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숄더 어깨가 아파요
델타. δ 4
펄은 큰 걸음으로 앞을 향해 달렸다. 헤스터가 그걸 보고 빙그레 웃는 동안 아이는 정말 햇빛을 붙잡고 그 가운데 서서 웃었다. 아이는 찬란하게 빛나고, 빠른 달음질로 말미암아 고조된 활기가 넘쳐흘렀다.
- 주홍글씨. 너새니얼 호손
- 주홍글씨. 너새니얼 호손
목적지로 향하는 택시 안.
여러 가지 잡생각이 스쳐지나가고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한복이 참 편해.
한복미니스커트는 어떨까? 음 좀 무린가.
한복 장인에게 비싼 돈 주고 만든 저고리랑 치마는 정말 맘에든 단말이야. 류관순 교복 같지만 우리 회사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복장.
왜 젊은 사람이 그런 옷을 입냐고 물으신다면 이것도 젊은 사람에게 어울린다는 걸 깨달을 거야. 물론 더 편한 옷은 많아. 하지만 이 일을 하려면 어쩔 수 없지 뭐.
“도……. 도착입니다!”
택시기사가 말했다. 슬쩍 미터기를 보았다.
1만 2천원.
“여기요”
나는 치마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어 택시 기사에게 주었다.
"어이구 X나 무거워"
두 개의 가방을 트렁크에서 꺼내 들고 택시에서 멀어지자 택시는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난 범죄자가 아니에요. 가냘픈 여자가 그러겠습니까. 타자마자 권총이 주머니에서 떨어졌다고 이상한 눈으로 볼 때부터 알아봤어. 차 번호 봤다고 엌 저택시가 진짜. 신고하는 거 봐라.
어쨌든 숲 한가운데 폐건물이 오늘의 도착지.
부엉이 소리랑 풀벌레 소리가 주위에 퍼지며 바람이 가끔 불면서 나무는 흔들렸다. 약간 질척거리는 땅을 걸었다. 이윽고 다다른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더미 폐건물. 왠지 웅크린 거대한 코끼리 같다. 주위를 한번 돌아보았다.
아직 안 왔네. 좀 빨리 온 건가.접선 위치에 가기 위해 막아둔 입구의 나무판자를 치우고 건물 안에 들어갔다.
고객을 기다리면서 나는 내 가방을 옆에다 뒀다. 손전등을 근처에 나를 비추도록 두고 쭈그려 앉았다. 담배 한 개비를 입에다 물었다.
"후~"
극락이로다. 담배를 못 피게 하니까 죽겠네.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 꽁초를 바닥에 아무렇게 던져두었다.
가방을 열었다. 음 가방에 뭐가 들었냐고? PSG-1라고 들어보셨나. 꽤 비싼 총으로 7.62mm구경에 반자동 저격총. 8킬로그램에 더 잘 맞으라고 추를 달아놨으니 더 무거울 것이다.
“다른 하나의 가방에는 뭐가 들었나면.”
“!!!”
아 잠깐 가방 지퍼가 꼈다. 아 진짜 좀 아나 좀!
됐다!
그래 후후 다시 뭐냐면!
“샷건 USAS-12!”
18.53mm구경 전자동 산탄총. 아니 이게 뭐 어쩌라고 라고 말하겠지. 혹은 그냥 산탄총이네 라고 말 할 수도 있지만 분당 260발이라고! 산탄총이!
저번에 투입된 회사 사람들이 이걸로 백 명은 걸레짝으로 만들었다고.
“히히히 돈이 많이 될 거야. 내 사랑 돈 히히히히히히. 더 무기를 살꺼...”
“도착.”
“어엌?”
무언가 굵은 소리가 들리자 약간 이상한 소리를 내며 털퍼덕 엎어졌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 거한의 남자 형태가 보였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빛나는 눈빛과 큰 몸에 걸맞은 주먹의 크기.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왔다. 걸음소리가 건물에 퍼졌다. 내 앞에 거의 와서 시계에 도달할 때쯤 나에게 말했다.
