 넌 뭐하고 있냐"

"그, 그게 말이죠…"

카미조의 질문에 명백히 시선을 돌리던 쿠로코는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저, 저지먼트의 일이에요! 근처에서 사건이 일어나서 어쩔 수 없이…"

"저지먼트가 남의 기숙사 베란다에 무단칩입 하지는 안잖아"

"큿, 그렇다면!"

쿠로코는 자유로운 한팔로 카미조의 오른손을 잡으며.

"작전상 후퇴입니다!"

삼류 악당이 뱉을만한 대사를 하며, 쿠로코는 텔레포트를 사용해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토우마의 오른손에 잡혀있는 쿠로코의 능력이 발현될리는 없었고ㅡ

"…? 에? 에? 왜 텔레포트가 으앗!"

진심으로 당황한듯한 쿠로코가 이불 위에서 발을 ​헛​디​뎠​다​. ​

마치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발길질처럼, 발로 이불을 밀어버린 쿠로코는 그대로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이불은 베란다 아래로 떨어졌다.

카미조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잡고 있는 쿠로코의 팔을 세게 잡아당겼다.

"아야아아…"

그 반동으로 안전하게 베란다의 안쪽으로 굴러들어온 쿠로코가 한손으로 바닥을 짚은채 일어나려고 하자, 무언가 부드러운게 손에 잡혔다.

(어라, 생각보다 별로 아프지는 않은데요)

"어디 다치진 않았어?"

의아하게 생각하는 쿠로코의 바로 앞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눈이 번뜩! 뜨인 쿠로코의 눈앞에는 얼굴과 얼굴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있는 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5초 정도 멍하니 있던 쿠로코는, 자신이 소년의 위를 겹치듯 누워 소년의 가슴을 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더니.

​"​꺄​아​아​아​아​아​아​악​!​?​"​

​"​우​오​오​오​오​오​오​오​오​!​?​"​

마치 스프링처럼 튀어올라, 베란다에 밀착했다.

​"​무​,​무​무​무​무​무​무​슨​ 짓인가요!? 언니로 만족하지 못하고 설마 저까지 손을 댈 작정인가요!? ​저​,​저​저​저​저​지​먼​트​를​ 우습게 보면 큰코 다쳐요!"

"기껏 구해줬더니 무슨 소리야!? 무단침입범이 할말이 아니잖아! 남의 이불까지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이, 이불이요…?"

양팔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는듯한 형태의 쿠로코가 슬쩍 시선을 아래로 향하자, 무언가의 흰 물체가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아, 불행해에…"

어느샌가 베란다에 다가와 그 아래를 보고 있는 소년이 중얼거렸다.

쿠로코는 조금 난감한 표정으로 소년을 쳐다보더니 슝, 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제위치에 슝, 하고 나타난 쿠로코의 손에는 카미조의 이불이 들려있었다.

"자, 여기요"

"응? 아 고마워"

"그런고로, 잠시 실례하도록 하죠"

그렇게 말한 쿠로코는 다시 슝, 하고 사라지더니 현관으로 텔레포트한후 학교지정 구두를 벗고, 제집인양 ​들​어​왔​다​. ​

이럴거면 왜 굳이 베란다로 텔레포트하여 무단칩입을 했나 싶지만, 들킨 이상 기본적인 예의는 지킬 생각인것 같다.

그리고 집을 둘러보던 쿠로코의 시야에.

"코오…"

수도복을 입고 많아봤자 12세 정도로 보이는 서양인인 소녀가 자고 있었다.

"뭐, 뭐죠 이건.  ​시​스​터​씨​가​ 왜 여기에…? 친척동생… 같은건 아닐테고, 서, 설마… 납치?"

"나한테 무슨 케릭터를 바라는 거냐…"

카미조는 지긋지긋 하다는 표정으로, 베란다에서 이불을 팡!팡! 털며 말했다.

"어쩌다보니 보호하고 있다고 할까, 그런 관계야. 정 궁금하면 미사카한테 물어봐"

"어, 언니한테요!?"

쿠로코는 소년의 입에서 나온, 자신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언니의 이름에 눈을 가늘게 뜨더니, 갑자기 킁!킁킁! 하며 마치 개처럼 냄새를 맡았다.

그렇게 10초 정도, 킁킁대던 쿠로코의 몸이 딱, 하고 멈추더니.

"…는데요"

"응? 뭐가?"

"……………언니의 향기가, 나는데요. 어떻게 설명하실건가요"

고고고고ㅡ 살기를 흩뿌리는 쿠로코의 양 손가락에는 이미 8개의 쇠못이 들려있었다.

"……이상했어요. 언니가 요즘들어 항상 싱글벙글 하는것도, 묘하게 기쁜 여자의 얼굴을 하는것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는데…… 설마 했지만 벌써 이렇고 저런 ​관​,​관​,​과​과​과​관​계​까​지​ 왔다니…"

"저, 저기. 일단 지,진정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는게 어떨까"

"당신을 죽이고 이 쿠로코도 같이 죽겠어요!!!"

"어이이이!!? 눈이 진심인데!!?"

그리고 그 순간을 마치 노렸다는듯, 베란다 쪽에서 쇠파이프가 땅에 떨어지는 듯한 땅ㅡ 하는 새된 소리가 ​들​려​왔​다​. ​

제 3자의 개입인지 모를 그 소리에, 카미조와 쿠로코는 반사적으로 베란다로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헤어스프레이 같은 조그마한 캔이 있었다.

그리고 슈욱ㅡ 하는 기체가 나오는 소리에 놀란 카미조는

"또냐 ​츠​치​미​카​도​오​오​오​오​오​!​?​ 이번에도 내 휴일을 방해하게 냅둘것 같냐!!"

괴성을 지르며 냅다 베란다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한손으로 코와 입을 막은채, 흡인성 기절 가스를 내뱉는 스프레이통을 쥐고, 저 멀리 던지려고 한 순간

"아,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베란다의 옆 구석쪽에, 쭈그려 앉아있는 소녀가 말을 걸어왔다.

아마도 자신보다는 한두살 연상으로 보이는 차분한 인상의 소녀. 평균연령보다 커다란 가슴을 가지고 있고, 쌍커풀이 매력적인 이 소녀를, 카미조가 모를리가 없었다.

"이, 이츠와?"

우리집에 왜 이츠와가!?

같은 의문을 품으며, 당황한 카미조가 흡인성 기절 가스가 나오는 스프레이통을 던지기도 전에, 여태까지 카미조와 쿠로코의 대화를 엿들었는지 눈망울을 촉촉하게 적시며 울먹이던 이츠와는

"미, 미안해요!"

라며, 들고있던 호신용 쇼트건을 카미조의 옆구리에 찔러넣었다.

​"​으​갸​갹​갸​갸​갸​갹​!​?​"​

순간적으로 몸이 마비된 카미조가 넘어지며 가스통은 집안으로 향했다.

동시에 카미조는 ​'​무​슨​일​인​가​요​!​?​'​ 하며 베란다로 쫓아온 쿠로코의 다리를 반사적으로 잡았고,

"흐, 흡인성 기절 가스!?"

입을 막고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쿠로코는 텔레포트로 탈출하려고 했지만… 역시나 실패했다.

전신마취 같은 엄청난 졸음과 함께, 카미조 토우마, 시라이 쿠로코, 이미 자고있는 ​인​덱​스​+​삼​색​고​양​이​는​ 다시 한번 강제적으로 쿨쿨 모드로 이행되었다.



이 카미조는 이제 제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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