“접선장소.”
“오 고객님”
아 깜짝 놀랐네. 저 덩치는 뭐야. 흑인? 검은 양복도 입고 있으니 밤에는 은신이네. 엉덩이를 털면서 일어섰다.
"헤헤헤 오셨나요."
“물건은?”
낮은 목소리로 거한은 한 바퀴 돌고 정면에 나와 마주했다. 내가 두었던 손전등이 그를 비추자 무언가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애써 침착해했다. 씩 웃으며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가방을 향했다. 그러자 그 거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우리 훌륭한 단골님 잠시 만요~”
“찌이이익”
나는 총을 가방에 다시 넣고 지퍼를 닫았다. 이번엔 잘 닫히는군. 약간 의아해하는 거한을 향해 물었다.
“일단 일련번호를 말해 주시죠.”
“믿을 수 없다.”
“거참 그쪽이시면서 이러시면 안 되죠. 유도리있게 좀 하는…….”
“닥쳐라”
나는 순간 열이 받았다. 오, 이런 아주 저 아주 망할 저. 진짜 내가 이렇게 돈 받아서 무기 사는 거 때문에 내가 참는다. 그래 억지미소!
“하! 하! 하! 고객님!”
“증표를”
나는 뒷목을 잡았다. 그래 알았어요. 보여줄게요. 어우 고혈압.
“여기 ‘태극보패’가 어?”
잠깐 내 주머니를 뒤졌다. 없다?
“어어어 XX 잠깐만”
존댓말을 하지 않았다는 실수를 잊은 채 다른 주머니를 뒤졌다. 아 욕을 한건 착각일 거야. 어, 없다? 여기도 없어.
“…….”
몇 초 그는 가방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믿을 수 없다.”
"아니 그러니까 분명 내가 보파 아니 아니지 보패를 가지고 왔는데요. 와나 주머니에 없네. 와 진짜 이건"
인상을 찌푸리는 그.
"연락은"
"오!"
그래 그런 방법이 있었지 그래 간단히 본사랑 연락하면 되는 거였어.
“에헤헤헤헤헤 잠시 만요.”
나는 휴대폰을 밀어서 잠금 해제를 했다. 환한 빛. 그리고 단축번호 1번을 눌렀다. 귀에다 대고 잠시 기다렸다.
“뚜르르르……”
이제 거래를 다시 시작하는 거야.
“뚜르르르르……”
다시 후후후
“뚜르르르르르……”
“음…….”
“아 제발 권총 좀 돌려주시죠! 아니면 이 줄이라도 좀 풀어줘요. 아 제발 아이고 억 내 손 ”
나는 의자에 묶인 채 애원했다. 내 권총도 압수당하고 가방 두 개도 구석에 치워져 있었다. 사하라사막 한가운데에도 통화가 되는 전화가 왜 이래. 부재중이냐? 통화가 안 되자 그는 천천히 나를 근처의 로프로 묶었고 반항하지 앉은 채 나는 순순히 묶였다. 미치겠네. 업무조약 때문에 저항도 못하니. 먼저 공격을 받아야 무력행사를 할 수 있는 게 어디 있어. 선빵필승 모르냐.
어느새 근처에 있던 드럼통에 목재를 넣어 불을 붙인 그는 내 권총을 만지작거렸다. 나무 타는 냄새와 기름 냄새.
“그거 비싼 거라고요.”
“…….”
“이보세요. 제가 왜 반항을 안 하겠습니까.”
“철컥”
“어우 씨 치워요 내 권총”
“연락불가.”
“네 안돼요.”
“아니”
그는 내 전화기를 나에게 보였다. 전파마크가 안 떠있다.
“통화불능.”
“네?”
“정확히. 비행기 사고 이후.”
“그렇군요.”
“지금 도시에 무슨 짓.”
“어 뭐래시는지 모르겠…….”
“탕”
“으아아아아아”
저 미친놈 진짜 쐈어! 쐈다고! 으어어 뭔 짓이야.
“다음번. 맞춘다.”
“자자자자자 잠깐만요 진짜 잠깐만”
“…….”
“방금 ‘도시’에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하셨잖아요?”
“그렇다.”
휴 시간을 벌었다.
“제가 하달 받은 임무는 흑사회에게 무기전달 뿐이에요.”
“거짓말”
“그럼 여자 혼자 왜 이렇게 단신으로 왔겠어요?”
“‘태극’의 사람. 1개 중대를 상대.”
와 그런 개소문은 어디서 들은 거야. 전투는 잘하지만 그런 미친 짓은 누구도 안한다고.
게다가 아까 ‘태극’이라고 말했어! 저거 일부러 날 잡은 겨? 통화 안 되는걸 알고? 저것들은 저렇게 막나가는 조직이었나!
“그리고 너희들. 앎.”
그는 검은 양복을 벗었다. 헐 뭐시여 이 변태는 뭔 짓을 하려고 으아앙. 처음이란 말이다. 나는 순결한 몸이라고. 29살까지 처먹고 남자가 없어서 그런 거 아니야. 오메 근데 몸 봐 샷건을 몸에다 내장하고 다니는구먼. 특히 흑인 특유의 찰진 피부!
“아 앙대요”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여기”
잠시 후 아무런 것도 없자 눈을 떴다. 나에게 손을 대지 않고 자신의 심장 쪽을 엄지로 가리키는 그. 그리고 그곳에 보이는
붉은 거미 모양의 핏줄.
그런데 뭐 어쩌라는 겨. 내가 의아스런 표정을 짓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직까지 연기.”
허허허 이게 연기면 나는 연기대상이라도 받겠네.
“진짜 몰라요.”
“‘병기’에 대해. 단 한마디만 얘기해라.”
“아오! 내가 뭘 아냐고요”
“지금 너의 눈”
내 눈이 뭐?
“나와 같다.”
“네네 같습죠! 같은 눈이니까요 인간이니까요.”
“후…….”
“탈칵”
그는 손에 쥐고 있던 총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주먹을 쥐었다. 두 손을 부딪쳤다.
“짝”
“꽉 다물어라”
라는 말이 들림과 동시에
“퍽”
순간 불빛이 번쩍하고 입가에 비릿한 것이 아렸다. 오른쪽 뜨거움이 턱에 느껴지고 턱뼈가 약간 어긋난 것이 느껴졌다. 다짜고짜 어구창을 날리는 게 역시 흑사회구나. 어이구, 아파라. 여자고 뭐고 가차 없네.
“말해라.”
“아야야……. 저기요.”
두 번째 주먹을 때리려다 멈추는 그. 나는 혀로 한번 입술 주위를 핥았다. 그리고 그의 눈을 마주치고 입을 열었다.
먼저 쳤으니 이제 저항을 할 수 있다고!
“당신은 이제 ‘태극’에 보복을 당할 권리가 주어지며. 퇫!”
피가래를 뱉고 말을 이었다. 후후 순간 기세에 눌린 표정이 역력하군.
“어떠한 위해를 당해도 여기에 대해 권리를 행사 할 수 없습니!”
“퍽”
이번엔 왼쪽 턱이다. 아야, 아파. 균형은 유지되어야 하냐.
“좀! 왜! 말했잖아! 왜 끊어! 존댓말 안 해 이젴”
“퍽”
“아아아야……. XX!!”
“퍽”
“그만해 개XX야!”
“퍽”
“…….”
“퍽”
“아 제발!”
“퍽!”
"욕 안할게요!"
"퍽"
시간이 지나가 드럼통에 있던 불이 꺼지고 밖에 아침 해가 서서히 밝아왔다.
계속 그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주먹질을 했다. 몇 대나 맞았는지 모르겠네. 정신이 약간 혼미했다. 저 두꺼운 주먹은 둔기야. 이대로 있다간 위험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담배가 피고 싶다아. 니코틴이 부족해.
"후우……."
다행이 밤새도록 했던 주먹질을 멈추는 그. 그리고 숨을 고르고 말했다.
“역시 ‘태극’의 기술력.”
“그런데도 아파요."
그렇다. 지금까지 그렇게 저런 거대한 주먹을 맞았는데 비교적 멀쩡한 이유. 지금 입고 있는 옷이랑 피부에 있는 ‘쉴더’의 힘이지.
“충격흡수나노로봇.”
“오 정확히 알고 계시네요.”
“매우 비쌌다. 몇 천억.”
“헤헤헤헤 우리가 꽤 돈이 많거든요”
“퍽”
“아오. 그만 때려요.”
금방 체력이 회복된 그. 때렸던 주먹을 보고 말했다.
“첫 번째에 죽었을 것.”
“당연하죠. 하하하.”
“퍽”
“그런 것 같다.”
아이고, 참 빨리도 깨달으셨습니다. 어우 그런데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 총알 6발까지 '괜찮다 튕겨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괴물 같은 장비인데. 저 주먹을 뻗어내는 근력은 분명 데미지가 크다고. 그것도 어느 정도 데미지를 흡수한 결과가 말이야.
"이제 다시 묻겠다."
"헉"
나는 헛바람을 들이켰다.
"말해라."
"어 그게 말이죠"
"퍽"
"응핫"
아까보다 더 아프다. 강력한 방어의 '쉴더'지만 단점은 전기로 움직인다는 거. 즉 충전한 전기의 양만큼 나를 보호할 수 있다. 처음에 60%정도 충전했었고 충격량을 얼추 계산해보면 이제 남은 시간은 3분.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너희들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야 했다.”
“퍽”
"어헣"
하지만 후후후 내가 왜 호구처럼 맞고 있었겠어. 충격량을 모으고 있었다고. '쉴더'는 맞으면서 축적된 충격량을 공기 중에 열에너지로 분출하지. 이 열에너지 분출을 막았다가 한 순간에 방출시키면.
순간의 열로
"치치칙"
"!"
이렇게 줄을 녹일 수 있다는 거지. 하하하하하 놀란 모습이 눈에 선 하구만. 엉?
"퍽"
"엌!"
복부에 날아온 주먹. 아주 미량의 충전양이 남아 있어서 충격량을 줄일 수 있었지만. 나는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혀야 했다.
"아이야"
아까의 열 방출과 마지막 충격흡수로 충전양이 고갈되었다. 그리고 그러함을 알리는 알람으로 미세하게 진동이 느껴졌다. 이제 방패는 없어졌다.
"대단하군."
주먹을 강타하고 감탄한 듯 보이는 그.
"으윽……. 이래봬도 '태극'소속이니까요."
“기술력이”
“그쪽이었습니까?”
그는 목을 돌리며 뚜두둑 소리를 냈다.
“다시 묶어주마.”
그의 말에 나는 씨익 웃었다.
“제가 아무 생각 없이 탈출했겠어요?”
눈썹을 꿈틀한 그는 외쳤다.
“상관없다!”
“콰쾅!”
그리고 발로 콘크리트 바닥을 내리찍었다. 흔들리는 폐건물과 거대한 굉음. 흡사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그의 발을 중심으로 두꺼운 콘크리트가 금이 가고 충격파로 나는 순간 균형을 잃었다.
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나를 향해 달려오는 그.
‘빠르다!’
저쪽은 내가 ‘쉴더’가 다 떨어진 것을 알고 있다. 나는 한방이라도 맞으면 이제 위험하다. 저런 콘크리트가 부서질 충격을 내가 다 받아야 했다. 그리고 권총이 있음에도 쏘지 않는걸 보면 육탄전이 특기일 것이다.
또한 그와의 거리가 약 2보폭쯤 되었을 때, 그때 흔들린 균형을 바로잡으려 몸이 약간 뒤로 있을 때를 노릴 것이다.
‘좋아’
다행이 생각대로 움직여주는 그. 간발의 차이로 가슴 쪽으로 향하는 오른 주먹을 피할 수 있었다.
나를 얼마나 만만히 봤으면 그렇게 모션이 크게 공격했을까. 지금 허공을 가른 주먹은 뒤의 콘크리트에 부딪힐 것이다. 통증 때문에 몇 초 동안 움직일 수 없는 동안 숙여서 오른쪽 주머니를 노려야 한다.
“쿵!”
아주 둔탁한 소리가 났다. 주먹이 저 정도 세기로 부딪혔으니 몇 초의 움직임은 멈출 것이다. 나는 몸을 숙여 오른쪽 바지 주머니로 몸을 던졌다.
‘권총을!’
하얀색 손잡이가 보였다. 재빨리 권총을 그의 주머니에서 꺼냈다.
‘됐어!’
한번 앞으로 구르고 총을 장전했다.
“철컥”
그리고 그를 향해 겨누었다.
“이제 전세 역전이죠? 어어어?”
"흐아아압!"
총을 겨누고 있는데도 멈추지 않고 돌격하는 그. 멍청한 건가? 혹은 무언가 생각이 있는 건가? 혹은 빗나갈 것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미친!”
"쿵쿵쿵쿵쿵"
이제는 한 보폭의 거리! 빗나갈 일은 거의 없다! 3보폭 전에 들숨을 쉬었고 심장박동도 이정도면!
'쏴야'
“탕!”
“헉……. 헉…….”
나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털썩 주저앉고 총의 상태를 확인했다. 남아있는 총의 진동이 느껴졌다. 에휴. 이번 일은 편할 줄 알았더니. 앞에 머리에 구멍이 뚫려있는 그 남자의 머리를 발로 슬슬 밀었다. 여자한테 주먹질 함부로 하면 안 돼 인마.
밖의 밝은 아침 햇살이 그의 검은 피부와 붉은 피를 비추었다. 약간의 피곤이 몸에 돌고 풀린 긴장이 힘을 빼게 했다. 처음에는 저런 풍경이 꽤나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냥저냥 별 감정이 없었다. 그냥 고깃덩이 같아졌다.
피를 닦기 위해 그가 벗었던 웃통을 가져다 바닥의 피를 대충 정리하였다. 아 맞다. 시체를 처리해야 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소형네이팜을 좀 가져올걸. 벌레 한 마리가 피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나는 총이 들어있던 가방을 다시 챙겼다. 그리고 어떻게 할 지 고민했다.
밖과 아무런 연락이 되질 않았다. 지금 현 상황에 대해보고도 필요하고. 그리고 그가 아까 말한 '병기'에 대해서 알아봐야해.
나는 일단 건물에서 나가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도시를 탈출해야지. 정보통제는 많이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아주 위험한 단계겠지. 무엇보다도
"내가 일단은 살아야겠어."
무기가 들었던 가방을 챙기고 권총의 격발을 안전으로 돌렸다.
"캬아악 퇫!"
나는 시체에 침을 뱉었다. 2층 공사자재더미에 있던 신나를 부었다. 그리고 안주머니에 있는 담뱃갑을 열었다. 아 돗대다. 담배 좀 구해야지.
입에다 물고 피웠다.
"니코티이이인~"
가장 난이도가 쉬운 임무였지만 실패했다. 간단히 돈을 구하는 임무였는데. 밤새 맞느라 얼굴은 멍이 좀 들었고. 뭐 이제야 해가 뜨니 어떻게든 되겠지.
건물을 나섰다. 그리고 뒤로 담배꽁초 하나를 던졌다.